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22대 국회를 이끌 300명의 국회의원이 정해졌다. 여의도에 갓 입성한 초선 의원들은 저마다의 포부를 안고 국회 문턱을 밟았다. 이번 총선서 개혁신당은 3명의 초선 의원을 탄생시켰다. <일요시사>가 만난 네 번째 주자는 개혁신당 이주영 당선인이다. 개혁신당 이주영 당선인은 소아응급의학과 전문의 출신이다. 의료 현장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의료 전문가로 불린다. 20년간 몸담아온 의료계를 떠났을 때만 해도 정치에 참여할 자신의 미래를 몰랐으나 은사의 설득으로 정치에 발을 들였다. 그는 개혁신당 비례 1번을 받아 당당하게 국회에 입성했다. <일요시사>가 이 당선인을 만나 여러 사안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선 이후 어떤 삶을 보내고 있나? ▲아직은 당내서 일하지 않아, 주로 인터뷰를 하거나 누군가를 만난다. 가정에서는 세 아이의 엄마답게 아이들도 챙기는 중이다. 최근에는 전공의를 만났다. 사실 지금 벌어지는 일은 정당이 중심이 돼야 할 내용은 아니다. 정부와 의료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 국회는 중간서 국민이 원하는 바를 잘 전달하고 집행이 현실적으로 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정치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2대 국회를 이끌 300명의 국회의원이 정해졌다. 여의도에 갓 입성한 초선 의원들은 저마다의 포부를 안고 국회 문턱을 밟았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60명의 정치 신인을 맞이했다. <일요시사>가 만난 세 번째 주자는 민주당 김용만 당선인이다. 4·10 총선서 경기 하남을에 깃발을 꽂은 김용만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영입인재 8호다. 독립유공자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라는 타이틀이 더 익숙할 때도 있다. 이를 증명하듯 그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백범의 올바른 정치”를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김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먼저 당선을 축하드린다. 정치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역사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우리 역사가 훼손되고 민주주의가 위태로워지는 모습을 방관할 수 없었다. 이번 총선 결과는 한마디로 ‘국민의 승리’다. 제게 일할 기회를 주신 하남 시민께 거듭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기대한 성과를 내는 국회의원이 되겠다. -민주당 영입인재 8호다.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것이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22대 국회를 이끌 300명의 국회의원이 정해졌다. 여의도에 갓 입성한 초선 의원들은 저마다의 포부를 안고 국회 문턱을 밟았다. 이번 총선서 국민의힘은 참패 성적표를 받아들이긴 했지만, 28명의 정치 신인을 맞이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만난 두 번째 주자는 포천·가평 김용태 당선인이다. 국민의힘 당선인들 중에는 출구조사를 뒤집고 당선된 인물이 꽤 많다. 김용태 당선인도 이 중 한 명이다. 김 당선인의 여의도 입성 도전은 쉽지 않았다. 그는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당 대표직서 물러날 당시 자리를 지켰던 바 있다. 이후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으로 활동하던 중 천하람·허은아·이기인이 개혁신당에 둥지를 틀자, 유일하게 당에 남는 선택을 했다. 총선 국면서 5자 경선서 승리를 거두고 본선에 올라 당당히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앞선 행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그의 목표는 ‘용기 있는 사람, 보수의 가치를 제대로 대변하는 사람’이다. <일요시사>가 김 당선인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선 후 어떤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나? ▲주로 지역주민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있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전세 사기 피해자는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대책은 전무하다. 시간만 계속 흘러간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등 거대 양당이 싸우는 사이 민생의 목소리는 흐려진다. 전세 사기 피해자들은 “우리의 목소릴 듣고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외치지만 허공 속으로 흩어질 뿐이다. 지난 18일, 국토교통부는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 전체회의를 2회 개최했다. 해당 회의를 통해 1432건이 전세 사기로 추가 인정됐다. 피해자가 아닌, 전세 사기로 인정된 집 건수가 1만5000건을 넘은 것이다. 피해자들이 1인 가구보다는 2~3인 가구로 예상되는 만큼, 피해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기준 다른 판단 21대 국회서 전세사기특별법인 ‘선 구제 후 구상’을 추진 중이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은 재정 투자의 이유로 협조적이지 않다. ‘특별법이 시행될 경우, 수조원의 돈이 들어간다’는 주장이다. 이 와중에도 전세 사기 피해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일요시사>는 지난 22일, 인천 미추홀구 숭의동에 있는 한 카페서 안상미 전국전세사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과 만나 현재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경청했다. 안 위원장 역시 전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김민주 기자 = “○○년아, 내가 돈 못 줄 것 같냐. 법대로 해라.” 이수진(가명)씨가 임대인 정모씨에게 들은 욕설이다. “집이 압류돼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이씨는 구축 빌라서 전세로 살다 전세 사기를 당했다. 이들이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중간에 낀 ‘공인중개사’ 때문이었다. 임대사업자 정씨는 성공한 사업자로 보였다. 사업도 여러 가지 하고 있었고, 그의 이름으로 된 집만 247채였다(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경기도, 인천의 구축 빌라가 대부분이었는데, 그중 인천 구축 빌라가 다수였다. 정씨 집도 인천이며 인천 지역의 공인중개사들에게 그는 유명 인사였다. 화려한 빌라왕 인천서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 이씨는 한 부동산에 방문했다. 공인중개사무소(이하 중개사무소)는 이씨에게 정씨의 빌라를 소개하면서 “정씨는 집이 엄청 많은 사람으로, 10년 넘게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이렇게 오래 일한 사람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이 집은 중소기업청년대출이 가능하니 더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청년대출은 은행서 중소기업을 다니는 청년들에게 1.5% 고정금리로 대출해주는 상품이다.
[일요시사] 차철우·김민주 기자 = 임차인 하나쯤이야 다른 임차인으로 돌려막으면 된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데다, 임대인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면 끝이다. 어차피 이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혹시 문제가 생겨도 다 방법이 있다. 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해 임차인을 묶어두면 그만이다. 임대인과 공인중개사는 한편이다. 이들은 돈으로 묶인 하나의 조직이다. “나쁜 집주인 절대 아닙니다.”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사무소(이하 중개사무소)가 자신 있게 말했다. <일요시사>는 해당 중개사무소서 전세 사기가 의심되는 임대사업자 정모씨의 집을 다수 관리 중이라는 제보를 받고 취재에 들어갔다. 정씨는 240채가 넘는 집을 보유하고 있다가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임차인으로부터 신고를 당한 상태다. 돌려막기 이중계약 <일요시사>는 정씨가 매물을 내놨다고 의심되는 중개사무소를 함께 방문해 매물을 직접 찾아다녔다. 취재 결과, 중개사무소들의 수법은 상당히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거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처벌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중개사무소는 임대인과 손을 잡고, 위법도 서슴지 않는다. 철저히 법의 사각지대만을 노리면서 또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2대 국회를 이끌 300명의 국회의원이 정해졌다. 여의도에 갓 입성한 초선 의원들은 저마다의 포부를 안고 국회 문턱을 밟았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은 60명의 정치 신인을 맞이했다. <일요시사>가 만난 첫 번째 주자는 민주당 박지혜 당선인이다. 경기 의정부갑에 승기를 꽂은 박지혜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호 영입 인재다. 법조인 신분으로 기후변화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써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지구 지킴이’로 민주당에 영입돼 4·10 총선을 거쳐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다음은 박 당선인과 일문일답. -당선을 축하드린다. 소감을 말해준다면? ▲더 많은 사람을 만나 기후 위기를 알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엇이든 도전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다. 내가 정치에 뛰어든 이유기도 하다. 선거 과정서 의정부의 절박한 민심을 확인했다. 정권 견제와 민생경제 회복, 그리고 의정부 발전에 속도를 내달라는 유권자의 간절한 소망이 모여 민주당의 승리로 이어진 것이다. 저를 믿고 지지해 주신 의정부 시민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전한다. -의정부를 선택한 이유도 궁금한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궁지에 몰린 쥐 앞에 놓인 선택지는 두 가지다. 고양이를 물거나 납작 엎드려 죽은 척을 하거나. 순응을 택한 쥐는 고양이의 눈을 피해 살길을 찾으려 든다. 깊게 몸을 수그리고 살살 눈치를 보면서 때를 기다린다. 고양이는 그 모습을 느긋하게 바라보다가 앞발을 휘두른다. 쥐는 바닥에 늘어진다. 카카오가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퇴로가 차단된 상태서 ‘가둬놓고 패는’ 공격에 정신을 못 차리는 중이다. 무너진 하늘 틈으로 솟아날 구멍을 찾아보지만 여의치 않은 상태다. 문재인정부와는 ‘밀월 관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돈독했던 터라 윤석열정부의 태도에 더 타격을 받는 모양새다. 꽃길 끝나고 가시밭길로 결국 카카오는 꼬리를 내리고 무릎을 꿇었다. 가지고 있는 자원을 십분 활용해 정부의 방향에 발 맞추기로 한 것. 현재 최대 화두인 윤정부의 ‘언론 길들이기’에 카카오가 힘을 더하는 방식으로 뛰어들었다. 문제는 카카오의 갑작스러운 태세 전환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이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사이트 ‘다음’이 뉴스 검색 결과서 뉴스 제휴 언론사 기사만 노출되도록 기본값을 변경했다. 다음은 지난달 22일 “지난 5월부터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혁신의 아이콘이었던 카카오가 ‘수수료 폭탄’ ‘소상공인 죽이는’ 카카오로 변했다. 그러나 대책은 뜨뜻미지근할 뿐. 이미 소상공인의 눈물은 마를 길이 없고, 속 시원한 해결 방안도 없다. 카카오가 선택한 것은 처음부터 끝까지 ‘수수료 파티’였다. 혁신, 도전, 신뢰. 이 단어는 모든 기업들이 추구하는 이미지다. 카카오가 출범할 때만 해도 카카오를 대표하는 단어이기도 했다. 소비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때는 ‘혁신’과 가장 어울리는 기업으로 불렸던 카카오. 하지만 이미지는 역전됐다. 야금야금 골목으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서 “카카오의 택시에 대한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위 약탈적 가격이라고 해서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해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에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아먹는 거라, 반드시 정부가 제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카카오 기업의 택시 사업인 카카오모빌리티는 국내 1위 택시 사업자다. 이용자 수는 3300만명에 달하는데 택시 대다수가 카카오택시다. 사업 초기 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카카오의 경영 위기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로 사내외서 질타받고 있다. 경영진이 손해를 감수하지 않으면서 내부 문제가 외부로 퍼졌다. 혁신기업으로 불렸던 카카오가 진짜 혁신할 때가 됐다. 준법과신뢰위원회 활동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카카오가 경영 리스크에 따른 쇄신안을 내고 있지만 오히려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이른바 ‘100인의 CEO’라는 경영철학에 대해 책임없이 권한만 가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창업자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의 ‘카카오 카르텔’ 폭로로 논란은 일파만파 확산 중이다. 내부 갈등 일파만파 ‘카카오 카르텔’은 카카오 내부 경영진과 몇몇 특정 부서만 가지는 이권 모임을 칭한다. 특히 초기 사업을 함께한 임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카카오의 대표를 맡았던 남궁훈, 여민수, 조수용, 홍은택, 이석우, 임지훈, 류영준 등은 김 창업자가 삼성SDS를 다닐 때나 PC방을 운영할 때부터 알던 사이다. 최근 카카오 카르텔에 관해 폭로 중인 김 이사장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김 창업자와 함께 국내 인터넷 산업을 일군 벤처
[기사 전문] 김윤신 교수(조선대학교 법의학교실): 70세쯤 된 노인이 장애가 있는 자녀랑... 딸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노인도 여성이었어요. 같이 사시는데 이분이 술을 많이 드셔요. 동네에서는 소문난 알코올중독자 정도 되는, 술 취하면 길바닥에 쓰러져 주무시기도 하는 그런 전력이 있는 분이신데, 어느 날 아침에 이웃 주민이 가서 보니까 집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고, 경찰에 신고가 됐어요. 근데 같이 자녀는 장애가 있어서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서 전혀 판단을 못하는 그런 사정이 있었죠. 시체가 부검실에 왔고 외표 검사를 하는데 뭔가 치골 부위와 골반 부위가 언밸런스, 뭔가 정상에서 벗어나 있는 모양을 보고 ‘이상하다, 이게 왜 이러지?’라고 절개했더니 골반골 골절이 나왔어요. 사건을 의뢰한 담당 수사관에게 “골반골이 부러질 정도라면 교통사고가 1번이다” 그랬더니 담당자가 대답하시는 말씀이 “돌아가신 분이 사시는 그 동네는 이면도로 골목길 안쪽이라 차가 다닐 수 없는 곳이다. 그러니 어디서 교통사고가 날 수 있는 여건이 안 되는 곳”이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교통사고가 아니라면 추락 정도가 돼야 하는데, 그러면 추락은 어떤가” 했더니 옛날 주택들이 많아서 이
[기사 전문] 진행자: 혹시 여러분은 이웃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고 계신가요? 홀로 임종을 맞은 뒤 일정 기간 후에 발견되는 죽음인 ‘고독사’. 우리나라의 고독사 사망자는 2019년 659명에서 2021년 953명으로, 나날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즉 사회의 음지에서 일어나는 소외된 죽음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죠. 특수청소업체 ‘바이오해저드’를 운영하는 유품정리사 김새별씨가 그 현장의 모습을 설명합니다. 김새별(유품정리사): 쉰 아홉 살 드신 남성 분이 고시텔에서 이렇게 돌아가셨어요. 근데 사실 그 나이쯤 되고 그러면 직장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대부분 하시는 일이 청소용역 또는 경비용역. 결국은 이제 회사에서 나오게 되셔서 일이 없으니까, 고시텔에서 본인이 갖고 있는 돈으로... 최소한의 돈으로 먹고 살 수 있는 데만 집중을 하셨더라고요. 근데 제가 볼 때는 약주 이런 걸 드시지는 않았는데 굶어서 돌아가신 것 같아요. 아사죠. 많지는 않은데 더러 있어요. 전체적인 통계라고 하긴 그렇지만 제가 느낄 때 40~50대 중장년층의 고독사가 한 70% 정도 되고, 20%가 청년들의 극단적 선택. 한 10%가 노인 고독사죠. 예전에는 독거노인이라 그랬잖아요. 가족이
[기사 전문] 김윤신 교수(조선대학교 법의학교실): 당장 떠오르는 게 전라남도 어느 작은 군이에요. 그 집에 아이가 하나 있는데 무슨 잘못을 해서 소년원에 갔다가 이제 출소를 했어요. 그래서 아빠가 아이 밥을 먹인다고 나갔다가 들어와서 잤는데, 엄마가 그날 하필 사망하신 거예요. 경찰은 아마 (사망자가)늘 알코올에 취해 있었고, 그러니까 “술 관련해서 사망한 것 같다”며 부검을 안 하려고 했던 모양입니다. 근데 그 서의 수사과장님인지 형사과장님인지 제가 잘 아는 분이셨어요. 굉장히 사건에 대한 의욕과 열의가 있는 분이셔요. 그분이 그 서에 과장으로 계시면서 크게 나무라셨어요, 젊은 형사들을. “사인을 알 수 없을 때는 살인 사건에 준하는 것으로 처리하라고 내가 그렇게 당부했는데 왜 이런 사건을 부검 안 하려고 하느냐. 당장 부검 지시 올려라”라고 해서 부검 지휘를 올렸고 법원 영장을 받아서 부검을 하는데, 저도 깜짝 놀랐어요. 복강 내 출혈이 치명상에 이를 정도로 다량이 나오고, 출혈의 원인은 장간막 파열이었어요. 술 취해서 쓰러져 있는 사람을 누군가가 발로 배를 밟으면 딱 찢어지는 데가 거기입니다. 이 과장님은 벌써 딱 파악을 하셔요. “두 남자 중의 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스님의 거침없는 독경과 달리 제단으로 향하는 이들의 걸음은 주춤거렸다. 국화꽃을 놓고 물 한 잔을 올리는 손길도 조심스러웠다. 재배를 올리고 돌아서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제단을 바라보는 눈시울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부디 편안히 영면하시라는 청아한 소리 너머로 나비가 날아들었다. 죽다, 숨지다, 사망하다, 운명하다, 별세하다, 서거하다, 타계하다, 작고하다, 그리고 처리되다. 무연고 사망자는 처리의 대상이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사법) 제12조는 ‘무연고 시신 등의 처리’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무연고 시신 등을 처리한 때에는’ ‘처리 방법 등에 관해’ ‘처리하는 경우’ 등의 표현이 눈에 띈다. 늘어나는 무연고자 사단법인 나눔과나눔은 애도할 권리와 애도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단체다. 서울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를 지원한다. 공영장례는 사체의 안치부터 염습·입관, 화장 후 봉안까지의 절차뿐 아니라 고인이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고 유족과 지인 등이 고인을 애도할 수 있도록 공공이 빈소를 마련하고 장례의식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2018년 3월22일 서울시에서 ‘서울특별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국의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 적게 태어나고 많이 죽는 ‘자연 감소’ 상태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 정부는 물론 국민의 관심은 오로지 ‘탄생’에 쏠려 있다. 분기별 출산율에 한탄하고 OECD 순위를 걱정한다. 그 사이 가파르게 떨어지는 출산율과 반비례해 사망자 수는 빠르게 늘고 있다. 탄생은 국가의 영역으로 들어온 반면, 죽음은 여전히 개인의 영역에 머물러 있다. “애초에 죽음에는 차별이 있는 거지. 왜 죽음이 공평하나? 모든 죽음이 형태가 다 다르고 그 모양새가 다른데. 누가 얘기했는지 모르겠지만 ‘모든 사람이 죽으면 평등하다’ 여기서 모티브가 된 것 같은데, 죽으면 숨 떨어져서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 외에는 동등한 게 하나도 없다고 보는 게 맞지 않겠어요?” <강신몽 가톨릭대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명예교수> 인구 감소 데드크로스 지난 9월16일 경기 일산의 한 스터디카페에서 만난 백발의 노 법의관은 자리에 앉자마자 의문을 표했다. ‘죽음의 격차’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진심으로 궁금한 모습이었다. 평생 법의학자로 살면서 다양한 사체를 마주해온 강 명예교수에겐 ‘사람의 죽음에는 격차가 있다’는 말이 너무나 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 법의학자는 ‘죽음의 격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너무 흔해서 격차의 존재를 인식조차 못했을 수도 있다. 부검대 위에 올라오는 사체 자체가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살아가던 이들일 수 있으니…. 니시오 하지메 일본 효고의과대학 법의학교실 주임교수는 저서 <죽음의 격차>에서 “법의학 현장에 있다 보면 ‘도시의 일상 공간에서 발생하는 동사’는 결코 진기한 죽음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집에서도 사람이 얼어 죽는다. 에어컨이 없는 경우 집에서 열사병으로 사망하기도 한다. 2020년 기준 저소득층의 에어컨 보급률은 0.18대에 불과하다. 마지막까지 외면당한다 니시오 교수는 “책 출간 제안을 받고 과거 부검 사례를 되돌아보니 지금까지 부검해온 사람이 대체로 사회적 약자의 위치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니시오 교수에 따르면 효고의대 법의학교실에서 부검한 전체 사체의 약 50%가 독거자이고 약 20%가 생활보호수급자(한국의 기초생활수급자), 10%가량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이다. 신원 미상의 사체는 전체의 10%에 달했다. 그는 “이 숫자를 보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법의학을 하려는 ‘미친 사람’이 없습니다.” “아무도 이 일을 하려 하지 않는데 법의학에 미래가 있을까요?” “현재 법의학자는 ‘사인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책임만 주어진 전문가’에 불과합니다.” 권한은 없고 처우가 부족하다. 법의학자가 입을 모아 말하는 한국 법의학계의 현실이다. 희소성으로만 따지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직업이다. 한국의 법의학자는 전국을 통틀어 70명이 채 안 된다. 세부적으로 보면 더하다. 치아로 사체의 신원을 파악하는 법치의학자는 전국에 7명, 뼈를 통해 개인을 식별하는 법인류학자는 전국에 단 3명뿐이다. 권한·처우↓ 할 사람 없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법의관은 수년째 30명대에 머물러 있다. 심지어 내년에는 충원율 ‘제로(0)’다. 대한법의학회가 연구한 <법의학 전문 감정 연구 인력 인재 양성 방안 연구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에서 활동 중인 법의학자 수는 63명. 국과수 30명, 국방부과학수사연구소 2명, 대학 15명, 개원의 10명, 은퇴 후 촉탁부검의 6명 등이다. 절반가량(44%)이 서울에서 근무 중이다. 제주도에는 법의학자가 1명뿐이다. 이 중 사법
포천 호국로를 달리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정겨운 농촌 풍경. 풍경 속 비닐하우스에는 이주노동자들이 살고 있다. 월세 15만원. 장판 없는 흙바닥. 지난 2020년 겨울 한파 속 비닐하우스에서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속헹씨가 사망해 여론의 관심을 받았지만 여전히 그들의 인권은 참혹했다. 아무도 이들에게 강제로 비닐하우스에 살라고 하지 않았다. ‘고용허가제’가 그들을 비닐하우스로 향하게 했을 뿐이다. 겨울을 앞두고 어두운 농촌 풍경 속 비닐하우스에 불빛이 홀로 반짝이고 있다. 글·사진=고성준 기자 joonko1@ilyosisa.co.kr < joonko1@ilyosisa.co.kr> 죽음에도 격차가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살면서 격차를 느낀다면 극복할 방법이라도 고민할 수 있겠지만, 죽음에도 격차가 있다면 망연자실할 것이다. 우리 주변엔 죽어서도 격차를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이름은 ‘무연고자’. 가족도 없고 주소·신분·직업 등을 알 수 없는 신원이 불분명한 사람. 어디선가 마주쳤을지도 모르는 이름 모를 사람. 한 번쯤은 그들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글·사진=박성원 기자 psw@ilyosisa.co.kr <psw@ilyosisa.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존엄성’이라는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위한 변화 요구다. 전문가에게 권한을 주자는 당연한 주장도 따른다. 20여년 동안 모두 7번 발의된 검시제도 관련 법안이 담고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미 6번을 주저앉았다. 7번째 발의자인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을 만났다. 2006년 11월24일 유시민 의원(열린우리당)이 대표 발의한 ‘검시를 행할 자의 자격 및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안’을 안건으로 ‘검시제도의 개선에 관한 공청회’가 열렸다. 당시 김희수 변호사가 법학계 측 진술인으로 나섰다. 14년 뒤인 2020년 7월16일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주최한 ‘검시관 제도 도입을 위한 토론회’에도 김희수 변호사가 좌장으로 등장했다. 억울한 죽음 같은 사람이 14년의 세월을 거슬러 같은 주제의 자리에 등장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 기간 동안 관련 주제에 대한 논의가 단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방증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 법의학 소재의 드라마 <싸인>이 방송(2011년)됐고, 2014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노숙자 오인 사건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법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20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그 사이 사회는 빠른 속도로 변했다. 사실상 퇴보한 셈이다. 거듭된 희망고문은 조직 구성원의 사기를 꺾는 데 일조했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제도는 사회적 비용으로 치환돼 국민에게 전가될 예정이다. 김장한 대한법의학회 회장은 “법의학이 망하나요, 국가 기능이 문제죠”라고 한탄했다. 사실 지칠 법도 했다. 2005년에 이르러서야 검시제도와 관련된 법안이 처음 발의됐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수습 과정에서 법의학의 중요성이 부각된 이후 시작된 ‘희망고문’이다. 20여년 가까이 지났지만 상황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변화는 요원하고 현실은 열악해졌다. 지난 7월26일 울산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에서 김장한 대한법의학회 회장을 만났다. 중심 못 되고 김 회장은 시종일관 ‘제도와 권한’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국의 검시제도가 표면상으로는 존재하지만 정확하게 기능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법의학자가 해야 할 역할이 100이라면 현재 주어진 권한이 50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계속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권한과 의무가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 “먹고사는 문제가 정리되면 죽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