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내달 11일로 예정돼있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대한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미 당내 일각에선 "변화의 바람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중진 의원들을 필두로 이 전 최고위원의 이 같은 인기를 우려하고 나섰다.
당권 도전을 선언했던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이준석 1위 여론조사가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주 전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누군가 의도를 갖고 (이 전 최고위원이 1위인)여론조사를 생산하고 퍼뜨린다'고 발언한 기사를 첨부하기도 했다.
이어 "저는 현장을 돌면서 느낀다. 국민이 의도를 갖고 이런 결과를 계속 반복적으로 만들어내고 계시다"라고 언급했다.
같은 날 한 라디오 매체에 출연해서는 "우리 당 대표 선거는 책임당원 70%, 일반 여론조사 30%인데 지금 발표되는 여론조사는 전 국민을 상대로 당원의 분포와 관계없이 지역별 인구대로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만으로)전당대회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데 이걸 너무 과도하게 생산해내고 퍼트리고 있는 그런 느낌이 있다"고도 말했다.
홍준표 전 대표도 이 전 최고위원을 겨냥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야당 전당대회 화두는 대선 공정 관리와 당 혁신할 사람을 선출하는 선거"라며 "세대교체보다는 정권교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무소속인 홍 전 대표는 전날에도 "(이 전 최고위원 돌풍은)한때 지나가는 바람이다. 대선을 불과 10개월 앞둔 이 중차대한 시점에 또다시 실험 정당이 될 수는 없다"며 이 전 최고위원의 돌풍에 대해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지지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나 전 의원도 지난 26일 "특정 계파 당 대표가 뽑히면 안 된다"며 이 전 최고위원에 견제구를 날렸다.
나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특정 계파 당 대표가 뽑히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과연 오겠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차기 당 대표가 특정 계파에 속해 있거나 특정 주자를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 받는 당 대표라면 국민의힘은 모든 대선주자에게 신뢰를 주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 밖에 있는 윤 전 총장, 안 대표 같은 분들이 선뜻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려 할지 의문이다. 저는 계파 없는 정치를 해왔고 지금도 그 어떤 계파 논리나 세력과도 얽혀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실 나 전 의원은 홍문종·최경환·서청원 전 의원 등과 함께 친박계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는 인사다.
이 같은 계파 주장에 이 전 최고위원도 "아무리 생각해도 구 친박(친 박근혜)계의 전폭지원을 받고 있는 나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 전 총장이 상당히 주저할 것 같다"고 반박했다.
지난 22일~23일까지 양 이틀간 JTBC 의뢰로 벌인 만 18세 이상 1013명을 대상으로 당 대표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30.3%의 지지율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으며 나경원 전 의원이 18.4%, 주 전 원내대표는 9.5%를 기록했다.
현재 30대인 이 전 최고위원이 돌풍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당 대표 및 원내대표를 지냈던 중진급 이상 당권을 도전한 인사들이 연일 '이준석 때리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젊은 인사들이 당권을 잡을 경우 기존 중진 의원들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는 위기 의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전 최고위원이 대표를 맡게 될 경우 국민의힘 관리는 물론 사무총장 등 당내 인사권을 갖게 돼 젊은정당으로 도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기존 중진들이 다시 당을 맡아서는 혁신 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없지 않겠느냐는 주장도 나온다.
당권 도전을 선언했던 '유승민계' 김웅 의원은 나 전 의원에게 "존재하지도 않는 계파를 꺼내 후배들을 공격하고 있다. 계파정치 주장은 흉가에서 유령을 봤다는 주장과 같다. 두려움이 만든 허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최고위원, 김웅 의원 등 이른바 '젊은피'가 주축이 돼 당을 쇄신하고 나아가 2030이나 3040 세대에 대한 정책을 손질하고 이들을 위해 더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국민의힘 내 '젊은 바람'이 과연 전당대회에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