<정치를 만나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1.14 06:35:59
  • 호수 15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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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구세주 아닌 선진국형 정치 필요”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되면, 조기 대선이 열린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세대교체를 강조하면서 “개혁신당과 이준석 의원은 완벽하진 않아도 그나마 적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12·3 내란 사태 이후 한국 경제는 환율 상승·주가 하락·소비 둔화 등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기획재정위·운영위 소속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달 23일 ‘계엄 쇼크, 한국 경제 긴급 진단‘이라는 세미나서 경제 상황을 짚었다. 천 원내대표는 해를 넘겨 <일요시사>와 만나 12·3 내란 사태의 쟁점과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RP(환매조건부채권)를 매입해 단기 유동성을 공급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시장이 완전히 안정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이 시장을 빨리 진정시켰기 때문에 실제로 시장에 풀리는 RP의 양을 줄일 수 있었다. 실제로는 많이 풀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서 “무제한으로 RP를 공급하겠다”는 신호만으로도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시장을 향한 약간의 눈속임이었다.

-미국은 지난달 18일 금리를 0.25% 인하했고, 우리는 오는 16일 금리를 결정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 판단은 유보하면서, 추경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금리는 한은 소관이다. 정치인들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좋지 않다. 금리인하를 서두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우리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속도도 빠르다. 수십조원의 세수 펑크도 발생하고 있어 국가부채 규모를 늘리는 형태는 위험할 수도 있다. 추경을 하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한 부분에 핀셋 지원하는 제한적 형태로 사용해야 한다.


-미국 바이든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민주적 회복’을 수시로 강조했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우리의 상황을 약점 삼아 보호무역 강화를 시도할 것 같은데…

▲역설적으로 한·미·일 연대를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12·3 내란 사태로 인해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생각보다 탄탄하지 않다는 의심을 사게 됐다. 미국 등 블루팀 국가들의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워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정권을 인수하는 동안 외교적 노력도 할 수 없게 됐다. 그래서 많이 끌려갈 것이고, 많은 것을 내줘야 할 것이다. 12·3 내란 사태를 일으킨 대통령이 적법하게 수사를 받고, 헌법재판을 통해 민주주의 절차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미국의 강력한 중국 압박은 고율 관세 부과 형태로 드러날 예정이다. 중국은 제3시장 수출로 이를 타개하려고 할 텐데…

▲과거엔 철강·석유화학·경공업 등 많은 분야서 가격경쟁을 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기술 경쟁력은 우위에 있었다. 지금은 중국의 기술 수준도 우리 수준 이상으로 올라왔고, 과잉 생산과 덤핑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도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올라왔다.

중국 반도체가 미국의 압박 때문에 조금 주춤할 때, 우리는 반도체 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해서 격차를 조금 더 벌려야 한다. 중후장대 산업의 인적 자원이 중장기적으로는 스타트업을 통해 AI·챗GPT 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가도록 유도하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

“민주주의 정상 작동
전 세계에 보여줘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올해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대통령실 특수활동비를 전액 삭감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이를 언급했다.

▲윤 대통령이 화가 많이 났을 것이다. 어느 정권이든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맞다.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내로남불 격으로 0원으로 다 자르고, “사용 명세를 내놓지 않으면 복구하지 않겠다”고 할 일이 아니다. 특활비는 조금씩 줄이면서, 사후점검이 가능한 예산으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 화가 나서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당도 선을 넘었다.

-소추위원단이 탄핵 심판 소추 사유서 내란죄를 제외했고, 국민의힘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헌재는 소추 사유가 대통령을 파면할 만한 중대한 위헌·위법인지 판단한다. 무슨 죄인지 판단하는 것은 대법원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다. 공무원이 음주 운전을 하면, 형사처벌과 징계처분을 받는다. 징계를 할 땐 처벌 수위를 따지진 않는다. 대통령 탄핵 심판도 똑같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비상계엄령을 일컬어 통치행위라고 주장한다.

▲통치행위도 위헌·위법이면 사법 심사 대상이 된다. 성공한 쿠데타를 한 전두환·노태우씨도 형사 처벌됐다. 실패한 쿠데타의 위헌·위법 사유가 있다면 당연히 심사 대상이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에 대해선 한덕수 국무총리 등 많은 사람이 국무회의·부서·국회 통지 등을 제대로 안 했다고 말했다. 국회의 정치 활동을 금지한 포고령 위반도 누가 봐도 위헌이다.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날이 진지하게 커지고 있다.

▲정당해산심판은 정부가 청구해야 한다. 정권이 바뀌어야 실제 논의에 불이 붙을 것이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감싸고,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체포영장 집행까지 몸을 던져 방탄하면, 정말로 위헌 정당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정당해산심판이 진행된다면, 헌재도 “이 정도 되는 정당을 해산해야 하나” 싶다가도, 해산을 안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굉장히 불행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심판을 통해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는 것이 보다 맞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대로 가면 해산당해도 할 말 없는 정당의 모습이란 것이다. 굉장히 걱정스럽게 보고 있다.

“윤 대통령 몰락 가시화
이와 적대적 공생도 끝”

-“2030 남성이 촛불시위서 잘 안 보인다”는 평이 있고, “2030 남성의 무당층 비율이 늘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더러 있는데…

▲나라를 위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싶단 마음은 같을 것이다. 시위 참여가 열정을 재는 유일한 잣대는 아니다. 20대 남성 중 상당수는 군 복무를 하고 있다. 집회서 국민 개개인이 개별적으로 동의하기 어려운 다른 어젠다들이 함께 소구되는 경우도 있다.


대한민국 사회는 복잡화·고도화됐다. 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하나의 어젠다를 위해 깃발을 든 구세주는 등장할 수 없다. 우리는 지난 대선서 ‘공정과 상식’이란 깃발을 든 윤 대통령을 우리의 구세주로 삼았던 것 같다. 그런데 그게 허구였단 것이 드러났다.

이젠 국민 앞서 발가벗겨진 정치 전문가가 복잡한 사안을 조율·타협·결정하는 선진국형 정치를 할 때가 온 것 같다. 개혁신당이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국민도 영웅보단 합리적·실용적으로 정치하는 사람이 나올 때가 됐다고 평가해주실 수도 있다.

-탄핵이 인용되면, 조기 대선 정국이 시작된다. 개혁신당의 목표와 각오는?

▲저희는 스스로 “유연하고, 합목적적이며, 진영논리에 빠져 있지 않다”고 평가한다. 개혁신당은 쌓아온 역사도 적고, 국민께서 보시기에 어떤 어젠다를 추구하는지 불분명한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번 대선서 “대한민국의 확고한 진영 대결을 넘어 세력·세대교체를 통해 조금 더 진일보된 정치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국민적 열망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윤 대통령이 파멸적으로 몰락했기 때문에, 윤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적대적 공생도 끝날 것이다. 국민께선 윤 대통령을 몰아낸 후엔 171석을 보유하고 견제받지 않는 무소불위의 이재명 정권 탄생을 섬뜩하게 느끼실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정치와 민주주의의 위기를 역사의 한 바퀴를 확 굴리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국민께서 이번 대선서 ‘신 40대 기수론’을 세대교체의 장으로 사용하실 수도 있다. 세대교체를 원하신다면, 개혁신당과 이준석 의원은 현재 선택지 중 완벽하진 않아도 그나마 적합한 도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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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문’ VS ‘어대명’ 차이 해부

‘어대문’ VS ‘어대명’ 차이 해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한민국의 흑역사’가 10년도 안 돼 반복되고 있다. ‘평행이론’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비슷한 양상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하지만 하나씩 뜯어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보인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그때와 지금, 무엇이 같고 다를까? 2024년 12월은 국민에게 충격과 공포의 시간이었다. 45년 만에 비상계엄이 선포됐고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가결됐다. 현직 대통령은 법정형이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뿐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으며 사상 초유의 체포 작전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여객기 사고로 179명의 아까운 목숨도 잃었다. 8년 만에 재연됐다 순서의 차이만 있을 뿐 10여년 전 우리나라는 이미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295명이 사망했고 9명이 실종됐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서 가결됐다. 2017년 3월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을 인용하면서 파면됐다. 2000년대 들어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서 가결된 사례는 세 번이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 전 대통령,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헌재서 탄핵안이 기각되면서 직무에 복귀했다. 직무가 정지된 윤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 심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불과 8년 새 두 명의 보수 진영 대통령이 헌재 심판대 위에 섰다. 사건의 발단부터 전개, 절정, 결말에 이르기까지 멀리서 보면 비슷하게 흘러가는 듯하지만 가까이에서 볼수록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단적인 예로 박 전 대통령은 ‘태블릿PC’ 보도가 불씨를 댕겼다면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가 시발점이 됐다. 박 전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안 가결-헌재의 탄핵안 인용-특검 수사-사법 처분 등의 과정을 거쳐 단죄됐다. 특검 수사가 진행되는 사이 조기 대선이 치러졌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궐위된 때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돼있다. 2017년 5월9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보궐선거가 열렸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됐다. 윤 대통령의 상황은 박 전 대통령보다 복잡하다. 헌재의 탄핵 심판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의 내란죄 수사가 동시에 이뤄지면서 양쪽에서 압박하는 형국이다.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도 소용없는 중범죄라서 수사 속도가 박 전 대통령보다 훨씬 빠른 상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 호감도 만큼 비호감도↑ 정치권의 눈은 조기 대선에 쏠려 있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을 최우선에 놓고 심리 중이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4월18일 이전에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탄핵안이 인용되면 6월경에는 헌정사상 두 번째 대통령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여야 잠룡들은 헌재의 탄핵안 인용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파면이 결정된 날부터 두 달 사이에 대선을 치러야 하기에 기존에 인지도와 지지율을 어느 정도 확보한 인물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정치권은 물론 국민의 눈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쏠리는 이유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 대표는 압도적인 차기 대권주자로 인식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위 그룹과 큰 격차를 보이면서 1위위로 질주하는 중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 대표가 3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오세훈 서울시장(7%), 홍준표 대구시장(7%),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5%),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4%) 등이 뒤를 이었다. ‘없다 또는 모르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32%였다.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서 ±3.1%포인트, 응답률은 22.8%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4~6일 만 18세 이상 2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에서도 이 대표는 45.1%를 얻었다. 홍준표 대구시장(9.7%),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8%),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7.2%), 오세훈 서울시장(6.1%) 등이 뒤를 이었다. 빠르면 6월 보궐선거로 이 대표의 지지율은 여당 후보 5인(홍준표·한동훈·원희룡·오세훈·안철수)의 지지율을 모두 합한 수치(33%)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높았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100% RDD 방식으로 실시했고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와 조원씨앤아이 홈페이지 참조). 최근 정치권에서 조기 대선 가능성과 함께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8년 전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나돌았던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과 일맥상통하는 표현이다. 그럼에도 한편에서는 당시 문 전 대통령의 상황과 현재 이 대표의 상황은 천차만별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문 전 대통령은 2012년 대선서 박 전 대통령에게 밀려 낙선했다. 당시 대선은 제3당 후보 없이 보수 후보와 진보 후보의 맞대결로 치러졌다. 양측 모두 짜낼 수 있을 만큼 모조리 다 짜낸 선거서 패하자 문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이후 지지세를 회복하기까지 꽤 긴 시간을 암흑기로 보냈다. 문 전 대통령을 야권의 압도적인 대선주자로 만든 결정적 한 방은 국정 농단 사태였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존재가 드러났고 파생 의혹이 쏟아졌다. 1300만명(누적)의 국민이 거리로 나왔다. 국민적 인기를 등에 업은 문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헌재서 인용될 무렵 ‘차기 대통령’으로 완벽하게 눈도장을 찍은 상태였다. 하지만 현재 이 대표의 상황이 당시 문 전 대통령과 비슷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여론조사 수치상으로는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듯하다는 말이 들린다. 이 대표가 가진 사법 리스크에 더해 ‘비토층’이 상당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도 싫지만, 이 대표도 싫다’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는 분석이다. 전면 나오면 공격거리 많아 실제 최근 나온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는 호감도, 비호감도 모두 1위를 기록했다. <뉴스핌>의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6~7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 중 가장 호감이 가는 인물은 누구입니까’라는 질문에 39.1%가 이 대표를 꼽았다. 오세훈 서울시장 9.5%, 홍준표 대구시장 9.3% 등이 뒤를 이었다. ‘차기 대통령 후보로 가장 호감이 가지 않는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도 이 대표는 40.8%로 단연 1위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5%, 홍준표 대구시장이 12.2% 등이었다. 흥미로운 대목은 호감도 1~4위(이재명·오세훈·홍준표·원희룡)와 비호감도 1~4위가 같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여야의 대선후보군이 어느 정도 추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대선후보군은 ‘이재명 1강’ 독주 속에 범여권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는 양상”이라며 “범여권 유력 후보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이 대표 한 명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마저 탄핵 정국을 거치며 한 달 만에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이재명 대항마’는 사실상 실종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비호감도 1위 원인으로는 사법 리스크를 지목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때 불거진 대장동 개발비리 특혜 의혹서 시작된 사법 리스크를 여전히 벗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재판만 5개고 검찰서 추가로 수사 중인 사건도 2개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위증교사 의혹은 1심 판결이 나왔다. 특히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당선무효형이 나오면서 대선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법원서 형이 확정되면 이 대표는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날 수 있는 수준이다. 발목 잡는 사법 리스크 박 때와 다른 보수 결집 위증교사 1심 재판에서는 무죄를 받았지만 항소심서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실제 법조계에서는 선고 전 공직선거법 위반보다 위증교사 혐의의 유죄 가능성을 더 크게 봤다. 위증교사 혐의는 양형 기준에 따라 무죄 아니면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어 항소심서 판결이 바뀌면 이 대표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된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윤석열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 상대 후보의 공격 포인트 역시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겪으면서 대통령과 그 배우자가 연루된 의혹과 논란에 크게 실망했다. 윤 대통령이 퇴장하고 이 대표가 대선후보로 검증을 받기 시작하면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수층의 결집이 심상찮은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보수 진영은 친박(친 박근혜)과 비박(비 박근혜) 등으로 사분오열했다. 탄핵안 표결 당시 찬반이 갈리면서 물리적으로 분당 사태까지 벌어졌다. 실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은 재적의원 299명 가운데 찬성 234표로 가결됐다. 당시 야당과 야당 성향 무소속 의원 표는 171표였다.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표수(200표)는 29표였지만 그보다 많은 63표가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서 나왔다. 당이 쪼개질 수밖에 없는 이탈표였다. 반면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때는 2번의 표결 끝에 간신히 정족수를 넘겼다. 찬성은 204표로 국민의힘서 12표가량의 이탈표가 나왔다. 탄핵안이 가결된 뒤에도 국민의힘은 강경 지지층을 등에 업고 결집 중이다. 민주당은 ‘윤석열 지키기’에 나선 보수층과 국민의힘의 힘을 빼기 위해 ‘머릿수’로 밀어붙이고 있지만 이 과정서 중도층의 이탈이 표면화되는 모양새다. 애매한 표수 걸림돌 될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궤멸 직전까지 몰렸던 보수층이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없다’는 태도로 대응하는 점은 민주당은 물론 이 대표에게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명확하게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은 유보층이 상당하다는 점을 봤을 때 중도층을 놓치면 대권서 멀어질 수 있다. 진보 진영의 지지만으로는 ‘어대명’은 완성될 수 없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