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새 이름으로 ‘평화누리특별자치도’가 선정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1일, 의정부시 경기도북부청사에서 열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새 이름 대국민 보고회’서 대구 거주의 신정임(91)씨가 공모한 ‘평화누리’가 대상을 수상했다. 우수상에는 이음(김현진)·한백(이승훈)이, 장려상에는 경의(김수연)·한경(변준언)·임한(김지용)·온유(서동윤)·경현(이소라)·기전(고정애)·양정(최지건)이 선정됐다.
수상자에게는 상금(대상 1000만원, 우수상 각 100만원, 장려상 각 50만원)과 도지사 표창장이 수여됐다.
경기도 분도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추진 중인 프로젝트 중 하나로 이날 새 이름 공모를 시작으로 본격 궤도에 오르게 됐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는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자 경기북부 발전의 게임체인저”라며 “그동안 정치적 의도에 가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이 지지부진했으나 오늘 새 이름을 얻고 그 기운으로 더욱 힘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보고회는 마라톤으로 따지면 최종 목표점에 도달하기 위한 마지막 구간에 도달한 것으로 성공적 출범을 위해 흔들림 없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오늘 대상으로 선정된 ‘평화누리’는 경기북부의 새로운 미래를 상징한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통해 지역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균형 발전을 이루며 미래세대에 더 나은 환경을 물려주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날 대국민 보고회에 참석했던 김용태 국민의힘 당선인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 정부를 설득하고 여야 정치권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국민들에게 통합과 협치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당선인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법안을 여야가 함께 초당적으로 발의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드린다. 그러면 법안의 만장일치와 국회 통과에 큰 기여를 하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9월, 행정안전부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 승인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 정치권 및 상당수의 경기도민들마저 분도를 반대하고 있는 점 등 넘어야 할 산은 산적해 있다.
실제 새 이름 공모 발표일이었던 이날, 경기도민청원 홈페이지 및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분도 반대 청원에 줄을 잇고 있다. 청원 홈페이지엔 ‘평화누리자치도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게재됐는데 1만90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분도 반대 이유에 대해 ▲인구소멸 시대에 행정력을 나눌만한 명분 빈약 ▲분도 과정의 세금(비용)의 낭비 ▲경기북부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 빈약 ▲군사지역 및 그린벨트 면적의 40% 이상이 묶여있는 북쪽의 낮은 기업 투자 가능성 ▲도로의 확충이나 국가 지원 등 청사진의 부재 ▲남부와 분리되면서 낙후 가능성 농후 문제를 들었다.
친 야권 성향으로 유명한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도 관련 글에 부정적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한 보배 회원은 ‘경기도를 나눠서 불러야 하는군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그냥 살지. 굳이 나눌 필요가 있을까? 땅 더 큰 미국도 텍사스 남도·북도자치도로 안 나눈다. 제 생각엔 온갖 위원회 만들어서 겸직하면서 돈도 받아먹고…그냥 정치인들 자리 나눠먹기로 보인다” “미국의 한 주보다 작은 대한민국인데, 도지사부터 시작해서 자리 또 엄청 만들겠다” 등 비판 댓글이 달렸다.
한 회원은 “경기도를 남북으로 나누자고 주장하는 이유는 서울이 계란프라이처럼 중앙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남북으로 나누면 상대적으로 남쪽이 경제적으로 풍요롭고 북쪽은 어렵기 때문에 나누는 것을 찬성하기 어렵다”고 부정 평가했다.
다른 회원도 ‘경기북도 새 이름 1순위 평화누리특별자치도 기사 보셨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굳이 나눠야 하나 싶기도 하다. 부득이 나눠야 한다면 그냥 경기북도, 경기남도 하면 안 되는지…”라고 의아해했다.
이어 “제 눈에만 이상하게 보이는 건가? 평화누리특별자치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사견이지만 저런 이름은 통일 후에 DMZ 지역에나 붙이면 될 것 같은데”라고 설명했다.
해당 글에는 “지금 서로 못잡아먹어서 안달인데 이름은 잘 붙인다” “너무 길다” “별로다” 등 비판 목소리가 쇄도 중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2일, 경기도 관계자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의 법률적인 정식 명칭은 법 제정 단계서 별도의 위원회 구성 등을 통해 최종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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