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음란행위 ‘게이 사우나’ 정체

남자끼리 만나는 ‘24시간 성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최근 남성 전용 사우나에서 집단 음란행위를 벌이던 남성들이 경찰에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이들 가운데에는 현직 경찰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해당 사우나는 일부 이용객들 사이에서 ‘게이들의 성지’로 불려온 곳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하필 사우나를 찾는 걸까?

서울 금천경찰서는 지난달 22일 금천구의 한 남성 전용 사우나를 순찰하던 중 수면실에서 음란행위를 하던 남성 6명을 적발했다. 해당 사우나는 ‘남성 전용’ ‘24시간 영업’ 간판이 걸린 시설로, 내부에는 ‘수시 순찰 구역’이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면실서
경찰까지
 

경찰은 순찰 과정에서 수면실에서 벌어지고 있던 음란행위를 확인하고 현장에서 관련자들을 붙잡았다. 적발된 남성들 가운데에는 인천 지역 경찰서에서 근무 중인 50대 경찰관 A씨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단속 상황에서 현장을 벗어나려다 붙잡혔으며, 6명 가운데 유일하게 공연음란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목격자는 “그 사람이 체격이 왜소했고 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사우나는 이전부터 음란행위와 관련한 신고가 반복적으로 접수돼 경찰의 수시 순찰 구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알려졌다. 수면실 입구에는 “경찰 수시 순찰 구역”이라는 안내와 함께 “수면실 이용 시 반드시 속옷이나 가운을 착용하라”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고 한다.


시설 관계자 역시 비슷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설명했다. 사우나 관계자는 “이걸 우리가 홍보할 수도 없고 이용객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서로 연락해 찾아오는 것 같다”며 “이야기하기도 낯 뜨거운 문제”라고 말했다.

인근 상인들 사이에서도 해당 사우나에 대한 이야기가 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자영업자는 “직원들이 사우나를 다녀온 뒤 ‘거기가 좀 이상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A씨는 경찰서로 인계돼 조사를 받은 뒤 당일 귀가 조치됐다. 이후 입건 사실은 곧바로 소속 기관에 통보됐으며, 해당 경찰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징계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성 전용 사우나나 수면시설에서 음란행위가 벌어지는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실제로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 사우나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해당 시설에서는 불과 몇 시간 사이 두 차례 경찰이 출동했다. 첫 번째 사건은 오전 9시경 수면실에서 발생했다.

40대 남성이 20대 남성의 신체를 부적절하게 접촉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고 해당 남성은 성추행 혐의로 임의동행 조치됐다. 이어 약 두 시간 뒤인 오전 11시30분 무렵 같은 사우나 시설에서 또 다른 신고가 접수됐다.

‘남성 전용’ 은밀한 만남
수시 순찰 구역으로 지정

이번에는 30대 남성 두 명이 서로 신체접촉을 하며 음란한 행위를 벌였다는 내용이었다. 경찰은 이들을 공연음란 혐의로 임의동행했다. 한 시설에서 짧은 시간 사이 음란행위 신고가 잇따르자 이용객들 사이에서도 적지 않은 충격이 있었다.


2012년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남성 전용 사우나 업주가 동성 간 성관계를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경찰 조사에 따르면 해당 업소는 남성 이용객들이 사우나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서로 호감을 느끼면 자유롭게 성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사실상 방치하거나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주는 인터넷을 통해 해당 업소를 남성 전용 사우나이자 동성 간 만남이 가능한 장소로 홍보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업소 내부에 콘돔과 젤 등을 비치한 채 영업을 이어온 사실을 확인했다. 또 해당 업소가 목욕장이나 숙박업 신고 없이 운영되면서 수년 동안 약 2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고 공중위생업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업주를 입건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마약까지 투약하며 모임을 갖는 경우도 있었다. 과거 서울 강남 일대의 남성 전용 수면방에서 마약을 유통하고 투약한 일당이 적발됐다. 당시 경찰은 홍콩에서 필로폰이 밀반입되고 있다는 첩보를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던 중 해당 마약이 성소수자 관련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통해 거래된 뒤 남성 전용 수면시설에서 투약되는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필로폰 약 70g과 신종 마약, 현금 등을 확보했고 마약 밀반입자와 유통책, 투약자 등 10여명을 검거했다. 수사 과정에서는 해당 수면시설이 숙박 공간이 아니라 성소수자들이 모여 마약을 투약하거나 성관계를 맺는 장소로 활용됐다는 정황도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남성 전용 사우나나 수면시설에서 성소수자들의 음란행위가 벌어지는 일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이들은 주로 사우나나 휴게텔, 찜질방 등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르고
갔다가…
 

이 같은 공간은 이른바 ‘게이 사우나’ 또는 ‘수면방’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시설이고 일반 이용객들도 입장료만 내면 이용할 수 있어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사우나를 선택하는 것일까? 사우나와 찜질방과 같은 대부분의 시설은 별도의 객실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동 수면 공간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이용객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마주치거나 접촉할 수 있는 상황이 형성된다. 음란행위를 나눌 타깃을 물색하기 좋은 환경이 되는 것이다. 또 내부에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공간이 많다. 이 같은 이유로 리스크 없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장소가 된다.

실제 온라인 상에는 게이 사우나를 이용하게 된 사람들의 후기도 찾아볼 수 있었다. 대부분은 평범한 남성 전용 사우나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다가 예상과 다른 분위기를 경험했다는 내용이다.

이용자 B씨는 서울 강남의 한 남성 전용 사우나를 방문했던 경험을 온라인 게시글로 남겼다. 그는 “지하철역 근처에 있는 평범한 사우나처럼 보였다”며 “건물 입구에도 ‘남성 전용 사우나’라는 간판이 걸려 있어 특별히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탈의실과 목욕탕, 휴게 공간 등이 있는 일반적인 사우나 구조였다고 한다.  

그는 “탈의실에는 신문을 보거나 TV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시설도 오래된 목욕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목욕탕으로 들어가자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고 했다. 그는 “탕 안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계속 주변을 살피는 느낌이 들었다”며 “목욕을 하면서도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을 계속 보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했다.

탕 안에서 다른 이용객의 행동이 눈에 띄었다는 경험도 적었다. B씨는 “샤워를 하고 있는데 한 사람이 수건을 던지거나 말을 걸 듯한 행동을 했다”며 “직접적인 말은 없었지만 뭔가 관심을 표현하려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결국 자리를 옮겨야 했다.

CCTV 없고
묘한 분위기

목욕탕을 나온 뒤 휴게 공간에서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다. 휴게 공간에는 TV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과 탈의실 근처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B씨는 “탈의하거나 옷을 입는 동안에도 시선이 계속 느껴졌다”며 “일반 사우나에서는 보기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했다.


그는 이후 수면실로 이동했다. 수면실은 여러 사람이 함께 이용하는 공간이었고 바닥에 매트가 깔려 있었다고 한다. 일부 이용객은 수건을 두른 채 누워 있었고 일부는 앉아 있거나 주변을 오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B씨는 “수면실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있었다”며 “잠을 자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계속 자리를 옮기거나 주변을 살피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적었다.

수면실 안에서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계속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누워 있는 사람들 사이로 사람들이 계속 오갔다”며 “어떤 사람들은 휴대전화 불빛을 켜고 주변을 살피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잠을 자려고 누웠지만 분위기가 낯설게 느껴졌다”며 “결국 오래 머무르지 않고 수면실을 나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 C씨 역시 비슷한 경험담을 온라인상에 남겼다. 그는 우연히 사우나를 찾았다가 내부 분위기에 놀랐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하철이 끊겨 잠깐 쉬려고 사우나에 들어갔는데, 처음에는 평범한 남성 사우나라고 생각했다”고 기술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탈의실과 목욕탕이 있었고 시설도 오래된 목욕탕과 비슷한 모습이었다고 한다. 목욕탕 안에서 C씨는 몇몇 이용객들의 행동이 눈에 들어왔다고 했다. 그는 “탕 안에서 주변 사람들을 계속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목욕을 하면서도 서로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샤워를 마친 뒤 휴게 공간으로 이동했을 때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꼈다. C씨는 “휴게 공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며 “자리를 옮기거나 주변을 살피는 사람들이 계속 움직였다”고 했다. 이후 그는 수면실로 들어갔다.

“자다가 보니 옆에서 성행위”
사건 후 충격 목격담 쏟아져

수면실에는 여러 사람이 누워 있었고 일부는 잠을 자고 있었다고 한다. C씨는 “수면실 안에 들어갔을 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며 “누워 있는 사람들 사이로 몇몇 사람들이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잠을 자려고 누웠지만 계속 들리는 소리가 신경 쓰였던 그는 “처음에는 누군가 뒤척이는 소리인 줄 알았는데 신음 비슷한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언급했다.

결국 그는 잠을 포기하고 수면실을 나왔다. C씨는 “처음에는 평범한 사우나라고 생각했는데 분위기가 이상하게 느껴졌다”며 “결국 오래 머무르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고 회상했다.

수면실 입구에는 안내문도 붙어 있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안내문에는 동성 간 부적절한 행동이나 다른 이용객의 수면을 방해하는 행동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C씨는 “수면실 입구에 그런 안내문이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이곳이 어떤 곳인지 짐작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번에 적발된 금천구 남성 전용 사우나를 이용했다는 일부 방문객들의 후기도 올라와 있었다. 실제 사우나 리뷰에는 “여기는 사실상 게이 사우나다. 자다가 인기척이 느껴져 깼는데 남성 두 명이 성행위를 하고 있었다”는 글이 게시돼있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남탕에서 남성 두 명이 성행위를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아이와 함께 왔으면 큰일 날 뻔했다”고 적기도 했다. 많은 방문객이 일반 사우나와는 다른 분위기를 경험했다는 후기를 남겼다. 

이처럼 남성 전용 사우나에서는 오래전부터 성소수자들의 음란행위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단속이 쉽지가 않다. 특히 수면실이나 휴식 공간 등에는 카메라 설치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시설 내부 상황을 확인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속해도
다시 모여

공동 이용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동시에 머무는 구조인 만큼 문제가 발생해도 정확한 상황을 확인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사우나 운영자를 처벌할 수도 없다. 업주가 직접 성행위를 유도하거나 알선하지 않는 이상 법적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단속과 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msharp@ilyosisa.co.kr>

 

<기사 속의 기사> 해외에도 게이 사우나?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한 남성 전용 시설에서 수백명의 남성이 한꺼번에 단속에 걸리는 사건도 있었다.

현지 매체 <더스타> 등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과 연방직할지 이슬람종교국(JAWI)은 지난해 11월28일 오후 8시께 쿠알라룸푸르 라자 라우트로에 있는 한 웰니스 센터를 합동 단속했다.

해당 시설은 체육관과 사우나, 스파, 수영장, 휴게실 등을 갖춘 남성 전용 건강 시설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남성 간 성행위가 이뤄지는 장소로 이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단속 당시 현장에서는 19세부터 60세까지 남성 202명이 적발됐다.

이들 가운데에는 의사와 검사, 교사, 공무원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말레이시아 현지인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 인도네시아, 독일 등 외국 국적 이용객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업소는 등록비 10링깃(약 3500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한 뒤 방문할 때마다 35링깃(약 1만2000원)을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됐다.

시설은 퇴근 후 휴식을 원하는 남성을 주요 고객으로 삼아 오후 5시부터 늦은 밤까지 영업했고 SNS 등을 통해 홍보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방식의 운영은 약 8개월 동안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당국은 ‘남성 이용객들의 부적절한 행위가 이뤄지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2주 동안 정보 수집과 감시를 진행한 뒤 해당 시설을 급습했다.

경찰은 이들을 말레이시아 형법 제377조(비자연적 성행위 금지)를 위반한 혐의로 체포했다.

말레이시아 법은 남성 성기가 타인의 항문이나 입에 삽입되는 행위를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동성 간 행위뿐 아니라 이성 간 관계에도 적용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동성애 관련 사건에 주로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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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