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조국’ 요동치는 정치판

242일 만에 조국호 재출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독무대였던 여의도에 변수가 생겼다.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사면 복권으로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여의도 정가에선 조 전 대표의 생환에 따른 빚 청산, 견제 수단, 계파 통합 등 갖은 해석이 나온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긴장감 속 그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를 비롯한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를 확정했다. 이로써 조 전 대표는 지난 15일, 자녀 입시비리 및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등 혐의로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지 8개월 만에 석방됐다.

변수와
역할론

이날 특별사면·복권이 단행된 인사는 조 전 대표 외에도 더불어민주당 최강욱·윤미향 전 의원과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등 2188명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조치가 대화와 화해를 통한 정치 복원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사면은 국민 통합이라는 시대 요구에 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조 전 대표였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무리한 검찰 수사의 희생양이 된 조 전 대표를 사면하라는 여론과 이를 반대하는 여론이 팽팽하게 맞붙으면서 이 대통령의 최종 결단에 관심이 집중된 상태였다.

그러던 중 국무회의 날짜가 예정됐던 날짜보다 하루 앞당겨지면서 사면 명단 공개도 빨라졌다.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는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나서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을 요구하자 찬반 의견으로 잡음이 생겼고, 이를 빠르게 털어내기 위해 발표 시기를 앞당겼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이 이뤄지자 정치권은 저마다 곧바로 입장을 내놨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온몸을 부딪혀 얼음을 깨는 쇄빙선처럼 자신을 부딪혀 윤석열정권과 맞서 싸우던 조국호의 선장이 돌아온다. 사필귀정이란 말로는 부족하다. 이는 뒤틀린 정의를 바로잡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당 김선민 당 대표 권한대행 역시 사면이 발표된 직후 기자회견을 열어 “조 전 대표가 자유의 공기를 호흡하게 된 것은 국민 덕”이라며 “검찰 독재와 검찰권 오남용 피해 회복을 위해 함께해 주신 대한민국 학계·정계·종교계·시민사회·원로분들께도 고개 숙여 인사 올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에게는 “고심 어린 결정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제 개혁에 강한 동력이 생겼다”며 “혁신당이 선봉에 서겠다. 개혁 5당이 국민 앞에 약속한 검찰·사법·감사원·언론개혁과 반헌특위(반헌법행위 특별조사위원회) 설치 등 5대 개혁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당→돌풍→옥살이→사면→대표?
화려한 서사…목표는 22대 대선?

당 내부에서는 조 전 대표 사건의 재심을 신청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 원내대표는 “최근 민주당 및 다른 야당과 공동 발의한 ‘검찰권 오남용에 대한 진상 조사 및 피해 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있다. 법안에 따르면 2019년 ‘조국 사태’를 포함한 윤석열 검찰 세력의 검찰권 남용 사례의 진상을 조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 피해 회복 조치를 해야 한다”며 “그 조치 중 하나로 재심이 있기에 이 법이 통과되면 (재심 신청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활기가 도는 혁신당과 달리 보수 진영의 반발은 예상대로 거셌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이번 사면 결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 대통령의 국민 임명식 행사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사면권을 남용함에 따라 사법 시스템 자체가 무너지게 생겼다”며 “최악의 정치 사면”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조 전 대표와 동기인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도 “정의와 도덕을 땅에 묻은 것”이라며 “광복절이 이재명정부의 입맛에 맞는 사면을 통해 정의를 사망시키는 날이 됐다는 것이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조 전 대표의 사면에 대해서는 일부 진보 시민단체도 반대의 뜻을 내비쳤다.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여론이 여전히 엇갈리는 상황에서 국민들로서는 ‘충분한 책임을 졌는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조 전 대표가 전체 형기의 30%가량만 복역한 점을 꼬집었고,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조 전 대표의 경우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까지 ‘자녀 학벌 세습’을 위해 권력과 연줄을 동원하는 비리를 저질러 시민들에게 배신감과 충격을 줬다”고 꼬집었다.

사면 이후 국정 지지율이 소폭 하락했지만 민주당은 담담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사면이 결정적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는 배경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국민들도 많고 정권 초기 정치인 사면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을 하는 분도 있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사면에 대해 크게 여론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배지?
대권 플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역시 조 전 대표 사면을 발표하면서 혁신당이 야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그런 부분에서 이 대통령의 측근 인사가 아니라 정치계, 종교계 등 각계각층의 사면에 대한 요구가 많이 있었던 인사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굉장히 팽팽한 사회적 요구 속 고심의 결과로, 사면권이란 건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여당보다 야당 쪽 사면이 훨씬 많고 이 대통령의 가장 측근이라고 하기 어려운 분들이 주로 사면 대상이다. 시민사회를 비롯한 각계 의견이 충분히 반영됐다”고 부연했다.

사면 후폭풍을 뒤로 한 채 혁신당은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다. 혁신당은 조 대표가 사면된 이튿날인 지난 13일 임시 최고위원회를 열어 현 지도부의 임기 단축을 결의, 정기 전당대회 개최를 의결했다. 전당대회를 통해 침체된 당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새로운 당 대표를 뽑아 ‘조국혁신당 2.0’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이날 혁신당은 ▲내란의 완전한 종식 ▲강력한 정치개혁과 다당제 연합 정치 실현 ▲민주·진보 진영의 견고한 연대 ▲안정적 지도 체제와 당의 단결 ▲당의 미래 정당화 등 5대 과제를 추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조 전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서 99%의 지지율로 압승한 만큼 사실상 차기 전당대회는 그에게 당 대표직을 돌려주기 위한 형식적인 과정에 가깝다는 평이다. 조 전 대표 체제로 당을 빠르게 재정비하고 다가오는 6·3 지방선거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정치권에선 “조 전 대표의 최종 목표는 2030년에 치러질 22대 대통령선거”라는 해석이 중론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조 전 대표가 창당을 결심하던 때부터 목표는 대통령이었으며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선수로 정치판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출마길이 열린 지금 조 전 대표는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한 다음 스텝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조 전 대표의 복귀가 내년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구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이목이 쏠린다. 자칭타칭 차기 서울시장이나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될 뿐더러 현재 공석인 인천 계양구 을·충남 아산시 을 등 국회의원직에 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로써 ‘내란 청산’을 앞세워 서울시장에 후보를 낼 계획이었던 민주당의 셈법도 복잡해지게 됐다. 만일 조 전 대표가 부산이 아닌 서울시장으로 출마할 경우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굴리는
주판알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도 위기감이 맴돈다. 혁신당은 지난 4월 치러진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 당시 조 전 대표의 부재 속에서도 민주당을 꺾고 승기를 잡았다. 조 전 대표의 사면 소식에 혁신당 전북도당이 “전북 정치의 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을 실으며 사기를 높였다.

지난 총선만 하더라도 진보 정당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검찰 독재정권이라는 공공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뀐 지금 범여권 정당은 ‘내란 정당 축출’ 등 민주당과 비슷한 전략만으로는 거대 여당을 이길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차별화를 내세우기 위해 혁신당과 민주당 간의 견제 심리가 작동할 수밖에 없다.

혁신당 김준형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 전 대표 본인이 우리는 민주당보다 약간 왼쪽을 지향한다고 했다”며 “지금 정의당이 없는 상황에서 공백이 크지 않나. 양당 구조를 깰 3당·4당이 필요하다면 조 전 대표가 나와서 이 부분을 채우는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이 민주당 지각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도 주목된다. 이번 사면 명단에는 최강욱 전 의원뿐만 아니라 윤건영 의원,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 친문계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문 전 대통령의 ‘아픈 손가락’인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오면서 친문계가 결집할 계기는 물론 구심점까지 갖춰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친문계에 힘을 실어줬냐’는 해석에는 아직 물음표가 붙는다. 통합을 강조해온 이 대통령이지만 사면 찬성만큼 반대 여론도 거센 상황에서 조 전 대표를 안고 간 것은 그 자체로도 리스크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에는 다름 아닌 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견제하기 위한 정치적 전략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받던 박찬대 의원이 전당대회서 낙마하자 친명(친 이재명) 파이를 늘리고 정 대표에게 쏠린 권력의 중심을 이동시키기 위한 셈법이란 것이다. 조 전 대표가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회복하면 민주당의 수장인 정 대표와의 만남은 필연적인 만큼 두 사람 간의 긴장감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계파 간의 불화를 우려해 이 같은 해석에 선을 긋고 있지만, 벼랑 끝까지 몰린 국민의힘은 틈새를 노리며 연일 군불을 때고 있다.

지방선거 앞두고 분주해진 셈법
정청래 견제 수단? 난무한 해석

국민의힘 장성민 전 의원은 ‘청·명 전쟁’ 프레임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인물로 조 전 대표의 사면에 대해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신임 정 대표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모든 구심력을 일거에 헝클어뜨려 권력의 초점을 조국으로 이동시켜버리는 이 대통령의 노림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람 대 사람이 아닌 당끼리의 관계성도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몇몇 인사들이 벌써부터 지방선거 채비에 나선 가운데, 일각에선 혁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민주당 쪽에서는 혁신당을 향해 우호적인 메시지를 보내며 아군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민주당 김병주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혁신당이) 범여권이 맞다고 보고 있고, 늘 같은 동지 개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합당설에 대해선 “아직 그런 거는 시기상조인 것 같다. 시대 흐름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 역시 “조 전 대표가 복권돼서 설사 경쟁자가 되더라도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조 전 대표의 혁신당과 민주당이 서로 협조하고 도울 수 있는 일도 많다”고 말했다.

혁신당 측에서 러브콜을 보내지 않고 오히려 민주당에서 운을 띄우는 점이 눈에 띈다. 혁신당을 품고 감으로써 지방선거에서 양측 모두 후보를 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민주당의 ‘큰 그림’일 것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혁신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전전긍긍하던 혁신당이었지만 조 전 대표가 돌아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민주당과 합당을 은근히 바라던 이들도 지금은 손을 거두고 흐름을 지켜보는 것 같다”며 “계산을 끝냈을 때 아쉬운 사람이 먼저 손을 내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처음부터
천천히

조 전 대표는 지금 당장 정치적 목표를 정하기보다는 자신의 사면에 힘써주고 기다려준 당원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북 콘서트를 여는 등 바닥 민심부터 훑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당 역시 조 전 대표의 뜻에 따라 차후 행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김 권한대행은 조 전 대표를 둘러싼 각종 하마평과 출마 여부에 대해 “너무 앞서 나간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지금 중요한 건 내년 선거보다는 내란 청산과 개혁 과제”라며 “이를 위해 어떤 일을 해 나가느냐, 그 중심에서 당과 조 전 대표가 어떤 구심점 역할을 할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끝나지 않은 사면’ 후폭풍, 폭탄 달고 돌아온 이 사람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와 더불어 ‘사면 후폭풍’을 몰고 온 인물이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 횡령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전 의원이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위안부 피해자를 위한 명예 회복 활동에 평생을 바쳐온 사법 피해자 윤미향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 광복절 특별사면권 (행사의)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에서는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매국 사면’이라는 거센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 전 의원을 향해 “위안부 할머니들 피눈물 팔아 개인 사리사욕을 채운 반역사적·패륜적 범죄를 저질렀다”며 “그런 사람을 광복절에 사면하는 건 몰역사적 사면의 극치이자 국민에 대한 감정적 도전”이라고 비난했다. <박>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