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계 삼겹살’ 논란 오영훈 제주지사 “식문화 차이 감안해야”

고깃집 옹호? 커뮤니티서 부정적 댓글 봇물
2일, 기자간담회서 “과도한 접근하기 어려워”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이른바 ‘제주 흑돼지 비계 삼겹살’ 논란을 두고 관할 지자체단체장인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해당 고깃집을 옹호하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오 제주지사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서 “식문화 자체에 차이도 있을 수 있는 점도 감안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리에 대해 민간 차원서 진행되는 사업체 운영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과도하게 접근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위생 관련 부서에선 음식점에 대한 지도·감독 권한이 있으므로 이 같은 문제가 없도록 내부적으론 홍보 및 강화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고, 점검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선 축산 분야 지도·감독 강화의 필요성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오 지사의 발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면서 “삼시세끼에 비계는 꼭 올리자” “제주비계문화재로 등록해라” 등 성토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이날 온라인 사진 커뮤니티 ‘SLR클럽’의 한 회원은 ‘비계 삼겹살 논란에 제주도지사’라는 제목으로 해당 기사를 캡처해 올렸다.


회원들은 “본인은 저렇게 당하면 가만히 있으려나?” “식문화가 아니라 장사 마인드가 썩어 빠진 것 같은데?” “식문화? 제주도민은 비계만 먹는단 말인가?” “뭐라는겨? 원래 비계 먹는 동네라는 건가? 쓰잘데기 없는 데 실드를 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회원이 “(제주도민들은)실제로 비계만 먹기도 한다. 예전 제주도서 일할 때 현지 동생이 제사음식이라고 가져왔는데 100% 비계 덩어리를 산적으로 먹는다고 했다”고 댓글을 달자 “그건 제주도민이라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특출난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그런 특출난 사람은 경상도에도, 전라도에도, 서울에도 있다. 태어나서 100% 비계덩어리를 산적으로 먹는다는 특출난 사람은 진심 처음 들어본다”고 몰아세웠다.

그러자 다른 회원은 “진짜로 먹는다. 사촌형들이 예전에 산적하면 ‘비계만 줍서’하고 골라드시곤 했는데 신기했다. 나이 들어 먹어보니 맛은 있었다”고 두둔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안 나서도 되는 일을 나서서 욕먹고 있네” “식문화에 차이가 있으니 제주도에 가면 고기는 절대 먹지 말라는 뜻?”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고 갈 텐데…” “어이가 없네. 제주도민을 모욕하는 거 아냐? 제주도 사람은 고기 대신 비계만 먹는단 말인가?” “본인은 안 먹을 거면서…” “제주지사까지 나와서 얘기할 정도면 여기저기 라인이 많은 듯” “앞으로 자식이나 배우자에게 저런 것(비계)만 먹이면 인정” 등 부정적인 댓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열받아서 잠이 안 옵니다’라는 제목의 제주 흑돼지 고깃집 후기 사연이 올라왔다.

3박4일로 여행 차 들렀던 제주서 1년 살이 중이라는 글 작성자 A씨는 “98% 이상 비계뿐인 15만원짜리 비계 삼겹살 먹은 썰을 풀어본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같은 달 28일, 연예인들이 자주 가는 곳으로 소개된 제주도 중문 소재의 한 흑돼지 고깃집에 식사를 하기 위해 들렀다. 해당 고깃집은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안심식당’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했다.

이날 A씨는 비계 삼겹살을 받아든 후 직원에게 다른 고기로 바꿔 달라며 컴플레인을 요구했으나 직원은 “이 정도면 고기가 많은 편”이라고 반박했다.

A씨가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느냐”고 다시 요구하자 주방으로 갔던 직원은 “고기에 문제가 없다”며 자리를 떴다. 당시 해당 고깃집 업주는 출타 중이라서 따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흑돼지 삽겸살이라고는 했지만 일반 고기살보다는 비계의 양이 월등히 많았던 탓에 기분이 상한 그는 잘라놓은 3점의 고기만 먹은 후 14만7000원을 결제했다.

A씨는 “유명 연예인들 와서 방송 타고 그깟 고객 몇 명에게 비곗덩얼이 던져주고 그람 수로 계산되는데, 비계가 무려 15만원가량이나 하니 어이가 없다”며 “리뷰에 불만 남겨도 타격 0.1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니 억울해서 잠도 안 온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구글 리뷰에 저같이 당한 사람들이 몇 명 되던데 그래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관광객 특성상 한번 가면 다시 올 일 없다고 생각해 저렇게 비양심적으로 장사하는 것 같다. 진짜 장사꾼들 너무 양심없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아울러 “이런 비양심적인 식당은 어떻게 해야 두 번 다시 이런 쓰레기같은 짓을 안하게 될까요? 보배님들의 자문을 구하고 싶다. 사진 보시고 제가 오바하는 건지 냉정한 판단을 부탁드리고 염치 없지만 베스트글이 되어 계란으로 바위라도 쳐 보도록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해당 고깃집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비계 투성이의 사진 2장과 함께 결제 영수증도 함께 첨부했다. 첨부된 사진에는 90%가량이 비계로 구성돼있는 삽겹살이 담겨있는데, 한눈에 보기에도 상식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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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