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모텔 살인녀 김소영

20세 연쇄살인범 어떻게 살았길래…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최근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해 전국이 떠들썩한 분위기다. 이번 사건은 기존의 연쇄살인 사건들과는 결이 조금 다르다. 범인이 이제 갓 스무살이 된 젊은 여성이라는 점 때문이다. 연쇄살인범의 정체가 드러나자 사람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 객실에서 2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지난달 초였다. 모텔 직원이 객실 정리를 위해 문을 열었을 때 침대 위에 누워 있던 남성은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객실 안에서는 몸싸움 흔적이나 외부 침입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사건 초기에는 단순 변사 사건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충격적인
사건 전말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사건 당일 피해자의 동선을 확인하는 조사에 착수했다.

수사 과정에서 가장 먼저 확인된 사실은 피해자가 사건 당일 밤 한 여성과 함께 모텔에 들어갔다는 점이었다. 모텔 폐쇄회로(CCTV)에는 두 사람이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특별한 다툼이나 이상한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프런트를 지나 객실로 올라갔다.

그러나 약 두 시간 뒤 상황이 달라졌다. 함께 들어갔던 여성 혼자 모텔을 빠져나오는 장면이 CCTV에 남아 있었던 것이다.


경찰은 해당 여성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CCTV 분석과 동선 추적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 여성은 20대 김소영으로 확인됐다. 김소영은 피해자와 술을 마신 뒤 모텔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김소영을 상대로 사건 당시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곧 또 다른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비슷한 사건이 그보다 앞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최근 몇 달 사이 강북구 일대에서 접수된 변사 사건과 신고 기록을 다시 확인하던 중 같은 지역 모텔에서 발생했던 또 다른 사망 사건이 수사망에 들어왔다.

시점은 이번 사건보다 약 열흘가량 앞선 1월 말이었다.

당시에도 사건 장소는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모텔이었다. 객실에서 2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이 출동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피해자는 20대 후반 직장인으로 확인됐다.

당시 사건 역시 외부 침입 흔적이나 격렬한 몸싸움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됐다. 사건 초기에는 단순 변사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두 사건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공통점이 하나둘 확인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확인된 것은 피해자와 함께 모텔에 들어간 인물이었다. CCTV 분석 결과 1월 말 발생한 사건에서도 피해 남성과 함께 객실에 들어간 여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동선을 추적한 결과 해당 여성 역시 김소영으로 특정됐다. 두 사건 모두 피해자는 20대 남성이었고 사건 장소 역시 강북구 수유동 일대 모텔이었다. 무엇보다 사건 직전 피해자와 함께 있었던 인물이 동일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경찰은 두 사건 사이의 연관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수사팀은 김소영의 이동 경로와 통신 기록, CCTV 동선 등을 다시 분석하기 시작했다. 특히 두 사건 사이 시간 간격이 크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다. 경찰은 이를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두 사건을 함께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음료에 약 섞어 남성 노렸다
현재 확인된 범행만 총 5건

이 과정에서 경찰은 사건 직전 피해자들의 행적도 함께 추적했다. 피해자들은 사건 당일 김소영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함께 모텔로 이동한 뒤 사건이 발생했다는 점도 확인됐다.

경찰이 수유동 모텔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사망 사건을 함께 검토하기 시작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었다. 사건 발생 시점과 피해자들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던 수사팀은 강북구 일대에서 발생했던 또 다른 신고 기록을 발견했다. 이번에는 사망 사건이 아니라 술자리 도중 남성이 갑자기 쓰러졌다는 신고였다.

지난 1월 하순 새벽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한 노래주점에서 119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 내용은 “함께 술을 마시던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는 것이었다. 신고자는 남성을 깨워 보려 했지만 반응이 없다며 구조를 요청했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는 피해 남성이 의식이 저하된 상태라고 판단하고 응급 조치를 실시했다. 피해자는 30대 남성으로 확인됐다.

당시 상황만 놓고 보면 단순한 과음이나 건강 이상으로 보일 가능성도 있었다. 그런데 신고자는 김소영이었다. 김소영은 구급대원에게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라 집 주소도 모른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남성은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당시 큰 문제 없이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모텔 사망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해당 기록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노래주점 사건 역시 피해자가 술자리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는 점에서 앞서 확인된 사건들과 유사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인물이 김소영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경찰은 여러 사건 사이의 연관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수사팀은 김소영의 이동 경로를 다시 분석했다. 모텔 사망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도 김소영이 수유동 일대에서 남성들과 술자리를 가진 뒤 함께 이동한 정황이 확인됐다. 경찰은 노래주점 사건 역시 단순한 과음이나 건강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피해자가 갑작스럽게 의식을 잃었다는 점은 앞서 확인된 사건들과 유사한 패턴으로 보였다.

수사팀은 김소영의 휴대전화와 통신 기록을 확보해 분석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김소영이 남성들과 접촉한 경로도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일부 남성들은 술집이나 유흥업소에서 처음 만난 사이였고 또 다른 남성들은 지인을 통해 알게 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경찰은 수사 진행 과정에서 또 하나의 사건을 확인하게 된다. 이번에는 서울이 아닌 경기 지역에서 발생했는데, 모텔 사망 사건보다 한 달 이상 앞선 사건이었다. 수사팀이 확보한 신고 기록과 피해자 진술을 대조하던 과정에서 경기 남양주시에서 발생했던 사건 하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12월 중순 남양주시의 한 베이커리 카페 주차장에서 20대 남성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피해자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시 상황만 놓고 보면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이나 과음으로 인한 실신으로 보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남친한테
실험까지

하지만 당시 피해 남성 역시 김소영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사건 당일 김소영을 만나 카페에 갔다고 진술했다. 두 사람은 약 한 달 정도 교제하던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남성은 카페 주차장에서 김소영이 건넨 음료를 마신 뒤 갑자기 어지러움을 느꼈고 곧 의식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는 병원 치료를 받은 뒤 의식을 회복했다. 이후 김소영이 건넨 음료에 대해 의심을 품기 시작했고 결국 경찰에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수사를 확대하던 경찰은 과거 신고 기록과 관련자 진술을 대조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도 확인하게 됐다. 시점은 남양주 카페 사건보다도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사건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음식점에서 발생했다.

피해자는 20대 남성으로 김소영과 함께 술자리를 가진 뒤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이송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단순한 건강 이상이나 과음으로 인한 실신으로 정리됐지만 이후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와 함께 있었던 인물이 김소영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건은 총 다섯 건이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음식점에서 발생한 실신 사건, 경기도 남양주시 카페 주차장에서 발생한 실신 사건, 서울 강북구 수유동 노래주점에서 발생한 의식 상실 사건, 그리고 같은 지역 모텔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사망 사건이었다.


피해자는 모두 남성이었다. 이 가운데 두 명은 사망했고 세 명은 의식을 잃거나 중태에 빠졌다가 회복했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와 시점은 각각 달랐지만 경찰이 확인한 공통점은 분명했다. 사건 직전 피해자와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인물이 모두 김소영이었다는 점이었다.

수사는 변사 사건에서 연쇄 범죄 가능성을 확인하는 방향으로 확대됐다. 경찰은 김소영을 유력한 피의자로 특정한 뒤 신병 확보에 나섰다.

김소영은 지난달 10일 오후 9시쯤 주거지 인근에서 긴급 체포됐다. 체포 이후 진행된 조사에서 김소영은 남성들에게 음료를 건넨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처방받은 정신과 약을 숙취해소제에 타서 건넨 것은 맞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곧바로 김소영의 주거지와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수사 과정에서 김소영의 집에서는 사건과 관련된 물건들이 발견됐다. 숙취해소 음료와 약물이 함께 보관돼있었고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빈 음료병도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소영이 남성들을 만나기 전 미리 약물을 준비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특히 김소영이 여러 종류의 약물을 보관하고 있었던 점을 근거로 계획적인 범행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사이코패스
드러난 성향

수사가 진행되면서 김소영의 고의성을 의심할 만한 정황도 확인됐다.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김소영이 챗GPT를 통해 수면제와 술을 함께 복용할 경우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검색한 기록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관은 이 검색 기록이 범행 전 약물의 효과를 확인하려 했던 것일 가능성을 의심했다. 경찰은 김소영과 접촉했던 인물들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등 수사를 이어갔다.

경찰은 사건의 성격이 단순 우발 범죄인지, 아니면 계획적으로 이뤄진 범행인지 확인하기 위해 범죄심리 분석 절차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김소영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가 실시됐다. 해당 평가는 ‘PCL-R’로 불리는 검사로 냉담함, 공감 부족, 죄책감 결여, 충동성 등 반사회적 성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총 20개 문항으로 구성된 검사에서 40점 만점 중 일정 점수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된다. 수사 결과 김소영은 이 검사에서 25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사이코패스 기준 점수를 넘는 수치였다. 경찰은 이 결과를 검찰에 전달했고 김소영의 범행 동기를 분석하기 위한 프로파일링 작업도 함께 진행됐다.

검찰 조사에서도 김소영의 범행은 사전에 준비된 범죄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 나왔다. 검찰은 김소영이 정신과 진료 과정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가장해 수면제를 처방받았고 이를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소영은 이 약물을 숙취해소 음료에 섞어 남성들에게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소영이 남성들을 제압하거나 갈등 상황을 피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수사기관은 특히 김소영이 사건 이전부터 약물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계획적인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하지만 김소영은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살인에 고의성은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남성들을 잠재우려고 약물을 건넸을 뿐 사망할 줄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소영이 사건 이전 약물의 효과를 확인하는 검색을 했으며, 여러 남성에게 같은 방식으로 음료를 건넨 정황 등이 확인되면서 검찰은 결국 김소영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북부지검은 김소영을 살인과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 정도 외모면 살인도 이해”
머그샷 공개되자 옹호 댓글 뚝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김소영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이 발견돼 논란은 더욱 커졌다. 김소영은 사진상으로 상당한 미인이였기 때문이었다. 수사 초기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수는 약 200명 수준이었지만 사건이 알려진 뒤 단기간에 1만명 가까이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김소영의 SNS에는 사건과 관련된 수천개의 댓글이 쏟아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무죄다” “감형해야 한다” “당신 편이다” 등의 글을 남기며 김소영을 옹호하기도 했다. 또 “이 정도 외모면 이해한다” “저런 사람이 음료를 주면 거부하기 어렵다”는 식의 댓글도 달렸다.

이 같은 반응은 피해자와 유가족을 고려하지 않은 2차 가해라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하이브리스토필리아’로 설명하기도 했다. 이는 강력범죄를 저지른 인물에게 매력을 느끼거나 동조하는 심리를 의미한다. 범죄 사실보다 외모나 이미지에 주목하는 왜곡된 관심이 온라인 공간에서 확대되는 현상이다.

그러나 검찰이 김소영의 신상을 공개한 뒤 온라인 분위기는 또 한 번 달라졌다. 공개된 머그샷과 SNS 사진을 비교하며 외모를 언급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SNS 사진과 실제 모습이 전혀 다르다”거나 “화장과 보정에 속았다”는 반응이 확산됐다. 이 과정에서 김소영의 외모를 조롱하거나 비교하는 글들도 이어졌다.

김소영의 신상이 공개되면서 과거 행적과 관련된 제보들도 잇따르기 시작했다. 과거 김소영은 학창 시절부터 학교 생활이 순탄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중학교 시절 절도 문제로 학교를 그만둔 뒤 고등학교에서도 비슷한 문제로 자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학교에 입학하는 대신 검정고시를 준비하며 학교 밖 청소년을 지원하는 기관을 이용했다. 김소영은 2024년 서울의 한 자치구에 있는 청소년지원센터를 이용하며 검정고시 준비와 동아리 활동 등에 참여했다. 이 센터는 학교를 중퇴했거나 학업을 이어가지 못한 청년들을 지원하는 기관이었다.

김소영 역시 이곳에서 학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생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생활도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센터에 함께 다니던 이용자의 물건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후 CCTV 확인 과정에서 김소영이 물건을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피해자는 당시 상황을 언론에 설명하며 “지갑과 에어팟을 분실했는데 CCTV 확인 결과 김소영이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갑과 에어팟 케이스는 돌려받았지만 본체는 어디 있느냐고 묻자 김소영이 ‘갈아서 변기에 버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사건 이후 김소영은 해당 센터를 더 이상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일부 지인들은 “김소영과 함께 있으면 물건이 사라진다는 이야기가 주변에서 돌았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런 김소영의 과거를 바탕으로 그가 저지른 범행을 ‘이상동기 범죄’로 판단했다. 가정 불화와 사회적 고립 속에서 형성된 반사회적 성향이 범행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었다.

가정불화?
사회적 고립?

범죄심리 전문가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김소영의 범행 동기를 ‘가정 불화’와 ‘사회적 고립’으로 설명한 수사기관의 분석에 대해 “범죄자가 말한 내용을 그대로 정리한 수준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배 프로파일러는 “어린 시절 폭행이나 폭언이 있었다면 그것은 아동학대의 문제일 수 있지만 그것이 곧바로 사이코패스 성향이나 연쇄살인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유영철이나 강호순 같은 연쇄살인범들도 자신의 범행을 설명할 때 사회가 납득할 만한 서사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은데, 범죄자의 진술은 반드시 객관적인 분석을 거쳐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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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