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원 디올 가방사건’ “허탈하네” 기운 빠진 보배인들, 왜?

700만원 보상 논란 “인증샷 없는 갑작스런 마무리”
게시판 의혹 제기 다수…관련 글만 157개 쏟아져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뭔가 급하게 마무리 지으려는 모습이…언제나 그랬듯이, 언제 그랬냐는 듯…세세하게 디테일하게 협의한 마무리 인증샷은 왜 없는 걸까요?”

지난 1일, 최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을 뜨겁게 달궜던 ‘디올 가방 사건’의 가해자 모친의 사건의 결말을 알리는 글이 올라오자 보배 회원들이 아쉬움을 표출하고 있다.

이날 회원 ‘어차피OOO’은 자유게시판에 ‘디올 가방사건 허탈합니다. 공감하신다면 추천을’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그 전에는 항상 억울한 상황들은 세세하게 인증샷이 있었는데 마무리 인증샷은요?”라며 이같이 궁금증을 표했다.

해당 회원은 “보배에 피해 하소연 글 올리기 전후, 그리고 해결 완료된 이후가 너무 다르게 상황들이 바뀌니 솔직히 허탈한 기분”이라면서도 “서로 협의로 좋은 결과는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사건 과정과 다르게 항상 사건 종지부는 왜 이런 식인지(모르겠다)”며 “이러니 보배분들이 내 가족인 것마냥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겠느냐”며 “이건 보배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한다. 목적을 이뤘기에 어떤 인증도 없이 그냥 간단한 글로 마무리 짓는 모습이 탐탁치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니 항상 찝찝하게 논란이 끝나지 않은 채 마무리 되는 것이다. 어머님과 아드님께서는 이런 식으로 마무리짓는 것보다 디테일하게 인증해주셨어야 도와주신 보배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신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항상 중립에 서서 섣불리 판단하지 않았지만 어젯밤 피해자분의 카톡 메시지 인증 글을 보고 그제서야 중립서 가해자 쪽으로 기울어져 어머님과 아드님을 응원하게 됐다”면서도 “늘 언제나 그랬듯이 또 다른 사건, 또 찝찝한 마무리…언제나 늘 같은 패턴일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실제로 A씨는 ‘알바하다가 디올 가방 700만원 배상 요구받았습니다. 도와주세요(1)’, 2, 3, 4, ‘알바생 엄마입니다’ ‘마지막 글이 되길 바라며…알바생 엄마’ ‘피해자분들을 만났습니다 - 알바생 엄마’까지 총 7개의 글을 게재하면서 거의 실시간으로 자세히 상황을 전해왔다.

해당 글마다 10~20만명이 넘는 회원들이 조회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그러던 중 너무도 빠르게 결말 글이 올라오자 피해자 측과 가해자 측이 서로 합의를 본 게 아니냐는 의혹이 빗발치고 있는 것.

한 회원도 ‘나만 수상한가? 짭 맞는데 알바생 엄마랑 합의 본 느낌’이라는 제목을 통해 “정품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는데 피해자 쪽에서 확인했다고 글 써달라고 부탁했을 수도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글엔 1위 베스트 댓글로 “보배드림 도움으로 원만히 합의돼서 다행이다. 다만 일이 공론화된 만큼 진위 여부를 좀 더 명확하게 밝혀주셔야 할 것 같다. 왜냐면 보배 수사관들이 나서 조사해 뒤집은 사건들이 한두 건이 아니기에 추후에 가방의 판매 백화점과 매장 직원들까지 피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어머님께서 확실한 증거로 밝혀주시는 게 나을 듯보인다. 그동안 도움 받으셨으니 이 정도는 해주실 수 있으리 생각된다”가 선정됐다.

이 외에도 “짝퉁 가방 맞는 듯. 가방 커플이 짝퉁인 거 드러나면 쪽팔리니까 돈 안 받을 테니 끝내달라고 했을 것” “어머니, 자녀분도 자칫하다가 3명이 나락으로 갈 수도 있다. 쉬운 오해들 때문에 사람들이 난리니 얼른 풀어주셨으면 좋겠다” “알바생 엄마는 들어라. 보배가 만만해보이나?” “백퍼 이거지. 알바 엄마도 이해는 간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만약 피해자 주장처럼 해당 디올 스몰 백이 정품이 아닌 가품일 경우, 논점은 과다 배상 청구 문제서 피해자에 대한 사기 혐의로 형사 고소 쪽으로 입장이 급전환될 수도 있는 만큼 보배 회원들의 관심은 700만원 배상 요구보다 진·가품 여부에 더 쏠렸다.

실제로 보배에선 도움 요청글을 올린 후 보배의 선한 영향력으로 문제가 잘 해결될 경우 후기 인증글로 회원들에 대한 감사의 고마움을 표시하는 게 국룰로 통한다. 심지어 회원들 사이에선 ‘인증으로 시작해서 인증으로 끝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앞서 이날 20대 아르바이트생 모친 A씨는 ‘피해자분들을 만났습니다 - 알바생 엄마’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오늘 오전 11시경, 피해자분께서 장문의 사과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그는 ▲해외에 있어 즉각적인 일처리와 정확한 확인을 하지 못한 점 ▲의도하지 않았으나 일이 커지게 된 점에 대해 피해자 측에 사과했다.

A씨는 “해외서 아들로부터 사건의 소식을 접했을 때 가슴 철렁했던 점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현 장황서 서로가 원하는 건 빠르고 원만한 합의로 의견이 일치됐고 피해자분들은 업주 사장님의 보험처리 보상 외에 원하는 금액은 없으시다는 얘길 들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피해자는 진품을 확인해달라는 요청에 응했으며 함께 백화점 디올 매장에 가서 정품 인증과 함께 구매 시기, 장소, 금액을 확인했다. 이로써 이른바, 과다 비용 청구 논란서 또 다른 논란으로 번졌던 진‧가품 논란은 자연스레 종식되는 분위기다.

그는 “A/S가 불가하다는 피해자의 말도 매장 직원으로부터 동일하게 확인했다. 만나 서로의 초췌하고 주눅 든 얼굴을 보며 이야기 나누면서 이분들 또한 제 아들과 같은 젊은 친구들일 뿐인데 더 어른인 제가 좀 더 신중하게 행동했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했다는 자책과 함께 ‘진작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 나눠 볼 걸’ 하는 아쉬움에 서로가 공감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본의는 아니었다고는 하나,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리며 댓글 하나하나 감사 인사를 다 드리지 못했지만 정말 감사드린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아울러 “피해자분들 또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한 사과를 표현했고, 지금 일이 커져버린 것에 당황하고 두려움을 느껴 직접 사과 말씀을 올리지 못함에 제가 대신 전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보배드림 덕분에 원만히 일이 풀려 이제 편히 잠들 수 있음에 감사하며 글은 자삭하지 않겠다”며 “부디 시끄러웠던 지난 며칠 동안의 일들을 미숙한 젊은 친구들과 우매한 아줌마의 작은 해프닝으로 너그러이 여겨주시고 합의가 종결되는데로 다시 찾아뵙겠다”고 마무리했다.

지난달 29일, A씨는 ‘알바하다가 디올 가방 700만원 배상 요구받았습니다. 도와주세요(1)’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은 조회 수 16만뷰를 넘기는가 하면 268개의 댓글과 961명이 추천 버튼을 눌렀으며 지난 2일까지 무려 157개의 관련 글이 쏟아지면서 보배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제 20세 대학 신입생을 둔 아들의 엄마’라고 소개한 A씨는 “아들이 방학 동안 용돈을 벌겠다며 체인 음식점 금·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첫 월급도 받아보지 못하고 700만원 배상을 요구받았다”고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아들 B씨는 지난 23일, 테이블을 닦다가 액체를 건드려 옆 테이블 손님의 디올 스몰백에 튀게 했다. B씨는 가방에 묻은 액체를 닦은 후 해당 손님에게 사과와 함께 세탁비 정도의 배상금을 지급할 생각으로 연락처를 넘겼다.

다음날 B씨는 피해를 입었던 손님의 남자친구로부터 황당한 요구를 들었다. 남자친구가 세탁비용 대신 새 가방 구매 가격인 700만원을 달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A씨는 “전액배상 요구를 듣고 당황한 아들이 제게 의논해왔다. 저는 피해 당사자에게 연락해 사과드리고 배상 을 논의하길 바랐으나 같이 살고 있는 남자친구가 피해 손님을 대신해 자신과 얘기하면 된다고 해서 피해 당사자와는 연락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끼는 가방이 얼룩져 볼 때마다 속상한 마음이 드는 걸 이해하기에 배상 요구 자체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전액배상은 아닌 것 같아 여러분께 지혜를 빌려본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가게에 피해를 주지 않고 아들의 실수를 책임지는 적정선이 어느 정도인지, 보상액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지, 전액배상을 계속 요구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좋을지, 다행히 합의된다면 합의 시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있는지(궁금하다)”라고 자문을 구했다.

아울러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 분들, 또는 관련 일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남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마무리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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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