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와 쾅’ 벤츠 차량 3400만원 견적 낸 OO모터스 입길

보배, 차주 동의 없이 부품 탈거 논란
“탁송 시트 훼손? 원래 있던 거 아냐?”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너구리 한 마리 죽이고 3400만원이라니…고라니 죽이면 5000만원 수리비 나오겠네요.” 야생동물과의 충돌사고로 인천 소재의 차량 정비소에 차량을 입고했다가 된서리를 맞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게다가 해당 정비소는 차주의 동의 없이 자동차 부품들을 탈거했으며, 탈거한 부품을 조립하지도 않은 채 뒷좌석에 싣고 탁송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차주는 이 과정서 실외 도장(랩핑) 및 실내 뒷좌석 시트가 찢기는 손상이 발생했는데도 업체 측이 발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5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자신을 벤츠 CLS 300d 차량의 차주라고 밝힌 A씨는 “살다 보니 이런 피해를 당해본 게 처음이라 당황스럽기도 하고 이럴 때는 어떻게 해결해야 될지 몰라 글을 남긴다”며 사진 12장을 첨부했다.

이어 “지난 21일, 등산 가는 길에 너구리를 로드킬해 23일, 인천 OO모터스에 차량을 입고했다. 첫 번째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저는 당연히 가볍게 차량 범퍼만 교환이라고 생각했는데 차량을 맡기고 집으로 가는 길에 ‘안쪽 콘덴서’라고 하는 것도 교환해야겠다. 다른 건 괜찮다‘는 전화가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비소에 “최대한 (부품)교환 말고 살리는 쪽으로 수리를 하고 싶다. 어쩔 수 없는 건 교환으로 넘겨야겠다고 말했다”고 요청했다.

이튿날 아침, A씨는 보험사로부터 예상 견적(수리비)이 무려 3400만원이 나왔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에 따르면 보험사 측은 세부내역에 대해 ▲부품 앞 범퍼 교환 ▲범퍼레일 교환 ▲라지에이터그릴 교환 ▲앞 상판 패널 ▲상단 전 패널 교환 ▲좌·우측 라이트 교환 ▲좌·우측 휀더 복원수리 ▲내부 사이드멤버 ▲휠하우스 좌·우측 복원 수리 ▲콘덴서 교환 ▲크루즈컨트롤 센서 교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복원이 교환으로 바뀔 수도 있고 수리로 바뀔 수도 있다”고도 안내했다.

A씨가 정비소에 ‘과한 청구가 아니냐?’고 묻자 정비소 측은 “부장이 넣은 건데 일을 실수한 것”이라고 말하는 등 책임을 미루는 모습을 보여 다른 공업사로 수리를 옮겨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해당 차량의 2020년식 가격은 8770만원대부터 1억2000만원대인 것으로 확인된다.

단순한 로드킬 사고 수리 비용으로 신차 값의 1/3가량의 견적이 나온 셈이다.

보험사에 계산동까지 탁송 서비스를 요청했고 탁송 사진은 문자메시지로 전송받았다. 탁송 사진을 받아본 A씨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차량 뒷좌석에 탈거했던 앞 범퍼 등 부품들이 켜켜이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바닥에 시트 보호를 위한 완충제가 깔려 있긴 했지만 등받이 쪽은 아무런 보호 장치도 구비돼있지 않은 상태였다.

이로 인해 시트는 물론 등받이 부분에까지 생채기가 발생했다.

어처구니없는 마음에 A씨는 해당 정비소에 “탁송 과정서 피해를 봤다”고 전화하자 정비소는 “원래 찍혀 있었고 찢어져 있던 것 아니냐? 이전 사진은 있느냐?”고 적반하장식으로 나왔다.


그는 “상식적으로 저런 부품들을 저렇게 실내에 실어놓고 잘못 없다고 우기는 게 말이나 되는 건지 참 답 없다”면서 “통화 내용 모든 것을 녹취했고 사진으로도 다 남겨놨지만 이런 황당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우선 소비자보호원에 접수해놓은 상태지만 더 이상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보험사도 3400만원이라는 걸 인정한 것 같아 어이가 없고 양심 없는 OO모터스 여긴 진짜 답도 없는 공업사 같다”고 토로했다. 

A씨가 첨부한 사진에는 앞 범퍼 하단 부분이 깨져 있는데 번호판 부분까지는 멀쩡한 상태로 보이며 두 번째 사진의 에어컨 콘덴서 부분 역시 특별한 충격이 가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재경 소재의 한 정비업체 관계자는 “자동차 에어컨 콘덴서는 차량의 가장 앞쪽에 위치하고 있어 작은 접촉사고가 생겨도 바로 찍혀서 쉽게 손상이 가해지는 부분”이라며 “수리비는 과잉 청구된 것 같다”고 조언했다.

다른 인천 소재의 정비업체 대표도 “차를 직접 봐야 알겠지만 단순 로드킬로 인한 차량 수리비가 3400만원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과한 감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진들에는 차량 뒷좌석 시트가 흙 등의 이물질로 오염돼있으며 무거운 하중에 의해 눌린 자국들도 몇 군데 나 있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글에는 “와, 랩으로 포장해서 견인차에 실은 것도 아니고 그냥 생짜배기를 저렇게 차에 실어서 탁송이요? 제정신 아니네” “부품 뒷좌석에 실은 거 보고 시트도 교체하는 건가 싶었네요. 황당하다” “누가 보면 폐차장 가는 줄…” 등 해당 정비소를 비난하는 댓글들이 베스트 댓글 1, 2, 3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설마, 저렇게 보냈다고요? 선 쎄게 넘었네요” “이건 아니지” “공업사 눈탱이를 떠나서 저런 식으로 실어 보낸 건 흠집나라고…고의 아닌가?” “최대한 교환할 것 멀쩡한 것도 다 교환하고 재생 부품으로 다시 팔려는 속셈 아니냐. 차에 싣는다고 해도 아무리 못해도 최소한 박스 하나라도 깔아야 하는 거 아닌가?” 등의 공업사 비토 댓글이 주를 이뤘다.

A씨는 ‘정비소 고의 의혹’ 댓글에 “당연히 흠집 나고 찍히고 찢어진 걸 왜 자기네 탓하느냐며 우기는데 답 없는 사람들 같아서 그냥 고소하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다수 회원들의 ‘정식 서비스센터 입고’ 지적에 대해선 “단순 범퍼 교환이라고 생각했던 데다 정식 서비스센터 예약이 너무 오래 걸렸고, 차량 운행을 못하게 되면 힘들지는 상황이라 바로 수리할 수 있는 곳을 알아봤던 것”이라고 대꾸했다.

회원 ‘컨트OO’는 “수리 안 한다고 하니까 엿먹어보라고 저렇게 뒷좌석에 부품 우겨넣어 보냈군요. 그냥 사고 수리하시고 랩핑지와 실내 손상 부위는 자차로 추가 접수해서 수리한 후 해당 업체에 구상권 청구 소송하는 게 좋겠다”며 “어차피 증거가 다 있으니 어려운 싸움은 아닐 것으로 사료되며 시청에 해당 업체 민원 넣으시라”고 조언했다.

해당 공업사가 어느 업체인지 알고 있다는 회원 ‘빤쓰OOOO’는 “(OO모터스는)보통 자차 없는 문신 돼지충 카푸어들이 단골로 오고, 수리비 지급 못해서 찾아가지 못하는 차들도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회원 ‘조지아OO’도 “겨우 로드킬 단순 범퍼 교환인데 무슨 사이드멤버며 휠하우스까지 건드리느냐? 엔진룸까지 밀려야 휠하우스가 작살나는 것”이라며 “대단하다. 진짜”라고 황당해했다.

반면 “공식 서비스센터에 입고했어야 한다. 사설로 간 게 잘못이다. 피해보상 받기 쉽지 않다. 증명이 안 되고 입고 전 시트나 차 내부, 외부 컨디션은 증명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차 반파 가격의 수리비로 나온 것도 보험사 인증됐으면 끝난 듯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27일,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A씨는 “탁송은 제가 직접 해당 보험사를 통해 요청했으며 직접 (제가 지정한)타 공업사 주소를 알려줬다”고 말했다.

이어 “아쉽게도 입고 전 뒷좌석 시트 사진은 없다. 우선 소보원에 접수만 해놓은 상태”라며 “어디에 어떻게 신고해야 할지 잘 모르는 상태라 알아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해당 정비소와도 연락을 시도했으나 대표가 부재 중인 관계로 닿지 않았으며 이후에도 취재진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운전 중 로드킬 사고로 동물이 죽었을 경우엔 고속도로에선 도로교통공사에, 일반 도로에선 다산콜센터나 환경부에 연락해 사체 처리에 대한 도움을 구해야 한다. 또 주택가나 아파트 단지 등의 사유지의 경우엔 차주가 직접 종량제 봉투에 사체를 담아 처리하도록 돼있다.


야생동물로 인한 차량 파손에 대한 수리비는 지급받기가 쉽지 않은데, 본인 과실이 없는 자차 처리는 보험료 할증 없이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1년 동안 보험료 할인이 유예될 수 있다.

<haewoong@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한신학원 이사의 수상한 영전

[단독] 한신학원 이사의 수상한 영전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한신학원 이사였던 A씨가 한신대학교 총장과 이사장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했다가 취하했다. 공교롭게도 고소를 취하하기 직전에 열린 이사회에서 그는 교육인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고소가 이뤄진 배경은 지난 5월22일 열린 한신대학교 이사회에서 비롯됐다. 이날 회의에는 총장을 비롯해 이사 17명이 참석했다. 당시 학교법인 한신학원의 감사가 “그동안 한신대에서 사내 공사를 한 금액이 70억원이 넘는데 모두 입찰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공사로,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했다”고 보고하면서다. 학원 감사 내부 폭로 당시 감사의 충격적인 발언으로, 한신학원 이사 A씨는 고민 끝에 업무상 배임 및 횡령으로 한신대 총장과 이사장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했다. A씨가 지적하는 부분은 세 가지다. 첫 번째로 한신학원 재산인 거제도 땅과 관련한 배임을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한신학원은 거제시에 임야 약 55만평을 보유하고 있었고, 도로가 연결되지 않은 ‘맹지’로 분류된 해당 부지에 대해 논의 중이었다. 그 곳은 수익용 기본재산임에도 장기간 활용이 어려운 상태였다. 한신학원 측은 이 토지를 단순 보유할 경우 관리비만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가치 상승도 제한적이라고 판단해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었다. 당시 M 건설은 2016년부터 경남 거제시 아주동 일원에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업 대상 부지 중 일부가 학교법인 한신학원 소유의 임야로 포함돼있었고, 한신학원 역시 해당 지역 임야를 공동개발 방식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M 건설은 경상남도로부터 지구 지정에 대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에서 한신학원 이사들은 당시 이사장이 학원 소유 토지를 공공임대주택 개발에 제공하는 대가로 2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사실을 용역업체 대표의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 이사회는 즉시 M 건설 측에 협상단을 파견해 토지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했지만, 협상은 결렬됐다. 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한신학원의 상급기관인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이하 기장총회)는 사업 자체를 중단시켰다. 이로 인해 M 건설은 한신학원 측의 토지 사용 승낙을 얻지 못하게 됐고, 결국 조건부 지구 지정이 취소될 위기에 놓이면서 개발사업은 사실상 좌초됐다. 이후, 한신학원 법인 산하 ‘한신영림운영위원회’는 열린 회의에서 해당 부지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에 참여하는 형태로 개발하는 방안을 보고했다. 이 회의에는 삼부토건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B씨와 C씨가 직접 참석해 사업 구조와 예상 수익, 한신학원의 참여 방식 등을 설명했다. 이들은 명함까지 주며 자신들을 “삼부토건 고문”과 “부사장”이라고 소개하며 접근했다. 한신대 상대로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 고소 불법 매각·쪼개기 공사·교비 횡령 의혹 제기 두 사람이 제안한 내용은 “삼부토건이 M 건설로부터 사업권을 인수해 시행하며, 한신학원은 부동산투자회사(REITs)에 현물출자하고 주식 지분을 배당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었다. 이때 M 건설에도 B씨와 C씨가 접근했다. 이들은 “한신학원과 협의를 주선해 사업을 재개시키겠다”고 제안했다. M 건설은 이 제안을 믿고 2023년 8월 ‘사업시행대행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조건은 B씨 측이 같은 해 9월20일까지 한신학원으로부터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받아오면 용역비를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M 건설은 계약금 명목으로 1억원을 지급했다. 같은 해 이사회는 한신영림운영위원회의 보고를 바탕으로 관련 헌의안을 기장총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한신학원은 기장총회가 한신대 운영을 위해 설립한 법인으로, 모든 사업은 기장총회의 허가가 필요하다. 보고서에는 구체적인 사업 예측치도 포함됐다. “지구 단위 승인을 거쳐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될 경우 평당 100만~150만원의 감정가가 예상되며, 현물출자 후 10년 임대 기간이 끝나 분양 전환 시 내부수익률(IRR)은 약 6.77% 이상”이라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기장총회는 “한신학원 소유 토지는 공공개발 참여 대신 현금 매매로 전환한다”는 결의를 내렸다. 한편, 약속된 기한이 지나도 M 건설에 토지 사용 승낙서는 발급되지 않았다. M 건설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자 B씨 측은 “승낙서가 곧 발급된다”며 시간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승낙서는 끝내 발급되지 않았다. M 건설은 곧바로 계약을 해지하고, 실제 B씨가 대표로 있는 S사를 상대로 계약금 1억원 반환소송을 제기했다. 이 시기 한신학원은 삼부토건에 이들의 신원을 확인했다. 삼부토건은 “B씨와 C씨는 우리 회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답변했다. 즉, 자신들을 삼부토건 관계자라고 밝힌 B씨와 C씨가 실제로는 삼부토건 관계자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삼부토건 본사는 “이들과 별도의 위임이나 계약관계를 맺은 사실이 없다”고 확인했다. 대형 건설사인 삼부토건의 이름을 내세워 사업을 추진하려 한 것이다. 실체 없는 부동산 리츠 이후 B씨는 자신의 배우자 명의의 P사로 이름을 바꿔 사업을 계속 추진했다. B씨 일행의 만행을 알게 된 M 건설은 지난해 3월, 한신학원에 ‘토지 매수의향서’를 보내 “거제 아주동 임야를 평당 50만원에 매수할 의사가 있다”고 전달했다. M 건설은 인근 토지를 이미 평당 44만원에 매입했다고 밝히며, 한신학원 토지는 “13% 이상 높은 가격으로 정당하게 매입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B씨는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한신학원은 같은 해 5월30일, B씨의 부인이 대표로 있는 P사와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A씨는 “총장과 이사장이 이 제안을 알고도 이사회나 총회에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M 건설의 제안이 있었음에도 총장과 이사장이 P사와 불공정한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문제로 지적한 점은 계약 내용이었다.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따르면 계약금 총액은 10억5000만원으로 명시됐지만, 실제 한신학원이 받은 금액은 1억원뿐이었다. 잔금 9억5000만원은 “4년 이내 부동산투자회사(REITs)와의 매매계약 재체결 시 지급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고, 심지어 한신학원은 받은 계약금 1억원을 매수인에게 반환하기로 명시돼있었다. 또 특약 사항에는 ‘매도인은 계약 체결 시 토지 사용 승낙서를 발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즉, 계약금 실수령액이 전체의 100분의 1에 불과한 상황에서 매수인이 토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한 셈이었다. 고소인은 이를 “매매계약을 가장한 사실상 사용 허가서”라고 주장했다. 한신학원 정관 시행세칙 제18조에는 “기본재산의 매도·증여·교환 또는 용도 변경 시에는 재적 이사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이사회 의결을 거쳐 관할 관청 허가를 득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고소인은 “삼부토건으로 의결된 사업을 P사로 변경하면서 이사회가 새로이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교육부 토지 처분 신고도 문제점으로 꼬집었다. 한신학원은 지난해 1월 교육부에 ‘수익용기본재산 처분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감정가 이상(16억7000만원 이상)에 토지를 처분하고 대체 부동산을 구입하겠다”고 보고했다. 이후, 교육부는 이 신고를 ‘처분 허가’로 정정해 승인했으며 “1년 내 매각 완료, 대금 완납 전 소유권 이전 불가”를 조건으로 달았다. 그러나 P사와의 계약서에는 잔금 지급 시점이 명확히 적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고소인은 “교육부에는 단기 매각으로 보고하고 실제로는 장기 임대 형태로 계약했다”며 기망 가능성을 제기했다. 계약서상 ‘잔금 수령일’이 없고, 2차 계약금도 부동산투자회사와의 별도 계약 체결 이후로 미뤄져 있다. 쪼개기 공사? 교비도 횡령? 가장 큰 문제점은 잔금을 받기로 한 부동산투자회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당 회사는 현재 설립 예정으로 실체가 없는 곳이다. 게다가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토지 사용 허락서는 교육부의 허락을 받아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토지 사용 허락서가 교육부에 신고되지 않은 채 발급됐다는게 A씨의 주장이다. 실제 교육부는 민원 답변을 통해" 해당 토지의 사용 승낙 신청을 접수하거나 허가한 내역이 없으며, 우리부 허가가 없는 토지 사용 승낙은 효력이 없다"고 못 박았다. 두 번째로, 한신대가 진행한 각종 시설공사와 관련해 수의계약 체결 과정의 절차 위반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A씨는 “학교법인 및 산하 대학이 사립학교법과 학내 재정세칙에 따라 공개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해야 하는 공사계약을 다수 수의계약 형태로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한신학원 정관과 세칙에는 ‘2000만원 이상의 공사는 공고를 해서 경쟁에 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2인 이상의 견적서와 시방서, 설계서를 징수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한신대학교는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약 40억원 규모의 공사 57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절차를 대부분 생략했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법인 내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도 교내 공사 57건이 40억원에 진행됐다. 동일 공사인데도 나눠서 계약을 하고, 2억원까지 수의계약이 가능하다는 명목으로 쪼개기 공사와 공사 지정 업체의 중복이 발견되는 등 부실 흔적이 많다. 앞으로 전자입찰이 되도록 공사 입찰 규정을 반드시 만들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했다면 계약단가가 낮아져 수억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규정을 어긴 업무처리로 한신학원 및 한신대에 수억원의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며 이를 업무상 배임 행위라고 주장했다. 세 번째로 한신대학교 교비 회계 자금이 학교 운영과 직접 관련 없는 법률 비용으로 사용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A씨는 “교비 회계는 학교 운영과 교육에 필요한 경비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음에도, 교비 자금이 법적 분쟁 비용으로 전용됐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것은 노무사 선임비용 약 6800만원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한신대 총장은 2023년 고용노동부에 진정이 제기된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노무사 및 법률대리인 선임 비용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했다. 해당 진정은 한신대 내부 인사·노무 관련 사안으로, 교직원 고용 문제 및 근로계약 분쟁에 대한 것이었다. 이사회 후 돌연 취하, 왜? 학원 교육인사위원장 임명 A씨는 이를 업무상 횡령에 해당하는 행위로 판단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교비는 학생 교육에 직접 필요한 용도로만 집행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법인 소송이나 노무 분쟁처럼 학교 운영 전반과 직접 관련이 없는 항목은 교비에서 부담하면 안 된다는 것이 고소인 측의 입장이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비용 지출의 성격이다. 즉 ‘노무사 선임이 학교 교육활동에 직접 관련된 행위인가’가 판단 기준이 된다. 실제로 올해 대법원은 노무법인 자문 비용을 교비회계 자금으로 집행한 행위를 업무상 횡령으로 판단하는 판결을 내렸다. 제주의 한 대학교 총장 A씨는 소속 교수가 자신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고 그 비용 330만원을 포함해 총 1880만원의 변호사 비용을 교비 회계에서 지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며 “교수 및 노조 등과 관련한 분쟁 대응을 위한 변호사 비용은 학교의 교육활동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현재 해당 고소 건은 취하된 상태다. 지난달 <일요시사>가 이 사건을 취재하던 과정에서 한신대 비서실을 통해 A씨가 고소를 취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제보자 역시 “해당 이사가 면직 압박을 받고 고소를 취하했으며, 그 직후 인사위원장 보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기자가 한신학원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지난달 10일 인사위원장으로 임명됐고, 같은 달 11일부터 공식 업무가 시작됐다. 추가로 확보한 녹취에서 A씨는 고소를 취하한 이유에 대해 “이사회에서 강제로 면직시키겠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한신학원 인사위원회는 내부 교직원의 인사와 징계 등을 담당하는 핵심 기구로, 교육인사위원장은 실질적인 권한이 큰 자리로 알려져 있다. 통상 이사장은 교육인사위원장 출신 가운데에서 선출되는 경우가 많아, 해당 보직이 사실상 이사장 자리로 가는 주요 루트인 셈이다. 대가성 보직? 이사장 루트 한편, 한신대는 해당 고소 건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한신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토지 매각 문제의 경우 한신학원의 문제고 한신대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수의계약 문제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2억원 미만이면 가능하다”고 밝혔고, 교비 횡령 의혹은 “사건 조사 관련된 비용으로 지출된 부분이라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