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국민의힘 수원병 후보 방문규

“험지 아니면 나서지 않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기업이 다시 돌아와야 한다.” 수원은 인구수가 급증한 지역이다. 외형적으로는 발전이 많이 이뤄졌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발전이 필요한 곳이 많다. 국민의힘 방문규 수원시병 후보는 기업이 돌아와야 수원의 발전도 이뤄진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방문규 수원시병 후보는 경제관료 출신이다. 노무현정부를 거쳐 윤석열정부에 이르기까지 국내 경제의 방향을 제시해 온 인물이다. 그런 그가 수원병에 출사표를 던졌고, 결국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방 후보의 선거사무소에는 그와 만남을 위해 여러 사람이 방문 중이다. 그는 식사 후 양치할 틈도 없이 선거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일요시사>가 방 후보를 만나 수원병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 현안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수원병에 출사표를 던진 이유는?

▲네 글자로 말하면 ‘오죽하면’이다. 우리 사회가 변하고 발전하는데, 정치만 그대로다. 정치개혁을 위해서 나왔다.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국민이 선출해 주셨다. 국민에 의해 탄생한 정권인데 여전히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부정하고 있다. 탄핵 발언을 서슴지 않거나 협박하고, 정부가 뭘 하려고 해도 다 반대한다.

민주당은 입법독주를 통해 법안을 통과시키고, 윤정부를 제대로 작동시키지 않게 하고 있다.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지 알면서 법안을 통과시켜 오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좌시하기 어려웠다. 국정을 마비시키려고 하는 정치를 바꾸고 싶다.

-단수공천을 받았는데 소감은?


▲수원병은 험지다. 험지에 깃발을 꽂으라는 게 나에게 주어진 미션이다. 시대적인 사명이라 생각 중이고, 이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수원병뿐만 아니라 수원이 수도권 전체 선거에도 영향을 미친다.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역할이다. 

-스스로 험지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수원병에 출마한 이유는?

▲험지가 아니었다면 선거에 출마할 이유가 없었다. 더욱 경쟁력 있는 분이 있으셨다면 그분들이 나서시면 됐다. 민주당이 5석 모두를 차지한 곳이 수원이다. 8년 동안 보수당서 여당 의원을 배출한 적이 없다. 상대적으로 내가 다른 후보자보다는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미션을 완수해 윤정부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정부가 중단돼 임기를 허송세월로 보낸다면 대한민국은 발전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나는 수원서 태어나고 자랐다. 고등학교까지 다 수원서 다녔는데, 나와 가장 깊은 곳이 수원이고, 제일 잘 아는 곳이다. 

-수원은 원래 보수 성향이 짙은 곳이다. 언급한 대로 8년 동안 민주당이 자리했는데, 선거전략은?

▲수원시장은 4번이나 민주당에 내줬다. 민주당이 10년 이상 장기간 집권 중인 철옹성 같은 지역이다. 그동안 30만명에서 126만명까지 폭발적으로 인구가 늘었다. 30년간 늘어왔는데 외형적으로는 발전한 것처럼 보이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곪은 지점이 있다.

“수원 재정자립도 반토막 복구”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없어”


과거에는 수원이 재정자립도가 높았다. 지금은 재정이 반토막 났는데, 이유는 친기업적인 정책을 시행하지 않아 비전이 없어지면서 기업들이 떠났기 때문이다. 기업이 있어야 양질의 일자리가 생긴다. 시민의 삶이 쾌적해지고 나아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려는 게 내 전략이다.

-수원병의 최대 지역 현안과 대안은?

▲오랜 세월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도로 인해 수원 동서 간 단절 문제가 심화했다. 원도심 팔달을 포함한 수원 전체적으로 많은 분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저는 수원역부터 성균관대역의 철도 지화화를 추진할 것이다. 수원 동서 간 단절을 극복하고, 원도심 팔달을 포함한 수원 전체가 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진·출입 구간에 따라 8.7㎞로 예상되며 구간 길이에 따라 사업비는 2조원에서 4조원으로 추산 중이다. 지하화함에 따라 상부 공간은 다각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대규모 공원, 광장, 컨벤션 등 자연과 문화가 공존하는 시민의 휴식공간을 조성하고 수원시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선정될 수 있도록 선제적 공약 발표 및 사전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업을 어떻게 돌아오게 하겠다는 것인가?

▲가령 과거에 삼성이 수원에 공장을 짓기 위해 많은 시도를 했다. 그러나 인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안다. 이 때문에 삼성 공장이 지금의 평택까지 가게 됐다. 대기업이 떠나면 협력사도 같이 옮길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이다.

그런데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 생산이 되지 않는다. 생산라인이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라인 하나 짓는 데 수조원이 필요하다. 인허가가 나지 않아, 투자 기회조차 받지 못한 셈이다. 그래서 이번에 수원을 제대로 바꿔보고 싶다. 꼭 바꿔달라는 응원들도 받았다.

“새로운 피 수혈 물갈이 필요해”
“탈락된 분들이 힘을 보태 주시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내면서 이뤘던 주요 성과들을 짚어본다면?

▲탈원전 정책, 한전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는 원전을 에너지 신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수출을 13개월 만에 플러스 반전 기여,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법 대응으로 자동차 역대 최대 수출을 달성했다. 검증된 사용자 규정을 도출했고, 외국인 투자 역대 최대 유치 등의 성과를 이뤘다. 

-국민의힘이 총선 대비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지금까지 외부에 공천 잡음이 나오는 게 거의 없지 않나? 국민의힘 인사들도 경선 결과를 대승적인 관점서 많이 수용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매우 시끄러운데, 걱정될 정도다. 사실 입당 과정서 나도 당 지도부와 많이 상의해 왔는데, 이번만큼은 당선 가능성에 가장 중점을 뒀다. 사천은 절대 없다. 계파가 아닌 당선 가능성만 갖고 심사한다는 약속을 받았었다.


앞으로 어려운 고비가 있겠지만, 경선 지역서 국민의힘 전체가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 탈락된 분들이 힘을 보태주지 않으시면 원팀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미 우리 캠프에는 개혁신당 김용남 정책위의장을 돕던 이들도 합류했다. 

-국민의힘이 보완해야 할 점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중심의 국정운영 동력이 확산돼야 한다. 한 사람도 누수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수원에 아직 지역 공천이 확정되지 않는 곳들이 있다. 후보가 결정되면 5명 전체가 일사불란하게 서로를 도왔으면 한다. 

-여당의 뇌관은 영남권 현역 의원의 물갈이다. 물갈이가 필요하다고 보는지?

▲정치는 가장 빨리 변화해야 할 분야다. 그럼에도 가장 변하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는 빠르게 변화 중이다. 그런 차원서 본다면 새로운 피를 수혈해야 한다. 이게 당을 조금 더 강하게 만드는 요소다. 지금까지 영남권에 다선 의원들께서 수용해 줬다. 충남의 홍문표 의원도 룰에 승복해 좋은 결정을 내렸는데, 이런 점들은 고무적이다.

다만 현재 국민의힘은 시스템 공천으로 진행 중이며 해당 기준에 맞춰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선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관한 평가는?

▲한 비대위원장과는 국무회의 때 같이 옆자리에 앉아 있을 정도로 친밀하고 많은 일을 해왔다. 호흡이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비대위원장을 맡아서 국민의 마음이 가려운 곳을 잘 긁어준다고 평가하고 싶다. 젊은 피로서 신선하기도 하다. 정치에 대한 갈증을 풀어 줄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수원시민은 지난 10년간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버린 수원, 발전이 정체된 수원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셨다. 5개 선거구 전체를 야당이 차지해 버리니 시를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이 외면당했다. 나는 수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과 잠재력을 살리도록 고민하고 있다. 발전할 땅이 없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가 없고, 의지가 없어서 발전하지 못한 게 아닐까? 수원을 위해 새로운 판을 구축해 나가겠다. 

<ckcjfdo@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40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