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하루가 1년 같은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

“영남권 물갈이? 누구나 똑같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초선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많은 일을 떠맡고 있다. 당내 공천관리위원회 위원,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도 맡았다. 4·10 총선도 나서야 하는 만큼 지역민심까지 다져야 한다.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잠 잘 시간도 부족하며,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고 다닌다. 인터뷰 도중에도 휴대폰이 끊임없이 울려댔다. 

국민의힘은 지난 20대 대선과 지난 지방선거서 승리했으나 최근 22대 총선을 앞두고 불안하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이 같은 불안함을 지우기 위해 국민의힘은 정당 사상 최초로 시스템 공천을 도입했다. 또 총선 승리를 위한 인재 영입도 활발히 이뤄지는 중이다. 다음은 장 사무총장과의 일문일답. 

-보직이 많다. 사무총장을 하면서 공관위원도 맡고 있는데, 부담감이 커 보이는데?

▲하루가 1년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공천관리위원회서 공천룰을 만들었다. 누구를 컷오프한다, 누군가를 어떻게 한다는 게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감점과 가점을 부여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예상하기 힘들다. 결과와 목표를 정해놓고 억지로 맞추려 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총선기획단이나 혁신위원회를 비롯해 많은 분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주신 것을 토대로 만든 기준이다. 그래도 집단지성이 모였기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인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남은 일은 기준을 원칙대로 잘 적용하는 것이다.

-인재 영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어떤 점을 고려해 영입했는지 궁금하다.


▲국민의힘의 모든 것은 국민의 눈높이다. 인재를 모셔왔을 때 ‘국민이 우리의 대표주자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가 우선 원칙이다. 또 힘을 따라가는 게 아닌 국민의 마음, 즉 민심을 따라가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는 분들이 대상이다. 정치인은 법과 정책을 통해 나라를 바꿔가는 사람들이다. 각 분야서 전문성을 갖고 있고, 지역을 위해 열심히 뛰어주실 분들을 찾아 인재로 영입했다. 당의 쇄신을 위해 젊은 분들을 많이 모시려고 하는 중이다.

“민주당 공천? 친명·비명 가르는 일”
“국민 눈높이 맞춘 국힘이 더 우월”

-더불어민주당의 공천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민주당의 인재 영입이나 공천을 보면 한쪽 색깔이다. 시스템 공천이라고 하는데 적격, 부적격으로 나눠놓고 시스템 공천, 공정한 경선을 말하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미 다 친명(친 이재명)·비명(비 이재명)을 나눠 거른 것 아닌가? 인재 영입하는 분들은 당과 같은 목소리를 내줄 사람만 찾으면 안 된다. 이와 다르게 국민의힘은 국민을 위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줄 분을 찾았고, 다양한 인재를 공천할 예정이다. 

-공천 시기가 다가오면서 여야 할 것 없이 예민한 기류가 흐른다. 곧 공천이 발표되면 결과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올 텐데?

▲나 스스로 공정한 공천, 이기는 공천을 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적 있다. 딱 하나다. 국민이 납득하는 합리적인 기준을 세우고, 원칙대로 적용하는 일이다. 공천 기준과 룰의 이해관계 당사자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위치에 따라 룰이 다르게 다가오는 건 자명하다. 탈락한 분이나, 공천을 받지 못하는 분들의 불만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 세운 원칙대로라면 반발이 적을 것으로 예상한다. 공관위의 공천 기준을 발표하고 당내 어떤 의견이 있느냐가 아니라 국민의 평가가 가장 궁금하다. 


- ‘시스템 공천’을 도입했다. 민주당과 어떤 차이가 있나?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에 관해서는 밝히지 않는 부분이 있는 만큼 정확하게는 다 알지 못한다. 다만, 민주당도 시스템 공천을 적용한다고 하는데 상당 부분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어떤 배점을 기준으로 하는지 구체적인 사안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위 몇 퍼센트 후보를 어떻게 하는지, 어떤 페널티를 주는지 등만 알려져 있다.

공관위원만 아는 기준은 기준이 아니다. 특히 민주당은 적격·부적격을 친명과 비명으로 다 걸러내고 나서 시스템 공천이라고 한다. 친명과 비명을 나누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기준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개되고, 기준에 맞게 평가했는지를 국민이나 제3자가 검증 가능해야 한다. 우리 당(국민의힘)은 세부적인 기준을 다 공개했다. 부적격 기준도 민주당보다 엄격하다. 

-총선 승리를 위한 필수 전략은 무엇인가?

▲세 가지다. 우선 민생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늘 깔려 있는 베이스다. 민생을 생각하지 않으면 자칫 지지율 두 자릿수가 왔다 갔다 한다. 둘째는 공천으로, 우리의 작은 공약으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그 위에 공약이라는 탑을 잘 쌓아야 할 필요가 있다. 

“선거 콘셉트, 전국적 바람이 중요”
“누구나 전국에 같은 룰 공정 적용”

마지막으로 민주당보다 조금 더 경쟁력 있는 사람을 내세운다고 해서 선거를 이기는 게 아니다. 전략구도와 선거 콘셉트, 어디를 전략 지역으로 삼아서 전국적인 바람을 일으키느냐가 국민의힘의 선거전략이다. 

-전국적인 바람을 어떻게 일으킬 것인가?

▲누가 어디에 출마한다고 뭐라고 할 생각은 없다. 각자 소신에 따라 선택하는 게 맞다. 다만 나는 공관위가 만든 룰을 잘 적용하는 일을 할 뿐이다. 문제는 아무도 나서지 않으려는 곳이 있다. 당 지지율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엇비슷한데, 후보 간 지지율 차이가 크게 나는 곳이다. 해당 지역을 그동안 잘 관리하지 못했다. 

이런 곳에는 어쩔 수 없이 좋은 분을 모셔 공천하는 수밖에 없다. 우선 공천은 아니고, 민주당 후보와 구도 싸움으로 선거전략이 먹힐 수 있는 후보를 찾아야 한다. 

-수도권 위기론이 여전하다. 타개책은?

▲서울이라고 해서 특별한 다른 전략은 없다. 서울은 민심의 바로미터다. 그만큼 스윙 보터가 많다는 뜻이다. 중도층의 마음을 어떻게 잡느냐가 관건인데, 사무총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공천이라는 탑을 잘 쌓은 일과 공약을 잘 쌓는 일이다. 공천이 스윙 보터의 마음과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영남권 의원들의 물갈이설이 계속 나온다. 

▲그렇지 않다. 똑같다. 누구나 전국에 같은 룰이 적용되는 것뿐이다. 예를 들면 하위 10%부터 30%의 공천 제외는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일이다. 3선 이상이면 인지도나 조직 면에서 신인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지역서 탄탄한 기반을 쌓아왔으면 준비도 못한 신인보다 우세하다. 정치 신인이 3선이 있는 지역을 어떻게 한다는 일은 쉽지않다.

그러니까 이 기준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3선 이상 의원을 다 내칠 것으로 보이지만, 이 정도 감안하고 신인에게 가점을 줘도 경쟁력이 있는 신인 자체가 없는 지역도 있을 수 있다. 이게 불리하다고 생각하면 이 규정을 빼달라고 할 수 있는 정도로 설득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제시하거나 하면 가능하다. 오히려 교체돼서 사실상 본선서 경쟁력이 없을지에 대한 마음이 들어 두렵고 떨린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설은 2023년의 끝을 알리는 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2024년의 시작을 알리는 해다. 깨지지 않으면 시작이 없다. 줄기가 끊어지지 않으면 새싹이 나지 않는 것처럼 국민의힘은 그동안 깨지는 과정을 많이 거쳐왔다. 이제 새싹이 돋아나고 새 출발할 때가 됐다. 이번 설이 그런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모든 국민이 설을 맞이해 갇힌 것을 깨고, 희망했던 것들이 새로운 싹에 도전하는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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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참사’ 엇갈린 전문가 판단

‘시청역 참사’ 엇갈린 전문가 판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시청역 7번 출구 앞 교차로서 16명의 사상자를 낸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사고 이후 급발진을 주장했지만 급발진이 아니라는 정황만 계속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도 급발진일 확률은 매우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급발진 여부와 상관없이 운전자 A씨는 처벌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늦은 밤 시청역 교차로서 9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말 급발진이 맞는지 의문이 들고 있다. 해당 사고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도 갈리고 있는 상황에 경찰의 차량 사고기록장치(EDR, Event Data Recoder) 분석 결과는 1~2개월 뒤에 나온다. 죽음의 역주행 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교차로서 승용차가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 보행자들을 덮쳐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현장서 가해 차량 운전자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급발진’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27분께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을 빠져나온 제네시스 G80 차량이 일방통행인 4차선 도로(세종대로 18길)를 역주행하며 갑자기 튀어나왔다. 이 차량은 빠르게 달려 도로에 있던 BMW와 소나타 차량을 차례로 추돌한 후 횡단보도가 있는 인도 쪽으로 돌진해 신호를 기다리던 보행자들을 덮쳤다. 이후에도 100m가량 이동하다 건너편에 있는 시청역 12번 출구 앞에서야 멈춰 섰다. 역주행한 거리는 모두 200m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가해 차량인 제네시스 운전자 남성 A씨를 현장서 검거했으며 통증을 호소해 일단 병원으로 이송했다.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운전자의 아내 60대 여성도 병원으로 이송됐다. 정용우 남대문경찰서 교통과장은 이날 현장 브리핑서 “운전자도 다쳤기 때문에 아직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다”며 “진술이 가능한 시점에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음주 여부에 대한 기초적인 조사를 했는데 음주는 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고 경위와 원인에 대해 운전자 진술과 CCTV, 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사고 경위에 대해 A씨와 그의 아내 B씨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사고 다음 날 <조선일보>와 인터뷰서 “호텔 행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차량 상태가 좀 이상했다”며 “내가 운전을 하기 때문에 이를 알아챌 수 있었다. 갑자기 튀어 나갔다”고 주장했다. 교차로서 9명 사망 7명 부상 커지는 의문, 밝혀지는 정황 게다가 A씨는 사고 이후 자신의 직장인 버스 운수업체 관계자에게 전화 걸어 “사고가 나서 이튿날(2일) 출근을 못 할 것 같다”고 사정을 이야기하며 급발진에 대한 언급을 하기도 했다.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B씨도 “제동장치가 안 들은 것 같다”고 1차 진술 때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과장은 급발진에 대해 “현재까지 피의자 측 진술뿐”이라며 “추가 확인을 위해서 차량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결국 국과수 차량 감식 결과가 사고 원인 규명과 급발진 여부를 파악할 열쇠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과수의 차량 사고기록장치(EDR) 분석에는 통상적으로 1∼2개월가량 소요된다. 이 때문에 급발진이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 커지고 있다. EDR은 사고 직전 5초간 차가 어떻게 작동했는지 기록하는 장치다. 급발진으로 브레이크가 듣지 않고 급가속하면, EDR에는 차량 가속페달이 조작되고 브레이크가 조작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운전자가 직접 밟았는지 아닌지는 판단할 수 없다. 목격자 증언과 주변 폐쇄회로(CCTV) 정황으로는 급발진이 아니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인근 상인들은 “웨스틴조선호텔서 나오면 자연스레 우회전할 수밖에 없는 도로 구조”라며 “길 건너편으로 역주행하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부 목격자들은 급발진 차량 특유의 회피 동작 징후를 보이지 않고 횡단보도로 돌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급발진 사고는 대체로 차량이나 사람을 치지 않으려는 회피 동작을 하는데 가해 차량에서는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1~2달 뒤 EDR 발표 CCTV서 가해 차량은 뭔가에 추돌한 후 멈춘 것이 아니라 사람을 친 후 스스로 멈추는 장면도 포착됐다. 사고 목격자 C씨도 “급발진할 때는 발진이 끝날 때까지 박아야 했는데 그 자리서 딱 멈췄다”고 주장했다. 또 주변 CCTV를 분석한 결과 사고 차량이 역주행할 때 보조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장치를 거치지 않고 브레이크와 바로 연결된 브레이크등은 페달을 밟으면 바로 점등되는 구조여서 급발진과 오조작을 간접적으로 증명할 유용한 방법으로 꼽힌다. 보통 브레이크를 밟으면 브레이크등(후미등)과 보조브레이크등이 모두 켜진다. 다만 후미등은 야간 주행 시에도 켜지기 때문에 감속했는지를 보려면 보조브레이크등의 점등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그러나 차씨의 차량은 호텔 주차장서 나와 역주행 후 사고로 이어지기까지 보조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자동차가 급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생기는 타이어의 미끄러진 흔적인 스키드마크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급발진이 아니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당초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3일 오후 2시경 시청역 역주행 대형 교통사고와 관련해 2차 브리핑을 열었다. 당시 정 과장은 ‘현장서 스키드마크가 발견됐느냐’는 질문에 “(차량의)마지막 정차 지점과 사고 지점서 스키드마크를 확보했다”며 “스키드마크는 제동 장치가 작동해야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브리핑이 종료된 뒤 30분 만에 경찰은 발언을 뒤집었다. 노면에 남은 유류물 흔적을 스키드마크로 착각했다는 것이다. 당황한 목소리? 경찰은 “현장에 스키드마크는 아예 없었다”며 “(노면에 남은 타이어 자국은)유류물 흔적이며, 이는 부동액이나 엔진오일 냉각수가 흐르면 나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사고 지점서 교통섬 방향으로 기름이 묻은 것으로 추정되는 검은색 타이어 자국이 남아있을 뿐, 스키드마크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키드마크는 자동차가 제동하기 전의 주행속도를 알 수 있는 등 교통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특히 이번 사고와 관련해 가해 차량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서 스키드마크는 제동장치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여부 등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인데 스키드마크도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가해 차량의 블랙박스에서는 통상 급발진일 때의 긴박한 오디오도 찾아볼 수 없었다. 통상 급발진 의심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에는 ‘차가 왜 이러느냐’ ‘멈출 수 없다. 어떻게 하냐’ 등처럼 운전자나 동승자의 당황한 목소리가 담긴다. 그런데 가해 차량의 블랙박스에선 이같은 음성이 들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는 사고 직전까지 별다른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이를 두고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서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려면 오디오가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중요하다”며 “‘이 차 미쳤어’ 이런 생생한 오디오가 없으면 꽝”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정황에 전문가들도 사실상 급발진일 확률은 없다고 보고 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서 시청역 사고의 급발진 가능성을 묻는 말에 “일단 급발진 가능성은 저는 0%에 가깝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염 교수는 “급발진은 급가속이 이뤄진 후 구조물을 추돌 또는 충돌하지 않는 이상 멈추지 않는다. 보통 급발진 차량들은 차량의 전자장치 이상으로 인해서 속도에 오히려 가속이 붙고, 속도가 줄어든다든지 운전자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다시 전환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영상을 봤는데(가해 차량이) 아주 속도를 서서히 낮춰서 정확하게 정지했던 장면이 보였다”고 말했다. 급발진 여부 놓고 갑론을박 홧김에? 고의 사고 의혹도 염 교수는 “(급발진의 경우)브레이크가 밟아지지 않아 제동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가속이 붙기 때문에 요리조리 차량과 보행자를 피하려다가 어떤 구조물에 받혀서 속도가 멈추는 상황(이 대부분)”이라며 “운전자가 주장하는 급발진이라고 가정을 한다면 차량이 아마 더 가속하고 더 나아갔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러 가능성이 있지만, 차량이 역주행 진입을 해버려 당황한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을 헷갈려서 과속했을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동승자와의 다툼으로 운전자가 홧김에(가속에) 들어가는 그런 경우들도 과거에 종종 있었기 때문에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급발진 여부 조사에)최소 일주일 이상 소요될 것”이라며 “급발진 차량 결함 여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2002년 한국 첫 자동차 정비 명장으로 선정된 박병일 박앤장기술로펌차량기술연구소 대표는 “사고 크기와 상태, 충격의 정도를 보면 급발진의 가능성이 꽤 높다”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급발진해 분당 회전수(RPM)가 급상승하면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량이 밀린다”며 “요즘 차량에 쓰이는 전자식 브레이크는 기계식처럼 작동하는 게 아니라 전자적 결함이 발생하면 브레이크가 강하게 듣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급발진이 아니라고 100% 장담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급발진은 전자제어의 이상으로 발생하는데, 이상이 발생했다가 충돌로 인해 없어질 수도 있다”며 “예전 사례를 보면 어딘가에 부딪친 뒤 급발진하는 차량도 있고, 그 반대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사고처럼 정지하는 모습은 급발진 가능성을 줄이는 것으로 운전자의 주장에는 매우 불리한 정황”이라고 덧붙였다. 한 누리꾼이 직장인 커뮤니티에 “부부싸움으로 인한 홧김 풀악셀 맞다. 호텔서부터 싸웠고, 호텔 CCTV에도 고스란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찰서도(증거 CCTV 영상을) 가져갔다”고 적으면서 고의 사고 의혹도 불거졌다. 경찰은 부부가 사고 전 머물렀던 호텔서 싸우는 CCTV의 영상이 실제로 있는지 확인한다는 입장이다. 급부상한 부부싸움 정 과장은 고의사고 의혹에 대해 지난 3일 브리핑서 “시청 교차로 교통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며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보도로 사실 왜곡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유의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편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은 법원서 기각됐다. 경찰에 따르면 법원은 “(피의자가)출석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거나 체포의 필요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A씨가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으며 경찰의 근거리 신변 보호를 받는 점 등을 들어 체포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