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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2025.11.0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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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기의 시사펀치

[김삼기 시사펀치] 새벽을 멈출 것인가? 바꿀 것인가?

심야 시간인 오전 12시부터 오전 5시까지 배송을 중단하자는 택배노조의 요구가 전국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민주노총 택배노조는 지난달 29일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최소한의 수면과 건강권은 보장돼야 한다”며 새벽 배송 제한을 공식 선언했다. 과로사, 뇌출혈, 극단적 선택까지 이어졌던 택배 노동자의 현실을 멈춰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 문제는 정부가 출범시킨 ‘택배 사회적대화기구’로 넘어갔고, 여기서 합의가 나오면 사실상 내년부터 새벽 배송 중단이 현실화될 수 있다. 하지만 2000만명에 달하는 소비자는 반발한다. 이미 새벽 배송은 편의가 아니라 생활의 일부가 됐다. 동탄·송도·김해 같은 신도시, 대형마트가 부족한 지역, 늦은 밤까지 아이를 재우고 장을 보는 워킹맘들에겐 생존형 서비스다. 한국노총조차 “새벽 배송 전면 중단은 소득 감소와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노동권과 소비자권, 두 권리가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 이커머스 업계도 “심야 배송 중단은 현실을 모르는 주장”이라며 반발했다. 새벽 배송은 전날 밤 농가와 공장에서 물류센터로 물건이 들어오고, 밤새 분류 작업을 거쳐 오전 7시 전에 배송되기 때문에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