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4.21 10:17
6·3 지방선거는 이미 과열 상태다.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회, 재보궐선거 그리고 개헌 국민투표까지 언급되며 선거판은 거대한 정치 전쟁으로 변했다. 이 속에서 유권자는 많게는 9장의 투표용지를 받게 된다. 문제는 그 중 하나가 사실상 ‘보이지 않는 투표’가 되어버렸다는 점이다. 바로 교육감 선거다. 다른 선거는 이름이라도 안다. 누가 나왔는지, 어느 당인지, 어떤 공약인지 최소한의 정보는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교육감은 다르다. 전국 16곳 시·도(기존 17곳에서 전남·광주 통합)에 총 74명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누가 출마했는지조차 모르는 유권자가 대부분이다.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가질 틈이 없는 구조다. 문제는 이게 단순한 ‘인지 부족’이 아니라는 점이다. 교육감 선거는 애초부터 관심을 받기 어려운 구조로 설계돼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 선거는 그 구조적 한계를 극단적으로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그 결과 유권자의 선택은 정보가 아니라 분위기에 의해 좌우되는 상황까지 이어지고 있다. 교육감 선거가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이유는 제도에서 출발한다. 2006년 지방교육자치법 개정 이후 교육감은 주민 직선으로 선출되기 시작했
지난 19일,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에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청했다. 인도·베트남 순방 직전에 나온 이 메시지는 단순한 절차 촉구가 아니다. 권력의 구조를 어디에 두고,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에 대한 선언이다. 권력은 행사되는 순간부터 의심받는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늘 같은 질문을 던진다. 권력은 누가 감시하는가? 이번 요청은 그 질문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답이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친인척과 특수 관계인, 권력의 가장 가까운 영역을 감시하기 위한 장치다. 가장 은밀하고, 가장 위험한 지점이다. 권력은 외부에서 무너지기보다 내부에서 붕괴된다. 그래서 이 제도는 보조 장치가 아니라, 권력을 지탱하는 마지막 구조다. 국민의힘은 이재명정부 출범 직후부터 특별감찰관 추천을 제안해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미뤄왔다. 이 대통령 역시 취임 초 공약으로 특별감찰관 임명을 약속했고, 지난해 7월 관련 절차를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늦어졌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지금 이 요청은 지연된 약속의 이행이자, 권력 운영 방식의 재설정이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한다”고 하면서도 “야당 추천 인사를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정치적 공방은
대한민국 응급의료 체계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로 불리는 환자 수용 거부 사태는 이제 특정 지역의 지엽적 문제가 아닌 국가적 재난 수준에 이르렀다. 환자가 구급차 안에서 골든타임을 놓치며 거리를 헤매는 비극이 반복되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은 늘 겉핥기에 그친다. 이 비극의 근저에는 2000년 무렵 ‘환자의 선택권 확대’라는 명분 아래 폐지된 ‘진료권 제도’의 부재가 자리 잡고 있다. 진료권 제도란 본래 각 지역의 환자가 해당 지역 내에서 1, 2, 3차 의료기관을 단계적으로 거친 후에야 타 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한 제도다. 이는 급하지 않은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삼았으며, 생명이 위급한 응급환자의 이동과는 무관했다. 그러나 이 제도가 폐지되면서 지역의 2, 3차 병원을 거치지 않고도 곧장 서울의 대형병원으로 향하는 길이 열렸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지방의 경증 환자들까지 서울로 몰리는 심각한 ‘의료 쏠림’ 현상이 고착화된 것이다. 과거 지방 병원들은 지역민에 대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응급의료에 투자해 왔다. 하지만 환자들이 서울로 집중되면서 지역 병원들의 재정적 여력은 고갈됐다. 응급의료는 본래
<webmaster@ilyosisa.co.kr>
중동전쟁 여파로 오는 5월 국제선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인 33단계로 뛰어올랐다. 이는 전달 대비 최대 2.1배 오른 것으로 미주 노선 왕복 유류할증료는 112만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부터 최소 7만5000원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거리가 가장 짧은 후쿠오카, 옌타이, 구마모토, 칭다오 노선 등에는 7만5000원, 가장 먼 로스앤젤레스(LA), 뉴욕, 파리, 런던 노선 등에는 56만4000원이 붙는다. <webmaster@ilyosisa.co.kr>
2026-04-20 글·구성 정치부/사진 사진부
더 이상 서울이 아니다.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은 이동 중이며, 권력의 흐름 역시 이미 경기도로 옮겨갔다. 인구, 산업, 예산, 그리고 정책 실험의 무대까지 모든 축이 경기도로 집중되면서 정치의 무게중심 역시 자연스럽게 이동했다. 과거에는 서울이라는 상징이 권력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이 권력을 만든다. 그 공간이 바로 경기도다. 이제 경기도지사는 단순한 지방행정 책임자가 아니라 차기 대권으로 직행하는 가장 현실적인 정치 플랫폼이다. 정치의 출발선이 바뀌었다. 그 중심에서 새로운 변수 하나가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다. 단순한 후보가 아니라 ‘첫 여성 경기도지사 후보자’라는 상징성과 함께 권력 이동의 한복판에 서 있는 인물이다. 경기도가 대권의 요람이라면 이번 선거는 그 요람 위에 누가 올라설 것인가를 결정하는 싸움이다. 공간이 권력을 동시에 대한민국 정치의 마지막 유리천장을 시험하는 선거이기도 하다. 서울 시대 끝났고, 경기도 시대가 시작됐다= 서울은 여전히 상징이지만 상징은 권력을 만들지 못한다. 이미 고도 개발이 완료된 도시에서는 새로운 성과를 만들기 어렵고, 성과가 없으면 정치적 확장성도 만들어지지 않는다
2026-04-20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글로벌 무기 수출 점유율 6.0%, 세계 4위. 지난 14일,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한국 방위산업이 어디에 올라섰는지를 숫자로 선언했다. 불과 1년 전 8위에서 4계단을 단숨에 뛰어오른 것이다. 1년 만에 83% 성장이라는 수치는 속도를 설명하지만, 본질은 방향이다. 한국은 더 이상 추격하는 나라가 아니다. 이제는 무기 수출 시장 상위 국가가 됐다. 세계 방산 시장의 수출 점유율 위계는 냉정하다. 미국(42%), 프랑스(10%), 이스라엘(7.8%)이 맨 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바로 아래 한국이 들어섰다. 뒤로는 러시아, 이탈리아, 독일이 줄지어 선다. 이 순서는 단순한 숫자의 배열이 아니다. 누가 시장을 설계하는가에 대한 서열이다. 한국은 이제 그 설계에 참여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러시아와 중국이 뒤로 밀린 것도 의미심장하다. 러시아는 전쟁으로 수출 여력이 줄었고, 중국은 생산력과 달리 수출 시장을 넓히지 못했다. 결국 방산은 만드는 힘이 아니라 ‘수출 구조’에서 승부가 갈린다. 이번 수출 점유율 4위 성과는 한번의 계약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유럽에서는 K2 전차와 K9 자주포, 천무가 연속 계약을 만들어냈고, 중동에서는 천궁-II가 실전
2026-04-19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개헌은 이미 정치의 의제가 아니라 국민의 선택지로 올라왔다. 유권자 10명 중 6명이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데 찬성했다. <세계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전국 9개 권역, 723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찬성은 62%, 반대는 28%였다. 진보·중도층에서 시작된 이 흐름은 보수층 일부까지 확장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 6당 187명이 개헌안을 공동 발의했다. 본회의 통과까지는 197표가 필요하다. 국민의힘의 이탈 없이는 불가능한 구조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려면 다음 달 10일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개헌안이 가결돼야 한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반대하고 있어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그럼에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재외국민투표 준비에 착수했다. 개헌 국민투표가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든 아니든, 선거가 끝나는 순간 정치권은 곧바로 ‘개헌의 시간’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 1987년 이후 39년간 멈춰 있던 개헌 논의는 이미 방향이 잡힌 상태다. 권력구조와 선거제를 둘러싼 시나리오는 오래전부터 물밑에서 준비돼왔다. 그러나 개헌의 역사는 언제나 같았다. 논
2026-04-18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대한민국이 위험한 길목에 서 있다.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고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그 순간에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은 사법의 권위를 흔들고 그 결과를 무력화하거나 역이용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 이것은 특정 정파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경보다. 세계정의프로젝트(WJP)의 2023년 법치 지수에서 한국은 143개국 중 19위를 기록했지만 2015년 0.79점에서 2023년에도 0.74점으로 10년째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수치가 보여주는 정체는 우연이 아니다. 정치권의 고질적인 사법 도구화가 그 원인이다. 재판 중 대선 출마 - ‘유권자의 심판’이 사법 대체할 수 있는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복수의 형사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 사실 자체를 두고 ‘민주적 정당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다. ‘국민이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논리는 위험한 선례를 낳는다. 선거에서 이기면 사법적 판단이 유예되거나 무력화될 수 있다는 인식, 나아가 ‘표가 판결을 이길 수 있다’는 착각을 제도 안에 심어놓는 것이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상호 보완의 관계이지, 하나가 다른 하나를 지배하는 관계가 아
2026-04-17 박민우 명지대 겸임교수
6·3 지방선거가 50일도 채 남지 않은 지금, 여야의 공천은 전국과 서울에서 극단적으로 갈라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역에서 전면 교체, 서울에서 대규모 경선을 택했고, 국민의힘은 광역과 서울 모두에서 현역 유지 중심 전략을 택했다. 같은 공천이지만, 작동하는 시간과 방향은 완전히 다르다. 전국 단위에서 그 차이는 더욱 선명했다. 민주당은 경기 김동연, 광주 강기정, 전북 김관영, 전남 김영록, 제주 오영훈 등 현역 단체장이 모두 교체되거나 배제되며 새로운 인물 중심으로 판을 다시 짰다. 반면 국민의힘은 부산 박형준, 경북 이철우, 대전 이장우, 충남 김태흠, 세종 최민호, 인천 유정복 등 현역 중심으로 공천을 유지했다. 서울 오세훈도 유력하다. 한쪽은 전면 교체, 다른 한쪽은 전면 유지다. 이 대비는 단순한 인사 방식의 차이가 아니라, 지금 권력이 어떤 상태에 있느냐의 차이다. 민주당은 지금 권력을 운영하는 단계가 아니라 재구성하는 단계에 있다. 대통령과 당 중심으로 형성된 새로운 권력 축을 지방까지 일관되게 확장하려는 시도다. 지방자치는 형식적으로 분권 구조지만, 실제 정치에서는 중앙과 지방의 긴장이 항상 존재한다. 기존 단체장이 각자의 기반을 유지한 채
2026-04-17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다가온 6·3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승리가 유력시되면서 정작 이목은 동시에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더 쏠려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 북구 만덕동에 거주지를 마련하고 부산 북갑 보궐선거 출마 의지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정치권의 시선이 부산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 14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입신고를 통해 부산 북갑 시민의 삶을 위해 살겠다” “끝까지 부산 북갑에서 정치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선거가 단순한 지역 보궐선거를 넘어 보수 재편의 시험대가 될 가능성도 커졌다. 부산 북갑은 원래 민주당 전재수 의원 지역구로, 부산시장 선거와 맞물려 보궐선거 가능성이 커진 곳이다. 부산에서 상징성이 큰 지역인 데다, 민주당 의석과 보수 진영 재편 문제가 함께 얽혀 있어 여야 모두 쉽게 물러설 수 없는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부산시장 선거 분위기와 향후 전국 정치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전 대표의 선택에는 상징성과 실리가 동시에 깔려 있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보수 정치의 상징성이 강한 지역이고, 북갑은 그중에서도 중도 성향 표심이 존재하는 곳으로 평가된다. 정치권에서는 한
2026-04-17 김명삼 대기자
지난 10일 이재명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초청 간담회에서 “피지컬AI는 회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이제는 대응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기술 수용을 넘어선 메시지다. 두려움을 넘어서라는 주문이 아니다. 국가 차원의 ‘도전’을 요구한 선언이다. 이제 AI는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 전략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AI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방향의 문제다. 피할 것인가, 선도할 것인가. 지금 대한민국은 그 갈림길 위에 서 있다. 기술은 이미 시작됐다. 뒤늦게 준비할 시간은 끝났다. 남은 것은 행동이다. 산업화 시대에는 자본이 경쟁력을 결정했다면, 지금은 속도와 적용력이 국가의 운명을 가른다. 속도가 곧 경쟁력이고, 적용이 곧 성과다. AI 경쟁은 기술 경쟁이 아니다. ‘활용 경쟁’이다. 연구·개발은 기본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기술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결국 AI 경쟁력은 ‘얼마를 투자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쓰고 있는가’에서 결정된다. 이 기준이 바뀌지 않으면 어떤 전략도 성공할 수 없다. 기술은 출발점일 뿐, 도착점은 언제나 현장이다. 대한민국은 약 10조원 규모의 AI 투자 계획을
2026-04-16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지금 세계는 전쟁의 끝을 기다리지 않는다. 이미 심판의 시간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총성이 멈추는 순간부터 ‘누가 이겼는가가 아니라, 누가 이 전쟁을 선택했는가’라고 질문은 바뀐다. 이 질문의 화살은 점점 두 지도자로 향하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와 이스라엘의 네타냐후다. 전쟁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정치적 판결은 이미 시작됐다. 이번 전쟁은 군사적 충돌을 넘어, 권력이 스스로를 시험대에 올린 사건이다. 200여일 후인 11월3일 미국 중간선거와 10월 말 이스라엘 총선이 동시에 열린다. 이 두 선거는 단순한 권력 재편이 아닌 사실상 ‘전쟁 국민투표’다. 유권자들은 경제와 물가만 보지 않는다. 왜 이 전쟁이 시작됐는지, 그 결과가 무엇이었는지를 묻는다. 전쟁의 명분이 흔들리는 순간, 권력의 정당성도 함께 흔들린다. 지금 그 균열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다. 미국의 상황은 이미 경고 단계를 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통해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지만, 결과는 반대로 흐르고 있다. 유가는 치솟았고, 물가는 따라 올랐으며, 동맹은 흔들렸다. 전쟁은 외부에서 시작됐지만, 충격은 내부를 흔들고 있다. 정치적 효과를 노린 선택이 경제적 부담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2026-04-15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문학은 개인의 이야기가 아닌 한 시대가 스스로를 증명하는 방식이다. 감정의 기록이 아니라, 선택이 쌓여 구조가 되는 과정의 기록이다. 그래서 어떤 작품은 한 사람의 삶을 다루고, 어떤 작품은 한 국가의 작동 원리를 드러낸다. 지금 그 경계선 위에 하나의 소설이 서 있다. 2026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황인경 작가의 신작 <K>다. 이 작품은 감정을 따라가지 않으며 선택을 추적한다. 사건을 나열하지 않는다. 왜 그런 선택이 반복됐는지를 끝까지 파고든다. 그 선택들이 쌓이면서 하나의 구조가 되고, 그 구조가 결국 국가를 설명한다. 그래서 <K>는 단순한 소설이 아니다. 한 시대의 작동 방식을 드러내는 기록이다. 우리는 <K>를 읽으면서 한 사회가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4월 말 열리는 북콘서트는 단순한 출판 이벤트가 아닌 선언이며 출정이다. 한 작품이 세계로 나가기 전, 방향을 공식화하는 자리다. 노벨문학상을 향한 흐름이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형태를 갖기 시작할 것이다. 문학은 책이 나오면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읽히기 전부터 이미 흐름을 만든다. 이번 자리는 그 시작점이다. 이 작품이 다루는 것은 원자
2026-04-14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범죄자들이 상응한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거나 지은 죄에 대한 응보를 목적으로 한다고 형벌을 가장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이처럼 범죄자에 대한 처벌로 어떤 결과나 효과를 기대하지 않는 형벌, 즉 비공리적이고 과거 지향적, 행위 지향적인 형벌이 있는 반면, 형벌을 통한 결과나 효과를 기재하는 미래 지향적인 공리적 형벌도 엄연히 존재한다. 형벌을 통해 미래에 어떤 결과나 효과를 기대하는 공리적 형벌도 다양하기는 마찬가지다. 간단하게는 구금을 통한 범행 능력의 원천적 차단, 즉 범죄자에 대한 재범 능력의 무력화라고 하는 무능력화, 수형자에 대한 처우, 교육, 훈련, 치료 등을 통한 수형자의 교화와 개선과 결과적인 사회복귀에서부터 형벌의 고통을 통한 재범의 억제를 기대하는 억제, 최근에는 사회 재통합과 회복적 사법에 이르기까지 형벌의 목적이 더욱 다양해졌다. 그럼에도 사회와 시민들이 범죄자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고 기대하는 것은 그 어떤 형벌의 궁극적인 목적보다 형벌의 고통을 부과함으로써 사법 정의를 실현하는 것과 그에 따른 응보와 고통의 위협에 의한 수형자의 재범과 잠재적 범법자들에 대한 범죄 동기의 억제와 그로 인한 범죄의 예방일 것이다. 특히, 범죄 문
2026-04-13 이윤호 교수
2024년 4월10일에 22대 총선, 2025년 6월3일에는 21대 대선이 치러졌다. 오는 6월3일에는 9회 지방선거가, 2028년 4월12일엔 23대 총선이 예정돼있다. 이처럼 주요 정치 이벤트는 반복적으로 4월과 6월에 집중돼있다. 이 같은 반복은 하나의 정치적 패턴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 일정은 민주주의의 핵심 기억과 정확히 겹친다. 4월은 4·19 혁명이고 5월은 5·18 민주화운동이며 6월은 6·10 민주항쟁이다. 이 세 사건은 각각 다른 연도에 일어났지만 지금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돼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이 세 달을 통해 형성됐고 지금도 이 계절 속에서 작동하고 있다. 필자는 이를 4월 정신, 5월 정신, 6월 정신으로 명명해 봤다. 이 정신들은 단순한 역사적 기념이 아니라 살아 있는 정치적 감각이다. 국민의 판단 기준은 이 기억을 통해 형성된다. 4월 정신, 권력을 무너뜨린 학생들의 나라= 4월은 대한민국 정치의 근본을 뒤흔든 기억이 응축된 계절이다. 1960년 4·19 혁명은 학생과 시민이 스스로 권력의 정당성을 판단하고 거리로 나서 독재를 끝낸 사건이다. 총칼이 아닌 시민의 집단적 의지가 권력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
2026-04-13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
<webmaster@ilyosisa.co.kr>
2026-04-13 김홍기 화백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석기시대로 되돌아갈 것”이라며 으름장을 놓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입장을 바꾸었다. 지난 7일 미국과 이란은 협상 시한을 약 1시간30분 남겨두고 중재국인 파키스탄의 제안을 받아들여 2주간 휴전에 극적으로 합의한 것.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스라엘은 계속 그들(이란)을 때릴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 뜻밖의 변수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현재 대기 중인 미군에 대해 “우리의 위대한 군대는 전열을 가다듬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실상 다음 정복을 고대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히면서 휴전 합의가 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webmaster@ilyosisa.co.kr>
2026-04-13 글·구성 정치부/사진 사진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에서 가장 빠르게 번지고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권력의 이동이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들이 지방선거에서 단체장으로 직행하는 흐름이 그 이유다. 한때 정책으로 의원을 보좌하던 자가 이제는 시장과 구청장이 되려 한다. 겉으로는 실무형 인재처럼 보이지만, 그 속은 인재 등용이 아니라 권력의 수직 계열화다. 각 정당의 광역단체장 경선은 지난 10일 전후로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이제 본격적인 승부는 기초단체장에 있다. 서울 구청장은 4월 중순 경선을 통해 후보가 확정되고, 경기도 시장·군수는 4월 중순부터 말까지 순차적으로 경선이 진행된다. 권력 이동의 흐름이 실제 결과로 드러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경기에서는 이미 집단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성남, 고양, 안산, 오산, 광주 등 주요 도시에서 보좌관 출신들이 잇달아 시장에 출마해 경선에 참여하고 있다. 한두 명이면 우연이지만 여러 지역에서 반복되면서 이제는 하나의 흐름이 됐다. 중앙의 실무 라인을 지방 권력으로 내려보내는 흐름이다. 특히 현역 국회의원실 인맥이 지방정부로 이어지는 순간, 지방자치는 중앙정치의 지사 체제로 변질될 위험이 크다. 지방자치의 본질은 주민이 지역 문제를
2026-04-12 김삼기 시인·칼럼니스트·시사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