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정치 입문 1년 강미정 대변인

“혁신당 정치는 언제나 맑음”

[일요시사 취재2팀] 양동린 선임기자 = 지난 2024년 3월, 22대 총선을 앞두고 조국혁신당은 ‘이정섭 검사 처남댁’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강미정 아나운서를 영입했다. 당시 혁신당 조국 전 대표는 강 아나운서를 ‘검찰개혁 완수에 큰 힘을 보탤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처남의 마약 수사 무마 ▲현직 검사들에 대한 골프장 무상 제공 ▲가사도우미·사기업 직원 등의 범죄 기록 사적 조회 ▲위장 전입 의혹 등을 폭로한 강 아나운서에 대해 정의의 목소리를 대변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검찰 비위 의혹을 폭로하며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자신의 안위에 대한 걱정과 보복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 내어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히 내며 검찰개혁을 외쳤던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

그는 “진실을 밝히니 시련이 닥친다. 하지만 가슴 찢기는 시련의 시간을 분노로만 남기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정섭 검사 처남댁으로 살면서 검찰 폭력의 생생한 목격자였고 피해자”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앞으로 무도한 검찰 권력의 횡포에 맞서 싸우겠다”며 검찰개혁의 선봉에 서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정곡을 찌르는 표현과 호소력 있는 어투로 국회 소통관을 사로잡고 있는 강 대변인을 <일요시사>가 만나 지난 1년여간의 여의도 정치 소회를 들어봤다.


-정치 입문 1년 차인데, 그동안의 소회는?

▲여의도 정치 1년을 겪으면서 22대 총선 승리, 조국 전 대표 수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등 총체적으로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의 연속이었고, 그런 경험들을 저의 정치 이야기로 담아내기에는 벅찬 것 같다. 자연인 강미정으로 밖에서 정치를 바라볼 때와 안에서 직접 부딪칠 때의 차이가 매우 컸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치열한 토론과 논쟁이 오가는 현장서 정치가 얼마나 복잡한 조정과 타협의 과정인지 몸소 체감하고 있다. 비록 선출직은 아니지만 저에게 맡겨진 역할 역시 국민이 허락해 주신 자리라 생각하는 만큼 더 많이 배우고 더 단단해지면서 맡은 바를 해내고자 한다.

상처받고 때로는 분노했던 순간도 많았지만 그 모든 과정서 정치의 본질을 찾아가려 한다.

-정치인 강미정이 바라본 여의도라는 정치 세상은?

▲운전을 처음 배울 때, 면허 따고 1년쯤 지나면 시야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착각하기 쉽다고 하는데, 정치도 마찬가지다. 이제 막 정치의 세계에 들어선 저의 발언이 가장 위험할 수도 있다.

밖에서 볼 때는 국회가 국민의 공복으로서 국민이 원하는 걸 다 하면 되는데 게을러서 안 하거나 자기 이득과 맞지 않아서 시도조차 안 한다고 생각했다. 막상 국회에 발을 딛고 보니까 어떤 것을 관철하는 데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검사 처남댁’으로 주목
용기 내 검찰개혁 외쳐

국회의원 혼자서 뭔가 발휘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 주변에 생각이 다른 의원들,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 모두 설득 작업이 필요하기에 정치는 고도의 협력, 소통, 상생의 기술로 이어지는 인간관계의 복합 예술인 것 같다.

이렇듯 여의도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변수가 생기는 역동적인 곳이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고, 때로는 답답할 만큼 느리게 움직이기도 한다. 국민은 빠른 변화를 원하지만, 정치의 속도는 더딜 때가 많은 만큼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고, 더 과감하게 움직여야 한다.

-내란 수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찬반 이슈들이 정국을 뒤덮고 있는데 탄핵을 바라보는 강 대변인의 시선은?

▲탄핵은 헌정 질서에서 가장 극단적인 선택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지만 때로는 그 극단적 선택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 된다. 이번 윤 대통령 탄핵은 단순한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는 데 필요한 과정이었다.

법치주의의 원칙이 무너지고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권력이 오히려 국민을 위협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선 누군가는 결단해야 했고, 국회는 그 임무를 수행했다. 탄핵은 단순한 법적 절차가 아닌 국민의 목소리이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헌법적 조치다.

이제 우리는 그 선택이 정당했음을 입증해야 한다. 과거에도 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려 했던 순간들이 있었지만, 국민은 결코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3일의 위헌적 비상계엄 역시 그런 권력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조국 없이 어쩌냐고?
정당은 한 사람으로
유지되는 것 아니다“

그러나 역사는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의 의지가 그 어떤 권력보다 강하다는 것을 증명해 왔다. 탄핵은 필요했고, 반드시 이뤄져야 했다. 우리는 그 의미를 기억하며, 다시는 같은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나아가야 한다.

-조국 대표께서 수감됐다. 조국 없는 지금의 혁신당은?

▲조국 대표께서 저를 영입한 뒤에도 제게는 놀랄 만큼 자유를 허락했다. 그리고 이제 1년도 채 되지 않아, 대표는 영어의 몸이 됐다. 어쩌면 조국 없는 조국혁신당을 대비할 사전 연습을 하게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혁신당은 특정 개인을 위한 정당이 아니다. 조 대표가 창당을 주도하고 비전을 제시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당은 한 사람의 지도력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님을 깨닫고 있다.

지금 혁신당은 단단하게 나아가고 있고 어쩌면 조 대표가 부재한 지금이야말로 당이 더욱 빛을 발할 순간인지도 모른다. 정당이란 본디 다양한 목소리가 모여 토론하고, 때로는 갈등 속에서 성장하는 곳다. 혁신당은 국민이 원하는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존재하며, 우리는 그 목표를 향해 멈추지 않고 나아가는 중이다.


-탄핵 정국 속에서 좌·우로 더욱 선명하게 갈라진 대한민국. 극단의 이념 정치를 극복하려면?

▲이념이 사라질 수는 없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다양한 이념이 존재하는 것이 건강한 일이다. 문제는 이념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극단적으로 이용해 대립을 부추기는 극단적 집단의 막가파식 정치가 아닌가 싶다.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를 탄압하거나 억누르는 방식이야말로 진짜 위험하다. 우리는 이미 그런 역사를 경험했다. 지난해 12월3일엔 비상계엄이 선포됐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체제다. 다른 의견을 가진다고 해서 힘으로 누르려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후진(형편없는)’ 정치의 전형이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이념이 아니라, 민주주의 그 자체다.

-한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정치는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현실 속에서는 자주 잊히곤 한다. 현재의 정치는 진영 논리에 갇혀 대립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는데, 국민은 정쟁이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를 원한다. 정치는 이념을 넘어 실용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하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상적인 이야기 같지만, 저는 바로 그 변화를 꿈꾼다. 변화를 만들기 위해 잘 싸우는 정치인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인 강미정이 추구하는 정치는?

▲정치는 ‘한정된 자원을 놓고 어떻게 분배하느냐’를 정하는 예술이다. (정치 설득의 미학이)한정됐기 때문에 다툼이 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이런 (분배)과정서 싸움이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정치인들이 싸운다고 싫어하시는 국민이 많은데, 싸우지 않는 정치인은 요리하지 않는 요리사와 같다고 생각한다(극단적 대립과는 다르다).

저는 정치의 어두운 장막을 걷어내고 여의도 하늘의 맑음을 위해 싸우는 것이다. 다만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국민을 위해서 싸우는 정치인, 막 싸우는 정치인이 아니라 잘 싸우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앞으로의 정치 행보는?

▲우선 대변인으로서 혁신당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것을 익혀가며 당을 대변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 이번에 경기도 의정부지역 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됐는데 섬김 정치, 소통 정치를 최우선 좌우명으로 삼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어떠한 사소함도 놓치지 않고 꼼꼼히 챙기는 정치인 강미정이 되어보려 한다.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다.

<haohao51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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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