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5.05 06:30:44
  • 호수 15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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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는 돈과 받는 돈 비슷해야”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는 자산 중심 불평등 구조와 한계에 다다른 수출 주도 성장 구조를 진단했다. 용 대표는 “1층에 기본소득을 깔고, 2층에 사회보장제도와 노동·사업 소득을 쌓는 다층적 소득 구조를 생각한다”면서 기본소득제의 실현 가능성을 강조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는 만 35세라서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기본소득당은 오는 6일 진행되는 임시대의원회의서 대선 관련 방침을 논의할 예정이다. 용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서 “혁신 성장과 기본소득이란 대한민국 미래의 방향을 설득하는 대선을 치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다음은 용 대표와의 일문일답.

-기본소득론을 쉽게 체감할 수 있도록 비교할 수 있는 대중문화 속 설정이 있다면?

▲공상과학 매체에선 미래를 3가지 모델로 묘사한다. 영화 <헝거게임>에선 제국주의 식민지 착취 모델이 나오고, 영화 <엘리시움>에선 배제 모델이 나온다. 드라마 <스타트렉>은 물질 재조합 장치가 개발돼 화폐·빈부 격차가 사라진 세계를 토대로,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면서 새 생명과 문명을 발견하는 미래를 다룬다.

기본소득이 불러올 미래는 <스타트렉>처럼 공유하고 탐험하는 세상이다.

-하지만 현실에선 현금으로 해결해야 한다. 전 국민에게 월 65만원씩 나눠주려면, 연 400조원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라도 물가 상승 등 혼란이 발생할 수 있을 텐데?


▲400조원이 일시에 풀리는 게 아니다. 사람들은 매달 대출금 상환·학원 강의 수강·육아 등 계획을 세우고 돈을 쓸 것이다. 노인들도 은퇴 이후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나를 위한 노후를 보내는 등 혼란이 아주 크진 않을 것으로 본다.

최근엔 수출 주도 성장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려워졌다. 최소한의 내수 기반을 만들어야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 조세 개혁·혁신 성장·지분권 설정을 통한 공유부 배당 등 방법을 통한 기본소득제 실현으로써 자산 중심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

-코로나19 재난 지원금 지급 당시 일각에선 “재난 지원금이 물가 폭등을 부추겼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사실이 아니다. 돈의 흐름이 경색됐던 당시 상황을 해결하고자 재난 지원금이란 혁신적인 시도를 했던 것이다. 재난 지원금은 1인당 25만원씩 1회 지급됐다. 1인당 25만원을 지급해서 3개월 동안 소상공인 관련 지표가 개선될 수 있다면, 3개월에 1회씩 지급해야 하는 강력한 근거다.

윤석열정부는 대기업·부자 감세에 집중했다. 이건 긴축 정책이 아니다. 긴축 정책을 한다면, 세금을 더 많이 걷어야 한다. 민생과 골목 경제에 도움되는 정책이 물가에 악영향을 끼친단 주장은 모순이다.

한계 다다른 수출 주도 성장 구조 진단
“기본소득의 미래는 공유·탐험하는 세상”

-기본소득제와 탄소세 부과를 연계시킨 이유는?


▲탄소는 우리에게 악영향을 미친다. 모두들 탄소세 부과가 탄소 배출량 감축에 가장 효과 있다고 이야기한다. 탄소세엔 ‘탄소 배출 억제’라는 특정 목적을 가진 목적세 개념도 가미됐다. 하지만 저소득층일수록 가혹하게 느낀다. 평창동 소재 단독주택의 냉난방비와 쪽방촌의 냉난방비는 전혀 다르다. 후자에겐 생존이 달린 문제다. 따라서 가장 효과 있는 탄소세와 가장 역진성을 잘 해소할 수 있는 기본소득을 섞어 실현해보자는 취지로 제안했다.

-기본소득당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에너지 정책은 재생에너지인가?

▲그렇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생존의 문제가 됐다. 탄소를 많이 배출해서 생산한 우리 제품에 관세가 많이 부과돼, 수출 경쟁력 자체가 흔들린다. 이는 생존의 문제와 직결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열쇠는 재생에너지다. 우리가 한 해 생산하는 재생에너지는 삼성전자 한 곳이 쓰기에도 부족하다. 이렇게 거북이 같은 속도라면 2~3년 안에 수출 경제가 파탄 날 수도 있단 위기의식을 느낀다.

-윤석열정부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발전을 비판하면서 원자력 발전을 강조했는데…

▲윤석열정부는 태양광 에너지 정책을 정파적 이해관계로 바라본 것 같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전 정부 지우기에 불과하다. 풍력발전에 투자하는 등 노력을 한 것도 아니다. 원전에 대한 제한도 많다. EU의 녹색 분류 체계서도 원자력을 녹색 에너지로 분류한다지만, 실제론 굉장히 어려운 조건을 걸고 포함됐다.

재생에너지의 에너지원은 개인 소유가 아니다. 대규모 공공투자를 통해 발전 비중을 높이면서, 공유 지분권 설정을 통해 많은 국민이 이윤과 혜택을 함께 누리는 기본소득 정책이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토지·에너지 등은 공유 자산이니까 이로부터 발생하는 수익을 배당하는 개념인가?

▲토지의 가치는 사회의 인프라 투자 여부가 결정한다. 인프라는 공공의 노력·국민 세금으로 완성된다. 그 이윤을 정당하게 배당해서 부동산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다.

-조세 저항·탈세 등에 대한 대응책이 있다면?

▲선별적 복지 방식을 유지해선 조세 부담률을 올리기 어렵다. 세금 내는 사람과 혜택받는 사람이 다르면, 세금 내는 사람 대부분은 복지제도 강화에 동의하기 어렵다. 내는 돈과 받는 돈이 비슷한 정도로 설계돼야 사회적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

“윤석열식 부자 감세 긴축도 아냐”
기본소득제와 탄소세 연계 이유는…

-기본소득제 시행 과정서 복지 재조정 단계 중 반발하는 사람이 나올 수도 있다.


▲기본소득당은 기존 복지 규모를 축소하지 않는단 전제하에 기본소득이 실현돼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은 조세 부담률(2024년 기준 17.8%)이 굉장히 낮다. OECD 평균(2023년 기준 25.4%)만큼만 조세 부담률을 올리면, 매월 기본소득 약 30만원을 배당할 수 있다.

기존 사회복지 제도 대부분은 소득만큼 혜택을 줄이고, 수급을 삭감했다. 기본소득당은 1층에 기본소득을 깔고, 2층에 사회보장제도와 노동·사업 소득을 쌓는 다층적 소득 구조를 생각한다. 이로써 사람들이 더 안정적으로 살아가면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

-일부 강경 보수 성향 빈곤 노년층이 기본소득제를 비판할 가능성도 있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은 기초노령연금 지급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민주·진보 진영이 더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고 추진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평생을 개인을 위한 시간만으로 설명할 순 없다. 우리의 경제활동은 모두 대한민국의 경제에 이바지한다. 기초노령연금을 전 소득 분위로 확대 지급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싶다.

최근 극우 세력은 청년들로 확장되고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삶이 달라지지 않는단 절망감에 빠지면, 이 상황을 한번에 해결해줄 강력한 독재자의 출현을 바란다. 약자들이 내 몫을 빼앗는다고 생각하면서, 약자를 공격하는 정치가 커진다. 기본소득제는 민주주의의 지속을 가능케 하는 준거점일 수밖에 없다.

-기본소득당이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 제시할 수 있는 대선 전략이 있다면?


▲지난 2022년 대선에선 재원 마련 방법과 기본소득의 5가지 요소(보편성·무조건성·개별성·정기성·현금성) 중 무조건성을 주로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이 있으면 내 삶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강조했다.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의 여러 현안에 대한 기본소득의 역할을 국민께 설명하는 대선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소득당은 국부펀드 같은 방식을 제안한다. 국가가 혁신 성장 영역서 인내 자본으로서의 충분한 투자를 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을 국민께 일정하게 배당하는 ‘주식투자’ 방식을 생각하시면 된다. 대한민국의 방향을 바로 세우면서 분배하고 내수의 기반을 확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민을 대상으로 혁신 성장·기본소득이란 대한민국 미래의 방향을 설득하는 대선을 치러야겠다”고 생각한다.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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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부 정조준’ 감사원 최후의 발악 막전막후

‘문정부 정조준’ 감사원 최후의 발악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이후 새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미묘한 시기에 사정기관의 칼끝이 문재인정부를 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기관에 대해 ‘바람이 불기도 전에 눕는다’고 비판한다. 권력의 향방에 따라 행보를 달리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과도기’ 상황에 놓여있다.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탄핵안 인용으로 파면됐고 새 대통령은 아직 뽑히지 않았다. 헌법은 대통령 궐위 이후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존재하긴 하지만, 한정된 권한만을 행사할 수 있기에 우리나라는 이른바 ‘반쪽짜리 정부’ 상태에 있는 셈이다. 새 정부 앞두고… 대선 정국이 시작되면 국가기관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움직임은 느려진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이전 정부와 180도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 보고 변화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형태로 직에서 물러나면서 다음 정부는 여느 정부보다 ‘전 정부 지우기’에 몰두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서 새로운 정책을 펴거나 기존 정책을 발전시키는 행보는 무의미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사정기관은 말할 것도 없다. 선거에 미칠 영향 때문에라도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편이다. 특히 유력 후보와 관련한 사건은 대선 이후로 미루는 경우도 허다하다. 자칫하다가는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 이번 대선은 선거 기간이 짧아 국민의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작은 사건이 대선에 나비효과를 일으킬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검찰과 감사원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후보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전 대통령이 표적이 됐다. 이전부터 해온 수사와 조사의 결과를 내놓는다고 하기엔 시기가 미묘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24일 검찰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2021년 12월 시민단체 고발 이후 3년5개월여 만이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씨의 항공사 특혜 채용 의혹 등을 수사해 왔다. 서씨가 취업했던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도 뇌물공여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 전 대통령의 딸인 다혜씨와 서씨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다혜씨, 서씨와 공모해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한 이스타항공의 해외법인 격인 타이이스타젯에 서씨를 임원으로 채용하도록 했다. 서씨는 2018년 8월 취업 이후 2020년 3월까지 타이이스타젯에서 급여로 약 1억5000만원, 주거비 명목으로 6500만원을 받았다. 집값 통계 조작 결과 발표 청와대 외압 정황도 나와 검찰은 서씨의 취업으로 문 전 대통령이 그간 다혜씨 부부에게 주던 생활비 지원을 중단한 점을 들어 문 전 대통령이 이 금액만큼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봤다고 판단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 직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의원은 “터무니없고 황당한 기소”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한 보복성 기소”라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윤 의원은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문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그는 “법정서 진실을 밝히는 것을 넘어 검찰권이 얼마나 어처구니없이 행사되고 남용되고 있는지 밝히는 계기로 삼겠다”며 “수사권 남용 등 검찰의 불법행위에 대해 형사 고소하는 것은 물론, 검찰을 개혁하는 기회로 여기겠다”는 발언도 내놨다. 검찰 기소에 앞서 감사원도 문정부에 대한 감사 결과를 내놨다. 문정부 임기 동안 부동산 등 국가 통계를 광범위하게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특히 청와대와 정부가 통계 작성 기관 등에 압박을 가한 사실도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지난달 17일 감사원은 ‘주요 국가 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주택통계), 가계동향 조사(소득통계), 경제활동인구 조사(고용통계) 등을 감사한 자료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대통령비서실(11명)·국토교통부(7명)·한국부동산원(7명)·통계청(6명) 등 총 31명에 대해 징계 요구(14명)·인사자료 통보(17명) 등 엄중 조치하는 한편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통계청 등에 통계의 정확성·신뢰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제도개선 통보 및 주의 요구를 처분했다. 검찰 기소 왜 지금? 감사원은 2023년 9월 대통령비서실·국토부·통계청·한국부동산원(이하 부동산원) 소속 22명 가운데 일부 주요 관련자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당시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 및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 황덕순 전 일자리수석, 홍장표 전 경제수석,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이 수사 의뢰 대상에 포함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토부는 주택 가격에 대해 부동산원에 ‘통계 결과를 미리 알고 싶다’며 사전 제공하도록 지시했고 이 자료를 바탕으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 결과를 임의로 수정하고 통계 개선 명목으로 표본 가격을 조작하는 등 통계 왜곡을 은폐했다. 이렇게 집값 관련 통계 수치를 조작한 사례는 감사원 확인 결과 102건에 달했다. 청와대와 국토부가 부당한 외압을 행사한 구체적인 정황도 드러났다. 감사원에 따르면 외압은 2018년 1월 서울 양천, 성남 분당의 주택 매매 가격 주간 변동률 왜곡 등에 처음 시작됐고, 2018년 하반기 부동산시장이 요동치자, 객관적 근거도 없이 특정 지역 개발계획 철회 등 정부 발표 내용이 시장 안정에 효과를 준 것처럼 통계에 반영토록 요구했다. 감사원은 “국회·언론은 국정감사 등에서 주택 가격 동향 조사 변동률 등이 시장 상황 및 민간 통계 등과 다르다며 통계의 정확성·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으나 개별 표본 가격 등 구체적인 통계자료는 공개되지 않아 표본 가격이 시장가격과 격차가 벌어진 사실은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감사원 감사 결과 문정부가 핵심 정책의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통계를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문정부는 출범 때부터 ‘소득 주도 성장’을 일관되게 밀어붙였다. ‘양질의 일자리 만들기’도 정부 주도로 진행했다. 문제는 그 효과를 정부 차원에서 왜곡했다는 점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통계청은 2017년 각각 2·3·4분기 가계소득을 가집계한 결과 전년 대비 감소로 확인되자, 정당한 절차 없이 표본 설계에 없는 가중값을 임의로 적용해 가계소득을 증가시켰다. 부동산·고용 다 건드렸다 소득 불평등과 관련해서도 ‘마사지’가 들어갔다. 청와대는 2018년 1분기 소득5분위 배율이 역대 최악(5.95)으로 나타나자 통계청에 개인정보 등이 포함된 통계자료를 사전 제공하도록 부당한 지시를 했다. 또 한 노동연구원에 ‘최저임금 인상으로 개인별 근로소득 불평등 개선’으로 보고·발표하도록 지시했다. 통계청은 청와대 지시에 따라 통계자료 제공 관련 보도 설명 자료 등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발표했다. 감사원 결과가 나온 이후 정치권은 들끓었다. 국민의힘은 ‘국기 문란 범죄’라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감사원의 ‘표적 감사’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이 모든 실패를 통계 조작으로 감추고 국민의 고통 위에 거짓의 탑만 쌓아 올렸다. 거짓의 탑이 무너지려고 하자 최재해 감사원장을 탄핵했다”며 “한술 더 떠서 이재명은 감사원을 민주당 자신들이 장악한 국회 아래로 이관해 손아귀에 틀어쥐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표본도, 지수 작성 방식도, 자료 수집 방식도 다른 통계를 동일선상에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 중의 상식”이라며 “이미 전 정권이 돼버린 윤석열정권의 잔당들이 전 정권(문재인정부)의 숨통을 기어이 끊어놓겠다는 의지가 부른 희대의 사건”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감사 결과를 발표한 시기도 지적했다. 한 최고위원은 “윤석열정부 출범 4개월 만에 착수한 감사를 새 정부 수립을 불과 47일 앞둔 때에 마무리한 저의가 대체 무엇인가”라며 “대통령선거에 개입하겠다는 저열한 의도가 있지 않고서야 이런 짓을 할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이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북한 GP 파괴 두고도 수사 요청 민주 “해체 준하는 개혁” 반발 감사원은 지난달 24일에도 문정부 당시 군 인사 6명을 수사해달라 요청했다. 이들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북한이 파괴한 북한군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대한 우리 측의 불능화 검증을 부실하게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경두·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국방부·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이 수사 요청 대상자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은 2018년 체결한 9·19 군사 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 GP 10개씩을 파괴하고 1개씩은 원형을 보존하면서 병력과 장비를 철수시킨 뒤 상호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당시 군 당국은 북한군 GP 1개당 총 7명씩 총 77명으로 검증단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한 뒤 북한군 GP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북한군 GP 지하시설의 존재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점이다. 우리 군 당국이 이 부분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왔다. 전직 군 장성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은 지난해 1월 이 내용을 포함한 북한군 GP 불능화 검증 부실 의혹에 대한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 그 결과가 이번 감사원의 수사 요청인 셈이다. 검찰의 문 전 대통령 기소와 감사원의 연이은 문정부 ‘공격’에 민주당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검찰과 감사원이 노골적으로 대선에 개입하며 ‘신 관권선거’를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을 폈다.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25일 국회 소통관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을 기소하고 감사원이 북한의 GP 파괴 관련 결과를 내놓은 이후다. 조 수석대변인은 “권력기관이 이제 대통령선거에까지 사실상 개입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마지막까지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졸개이기를 자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내란 세력이 벌이는 최후의 저항을 국민과 함께 막아내고 내란 세력을 철저히 뿌리 뽑아 국민 주권을 돌려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대세 영향 미칠까? 앞서 민주당은 집값 등 통계 조작 관련 감사원 발표 이후 ‘해체에 준하는 개혁 대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민주당 전 정권 탄압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서 나온 발언이다. 민주당은 “독립 기관이라는 존재 가치를 상실한 채 내란 옹호 기관이라는 오명을 안은 감사원에 닥칠 결말은 하나뿐”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도 문정부 표적 감사, 윤정부 부실 감사 등을 이유로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해 최 원장은 직무에 복귀했으나 감사원장이 국회로부터 탄핵 소추당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