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만나다> 민주당 영입인재 11호 ‘미니스커트 여경’ 이지은

“‘조선제일검' 깨는 거 보세요”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제 정체성은 ‘여성’과 ‘경찰’이에요. 그 교집합을 무기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어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인재로 영입된 이지은 전 총경의 말이다. 부산서 태어난 이 전 총경은 경찰대를 졸업하고 현장에 뛰어들었다. 총경 계급까지 승진했지만 윤석열정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다가 경정급 보직으로 좌천됐다.

이지은 전 총경은 지난 1월 퇴임식을 마쳤다. 당시 상황을 설명하던 그의 목소리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묻어났다. 또 다른 쓸모를 찾아 국회로 발걸음을 튼 이 전 총경은 ‘검찰개혁’에 방점을 찍었다. 성별을 불문하고 혐오범죄의 표적이 된 사회를 바꾸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다음은 이 전 총경과의 일문일답.

-지난달 민주당 영입인재 11호로 선발되셨다. 민주당과 함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정치는 훌륭한 사람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기회가 되면 나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힘든 시기를 겪던 중 민주당서 함께하자는 요청이 왔고 드디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수락했다.

-2022년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해 총경 회의에 참석했다. 이후 중앙경찰학교 교무과장서 전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팀장으로 발령났는데 당시 상황은 어땠는지?

▲경찰국 신설은 경찰 조직을 30년 전으로 되돌리는 행위다. 원래 경찰은 내무부 산하의 치안본부 시설에 있었는데 당시 고문치사, 간첩 조작 등 사건이 일어났다. 이후 민주화의 물결과 함께 1991년에 비로소 경찰청이 독립했는데 윤석열정부가 들어서면서 검찰과 권력이 다시 한 몸이 됐다.


그래서 총경들이 각자 휴가까지 써가면서 회의를 했고 결국 그 결과 몽땅 좌천한 것이다. 나는 어떤 곳이든 맡은 자리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성격이다. 하지만 여기서는 무슨 이야기를 해도 바뀌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자포자기한 상태로 낙담하던 차에 민주당으로부터 인재 영입 제안을 받았고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다.

-현재 경찰을 대하는 윤정부의 태도를 평가한다면?

▲검찰총장 출신인 만큼 초반에는 사적 복수심이 있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검찰과 경찰은 70년 동안 지휘 복종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2020년 검찰개혁을 통해 협력관계가 됐는데 윤 대통령으로서는 굉장히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검찰과 윤석열 ‘윈윈’ 전략
“권력의 검찰 사유화 막아야”

마치 우리 집 종노릇 하던 하인이 어느 순간 본인과 동등한 위치가 됐다고 하니 이를 감정적으로 수긍하기 힘들지 않았겠냐는 생각이 든다. 나는 윤 대통령이 검찰을 사유화했다고 본다. 검찰의 힘을 정권을 유지하는 데 활용하고 대신 검찰의 권한을 확대해줌으로써 서로의 이익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윤정부 출범 이후에는 ‘묻지마 기소’라는 단어도 생겼다.

▲문재인정부서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를 조금 줄여놨지만 검찰의 권한은 여전히 막강하다. 얼마 전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관한 의혹 47개가 전부 다 무죄로 결론 났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무죄가 나왔다. ‘조선 제일의 칼잡이’라는 이름으로 멋지게 칼을 휘둘렀는데 알고 보니 무고한 사람을 향했다. 그래도 검찰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반면 자기 편에 대해서는 칼을 뽑지도 않는다. 이 경우에는 ‘무조건 불기소’라고 말할 수 있겠다.


-칼부림 사건, 부산 돌려차기 등 흉악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 국회 차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두 가지 관점을 제시하고 싶다. 첫 번째는 현장서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고 두 번째는 범죄를 낳는 사회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국회는 입법 기관인 만큼 안전과 관련된 법을 강화하거나 경찰이 법을 집행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높여야 한다.

보다 적극적으로 수사와 기소를 하기 위한 ‘경찰개혁 입법’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회구조를 바꿔야 한다.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정치권이 팔을 걷고 나서야 할 일이다.

-사회구조의 어떤 점을 지적하고 싶은가?

▲혐오다. 갈등이 많은 사회는 늘 범죄율이 높다. 경제가 어렵거나 증오가 많은 사회서도 범죄율은 상승한다. 결국 사회구조를 바꿔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가안정, 주거 문제 등 모두 국회서 풀어 나갈 수 있는 일들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을 대상으로 한 테러 사건 역시 궤를 같이한다.

정부 욕심으로 빛 잃은 경찰
조직 휘어잡은 윤에 쓴소리

증오와 혐오의 정치서 비롯된 언어가 서로를 향한 증오를 키우고 결국 범죄로 이어진 것이다. 단순히 경호를 늘리는 것에만 그쳤지만 근본적으로는 혐오를 종식할 문화를 바꿔 나가야 한다. 결국 무엇이 혐오인지 인지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스스로를 ‘페미니스트 경찰’이라고 칭한다. 여성 문제 관련해서도 관심이 많은 듯한데?

▲혐오 종식의 연장선상서 이야기하자면 혐오란 ‘소수자를 아주 불결하고 열등하게 여겨 집단서 배제하고 소외시키는 것’을 말한다. 여성 혐오는 전통적인 ‘여성상’을 따르지 않았을 경우 이 사람을 배제하는 걸 뜻한다. 나는 여기서 더 나아가 젠더 기반의 폭력범죄, 그리고 ‘여성의 몸을 소비하고 지배하는 권리를 남성이 가지고 있다’는 성차별적 사상까지 넓게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

여성 혐오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이고 범사회적으로 편견과 혐오에 대항하는 교육, 홍보, 연구 지원 등이 이뤄져야 한다.

-총선 출마 여부도 궁금하다.

▲전적으로 당의 결정에 따르겠지만 나는 ‘현장형’이기 때문에 지역구를 조금 더 선호한다. 경찰을 하면서 발령장 하나로 전국을 돌아다녔다. 발령 나는 곳이 나의 고향이자 운명이고 인연이라는 생각으로 근무해 왔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 총선서 승리해 윤정부를 심판하는 데 나의 쓰임을 다하고 싶다. 내가 사랑하는 경찰이 ‘국민의 경찰’이 되는 데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지금 윤정부는 경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장악해서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경찰은 범죄를 예방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때 본연의 빛깔을 찾는다. 경찰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윤정부의 욕심을 걷어내고 경찰 본연의 빛깔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싶다.

<hypak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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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