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위정이덕 리더십 경기도의회 염종현 의장

양당 동수 의회 “민생엔 여야 없죠”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사상 초유의 여야 동수 체제를 기록한 경기도의회는 어느 때보다 대립으로 심각하다. 두 달간 질질 끌어온 추경예산안은 뒤늦게 경기도의회의 문턱을 넘었다. 이번 예산안 처리가 여야 협치의 시발점이 될 수 있을까? 취임 100일을 갓 넘긴 염종현 경기도의회의장이 앞으로의 목표와 지향점을 밝혔다. 

경기도의회 염종현 의장은 여야의 협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한다. <일요시사>는 염 의장에게 여야의 대치 상황에 대한 타개책, 경기도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앞으로의 목표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염 의장과의 일문일답. 

-경기도 의회 의장에 취임하신 지 이제 막 100일이 지났습니다. 되돌아보신다면?

▲의정활동에 꼭 필요한 기반을 닦아온 100일입니다. 도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대의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100일이라는 기간 동안 이제 막 기초공사 작업을 마쳤습니다. 공약정책추진단과 초선의원 의정지원추진단은 의원들께서 실효성 있는 의정활동을 펼치며 지역 도민께 다가가는 데 큰 지원체계가 될 것입니다.

또 출범을 앞둔 자치분권발전위원회 역시 자치분권 강화로 도민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펼치는 데 꼭 필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앞으로도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신발 끈을 동여매고 사력을 다하겠습니다. 

-경기도의회는 사상 초유의 78대78 여야 동수 체제입니다. 어느 때보다 협치가 중요해 보입니다. 


▲협치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사안입니다. 소통 기반의 ‘일하는 의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협치는 지금 경기도에 가장 필요한 것이고 실행해야 합니다.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산적해 있고, 해결이 시급한 민생현안이 수두룩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여야 대표단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초선 의원을 비롯한 개별 의원과 부지런히 소통하며 협치의 기반을 계속해서 다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취임 100일 이제 막 기초공사 끝
“소통 기반 일하는 의회 만들어야”

여야 동수 구조의 의회가 사상 최초로 출범한 가운데, 의정체계가 시행착오 없이 순조롭게 잡히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소속 정당을 떠나 도의원의 지향점은 오로지 1390만 도민의 안전과 행복이어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의원은 없습니다. 

-어느 때보다 여야의 대립이 첨예합니다. 반복되는 갈등 상황에 대한 견해는?

▲민생에 여야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여야 의원님들께 ‘초당적 협력’ 지속을 당부드립니다. 팽팽한 양당 동수 구조에서의 갈등 격화는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의회의 역할을 저버리거나 본질을 훼손하면 안 됩니다. 여야 대치가 심한 상황 속에서도 두 달 동안 표류해온 추경예산안을 의장과 양당이 협의해 처리한 것은 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앞으로도 여야 간 갈등이 많겠으나, 이를 잘 조율하고 합리적 대안을 모색해 협의를 이끌어내는 게 의장 본연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일하는 의회’를 만들어줄 것을 간곡히 의원들게 강조하겠습니다. 또 설득하는 일도 지속적으로 해나가겠습니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바로 설 수 있게끔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경제가 어렵습니다. 경기도 역시 고금리발 경제위기 대응 방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정책이 곧 민생이고, 예산이 곧 민생이라는 신념을 갖고 의정에 임해야 합니다. 또 정책 중심의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해 의회와 집행부가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함께하며 도민께 힘이 되는 의정을 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무엇이 도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어떤 의정활동을 해야 경기도의 발전에 도움이 될지 머리와 가슴을 맞대고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경기도의회가 도민 최후의 보루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는 어떤 식으로 협치, 소통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주요 사안에 대해 의장과 지사가 긴밀하게 소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김 지사와는 공식 소통체계를 수립하고, 양 기관의 소통 의지를 도민께 명확히 보여드리겠습니다. 의회와 집행부 간 협치를 위한 필수 요건은 의회와 집행부 간의 협력 의지입니다.

1390만 도민 행복이 지향점
민생 챙기기 여야 따로 없어

다행스럽게도 김 지사께서 협치의 중요성을 누차 말씀하셔서 원활히 공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집행부 간 협의체 구성은 제가 취임 직후부터 줄기차게 주장해온 사안입니다. 주요 도정과 민생현안에 대한 협의 추진 창구인 여야정 협의체(가칭) 운영을 도에서 준비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경기도 차원의 협치 모델을 수립해 의회와 도청 간 연대를 강하게 추진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경기도의회 의장으로서 목표가 궁금합니다

▲새로운 시대적 소명인 ‘자치분권’이 지방에서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명확한 기반을 만드는 게 제 목표입니다. 지난달 ‘지방자치의 날’을 맞아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실질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제도 개선방안을 살펴봤습니다.

지방자치법이 32년 만에 전부 개정됐음에도 ‘지방의회 권한 강화’라는 핵심 취지대로 운영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탓에 ‘반쪽짜리 개정안’이라는 비판을 받는다는 지적에 공감합니다. 문제는 지방의회가 인사권을 제외한 조직권과 예산편성권 등의 권한을 온전히 부여받지 못함에 따라 진정한 독립을 실현하지 못하는 데 있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자치분권발전위원회를 구성해 ‘지방자치법의 한계점을 극복’하겠습니다. 전국 최대 광역의회로서 지방자치와 분권이 온전히 구현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활동할 책임을 느낍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제 정치신념은 ‘위정이덕’입니다. 어질고 따뜻한 정치를 지향한다는 뜻입니다. 정치를 시작한 이래 13년 동안 꾸준히 가슴에 새겨온 가치입니다. 무릇 정치인은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정의로운 세상을 구현하려고 해야 합니다. 저 역시 도민을 위하고 사랑하는 위민정신·애민정신을 발휘하려고 합니다.

위정이덕은 도민을 위하는 마음이 선행돼야 가능합니다. 앞으로도 도민과 직접·자주 소통하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는 현장중심의 의정활동을 펼치는 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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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