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객실 남성 불쑥 들어왔는데…” 호텔 측 “정식 항의해라”

지난 주말 투숙객 “놀란 아내 성적 수치심에 벌벌”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지난 14일, 투숙 중인 호텔 객실 안으로 정체불명의 건장한 남성이 불쑥 들어와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나 호텔 측의 ‘배째라’식 대응이 입길에 올랐다. 해당 호텔에 투숙했었다는 누리꾼 A씨는 이튿날(15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호텔서 자고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들어왔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3일 아내와 함께 인천광역시 중구 소재의 B 호텔에 투숙했다. 이튿날 오전 7시28분경,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온 것 같은 느낌에 눈을 떠 보니 A씨 부부 앞에는 처음 보는 건장한 남성이 서 있었다.

그는 “상황이 상황인지라 소스라치게 놀라 ‘누구시냐?’고 물었고 상대방은 ‘문이 열리길래 들어왔다’고만 말하고 다시 돌아나갔다”며 “당시 아내와 저는 알몸으로 이불도 덮지 않은 상태였다. 놀란 가슴과 수치심에 아내는 어쩔 줄 모르며 벌벌 떨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화가 나서 로비로 내려가 호텔 관계자에게 심적 안정을 위해 정식 사과를 요청했으나 배째라는 식으로 일관하며 법적으로 정식 항의를 하라고 했다”고 억울해했다.

호실 주변에 설치돼있는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객실에 들어왔던 남성은 다름 아닌 바로 옆 객실에 투숙했던 남성이었다. ‘직원이 청소하러 들어온 것 같다’는 B 호텔 측의 말에 A씨가 “이른 아침부터 청소하러 오는 게 맞느냐?”고 항의하자 옆 객실의 투숙객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당시엔 해당 키가 마스터키였는지 일반 키였는지는 확인이 불가한 상황이었다.

A씨는 “약 7초 정도 머물다 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말문이 막혔다”며 “상식적으로 호텔 직원은 마스터키를 사용해 모든 객실을 출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일반 투숙객이 마스터키를 갖고 있던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치고 무섭다는 생각마저 든다. 날도 화창하고 따뜻해 모처럼 아내와 주말 힐링을 위한 시간을 가지려다 모든 것이 망가져 너덜너덜해진 가슴으로 집으로 돌아왔다”고 털어놨다.

A씨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호텔 측의 응대 방식이었다. 그는 “호텔 측의 미온적인 태도에 너무 화가 난다. 수치심에 괴롭기도하고 정신적인 충격에 트라우마까지 생긴 것 같다”며 “호텔 측에 제재를 가할 방법을 알려주셨으면 한다”고 회원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는 호텔 측에서 공개한 CCTV 영상도 함께 첨부했다.

CCTV 영상에는 파란색 상의를 입은 남성이 카드키를 댄 후 객실로 입장하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남성은 약 7초 후 해당 객실을 나온 뒤 10초가량 문 밖에 서 있다가 복도 반대편의 옆 객실 안으로 들어갔다.

해당 글에는 “일반인이 마스터키를? 말도 안되는 일이다. 일단 들어온 옆 객실 사람부터 고소하시죠” “들어온 사람은 주거침입으로 신고하고 호텔에는 그 근거를 갖고 민사소송하면 된다. 호텔이 형사법상 (주거침입)문제가 되는지는 모르겠다” “정신적 충격이 크시겠다. 병원부터 다녀오셔라” 등의 댓글이 베댓으로 올라 있다.

회원들 상당수는 “딱 봐도 호텔 문제 같다. 불쑥 들어왔던 옆 객실 남성은 거리낌없이 걸어가 당연하게 키로 문 열고 들어갔다가 당황하면서 다시 나와서 문에 있는 객실번호를 보고 있다” “CCTV 보니 객실 착각하고 키 댔는데 열리니 들어갔고, 다시 나와서 확인한 것 같다” “카드키 문제라면 호텔 측에 과실이 있는 거 아니냐?” 등 A씨를 피해자로 보고 있다.

즉, 불쑥 들어간 남성의 잘못보다는 옆 객실의 카드키로 다른 객실의 문이 열렸다는 게 문제로 결국 호텔 측의 잘못이 큰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회원은 ‘원써OOO’은 “수치심, 미온적 같은 글쓴이의 주관적 표현을 제외하고, 사실관계만 정리하면 자는 도중에 옆방 남자가 7초간 들어왔다 나갔고 호텔에 이의제기했더니 법적 대응하라고 하자 보상받고 제재 가할 방법을 찾는 글인 것 같다”며 “정황상 문이 잠기지 않았거나 호텔 측 실수인 것 같은데 정확하게 어떤 객관적 피해가 발생해 보상을 바라시는 것이냐?”고 의문을 표했다.

이어 “혹여나 보상을 요구해 호텔 측에서 법적으로 대응하라고 한 거라면 피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만들어서 그렇게 하시면 된다”고 조언했다.

다른 회원은 “마스터키 이야기는 너무 나간 것 같고, CCTV 상으로 보면 실수로 옆 객실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옆 객실이 아닌 다른 층 사람이라면 몰라도 옆 객실이라면 실수가 맞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다른 회원도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문 열고 들어온 사람 처벌 얘기하는데, 그게 핵심이 아니라 저런 식으로 관리하는 호텔이 문제인 것”이라며 “문 열고 들어온 남성에게 고의성을 입증하는 것은 쉽지 않고, 관리 주체의 과실 여부를 따지면 무조건 잘못한 게 맞다”고 동조했다.

“직원 응대 부분은 양쪽 말 들어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회원 ‘태백산OOO’은 “같은 카드키로 테스트했을 경우 열리지 않는다면 글 작성자가 문단속하지 않은 것이니 거꾸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회원들은 A씨가 이날 가입한 당일 가입한 부분에 대해서도 “당일 가입은 믿고 거른다. 돈독 올라서 돈 뜯어내려고 하는 게 대단하다” “당일 가입, 언플 후 보상 두둑하게 합의 후 글삭튀할 수도” “당일 가입…추운데 이불은 덮었겠지” “무슨 보상? 그냥 돈이 필요하다고 얘기하세요” 등 부정적인 댓글을 달았다.

“결론은 얼마나 받을 수 있나 그게 궁금한 거 아니냐”는 댓글도 달렸다.

이번 사안의 관건은 당시 해당 객실의 문이 제대로 잠겨있었는지의 여부 및 호텔의 운영 부실 입증이 쉽지 않다는 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건장치의 작동 유무 및 전자키가 호텔의 법적 책임 여부를 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회원 ‘보OO’는 “마스터키로 연 게 아니고, 옆 객실 투숙객이 자기 방인 줄 알고 착각하고 들어간 거 아니냐? 마침 옆 객실 문이 열려있었던 것 아닌지”라고 의문을 표했다.

 현직에 종사 중이라는 보배 회원은 “직원이 아닌 옆 객실 투숙객이 마스터키를 갖고 있을 리는 없는 만큼 ‘마스터키 주장’은 글쓴이의 추측일 확률이 크다”면서도 “아마도 문을 안 닫으셨을 확률이 높아 보이며, 옆 객실 투숙객이 방을 착각해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 같은 해석에 대해 A씨는 “여러분은 요즘 같은 세상에 아내와 호텔에 투숙하면서 잠금장치를 확인하지 않고 주무실 배짱이 있느냐?”며 “묵었던 호텔은 문이 자동으로 잠겨져 시건이 되는 시스템이라 굳이 잠그지 않으려고 해도 자동으로 잠긴다. 이 부분에 대해선 객실을 돌아가며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현재 타 지역서 호텔을 운영 중이라고 밝힌 다른 회원도 “우선 사실관계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며 3가지 경우를 언급했다. 그는 다른 방의 객실 키로 방이 열렸을 경우 호텔 업주 과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또 글 작성자가 문을 제대로 잠궜는지의 여부에 대해선 ‘프런트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직접 확인이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문을 열고 들어왔던 옆 객실의 남성이 마스터키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면, 과실 및 형사사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객실의 시건장치 오작동, 호텔 측의 마스터키 관리부실 등의 다양한 의혹들이 갑론을박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해당 호텔서 동일한 피해를 당했다는 회원이 등판하면서 급정리되는 분위기다.

회원 ‘qjdiOOOOO’는 “여기 혹시 영종 OOOO호텔 맞느냐? 지난 3월 말에 저희 부부도 똑같이 당했다. 윗층 객실에 묵은 다른 손님인데 방 배정을 착각해서 객실키를 잘못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희도 처음엔 조식을 무료로 주겠다고 해서 황당했다. 강력하게 항의해서 환불받았는데 이런 경우엔 이 방법 밖에 없는 것 같아 ‘뭐 밟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갔었다”고 설명했다.

A씨도 “저도 조식을 무료로 주겠다는데 거절했다”면서도 “환불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보름 전에도 동일 호텔서 같은 사건이 발생했던 점, 호텔 측의 응대 방식이 동일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연스레 시건장치의 문제보단 호텔의 운영 부실 가능성 쪽으로 무게가 쏠린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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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