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정국진 새미래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서울·경기 통합해야” 주장, 왜?

[일요시사] 김명삼 대기자 = 지난 계엄·탄핵 정국과 맞물려 벌어진 개혁신당 내홍 사태에서 대중의 이목을 끈 인물이 있다. 당 주류 이준석계에 맞서 수적으로 열세인 허은아계의 입장을 조목조목 대변해 온 정국진 당시 선임대변인이었다. 이준석계에 의해 개혁신당에서 제명된 이후 ‘반 이재명’을 기치로 내걸고 새미래민주당에 입당했던 그가 6·3 지방선거 예비후보로 돌아왔다. 그것도 대통령선거 다음으로 큰 선거, 경기도지사 선거다.

정국진 예비후보는 지난 3일,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에 제9차 전국동시지방선거 ‘1호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출마 의사를 공개하면서 ‘변혁 도지사’가 되겠다고 천명해 온 바 있다. 변혁의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경기-서울 통합, 기초·광역의회 통합 등 전국민적인 관심을 모을 법한 굵직한 어젠다를 내걸었다.

<일요시사>와 만난 정 예비후보는 국민의힘에 만연한 지방선거 패배주의를 극복해야 한다면서, 야권 단일후보가 돼 당선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만 39세의 젊은 나이와 소수 정당 소속을 전전한 이력은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변혁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라고도 덧붙였다.

다음은 정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당랑거철(螳螂拒轍)이 아니냐는 비아냥도 있지 않은가?

▲소년이 무너지는 제방을 맨손으로 막지 않았다면 마을은 파괴됐을 것이다. 정치는 희생이자 헌신이다. 장판파에 선 장비나, 주군의 아이를 품에 안고 돌파한 조자룡이 적의 위세에 눌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젊은 나이에다, 소수정당 소속이라는 핸디캡이 있는데….

▲오늘 내가 남긴 발자국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이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의 나이가 딱 나와 같다. 지금 나처럼 원외정당 소속이기도 했다. 올해 새 뉴욕시장이 된 34세 조란 맘다니를 보라. 해외에는 비슷한 사례가 부지기수다. 국내에서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일이라 고되지만 큰 보람으로 돌아올 것을 기대한다.

-그래도 현실의 벽은 높다. 복안이 있는가?

▲인지도가 부족한 내가 기댈 곳은 유권자께서 진정성을 알아봐 주시는 것뿐이다. 구태 정치가 회피하고 방치한 과제들의 해결사가 되겠다. 경기-서울 통합, 기초·광역의회 통합, 수원·성남비행장 이전 등의 공약은 내가 거대정당의 기성 정치인이었다면 나오기 어려웠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세가 강한 경기도에서 야당 후보로 당선되는 것은 물론, 그 전에 야권 단일후보가 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 않을까?

▲국민의힘은 경기지사 선거를 사실상 포기한 것 같다. 질까 봐 지레 겁먹고 아무도 나서는 이들이 없다. 그도 그럴 것이, 경기도에서 비호감도가 높은 국민의힘 간판으로는 누가 나와도 필패다. 반면 새미래민주당의 젊은 후보인 나라면 경기지사 선거에 의외성을 부여하고 역동성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골리앗을 쓰러뜨린 건 목동 다윗의 물맷돌이었다.

-경기·서울 통합 공약은 어떤 배경에서 나오게 됐는가?

▲최근 경기 2개 시, 서울 1개 구에 걸쳐 있는 ‘한 지붕 세 가족’ 구조의 위례신도시를 방문했다. 좁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생활 인프라와 행정 서비스가 단절된다. 이러니 버스나 택시 타기도 불편하고, 바로 집 앞에 학교가 있어도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멀리 떨어진 학교로 가야 한다.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관할이 어디냐에 따라 각종 행정이 책임을 미루는 ‘핑퐁 행정’도 호소하더라. 주민들은 단일 행정구역으로 만들어 달라는데, 비단 위례신도시만의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경기도 도시들은 연담화돼있어서 행정구역과 생활권의 불일치를 보이는 지역이 많기 때문이다. 이를 타파해야 한다.

- 경기·서울 통합의 또 다른 필요성과 그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경기·서울은 물론 인천까지도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강원 철원군과 충남 천안·아산시까지도 포함돼야 한다고 본다. 국토부 용역으로 중앙대 연구팀이 재작년 낸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메가시티의 범위가 여기까지 닿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 인지도와 호감도를 쌓은 도시 브랜드인 ‘서울’을 공유하게 되면 경기도 각 시군별 경쟁력도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서게 될 것이다. 지난달 다녀온 해외 견학 출장을 통해 이런 구상을 더욱 정교하고 견고하게 다졌다.

-굳이 시간과 돈을 들여 해외 견학을 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사무실에 앉아 지도와 각종 자료를 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선거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열이틀 일정으로 해외 4개국 5개 메가시티를 자비로 다녀왔다. 일반적인 관광지 대신 ‘해외의 경기도’에 해당하는 지역을 중점적으로 둘러봤다. 이 구상에 대한 확신을 갖기 위해서이기도 했는데 대만족이었다. 종일 걸어다니느라 온 발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몸무게가 빠지는 강행군을 한 보람이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어떤 것을 들 수 있나?

▲파리 사클레 대학교(Universite Paris-Saclay)는 우리로 치면 서울 밖 경기도 시흥, 안산 또는 안양시 정도에 위치해 있는데 특히 과학·공학 분야에서 유럽 너머 세계적 명성을 떨치고 있다. 작년 노벨물리학상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이곳 출신이기도 하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프랑스판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교육·연구·산업시설을 빠르게 집적시켜나가고 있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인하공전, 한양대 안산ERICA캠퍼스가 한곳에 모여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이 대학교에 현재 소속된 행정구역인 ‘에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면 ‘파리’라는 이름이 붙은 지금의 위상을 가질 수 있었겠나.

-국내 일부 혁신도시의 실패 사례를 보면 단순히 기능 집적만으로는 부족하다. 적절한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무의미하지 않은가?

▲허허벌판을 따라 파리지하철 18호선이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활발히 건설 중에 있었다. 대략 안양에서 부천을 부드러운 곡선으로 잇는 느낌의 전철이다. 우리 교통망을 생각해 보면, 경기도의 각 시군이 서울로 빨려들어가는 식이라 서울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파리 메가시티(일드프랑스)는 파리 중심부로의 교통만큼이나 파리 근교 경기도에 해당하는 지역들끼리의 순환선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현재 건설 중인 15~18호선은 바로 이런 ‘그랑 파리 익스프레스(Grand Paris Express)’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이를 통해 파리의 경기도에 해당하는 지역들도 ‘파리’라는 브랜드하에서 지역별 개성을 살려 세계적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끔 만들어가는 것이다.

구태 정치 과제들 해결사 자처
“현실 벽 높아도 통합 서둘러야”

이상의 파리 메가시티 전략을 세우는 곳이 APUR(Atelier Parisien d’Urbanisme: 파리도시계획연구소)다. 경기연구원, 서울연구원과 인천연구원 셋을 합친 격의 연구기관이다.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실행하는 곳은, 파리를 포함한 131개 지자체를 묶는 협력 틀로서 공공재단 성격을 가진 ‘메트로폴 뒤 그랑파리(Metropole du Grand Paris)’다. 파리를 찾았으니 에펠탑이나 개선문을 갈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그 대신 이 두 곳 청사를 가봤다. 도지사가 돼 다시 돌아오겠다 다짐하며 말이다.

-하지만 경기·서울 통합 시 수도권만 지나치게 비대해지지 않겠는가?

▲수도권 인프라 중 상당수는 비수도권이 없으면 누릴 수 없다. 전력 생산과 송전망이 대표적이다. 다만 수도권이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수록 지방에 흘러드는 낙수효과의 폭도 커진다. 이 낙수효과를 좀 더 체감할 수 있게 만들 필요가 있다. 무릇 경기지사쯤 되면 경기 도민뿐 아니라, 국가적인 과제에도 책임있게 임해야만 한다. 이와 관련해 합리적인 방안을 적절한 때 공개할 것이다.

-기초·광역의회 통합을 통해 연간 1조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고 이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투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로 인해 지방분권 및 자치 역량이 줄어든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현재 지방의회가 국민에게 기억되는 방식은 외유성 해외 출장이나 성추문 등이다. 지방의원이 누군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왜 그럴까. 기초지자체는 너무 작고 광역지자체는 너무 넓다. 이들의 업무가 중복돼 있고 불필요한 행정 비용을 발생시키는 것도 문제다.

지방정치가 효능감을 주지 못하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지방의회 무용론’이 저변에 넓게 깔려 있다. 김경 전 서울시의원과 강선우·김병기 두 국회의원 사태를 보라. 지방의회가 국회의원에 종속돼 시녀화된 구조를 깨야 한다. 나는 기초·광역의회 통합을 통해 도리어 지방의회의 힘을 강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대만처럼 통·반장과 이장의 역할을 내실화하는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현재 한국 사회를 어떻게 진단하는가?

▲조국, 김민석 같은 운동권 세대가 장기간 집권하면서 한국 사회 전반적으로 기득권과 부조리가 누적돼있다. 이로 인해 미래 세대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이전 세대보다 삶의 질이 나빠진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애, 결혼 및 출산을 회피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나라 전체가 스스로 소멸을 선택하고 있다.

4050세대(X세대, M세대)는 민주당, 6070세대는 국힘이 이를 해소해주기를 기대하지만 넌센스다. 거대 양당은 기득권과 부조리를 만들고 이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02030세대(제트세대, 알파세대)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속에 갈 데를 몰라 방황한다.

변혁의 시기였던 대한민국 고도 성장기에서 배워야 한다. 그때만 해도 30대의 나이로 경기도지사 직을 수행한 분들도 있었다.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그들이었기에 그 시기의 대한민국이 고도성장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나는 국제적으로 발생하는 ‘제트 혁명’을 한국에서 추동하고 싶다.

-정 예비후보는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했지만 조국 사태 이후 한결같이 제3지대 정치인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제3지대는 부침도 심하고 당장의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 길을 걷는 이유가 무엇인가?

▲나의 30대는 무한도전의 연속이었다. 그 30대가 저물고 선거 중에 40대로 접어들게 된다. 그런만큼 이번 도지사 선거는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모든 것을 바치려 한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에게 이런 도전이 가능함은 물론, 끝내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낼 것이다. 변혁 친화적인 경기도민의 힘을 빌려서 말이다.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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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장동혁 다음 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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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에서 15대 1로 승리할 것이라던 예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국민의힘이 접전 지역에서 일부 성과를 거둘 경우, 귀속을 놓고 다시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축으로 이기든 지든 아비규환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지난 26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6·3 지방선거 판세 분석에 대해 밝혔다. 조 사무총장은 서울·부산·대구·울산·경남·전북 등 광역자치단체 6곳을 접전 지역으로 지목했다. 이어 전남·광주·인천·대전·세종·경기·강원·충북·충남·제주 등 10곳을 민주당이 안정적으로 이길 수 있는 광역자치단체라고 지목했다. 펼쳐질 삼국지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후보자들의 지지율 상승 기류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그는 “영남 중심으로 보수 결집이 어느 정도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며 “어느 정도 활성화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고 인정했다. 이어 “보수 결집이 이뤄지면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 지지자도 결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6·3 지방선거에 대해선 지난달만 해도 “민주당이 경북을 제외한 모든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해 15대 1로 이길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전망이 결정적으로 깨진 변곡점은 일명 ‘조작 기소 특검법’으로 알려진 새 특검법이다. 민주당은 지난 4월30일 해당 법안을 발의했다. 취지는 ‘윤석열정부 당시 검찰의 수사·기소 과정 내 불법·조작 의혹을 규명한다’는 것이다. ‘조작 기소 특검법’은 이 법안의 통칭이다. 법안에 따르면, 특검의 수사 범위에는 ▲대장동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공직선거법 위반 파기환송심 재판 ▲위증교사 항소심 재판 등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이 대거 포함된다. 아울러 ▲수사 기간 최장 180일·준비 기간 포함 200일 안팎 ▲파견 검사 30명 ▲특별 수사관 150명 등 최대 규모로 구성된다.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됐던 것은 특검의 판단에 따라 법원에 계류 중인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를 취소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 4일 국회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슨 죄를 지어도 감옥에 안 가는 사람은 북한의 최고 존엄 김정은”이라며 “이 대통령은 최고 존엄 넘버 2라도 되고 싶은 거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여전히 장 대표의 지원 유세를 꺼릴 정도로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26일 서울에서 오 후보 등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오 후보는 동행 유세를 하지 않았고, 유세 동선을 다르게 잡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장 대표의 지원 유세를 요청한 적이 없다”면서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지방선거 판세는 민주당에서도 최소한 ‘보수의 활성화’를 인정해야 할 정도로 경합으로 바뀐 양상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작 기소 특검법 논란이 보수 성향 유권자의 위기감을 자극해 결집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도 인정한 보수 결집…원인은 이 공소 취소? 무조건 버틸 장…비결은 벙커가 된 최고위원회의 정치사회학·정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특정 정치 세력이 급격한 제도 변화나 가치 의제를 추진할 때 반대 성향의 유권자가 이에 반발해 결집하는 현상을 백래시 효과라고 설명한다. ‘15대 1’이란 승패 예측이 공공연하게 거론된 것에 대한 반감도 이 백래시 효과에 일부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6·3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민주당은 행정권·입법권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장악하게 된다. 이에 대한 견제 심리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취지의 분석이다. 하지만 아직은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분석은 나오지 않고 있다. 각지의 광역자치단체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를 앞섰다는 분석도 마찬가지다.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은 중도층이다. 중도층이 국민의힘으로 완전히 돌아섰다는 분석도 그렇다. <한겨레>와 한국정당학회가 STI에 의뢰해 지난 6일부터 10일까지 유권자 1701명을 상대로 유무선 RDD 및 통신사 가입자 패널을 활용 조사해 지난 14일 밝힌 유권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정 안정을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53.3%였다. 반대로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34.1%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48.9%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23.8%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스트레이트뉴스>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100% RDD 방식을 활용한 ARS 여론조사를 진행해 지난 13일 밝힌 결과에서도, “국정 지원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51.5%였다. 반대로 “정권 견제를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응답한 유권자는 41%였다. 중도층에서는 국정 지원론에 힘을 실어준 유권자가 54.8%로 집계됐고, 정권견제론에 힘을 실어준 유권자는 36.8%로 확인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으로서는 애초 거론됐던 압도적 참패 예상에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든 접전 양상으로 변화했다는 것에 고무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하지만 “국민의힘 자체의 호감도 상승이라기보다 민주당의 조작 기소 특검법 추진 논란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사이익 접전 양상 그런데 정치인은 정치적 현상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재구성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따라서 국민의힘의 유력 주자들은 아전인수격 해석을 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이 같은 현상을 귀인 오류 혹은 자기 기여 편향이라고 설명한다.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객관적 사실을 왜곡해 잘못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인지적 편향을 의미한다. 정치인은 대체로 승리·성과 등 긍정적인 부분을 자신의 덕분으로 돌리고, 실패는 타인·상황·언론 등 외부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이 같은 귀인 오류는 곧바로 프레이밍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두고, 정계에선 ‘프레임 설정’이라고 한다. 프레이밍은 특정 사안의 일부 측면을 선택적으로 부각해 대중의 해석 방향을 유도하는 작업을 의미한다. 정당 내부 권력투쟁에서는 선거 결과를 자신에게 유리한 공로·책임 구도로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들은 현재의 접전 양상을 자신의 당권 유지 및 장악 시도의 근거로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가 지원 유세 요청이 없는 상황에서도 현장을 누비는 것에 대해선 “선거 이후에도 당권을 공고히 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해 장 대표 체제가 붕괴하거나 장 대표가 책임론의 중심에 서게 될 경우, 그는 향후 정치적 밑그림을 그리기 쉽지 않다. 강경 보수 노선을 앞세워 선거를 지휘했다가 참패 후 당 중심에서 밀려난 사례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가 거론된다. 이후 부정선거론의 선두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황 전 대표는 6·3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에서 경기 평택을에 출마했지만, 초반 여론조사에서는 10%대 초반 지지율에 머무르는 등 뚜렷하게 두드러지지는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 대표의 거취를 놓고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버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당헌·당규에 따르면, 지도부가 붕괴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는 기준은 최고위원회의의 기능 상실 여부다. 구체적으로는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하면 최고위원회의가 해산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국민의힘의 최고위원회의에는 김민수·김재원·조광한 등 장 대표와 의견을 함께 하는 강경 보수 성향 최고위원들이 포진해 있다. 강경 보수 성향과 거리가 멀면서도 친한(친 한동훈)계도 아닌 양향자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출마했다. 지방선거 출마 등에 따른 최고위원 궐위는 비대위 전환이 아닌 보궐선거로 처리하도록 하는 예외 규정이 마련됐다. 장 대표 체제를 흔들기 더 어려워진 것이다. 선출직 최고위원 사퇴로 무너졌던 지도부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체제였다. 당시에는 한 전 대표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론에 대한 당내 반발을 이겨내지 못해 지도부가 무너졌다. 3명의 최고위원이 지방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장 대표와 의견을 함께하는 한 당시와 같은 지도부 붕괴가 현실이 될 가능성은 낮아진다. 최고위원회의는 장 대표의 벙커가 된 지 오래다. 따라서 선거 결과에 따라 장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이어지더라도 최고위원회의는 내부 참호전을 치를 요새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끝나지 않은 내부 전쟁 오 후보는 5선을 위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3월 1차 공천 마감 시한까지 공천을 신청하지 않는 등 사실상 장 대표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적이 있다. 당시 그는 혁신 선대위 구성 등 사실상 장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했다. 그는 공천을 신청하면서도 장 대표 등 지도부에 혁신을 요구하면서 대립각을 이어갔다.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는 한때 50%를 넘는 압도적 지지율을 얻었다. 하지만 과거 폭행 전과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접전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뉴시스> 의뢰로 여론조사 업체 에이스리서치가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서울시 거주 만 18세 성인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통신 3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를 이용해 진행한 후 지난 22일 공개한 ARS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 후보는 41.7%의 지지를 얻었고, 오 후보는 41.6%의 지지를 얻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혼전 양상이 거듭되고 있어서 두 후보 간 승패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오 후보는 아직 정 후보를 제친 여론조사 결과를 구체적으로 얻지는 못했다. 오 후보에 대해선 “공천 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혁신 선대위를 요구하는 등 장 대표와 대립각을 내세울 때 당락을 떠나 당권 도전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따라서 오 후보가 선거에서 패배하면, 장 대표 책임론을 강하게 거론하면서 본격적으로 당권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최고위원회의 자체가 장 대표의 벙커이기 때문에 자신의 중도층에 대한 설득력을 앞세워 여론을 조성한 후 대외적 압박에 나서는 형태로 장 대표에게 도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승리하면, 오 후보가 한국 정치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형태의 정치 실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일본의 여당 자유민주당과 각외 협력을 하는 일본유신회는 오사카에서의 강한 지지를 바탕으로 정계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일본유신회 요시무라 히로후미 대표는 오사카 부지사를 겸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심대평 전 충남도지사가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국민중심당을 창당해 일시적으로 당 대표를 겸임했던 적이 있다. 이 같은 모델은 광역자치단체장 권력을 기반으로 중앙당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로 설명할 수 있다. 일본유신회는 오사카 지역을 강력한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어 요시무라 대표의 오사카 부지사가 가능하다. 심 전 지사는 자신이 도지사를 맡았던 충남을 기반으로 지역 정당을 창당했다. 오 후보는 국민의힘의 약점으로 거론되는 수도권을 기반으로 정치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나 구 친윤(친 윤석열)계도, 친한계도 아니다. 따라서 오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돼 당의 상징으로 주목받으면, 국민의힘의 변화와 쇄신을 상징할 수도 있다. 대립각 유지하는 오…당락 떠나 당권 도전 가능성 한, 지면 정계 은퇴? 이겨도 쉽지 않을 국힘 복귀 하지만 구 친윤계와 친한계의 갈등은 매우 뿌리가 깊다. 이 갈등 조정 자체가 오 후보에겐 새로운 시험대가 된다. 아울러 우리나라 광역자치단체장이 당의 얼굴이 돼 당무 전면에 나선 사례는 앞서 언급한 심 전 지사밖에 없었으며, 그마저도 일시적이었다. 따라서 오 후보로선 서울시장 5선에 성공하면, 자신은 당의 상징 역할을 하면서 장 대표 체제 붕괴를 압박한 후 대리인을 비대위원장으로 파견하는 간접 지배 형태를 선택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결국 오 후보의 승패와 무관하게, 그의 향후 행보는 장 대표 체제의 외부 압박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부산 북구갑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한 전 대표도 최근에는 민주당 하정우 후보를 추월하는 등 선전하고 있어 당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부산일보>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부산 북구갑 지역구 거주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 조사를 진행한 후 지난 25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38.2%의 지지를 얻었다. 하 후보는 34%의 지지를 얻었고,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는 23.3%의 지지를 얻었다. 한 전 대표는 부산 북갑에서 무소속 출마를 하는 등 필연적으로 보수 유권자의 지지를 박 후보와 양분해야 했다. 따라서 중도 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하 후보로부터 일정 부분 빼앗아오지 못하면, 낙선을 피하기 어렵다. 이렇게 되면 한 전 대표를 둘러싼 정계 은퇴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승리하면 한 전 대표의 몸값은 급상승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승리했기 때문에 당 복귀가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구 친윤계와 강경 보수가 여전히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은 몸값이 급상승한 한 전 대표를 감당하기 어렵다. 이를 정치학에서 말하는 ‘양면 게임’과 유사한 상황으로 볼 수도 있다. 한 전 대표는 한편으로는 부산 북갑 유권자를 상대로 당선 경쟁을 벌여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의힘 내부 복귀와 당권 경쟁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한 전 대표의 근본적인 정치적 목표는 국민의힘 복귀·당권 장악이라고 할 수 있다. 첫 전장에서 승리한 직후 곧바로 2차전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단기 결전인 1차전과 달리 2차전은 참호전 양상의 지루한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내부인 아닌 내부인’으로서 공천권·징계권 등 국민의힘 내 제도적 권력의 높은 벽을 실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 내 구 친윤계와 강경 보수 세력은 한 전 대표에 대한 반감이 매우 크다. 한 전 대표로서는 원내 입성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제도적 권력의 높은 벽을 실감하면서 신당 창당 혹은 국민의힘 내부 변화 관망 등 선택지를 검토하면서 정치적 선택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는 일부 보수 성향 매체의 강한 두둔을 업고 있지만, 그들은 국민의힘 밖에 있다. 밖에서 미는 힘에는 한계가 있다. 한 전 대표가 승리하더라도 장 대표 체제 안으로 곧장 흡수되기 어렵다. 따라서 양측의 충돌은 선거 이후에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과는? 아비규환 국민의힘의 고질적 문제로는 통합형 리더십 부재가 거론됐다. 6·3 지방선거에서 ‘약간의 성과’를 거두더라도, 그 성과가 오히려 공로 다툼과 분열의 불씨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 중심에는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버틸 가능성이 큰 장 대표가 있다. 국민의힘은 이기든 지든 이어질 아비규환을 피할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