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5.10 00:01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부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 부동산 정책이 발표되면 어김없이 따라붙는 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시장을 이기는 정부도 없지만’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고 SNS에 적었다. 지난 1월 다주택자 관련 글을 쓰면서 한 말이다. 이제 그 말의 결과가 곧 나온다. 부동산 가격은 매매자의 심리에 영향을 받는다. 사람의 마음은 다양한 이유로 바뀔 수 있다. 동시에 다른 사람의 행동에 쉽게 휩쓸린다. 부동산 시장에 작은 불씨가 떨어지면 순식간에 큰불로 번지는 이유다. 부동산 가격이 요동칠 때마다 전문가는 저마다 원인을 분석하지만 명확한 답을 내놓기는 쉽지 않다. 정권 흔드는 집값 이슈 그럼에도 부동산 문제는 정부가 손 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안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내 집 마련’이라는 DNA를 갖고 태어난 듯 부동산을 꼭 가져야 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 자산의 대부분은 부동산에 집중돼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집값은 집을 가지고만 있으면 언젠가 반드시 오른다’는 믿음에 기반한다. 이재명정부는 부동산에 대한 국민의 절대적인 믿음에 균열을 내고자 했다. 부동산으로 몰리는 돈을 주식시장으로 돌리는 이른바 ‘머니 무브’를 꾀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전 ‘코스피 지수 5000’을 목표로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모두가 허황한 소리라고 말했지만 지금 그 말을 믿지 않는 사람은 없다. 코스피 지수는 이재명정부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더니 전쟁 리스크까지 뚫는 기세를 보였다. 지난달 28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6641.02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6712.73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중동발 전쟁 여파로 하락세를 보이던 게 종전 기대감으로 상승장에 진입한 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양새다. ‘주식하면 돈을 번다’는 인식이 투자자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정부는 주식시장 활성화를 촉구하면서 부동산 정책을 함께 내놨다.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집은 거주 공간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투기 수요를 잡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정책을 펼쳤다. 돈줄을 묶고 공급을 확대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를 잠재우려 한 것이다. 이정부는 지난해 6월27일 수도권과 규제 지역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의 최대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주택 매매 전후로 세입자를 구하는 ‘갭 투자’를 막기 위해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주담대를 받을 수 없도록 사실상 금지했다. 9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 X에 언급→정부, 정책 발표 상환 능력을 초과하는 대출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정책이라는 평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6·27 대책에 대해 공급 없이는 잠깐의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의 열기를 당장은 가라앉힐 수 있어도 장기적인 안정세로 이어가긴 어려우리란 전망이었다. 그로부터 3개월 뒤인 지난해 9월7일 이정부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해마다 신규 주택 27만호 착공 등 2030년까지 총 135만호를 공급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집을 여러채 가지고 있는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정책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여러차례 다주택자 관련 글을 올렸다. 지금까지 다주택자가 받던 세금 유예 조치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냈다. 다수의 집을 가지고 있는 게 손해라는 인식을 심으려 한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조정대상 지역의 주택을 팔 때 양도세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소유자는 30%포인트를 가산하는 제도다. 문재인정부에서 이 세율로 시행하다가 윤석열정부가 주택 거래 활성화 취지로 2022년 5월부터 1년씩 유예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X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 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다주택자에 관한 보수 언론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부동산 투기로 불로소득을 얻겠다는 수십만 다주택자의 눈물이 안타까우신 분들께 묻는다. 이들로 인한 높은 주거비용 때문에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수백만 청년들의 피눈물은 안 보이느냐”고 일갈했다. 지난 2월12일 다주택자 관련 정부 정책이 발표됐다. 이날 조만희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를 현재 예정된 일몰 기한인 2026년 5월9일 종료한다”고 최종 발표했다. 다만 임대차 상황에 따라 양도세 중과 적용과 토지거래허가제상 실거주 의무를 일정 기간 유예한다고 예외를 뒀다. 예정된 기한에 종료하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 방안을 마련한 것이다. 정책 내놔도 계속 올랐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정책 발표 이후에도 다주택자 관련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집을 여러 채 가진 공직자도 표적이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월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입안·보고·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 비거주 고가 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대 보유자를 배제하도록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맞지 않는 이들을 업무에서 제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X에 “부동산이나 주택 정책에서 단 0.1%의 결함이나 구멍도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집값 폭등으로 이어진 부동산 정책에 관여했던 이력이나 이후 정책 수정 노력 등을 따져 보고 이 과정에서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투기적 주택 구입 등을 한 공직자를 찾아내 관련 업무를 할 수 없게 하겠다는 취지다. 이들의 정책 설계에 참여하면 제도가 왜곡되거나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담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는 “서류를 복사하는 직원조차도 다주택자라면 다 빼야 한다”고 말했다. 국무회의 과정에서 다주택자 공직자를 부동산 정책 설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지시한 내용을 점검하면서 나온 말이다. 이 대통령은 “거기에 이해관계가 절대 침투할 수 없게 해야 한다. 기안 용지 복사하는 직원조차도 다주택자는 안 된다”며 “철저히 준비를 잘해주길 바란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다주택자를 위한 퇴로도 조금 더 열어줬다. 지난달 21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오는 9일까지만 토지거래 허가 신청을 완료하면 양도소득세 중과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확정됐다. 종료 당일까지 주택 매매계약을 위한 토지거래 허가를 신청하면 유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국세청장도 다주택자에 대해 언급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파는 대신 자녀에게 편법으로 증여하는 사례를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경고했다. 예상 밖의 시장 흐름 그는 지난달 29일 X에 “혹시라도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편법 증여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에서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주택을 증여하는 사례가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실제 올해 1분기 서울 주택 증여는 3075건으로 전년보다 94.4% 증가했다”고 통계를 언급했다. 임 청장은 정당한 증여는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이 같은 사례들에서 증여세가 제대로 납부되고 있는지 의문을 드러냈다. 다주택자가 10억원에 사들여 10년 동안 보유한 시가 30억원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를 기준으로 세금을 비교하기도 했다. 임 청장은 “(이 아파트를) 양도하면 차익이 20억원인데 중과 유예 종료(오는 9일) 전에 양도하면 세금이 6억5000만원이다. 반면 증여하면 13억8000만원으로 2배 넘게 급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정상적으로 증여세를 내면 양도가 증여보다 세 부담이 적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증여가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인지 의문”이라고 적었다. 증여 과정에서 세금을 다 내고 있는지에 의심을 표한 것이다. 대통령의 거듭된 언급, 정부 정책, 국세청장의 경고에 다주택자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현 상황에서는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한 공인중개사는 “여유가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굳이 지금 팔 필요가 있나’라는 분위기가 형성돼있다. ‘정권은 영원하지 않다’라고 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실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열흘 정도 앞두고 매물이 줄어드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종료가 이뤄지면 다주택자들이 내놨던 매물까지 거둬들여 집값이 요동칠 가능성도 나온다. 매물 나오길 기대했지만… 관망세 들어가면서 감소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한 달 새 25개 자치구 모두 감소했다. 다주택자를 압박하면 매물이 나오리라 기대했던 상황과 다른 양상이 나타난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2699건으로 한 달 전보다 5.9% 줄었다. 매물은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를 압박하기 시작한 2월 이후 늘기 시작해 지난 3월21일 8만건을 넘으며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 지난달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감소 폭은 중랑구(-16.9%), 강북구(-13.3%), 노원구(-13%) 등 서울 외곽 지역에서 컸다. 강남구와 서초구에서도 각각 8.6%, 4.9% 매물이 감소했다. 매물 감소는 집값 상승의 유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셋째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0.1%, 전세 가격은 0.22% 올랐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집주인들은 굳이 팔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관망세로 돌아섰고 매수자는 지금이라도 사야 한다는 생각에 매물을 살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세입자의 고통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주택자들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올수록 매물을 내놓지 않으면서 전세 세입자에게 불똥이 튀었다. 이미 전세로 살고 있는 세입자는 보증금 상승을 걱정해야 하고, 전세로 살길 원하는 세입자는 씨가 마른 매물 앞에 속수무책 상태다. 전세 세입자 불똥 튀나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덩달아 월세가 폭등하고 있다. 말 그대로 ‘사면초가’ 상태인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결국 집을 사고자 하는 매수 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급은 없는데 수요가 늘어나면 필연적으로 가격은 상승한다. 정부의 정책 의도와 정반대 결과가 나오는 셈이다. 부동산 정책은 정권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파장이 큰 이슈다. 이재명 정부는 어떤 길을 가게 될까? <jsjang@ilyosisa.co.kr>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송영길과 김용, 두 사람의 운명이 엇갈렸다. 거물급 인사인 동시에 ‘정치 검찰 피해자’ 프레임을 지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에게만 공천장이 쥐어졌다. 두 사람은 여권의 선거 구도까지 흔들면서 이목을 끌었다. 기대가 컸던 만큼 그에 따른 실망감도 만만치 않은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는 이른바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지난 3월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 이후 정치권 복귀를 암시하던 그는 각종 북콘서트와 강연을 다니며 빠르게 입지를 다졌고, 민주당은 그런 송 전 대표를 인천 연수갑 지역구에 전략공천하면서 당내 교통정리에 나섰다. 마지막 교통정리 지난달 23일 민주당은 “연수갑은 우리 당에 녹록지 않은 지역이자 반드시 사수해야 할 핵심 전략 지역이다. 인천에서 5선 국회의원과 인천시장을 역임하고 당 대표를 지낸 당의 소중한 자산인 송 전 대표의 중량감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배치했다”며 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민주당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송 전 대표는) 윤석열 검찰 정권의 무리한 표적 수사로 무고한 희생을 치러야 했으나 당을 잠시 떠나 무죄를 입증하고 당에 복귀해 연수갑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2000년 16대 총선부터 내리 5선을 지냈던 인천 계양을 출마를 희망했으나 결국 당의 선택을 받아들였다. 그는 공천 발표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그 결정을 엄중하게 받아들인다. 계양에서 시작한 일들을 제 손으로 직접 마무리하고 싶다는 소망도 숨기지 않았으나 당의 명령과 시대적 요구 앞에 저의 개인적인 바람은 잠시 내려놓으려 한다”고 적었다. 송 전 대표는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어디든 당의 결정을 따르겠노라고 누누이 말씀드려 왔다. 비록 계양의 품을 떠나지만, 그래도 인천을 벗어나지 않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여전히 인천의 아들이다. 이제 계양에서 받은 거대한 사랑을 가슴에 품고, 연수를 넘어 인천 전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더 큰 걸음을 내딛겠다”며 “계양의 자부심이 연수에서도 승리의 기치로 피어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신 인천 계양을에는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이 도전에 나선다. 김 전 대변인은 “계양의 일꾼으로 일할 기회를 주신 중앙당의 선택에 어깨가 무겁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송영길 대표님이 닦아오신 계양 발전의 밑그림 위에 이재명 대통령님 곁에서 배운 실용 정치로 혁신을 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 전 대표의 전략공천 발표 이후 시선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쏠렸다. 그는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 일당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1·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으나 지난해 8월 보석으로 석방됐다. 송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활발하게 여의도를 드나들며 경기도 지역 공천을 희망했지만, 어째서인지 정청래 지도부의 반응은 미지근하기만 했다. 그동안 김 전 부원장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경기 안산갑, 또는 하남갑 지역구에 대한 강력한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달 21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두 지역구를 콕 집어 언급하면서 “지금 판결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당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두 군데에서 당이 전략적으로 결정해주면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공천을 자신하느냐’는 질문에 “100% 장담은 못하지만 제 사건이 다 드러난 상태이기 때문에 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전 부원장은 “저의 사법 리스크에 의한 (공천) 불가론을 얘기하는 분들은 김영진 의원과 조승래 사무총장 두 분밖에 없다”고도 주장했다. “검찰 조작 기소 피해자” 호소했지만… 결국 ‘국민 눈높이’에 막힌 여의도행 그는 “선택지가 안산이나 하남밖에 없는데 당이 결정하는 대로 어디를 보내주셔도 열심히 하면서 이재명정부의 성공이 4년 동안 이어질 수 있게 뒷받침하고 싶다”며 “당에서 결정하면 제가 거기에 따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계속된 공천 요구에도 당으로부터 답이 없자 김 전 부원장은 직접 성남 모란민속5일장에 방문해 민주당 지도부와 나란히 서기도 했다. 김 전 부원장은 “(정청래) 대표님이 워낙 바쁘셔서 얼굴을 뵙고 제 출마도 어필하고 싶어서 갔다”고 솔직히 말했다. 비슷한 시기에 여의도에서는 ‘김용 부원장의 회복과 공천을 지지하는 국회의원 명단’이라는 이름의 포스터가 떠돌았다. 해당 포스터에는 민주당 최고위원인 황명선 의원을 비롯해 서영교, 박지원, 박찬대, 전현희 의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SNS나 방송 인터뷰 등 다양한 경로로 김 전 부원장을 지지했는데, ‘김용은 검찰권 남용의 상징적 인물’인 만큼 보궐선거 출마를 통해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게 공통적인 시각이었다. 거센 압박이 이어졌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결국 김 전 부원장을 이번 공천에서 배제했다. 신중히 당 안팎의 의견을 검토했지만, 선거 전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달 27일 민주당은 하남갑에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평택을에 김용남 전 국민의힘 의원, 안산갑에 김남국 당 대변인을 각각 전략공천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은 김 전 부원장에 대해 “조작 기소 피해자이자 희생양이고 당과 대통령을 위해 여러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당 안팎에서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도 “당은 지선과 재보선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공천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튿날인 28일 김 전 부원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관리위원회의 고심과 전략적 판단을 존중하며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저의 희생이 이재명정부의 성공과 민주당의 승리에 밑거름이 된다면 기쁜 마음으로 내려놓겠다”면서도 “하지만 명확히 밝힌다. 저에 대한 기소는 명백한 정치 검찰의 조작이자 치졸한 정치 보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여기서 무너진다면, 그것은 곧 조작 수사가 승리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며 “멈추지 않고 끝까지 증명하겠다. 검찰의 조작 기소를 처절하게 깨부수고, 현장에서는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가장 낮은 곳에서 헌신하겠다”고 덧붙였다. 살아남은 송 불안했던 김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현역 의원 70명 정도가 김 전 부원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전체 의원이 160명이니 절반이 좀 안 되는 수준으로 결코 적지 않은 수”라며 “세력을 앞세워 지도부에 어필하려 했던 것 같다”고 봤다. 이어 “그러나 당 내부에서 (김용 출마론이) 들끓어도 지방선거는 민심과 국민의 눈높이까지 넓게 고려해야 한다. 여러 가지를 종합한 지도부의 판단이 깔려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 사무총장은 김 전 부원장을 공천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먼저 정리한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 선거는 첫 번째로는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안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사무총장은 SBS 라디오에서 “김 전 부원장과 송 전 대표의 공천 여부에 (사람들이) 관심이 있었는데, 둘은 성격이 다르다”고 운을 뗐다. 이어 “당에서 막판까지 김 전 부원장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고 현재 광역단체장이라든지 일선에서 뛰고 있는 후보자들의 의견을 많이 들었다”며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을 때 공천하지 않는 것이 적절한 것 같다는 의견들이 강했다”고 말했다. ‘김 전 부원장 공천이 가장 하지 말아야 했을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물음에는 “그렇게들 일선에 뛰고 있는 후보들은 제게 의견들을 보내왔다”며 “특히 수도권이라든지 영남권 이런 쪽에서는 당에서 결단해주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전 부원장에 대한 배려, 정치적 지지는 당연히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그런 행위들과 당이 공천을 하는 공적인 행동과는 조금 다르지 않나. 이런 것들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했고 또 그렇게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부원장을 지지하던 이들은 “대의를 위한 희생”이라며 그를 추켜세웠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25년 서초동 고객으로 살아온 제가 김용의 심정을 누구보다 깊이 공감했다. 만약 김용이 살아 돌아온다면 검찰·사법개혁의 들불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의 조작 기소로 사법부의 평가를 받기 이전에 국민 평가를 받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며 “아쉽지만 이제 일단락됐다. 이를 수용한 김용의 선당후사도 높이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검찰권 남용 상징적 인물 정청래 대표는 “미안하고 감사하다. 머지않아 더 크게 쓰임 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밝혔으며 송 전 대표 역시 “김용 동지의 백의종군 결단을 가슴 아프게 보면서 응원을 보낸다”고 전했다. 그동안 정청래 지도부는 조심스럽게 김 전 부원장에 대한 공천 배제 기조를 굳혀온 것으로 전해진다. 송 전 대표 역시 공천 결과가 발표되기 이전 KBS 라디오를 통해 “김 전 부원장과 저는 같은 동병상련으로 윤석열의 정치 검찰의 피해를 받은 사람”이라면서도 “당 지도부의 고민이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김 전 부원장 공천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저도 변호사로서 지금까지 관련된 진술들이나 이걸 보게 되면 모든 게 사실상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해야 할 사안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당연히 공천을 줘서 국민의 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 맞는 게 아닌가”라면서도 “당 지도부로서는 여러 가지 고민이 있다. 그래서 그런 양 측면의 고민을 김 전 부원장께서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 대표 역시 선거 유세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게 눈살 찌푸리지 않도록 더 낮고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당내에서도 보석 상태인 김 전 부원장이 공천을 요구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와 달리 대법원 판결을 앞둔 김 전 부원장의 사법 리스크가 이번 선거에 역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는 보석 상태의 김 전 부원장을 전략공천할 경우 중도층의 반감을 사거나 보수가 결집할 가능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김 전 부원장이 보석 상태에서 공천을 요구한 것을 두고 “민주당의 오만이 극에 달해 ‘간이 배 밖에’ 나왔거나, 아니면 ‘배 째라’식이거나, 그것도 아니면 ‘니들이 어쩔 건데?’하며 국민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대법 무죄’ 송 ‘셀프 무죄’ 김 앞으로 중도·보수 반발심 키울까 같은 당 나경원 의원 역시 “김 전 부원장은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대장동 업자들에게서 6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심까지 유죄를 선고받은 중범죄 피고인”이라며 “대법원 확정 판결만 남겨둔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평범한 국민은 취업할 때 범죄 경력 한 줄로 인생이 좌우되는데, 징역형을 선고받은 인사가 출마를 준비하고 집권여당 의원들이 이를 비호한다”며 “범죄자가 당당한 나라, 이게 정상인가”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김 전 부원장은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부정하며 정치 검찰 피해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법원 판결에서 무죄를 받았지만 김 전 부원장은 ‘셀프 무죄’ 또는 민주당 의원들의 입을 빌려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며 “국조특위를 통해 사건이 조작됐다는 게 이유인데, 정치 고관여 층이 아닌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김 전 부원장의 친명(친 이재명)계 세 결집이 부담스러웠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70여명에 가까운 민주당 의원이 김 전 부원장에 힘을 실어주자 해당 현상을 단순한 지지 차원을 넘어선 ‘세력화 신호’로 본 것이다. 지방선거 이후 치러질 전당대회는 ‘친청(친 정청래) 대 친명’ 프레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도부가 이를 사전에 차단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송 전 대표 역시 친명계 인사로 김 전 부원장의 공천 배제는 차기 당권을 의식한 정 대표의 전략적 선택은 아닌 것으로 전해진다. 마찬가지로 전략공천을 받은 김남국·김용남 후보 역시 ‘이재명의 사람’으로 정 대표는 정무적 판단 대신 선거만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부원장의 원내 진입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부원장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향후 행보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당연히 현실 정치인으로 정치는 계속할 생각”이라며 “아직 자세히 생각해 보지 못했지만 가장 밑에서부터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028년 치러지는 23대 총선에 도전할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이번 컷오프를 통해 민주당에 일종의 ‘마음의 빚’을 지게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안고 가기엔 너무 무거운 민주당 이광재 성남분당갑 지역위원장의 전략공천으로 공석이 된 지역위원장 자리에 김 전 부원장이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김 전 부원장은 성남시의원 출신으로 해당 지역에 연고를 명분으로 분당갑을 맡아 조직을 재정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다만 김 전 부원장은 ‘국회의원 선거구 지역위원장 공모에 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사법부의 지체된 판결(과 관련해) 조속히 판결을 내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힌 만큼 자신의 사법 리스크 해소를 우선순위에 두고 다음 스텝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hypak28@ilyosisa.co.kr>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미국 방문은 ‘차관보’ 논란만을 남겼다. 장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는 빗발치고 있지만 여전히 버티고 있다. 그러는 사이에 국민의힘은 파편처럼 쪼개지고 있다.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총공세의 명암은 각각 무엇일까? 8박10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달 20일 새벽 귀국했다. 원래 장 대표는 2박4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6일 더 머물렀다. 귀국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미국을 방문해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해 흔들리는 한미 동맹을 지탱할 신뢰 토대를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귀국 직후 자화자찬 그런데 장 대표는 누굴 만났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는 “비공개를 전제로 현안 브리핑·간담회를 했다”며 “외교 관례상 이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귀국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공화당 랜디 파인 하원의원을 추가로 만났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 등 국민의힘 미국 방문단(이하 방문단)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각) “차관보를 만났다”면서 장 대표와 누군가의 뒷모습이 촬영된 사진을 공개했다. 방문단은 누구의 뒷모습인지 밝히지 않았다. 이내 밝혀진 해당 인물의 정체는 미국 국무부 공공외교 담당 차관 휘하 개빈 왁스 비서실장이었다. 차관 비서실장은 ‘차관보급’이긴 하지만, 상원의 인준을 받아 독자적 정책 권한을 행사하는 차관보와는 역할이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장 대표는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을 통해 지난달 25일 사과했다. 박 대변인은 “출국과 함께 알려진 내용에 오해가 있거나 잘못 알려드린 부분이 있다면 분명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1야당 대표의 행보에는 엄중함·무거움이 뒤따라야 하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과정에서 행정적 실수가 있었다면 책임을 피할 생각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미 지난달 15일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앞에서 촬영한 사진이 공개돼 크게 비판받았다. 이어 ‘차관보’ 논란이 불거졌다. 방미 목적에 대해서도 설왕설래가 있었다. 장 대표는 백악관 신앙사무국 수장으로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적 멘토로 알려진 폴라 화이트 목사를 만나려고 했다가 실패했다. 회동 시도에 대해서도 “강경 보수 성향 지지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나려고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런데 이마저도 불발됐기 때문에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사퇴 요구가 빗발치자, 장 대표는 지난달 24일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같은 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황이 안 좋다고 당 대표가 물러나는 것은 책임지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라며 “그런 정치는 장동혁의 정치가 아니”라고 썼다. 이어 “최선을 다해 지방선거를 마무리하고, 당당하게 평가받겠다”며 “미국 방문에 대해서도 성과로 평가받겠다”고 강조했다. 차관보·차관보급 입씨름…거세진 장 대표 때리기 친한·오세훈·주호영·보수 진영 한목소리 “나가”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 대표 때리기가 도를 넘었다”며 “때릴 사람을 정해놓고, 무조건적 비판·조롱을 쏟는 것은 언론에 의한 폭력, ‘언폭’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박준태 당대표비서실장도 같은 날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대표를 흔들어서 선거에 승리한 전례도 없고,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며 “당 대표에 대한 내부 비판이 과도하고, 선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건전한 비판이 아닌 인신공격에 가까운 말을 쏟아내는 건 당에도, 선거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에서 장 대표에게 사퇴 요구를 하는 축은 ▲친한(친 한동훈)계 ▲오세훈 서울시장 ▲주호영 국회부의장 등으로 정리된다. 당 밖에선 보수 신문이 장 대표에게 강하게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 중 주 부의장은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래 함께한 당원과 척지고 싸우는 선거는 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대구시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주역> 계사전의 일부 구절을 인용해 “인격이 없는데 지위는 높고, 지혜는 적은데 꿈이 크면, 화를 입지 않는 자가 드물 것이라고 했다”며 “제발 나아가고 물러날 때를 알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오 시장은 지난달 24일 TV조선 유튜브 방송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장 대표를 향해 “창당 이래 가장 낮은 당 지지율이 나왔다면, 당연히 대표가 책임감을 느껴야 하지 않겠느냐”며 “본인의 자숙이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오지 않았는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전화면접조사를 통해 진행해 지난달 23일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15%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20년 7월 전국지표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저치다. 아울러 같은 해 9월 당 이름을 ‘국민의힘’으로 바꾼 이후 최저치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 홈페이지를 참고 바람). 이어 오 시장은 “현장에서 뛰는 광역·기초단체장·의원 후보들은 ‘장 대표가 눈에 좀 덜 띄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한다”며 “장 대표가 책임감을 느끼고 행동 반경을 줄여주는 게 이 선거를 치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김진태 현 지사도 지난달 22일, 현장 방문에 동행한 장 대표 앞에서 “당내 ‘탈장동혁’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며 “결자해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도 같은 날 기자들을 만나 장 대표를 향해 “지금이라도 지도자이자 당의 가장답게 정리하려는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이대로라면 후보 등록 이후 국민의힘에는 장동혁이란 존재가 남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배 의원은 “장 대표를 비난했다”는 이유로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돼있다. 아울러 “이미 당내에서는 장 대표가 존재감을 감춘다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사실상 궐위 상태가 조성됐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쏟아지는 결단 요구 보수 신문은 더욱 직설적으로 장 대표를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22일 공개한 김영수 TV조선 보도 고문의 칼럼을 통해 “장 대표는 지금이 물러날 적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의 당 리더십은 이미 망가졌고, 대표의 자격을 잃었으며, 탈동혁이 큰 흐름이 됐다”며 “국민의힘은 정상적 보수 정당이 아니라 극우 숙주 정당으로 변모했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24일자 사설을 통해 한발 더 나아가 “장 대표가 물러나도 당장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그 출발은 책임질 사람의 책임 있는 처신부터”라고 강조하면서 “장 대표의 사퇴가 변화의 시작”이라고 충고했다. 다만 <중앙일보>는 사퇴를 요구하진 않았다. 매체는 지난달 23일자 사설을 통해 “장 대표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일을 고민하겠다는 말이 진심이라면 새로운 리더십을 위해 결단해야 한다”면서도 그 결단은 “선거 지휘에서 손을 떼고 혁신 선대위를 꾸리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실질적 주인이라고 평가받는 구 친윤(친 윤석열)계는 아직 장 대표에게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들이 장 대표에게 밝힌 의견은 윤한홍 의원이 지난해 12월 장 대표 앞에서 “민주당의 윤석열정부 국정 마비가 원인이라는 논리로 계엄이 정당화될 수 없다”며 “몇 달 동안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되니 지방선거 승리를 통해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된다. 아울러 올해 초에는 한동안 “장 대표를 물러나게 한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최고위원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을 수도 있다”는 취지로 2월 위기설이 돌아다닌 적이 있다.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구체적인 의견을 밝히는 등 사퇴 요구 전면에 나서는 것은 구 친윤계의 평소 정치적 언행과 맞지 않는다. 이들은 국민의힘의 6·3 지방선거 패배가 현실이 되면 조용하게 조직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구 친윤계는 장 대표의 사퇴와 비상대책위원장 선출 과정 등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에서 패배했을 때, 장 대표가 사퇴한다고 하더라도 당이 정상궤도로 돌아갈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계파별로 원하는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되길 바라는 사람이 다르면, 이를 놓고 재차 상당한 내홍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장 대표가 물러날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장 대표가 미국 방문 도중 화이트 목사를 만나려고 했던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화이트 목사를 매개로 트럼프 대통령과 연결돼 강경 보수 성향 지지자의 환심을 얻으려고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침묵하는 구 친윤 화이트 목사는 부정선거론에 종교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와 강경 보수 성향 지지자의 환심을 확실히 얻는다면, 선거 패배를 토대로 또 다른 정치적 쟁점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장 대표 사퇴 자체를 놓고 내홍의 강도가 더욱 강해질 수도 있다. 장 대표를 조직적으로 가장 강하게 비판하는 친한계 의원을 모두 합쳐도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불가하다. 이들은 활발하게 각종 방송에 출연해 당을 비판한다. 그런데 이것이 역설적으로 구 친윤계와 장 대표 등 당권파와의 갈등을 더욱 굳혀가는 분위기다. 이로써 친한계는 정당화의 역설 상황에 빠진다. 정당화의 역설은 대외적으로 내부 비판을 하면서 이를 정당화할수록 내부에선 집단을 파괴하는 배신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상을 말한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결별·갈등했던 전력 때문에 강경 보수 성향 지지자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말을 듣는다. 스필오버 효과의 부정적 전이도 무시할 수 없다. 스필오버 효과는 특정 현상·파장이 주변의 다른 영역으로 퍼지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부정적으로 전이되면, 그 다른 영역까지 망가지거나 약화한다. 방송 출연을 통한 대외적 내부 비판은 역설적으로 당내 갈등·치부를 외부에 확대해 당 전체의 현상으로 굳어진다. 장 대표의 미국 방문 논란을 강하게 비판할수록 그 문제는 장 대표 개인이 아닌 국민의힘의 시스템 문제로 번진다. 그러면서 계파 간 적대감은 더욱 강해진다. 장 대표 개인의 일탈이 친한계의 방송 전략을 통해 증폭돼 당 전체의 시스템 마비와 약점 광고로 연결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계파적 분극화로 연결된다. 계파적 분극화는 특정 계파가 독자적 소통에 나서 당의 공식 채널과 대립하는 현상이 구조화됐을 때, 그 특정 계파가 ‘정당 내 정당’이 되고, 상대 정당보다 더욱 위협적인 적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국민의힘에선 한나라당 시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의 주도권을 행사할 때 겪던 현상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당내 중립지대가 힘을 잃어 양극화된다. 친한계 잦은 방송 출연…깊어지는 정당화 역설 부딪치는 살기 위한 선택…당 지지율 15% 바닥 따라서 부산 북갑에서 진행되는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한 전 대표가 당선되더라도 복당 및 당권 도전을 시도할 때, 내홍이 뒤따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는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외부 보수 성향 원로와 보수 신문의 지원을 업고 있다. 하지만 밖에서 밀어주는 건 한계가 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선거 당락을 떠나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장 대표 체제가 붕괴하면 그가 비상대책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지난 2000년 이후 여의도 정치와 거리가 멀어졌던 만큼 선택의 갈림길에 서야 할 가능성이 있다. 한 전 대표와 비슷한 갈림길에 서서 구 친윤계 등 당 주류와 영합할지, 자신의 정체성인 수도권 내 중도·개혁 보수 성향을 유지하면서 갈등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가능성이다. 문제는 국민의힘에선 지난 2016년 이후 지난 2022년 대선 외에는 선거에서 승리한 적이 없어 당내 수도권·중도 보수 성향 그룹의 영향력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오 시장의 당권 도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국민의힘의 현실이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은 많은 것이 겹친 구조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장 대표의 미국 방문에 대해서는 “렌트 시킹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렌트 시킹(rent seeking)은 정치적 영향력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제도·환경을 만들어 이익을 얻으려는 활동을 말한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 직함을 이용해 미국 방문 및 차관보 면담 등을 추진하면서 국민의힘에 무슨 이익이 됐는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차관보급 차관 비서실장을 ‘차관보’라고 주장하다가 비난을 받았고, 화이트 목사도 만나지 못해 개인적 성과도 달성하지 못했다. 장 대표는 미국 방문을 통해 “능력 있고, 대외적 영향력이 있는 지도자”라는 위치를 얻고자 했다가 실패했다. 화이트 목사를 만나려고 했던 이유는 강성 보수 성향 지지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려고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는 결국 포퓰리즘에 의존하려고 한 것일 수도 있다. “이대론 망한다” 그의 미국 방문은 결국 계파적 분극화를 강화하면서 사퇴 요구가 더욱 강해지는 등 권력이 파편화되는 현상으로 연결됐다. 이미 광역지방자치단체장 후보들은 독자적인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화룡점정 역할을 하는 것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15%로 확인되는 여론조사 결과였다. 장 대표를 향한 국민의힘 내부의 총공세에는 생명력이 완전히 소진한 것은 아니라는 ‘명’을 남긴다. 하지만 그들이 각자 살기 위해 하는 선택이 겹치고 부딪치면서 지지율은 낮아지고 계파의 분극화는 더욱 강해지는 ‘암’을 남긴다. 장 대표는 미국 방문을 통해 국민의힘의 민낯을 더욱 직설적으로 드러내고야 말았다. <ctzxp@ilyosisa.co.kr>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한 달에도 몇 번씩 험지를 찾아 선거 유세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런 그는 진보 진영에서조차 ‘강성 중 강성’으로 꼽힌다. 차가운 보수의 심장을 녹일 정 대표의 험지 공략법은 무엇일까? 6·3 지방선거가 채 50일도 남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선거가 100일도 더 남은 시점부터 선거 전략을 고심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는 지난 3월 시·도당 비례대표후보자추천관리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당 대표가 된 순간부터 6월3일 출구조사 발표 날을 상상했다”며 “실무자들에게 새벽 5시 일정을 좀 잡으라고 했다. 새벽 시장에 가겠다. 그리고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다니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후보들 앞으로 이어 “‘대표부터 우리 후보, 당원들, 선거운동원들까지 지극 정성을 다하면 결국 하늘도 움직이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이재명정부를 가장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험지인 지역에는 각각 ▲전재수 부산시장 ▲김부겸 대구시장 ▲오중기 경북도지사 ▲김상욱 울산시장 등이 후보로 나선다. 정 대표는 이곳에 도전한 후보를 소개할 때마다 “승리를 위한 필승카드”라며 자신감을 북돋웠다. 지난 18일 16개 광역단체장 후보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 민주당은 재보궐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먼저 울산 남부갑에 전태진 변호사를 공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황희 공관위원장은 “울산 남구갑은 이번 재보궐 선거구 중 민주당 험지에 해당하는 곳”이라면서 “인재 영입 1호 인물을 울산 남구갑에 배치하는 전략공관위 결정은, 가장 험지에 가장 참신하고 뛰어난 후보를 배치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낮은 자세’와 ‘주민 스킨십’을 투트랙으로 험지 표심 사냥에 나섰다. 정 대표는 험지에 출마한 후보의 손을 잡고 재래시장 등 바닥 민심을 훑으며 주민과의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8일 정 대표는 대구를 찾았다. 정 대표는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를 치켜세우며 “대구 선거에서 이길 유일한 필승 카드라고 생각한다. 지방선거 때마다 대구·경북 그러면 그늘진 생각부터 들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김 후보께서 대구에 밝은 희망의 빛을 쏘아 올려주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18일에는 울산을 찾아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울산 남부갑에 출마하는 전태진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날 정 대표는 남구 신정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난 뒤 “울산은 민주당이 어려운 지역이라고 많이 말씀한다”면서도 “오늘 와서 보니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 상인이 귓속말로 ‘제가 지금은 빨간 옷을 입고 있는데 마음은 파랗다’고 전했다”며 “울산에도 조심스럽게 파란 바람이 일렁이고 있다. 최선으로 울산 시민을 섬기겠다”고 강조했다. 후보 손잡고 적진으로 정면 돌파 “막상 오니 파란 물결” 자신감도 충남 보령에서는 “이곳 보령을 누가 민주당에 어려운 지역이라고 말하느냐”며 “오늘 와서 보니까 단 한 명도 웃지 않은 분이 없었다. 다들 웃어주고 엄지척 해주고 우리 민주당 잘하고 있으니 더 잘해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어깨에 무거운 역사적 책임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에는 약 한 달 만에 경남을 다시 찾았다. 이날 정 대표는 욕지도 앞바다에서 선상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육지 중심적인 사고에서 잠시 벗어나 섬마을 주민들의 삶의 애환을 듣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에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와 허성무 경남도당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정 대표는 최근 약 한 달 사이에 경남만 세 차례를 방문했다. 지난달 18일 하동·진주를 찾은 데 이어 23일에는 김해 봉하마을·양산으로 향했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남 선거를 분석해 봤을 때 대체로 민주당이 약간 우세한 정도인 것 같다”며 “그래서 부산과 울산, 경남 중에서 민주당이 가장 집중해야 할 지역으로 경남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남은 무당층이 다른 지역보다 좀 많은 것으로 제가 파악하고 있다”며 “경남 통영시 욕지도에서부터 파란 바람을 불러일으키려고 오늘 섬에 왔다. 경남을 파란 바람으로 물들일 때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험지에서 ‘이곳은 예전처럼 보수 지지세가 강하지 않다’는 여론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민심이 과거와 다르게 흐른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밑 작업으로 풀이된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정 대표가 험지를 방문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역시 출마 선언 당시 ‘민주당’ ‘이재명’ ‘내란’ 등 보수 지지자에게 반감을 살 만한 내용은 제외하고, “경제 도시 대구를 만들 사람”이라는 실용주의 가치를 내세웠다. 따라서 민주당 지도부가 보수의 심장인 TK를 찾는다면 오히려 대구 표심이 돌아설 것이란 관측도 제시됐다. 그러나 정 대표가 광폭 행보를 보이는 데에는 이미 험지에서조차 표 계산이 끝났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유 있는 자신감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강성 이미지에 묻혀서 그렇지 정 대표는 이기고 지는 싸움에 있어서 굉장히 예리하게 분석하는 능력을 갖췄다. 어느 지역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무슨 단어를 써야 민심에 먹히는지 전략을 굉장히 잘 세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담이지만 일머리가 좋고 힘쓰는 일도 무척 잘한다고 한다”며 “시장에서 딸기를 상자째 나르고 농촌에서 밭을 갈아엎는 노동 현장에 특화된 인물”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여권 프리미엄도 무시할 수 없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는 오히려 여권 프리미엄이 핸디캡이 될 것으로 우려했지만 코스피 상승과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성과 등이 맞물려 지금의 여론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텃밭을 비운 사이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경쟁하면 험지도 겨뤄볼 만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신인규 정당바로세우기 대표 역시 <일요시사>를 통해 “예산 배정과 정책 입법 등은 정부에서 하지만 국회의 역할도 크다. 지금 이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고 있고 보수를 지지했던 사람들도 이 대통의 실용주의에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그 기조와 맞물려 집권 여당 대표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대표는 “국민의힘이 완전히 망가진 상황인 만큼 민주당 지도부의 행동이 더 눈에 띌 수밖에 없다”며 보수 결집력이 느슨해진 점 역시 민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가져왔다고 봤다. 지난 20일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역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18세 이상 2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65.5%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30.0%, ‘잘 모름’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5%다. 리얼미터는 “중동 위기 속 원유 대량 확보 및 코스피 6200선 회복 등 경제·에너지 안보 성과가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인권 발언, 현직 대통령 최초 세월호 12주기 참석 등으로 중도층과 청년층의 지지를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압승 어게인? 민주당도 정당 지지율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1011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민주당은 50.5%, 국민의힘은 31.4%를 각각 기록해 19.1%p 격차를 벌렸다. 두 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5.4%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3.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주당은 2018년에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해당 지방선거는 2017년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1년여 만에 실시된 첫 전국 단위 선거로, 민주당은 17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4곳에서 승리해 중앙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쥐게 됐다. 당시 민주당은 처음으로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곳에 모두 승기를 꽂았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대구와 경북 단 2곳의 광역단체 수성에 그쳐 ‘보수 침몰’ 직전까지 내몰렸다. 최대 승부처였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도 ▲부산 오거돈(55.2%) ▲울산 송철호(52.9%) ▲경남 김경수(52.8%) 후보 등이 과반을 넘겨 당선됐다. 민주 계열 정당이 부·울·경 광역단체에서 승리한 사례는 처음인 만큼 정치권에서도 ‘성공한 동진 전략’으로 평가했다. 국회의원 재보선도 사실상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민주당은 ▲서울 송파을 ▲부산 해운대을 ▲울산 북구 ▲경남 김해을에서 당선을 확정 지었다. 기초단체장 선거 역시 총 226곳 가운데 민주당이 151곳, 한국당이 53곳에 승기를 꽂았다. 서울시 25개 구청장 선거도 서울 서초구를 제외하고는 24개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다시 한번 기대하는 ‘2018 지선 압승’ 지지율 업고 싹쓸이…이번에도 통할까? 당시 민주당의 당대표는 추미애 의원이었다. 선거 기간 동안 추미애 대표는 특유의 ‘추다르크’ 성격을 앞세워 험지를 찾았고, 투표 전날에는 마지막 유세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이어지는 경부선 라인을 따라 움직였다. 추 대표는 “영남지역은 저희가 조직을 갖추지 못했는데, 한 분 한 분 눈빛을 지켜보니 과거와 다르다는 게 느껴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8년 전 추 대표가 문정부 국정 기조에 맞춰 ‘한반도 평화’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면, 지금 정 대표는 ‘강력한 개혁’과 ‘일하는 정부’를 강조하고 있다. 선거 유세 역시 추 대표는 연설로 표심을 공략한 반면 정 대표는 선상 최고위 회의 등 입체적인 퍼포먼스에 공을 들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역대 선거와 마찬가지로 2018년 지방선거 역시 ‘보수 막판 결집’이 최대 분수령이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목소리를 낮춘 ‘샤이 보수’에게 희망을 걸었지만, 끝내 그들의 마음을 돌리지 못한 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결국 샤이 보수의 반란은 없었다는 게 당시 정치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권은 선거 마지막 날까지 ‘문정부 심판론’을 밀어 붙였지만 민심은 집권여당 쪽으로 기울었다. 과거 사례를 이정표 삼기에 앞서 민주당이 마지막까지 자세를 낮추고 겸손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정 대표 역시 “대통령 지지율도 고공행진이고 민주당 지지율이 상당히 높다 보니 일부 후보나 당에서 마치 선거가 쉬운 것처럼, 다 이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며 “쉬운 선거는 없다. 모든 선거는 다 어렵다”며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고 경계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지방선거가 2018년 지방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정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방심했다 ‘훅’갈라 이 관계자는 “지금 각종 여론조사 수치는 샤이 보수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라며 “최근 현장 사진을 보면 험지를 찾은 민주당과 그들을 반기는 시민이 한 컷에 담기는데 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유세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은 물론 샤이보수 성향 때문에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 유권자가 변수”라며 “보수 결집력이 민주당 험지 선거를 판가름할 하나의 척도”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집 나갔다 돌아오니 ‘싸늘’ 아직도 시달리는 대표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지도부가 뚜벅뚜벅 험지로 향하는 사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여전히 방미 논란에 발목이 잡혔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위해 방미했다”고 밝혔으나 뚜렷한 성과 없이 귀국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서울시당위원장인 배현진 의원은 당무가 지연된 점을 언급하며 “열흘이나 집을 비운 가장이 언제 와서 정리하려나 실소만 터져나온다”고 지적했다. 당내에서조차 날 선 목소리가 나오자 장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맹탕 방미’ 논란을 반박했다. 장 대표는 “미국 정부와 의회, 조야를 아울러 많은 분을 만나 우리 입장을 충실히 전달했다”며 “미국 공화당 핵심 인사들과 실질적인 핫라인을 구축해 한미 동맹을 지탱할 신뢰 토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접촉 인사를 묻는 질문에는 “외교 관례상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당 지지율 하락에 따른 사퇴 압박에는 “저는 당원들이 선택한 대표”라며 “필요한 거취는 제가 결정할 것”이라며 사퇴에 선을 그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