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2칸 주차’ 논란 포르쉐 차주 “차가 커서…이해해달라”

3칸 구역인데…SUV로 입주민 피해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한 아파트 입주민의 외제 SUV 포르쉐 차량 주차 문제로 인한 고통 호소글이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5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두 칸 주차 포르쉐의 만행 추가본(사진 첨부)’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서울 은평구 소재의 아파트에 거주 중인 입주민이라고 밝힌 글 작성자 A씨는 “아무래도 사진을 첨부하는 게 여러 모로 이해를 돕기 편할 것 같아 사진을 첨부했고 추가적인 얘기를 적어볼까 한다”며 전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돼있는 포르쉐 차량의 사진을 올렸다.

그는 “중간 라인이 보이진 않지만 두 칸을 사용하고 있고 옆의 공간은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세울 수 있게 배려했다는 말인 것 같다”며 직접 경차로 2대 주차가 가능한지 여부를 실험한 사진도 2장 게재했다.

A씨가 굳이 경차로 과연 문제의 주차 구역에 2대 주차가 가능한지 실험에 나선 데엔 이유가 있었다. 포르쉐 차주 B씨가 2대 주차가 가능하다는 실험 결과가 나온다면 해당 자리에 주차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A씨가 “그(소형차를 옆에 댈 경우 주차 불가한 상황)건 당신이 판단할 게 아니다. 두 대 대면 다시는 거기 주차하지 않을 건가요?”라고 묻자 B씨는 짧게 “네”하고 대답했다.

하지만, 직접 실험 결과를 사진으로 촬영해 인증했음에도 불구하고 B씨는 “전기차가 커서 옆 자리에는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제외하곤 다른 차를 댈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자리가 넓진 않지만 충분히 사람이 타고 내릴 정도의 자리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B씨는 ‘2대로 한번에 주차하는 실험을 해야지. 경차 1대로 (따로)하는 실험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따졌다고 물었다.

B씨 주장에 따르면 차주 아내도 소형차를 소유하고 있는 터라 주차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혹시나 오해가 있으실까 설명드리고 지속적으로 이렇게밖에 할 수 없음을 길게 설명드린 점 양해 부탁드린다”며 차량 내부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어라운드뷰와 후방 카메라 사진 및 전방 주차 사진을 보냈다.

촬영된 어라운드뷰 사진을 보면, 해당 차량은 너비가 커서 오른쪽 주차 라인을 아예 넘어선 모습이다. 운전자의 원활한 하차를 위해 왼쪽 주차 라인 안으로 대긴 했으나 반대편 라인을 침범했다. 결국 옆 주차 공간은 주차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A씨도 “저는 (아파트)분양받아서 3년 넘게 살고 있고, 일반 자리에 대면 충분히 가능할 텐데 왜 굳이 소형차 자리에 주차하시려는 거냐?”며 “소형차 자리에 두 자리 먹고 주차하시면 그 소형차가 일반 두 자리를 차지한다곤 생각 못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B씨는 “여기가 소형차 자리냐? 소형차 두 대도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 것으로 절대로 못 댄다. 알고 주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A씨는 “관리사무소에 가서 확인했다. 소형차 자리 맞으며 두 대를 충분히 댈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맞받아쳤다.

일반 주차 자리에 차를 대지 않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받은 B씨는 “너무 공간이 작아 오히려 다른 차들이 문을 열지 못할 정도라 그게 더 다른 입주민분들께 피해가 된다”고 대꾸했다.


A씨가 “현재처럼 소형차 자리에 대는 행동이 더 피해다. 주차비는 두 배 내시느냐”는 지적에 B씨는 “소형차를 세워도 옆에 아무 차도 대지 못한다. 이건 팩트”라고 반박했다.

그는 “저 자리는 소형차 자리냐? 중형차 자리냐? 그건 관리사무소서 정해야 할 것 같다. 여기 살면서 저 구역에 3대가 주차돼있는 걸 한번도 본 적이 없다”며 “당연히 3대 주차 못하고, 안에 있는 사람은 절대 나오질 못한다. 앞으로 개인번호로 연락하지 마시고 관리사무소에 말씀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제가 ‘아파트 살면서 누가 문을 활짝 열고 타고 내리느냐? 다들 어느 정도 내릴 공간되면 배려하면서 사는 게 아니겠느냐’고 했더니 결국 화제를 전환하며 말을 돌렸다”고 허탈해하기도 했다.

그는 “이 글을 읽으신 분들 중엔 제 생각과는 달리 ‘오지랖이다’ ‘다른 자리 있는데 굳이 왜?’ 등 다른 생각을 하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생각보다 둥글둥글한 성격이 아닌 건 알고 있다. 보안관이냐고 묻는 분들도 있던데 아니다. 그냥 입주민”이라고 대꾸했다.

“제가 사는 곳, 제가 일하는 곳 등 알게 모르게 저도 피해를 받는 일에 대해선 그냥 넘어가진 않는다. 해볼 거 해 보고 알아볼 거 알아보고 부딪히는 편”이라는 A씨는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본의 아니게 피해를 줬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정정하는 만큼 피해받기 싫어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입주 초기부터 아파트 단지가 작아 주차 공간 부족으로 인해 민원이 많고 주민들간 상당히 예민하다. 얼마 전엔 1세대 2주차 반대 투표도 한 걸로 봐서 더 그렇다”며 “특히 요즘은 장마철이라 누구나 야외보단 지하주차장을 선호한다. 문콕도 싫다. 그래도 기본적인 매너는 지켜야 서로 얼굴 붉히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마무리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현행 국내 아파트 주차면 규정은 너비는 2.5m, 길이는 5.0m 이상이 돼야 한다(확장형의 경우 2.6m 이상, 5.2m 이상). 단, 2019년 3월 이전의 지하주차장의 경우는 너비 2.3m 이상이다.

하지만 해당 차량의 너비는 1.98m, 길이는 4.93m로 주차 후 하차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반면 A씨가 실험했던 차량의 경우 너비 1.59m, 길이 3.59m로 하차에 크게 지장이 없어 보인다. 결국 해당 구역은 소형차 전용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해당 글은 이튿날(16일) 218명 회원들의 추천을 받아 기어이 ‘커뮤니티 인기글’에 올랐다(오후 4시40분 기준). 보배 회원들은 “경차 전용 표시가 없으므로 아파트 관리소 잘못 아니냐” “포르쉐가 잘못했네” “너무 이기적인 거 아닌가?” 등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내고 있다.

한 회원은 “근데 왜 경차 전용 표시가 없는 거냐? 저런 사람들 때문에라도 경차 전용 표시를 해야 한다. 관리사무소에 요청하시라”고 조언했다.

다른 회원은 “관리실 잘못도 있다. 경차 전용 표시만 있었어도 포르쉐가 주차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글쓴이님이 옳은 일 하신 건 맞다”고 응원했다.

A씨는 “2대를 대던 못대던 포르쉐가 다른 곳에 주차하면 되는 거 아닌가? 경차는 알아서 2대 댈 것 같은데…”라는 댓글에 대댓글로 “제 요점이 그거다. 저 구역이 경차 전용이던 일반 전용이던 두 자리를 쓰지 말라는 게 팩트”라며 “저기가 경차 자리 맞느냐. 왜 기분나쁘게 개인번호로 연락하느냐 등 엄청 물타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회원은 “경차가 들어가도 딱 맞게 주차되는 곳인데 포르쉐가 들어가니 다른 차가 주차 못하지. 내려서 봐도 이상함을 못 느끼나? 주차칸이 왜 있는지 생각 안하는 이기적인 사람인 듯”이라며 A씨를 두둔했다.

다른 회원도 “포르쉐 차주, 좁고 넓고를 떠나 세상은 혼자 사는 게 아니다. 어찌 독불장군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시는 거냐? 더불어 어울려 사는 세상,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했다”고 거들었다.

이밖에도 “생긴 것만 봐도 사이즈가 작은데 누군가 지적했으면 그냥 미안하다고 하면 끝날 일을 주저리주저리하고 있다” “차를 모시고 사는 부류들의 공통적인 모습으로 다른 차량이 주차하지 못하도록 의도적으로 저러는 것”이라는 댓글도 달렸다.

앞서 지난 2022년 9월19일에는 차량 규격을 제한해 아파트 주차장의 이용을 제한하는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의 규정 적용은 정당하다는 사법부의 판단이 나왔던 바 있다.

부산지법 제9민사부(재판장 신형철 판사)는 부산 동래구 모 아파트 입주민이 아파트 입대의를 상대로 제기한 주차 등 방해금지 및 손해배상청구소송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너비 2m, 길이 5.92m의 차량 소유자였던 원고는 입대의가 주차 가능 차량 범위를 ‘등록 제원상 너비 2m 이하, 길이 5.3m 이하의 차량’으로 제한하자,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개정 주차 규정의 내용이 강행법규에 위반된다거나 집합건물법의 규정 취지에 반해 구분 소유자의 소유권을 필요로 하고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정도로 사회관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 아파트는 전체 1420세대로 현재 주차공간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에서 아파트 입주자 등이 한정된 주차구역을 균등하게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차장 이용을 제한하는 조치가 일정 범위 내에서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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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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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