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상륙’ 한동훈 진짜 속셈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6.03.09 12:00:47
  • 호수 15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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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가 입성’ 나선 이유는?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2박3일 일정으로 대구를 방문했다. 제명됐지만, 국민의힘의 본가 격인 지역을 방문해 ‘보수의 적자’란 입증을 받으려고 한다. 한 전 대표의 대구 방문이 갖는 전략·전술적 함의는 무엇일까?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달 25일부터 3일 동안 대구를 방문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월29일 한 전 대표 제명을 결정했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5월 대구를 방문했고, 제명 이후엔 첫 방문이다.

제명 후
첫 방문

오는 6월3일엔 지방선거·재보궐선거가 진행된다. 이와 관련된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대해선 많은 추측이 돌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한 전 대표 제명 직후 “무소속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게 본인의 변수를 키울 수 있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동안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와 나란히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해 맞대결할 것”이란 추측도 돌았다. 최근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선거 출마가 유력해지면서 “한 전 대표와 조 대표가 전 의원의 지역구 부산 북갑에서 맞붙을 것”이란 형태로 변형됐다.

한 전 대표에 이어 제명된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지난달 1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한 전 대표가 출마할 수 있으면 당연히 한다”며 “부산·대구에 지역구를 둔 참모들도 ‘출마할 수 있으면 좋겠다’거나 ‘출마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현재로선 한 전 대표가 출마한다면, 시·도지사 선거보다 재보궐선거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 대구에 출마할 경우는 국민의힘 내 대구시장 후보가 결정된 이후 출마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일로부터 30일 전까지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사퇴 시한은 오는 5월4일이다.

국민의힘이 대구에 지역구를 둔 현역 의원을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하고, 이때 시장 후보로 선출돼 사퇴하는 의원의 지역구에 한 전 대표가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대구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은 ▲유영하(달서갑) 의원 ▲윤재옥 의원(달서을) ▲주호영 국회부의장(수성을) ▲추경호 의원(달성군) ▲최은석(동구·군위갑) 의원(이하 가나다순) 등이다.
원외 후보 중엔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국민의힘 홍석준 전 의원(이상 가나다순)이다.

한 전 대표의 대구 재보궐선거 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선 그의 대구 방문을 강하게 경계·비난하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당권파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이상규 서울 성북을 당협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국민의힘 김예지·박정훈·배현진·안상훈·우재준·정성국·진종오 의원과 국민의힘 김경진 서울 동대문을 당협위원장에 대한 징계 회부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 위원장은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 전 대표의 대구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해당행위를 한 것”이라면서 징계를 요구했다. 이어 “민주당에선 그날 바로 제명됐을 사안”이라며 “당원의 뜻을 무서워하지 않는 자는 집단지성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박3일 방문…국힘 이어진 ‘벌떼 비판’
시도지사 선거 아닌 재보선 출마 사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지난 2일 진행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의 대구 방문에 동행한 의원들에 대해 “해당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 전 대표는 지난 3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는 억울하게 제명됐는데, 저와 동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게 보수 정치인이 할 일이냐”며 “해당행위가 아닌 해장 행위”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 1일 TV조선 <강적들>에 출연해 “한 전 대표가 대구·부산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 같은데, 이는 한 전 대표의 체급을 스스로 깎는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장 대표의 해당행위 발언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선거 출마는 자유지만, 어떤 선택이 국가에 이득이 되고, 본인의 정치 일정에 도움될 것인지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등 한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을 애둘러 비판했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최고위원도 지난 4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당의 후보가 아닌 무소속이나 경쟁관계에 있는 분의 행사에 호응하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며 “정치 도의 이전에 상식의 문제고, 논란의 여지 없는 해당행위”라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가 대구·부산 중 한 곳을 선택해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면, 출마하는 취지가 완전히 달라진다.

장 대표 등 국민의힘 당권파가 한 전 대표의 대구 방문을 강하게 경계하는 이유는 국민의힘에서 대구가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대구는 국민의힘의 본가·텃밭이다. 한 전 대표가 대구 재보궐선거에 무소속 출마해 당선되면, 한 전 대표는 보수의 적자라고 인정받는다.

전 의원은 지난 2016년 총선 이후 부산 북갑에서 내리 3선을 지냈다.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이 민주당 소속으로 3회 당선됐지만, 현재는 국민의힘 6선 중진 의원이다. 민주당 최인호(사하 갑)·박재호(부산 남구) 전 의원은 부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재선까지 했다가 지난 2024년 총선에서 낙선했다.

전 의원은 현재 부산 유일의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다.

만약 한 전 대표가 부산 북갑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면, 댐을 무너트릴 수 있는 ‘구멍’을 자신의 힘으로 메우고 당당히 국민의힘으로 돌아갈 명분을 만들 수 있다.

해당 행위?
해장 행위?

한 전 대표가 부산·대구의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하면, 장 대표 등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국민의힘 당권파도 정치적 명분·정당성을 잃는다. 만약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는 결과까지 겹치면, 지도부가 무너질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장 대표의 향후 정치적 일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송 원내대표가 “한 전 대표의 체급을 스스로 깎는 선택”이라고 비판했던 이유는 이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선거 출마 행보가 서울·부산 등 격전지 광역자지단체장이 아닌 재보궐선거 출마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유는 현실적인 정치 상황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민의힘 내 유력한 대권주자 중 1명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장동혁 지도부에 당의 노선 변경을 요구하며 접수를 포기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을 5선 했지만, 국회의원은 지난 2000년 총선 당시 서울 강남을에서 당선돼 초선 임기만 마무리했다. 여의도와 거리가 멀어지면서 국민의힘과의 거리도 멀어졌단 평가는 오 시장을 꾸준히 따라다니고 있다.

요시무라 히로후미 일본 오사카부지사는 지난 2월 3선에 성공했고, 일본유신회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일본유신회가 오사카부를 비롯한 간사이 지방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 정당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서울시장 임기를 마친 후 지난 2007년 대선에서 당선되기까지 1년 동안 여의도에서 정치적 기반을 다질 시간이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1년을 활용해 친이(친 이명박)계를 형성해 경선·본선을 다졌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과정 당시 원외 정치인으로서 설움을 맛봤다. 원래 국회 본회의장엔 국회의원이 아닌 사람은 들어갈 수 없다. 그런데 당시 한 전 대표는 본회의장에 있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지난 2024년 12월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한 전 대표의 신변 보호를 위해, 내가 본회의장에 들어갈 것을 권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022년 6월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5선을 지냈던 인천 계양을을 선택해 비판 받았다. 이 대통령도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오랫동안 지내면서 국회의원 경험·기반이 없었다. 일각의 비판을 감수한 이 대통령의 정치적 선택은 지난 2024년 비상계엄 사태 당시 빛을 발했다.

따라서 한 전 대표에게 국회 입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할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해 친한(친 한동훈)계의 결속을 다진 후 친한계 외연 확장→당권 장악→대여 투쟁→대권 도전 등 흐름으로 정치 일정을 진행하는 게 가장 안정적이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대구·부산 중 한 곳을 선택해 출마한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낙관할 수 없다. 일단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한다는 한계가 매우 크게 작용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한 전 대표의 출마지에 당력을 모두 기울여 한 전 대표의 국회 입성 저지를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선택?
필수!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은 지난 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장 대표 등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대구에서 쉽게 당선되도록 꽃길을 깔아주지 않기 위해 쓸 수 있는 최대한의 카드를 한 전 대표에게 맞붙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한 전 대표·김 전 최고위원에 이어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았던 배현진 의원에 대해서도 지난달 13일 당원권 정지 1년 징계를 확정했다. 그러자 배 의원은 지난달 20일 서울남부지법에 징계 처분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후 지난 5일,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권성수 수석부장판사)는 배 의원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날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국민의힘이 징계 사유에 관한 충실한 심의를 거치지 않고 균형을 벗어난 징계 양정을 함으로써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따라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배 의원이 피보전 권리와 보전의 필요성이 모두 소명됐다고 판단했다.

국민의힘은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들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3일부터 3일 동안 성인 1002명을 상대로 전화 면접 조사를 진행한 후 지난달 26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17%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율은 45%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해 8월 집계됐던 16% 다음으로 적다.

대구·경북에선 양당이 각각 28%의 지지율을 얻었다. 부산·울산·경남에선 민주당이 39%의 지지율을 얻었고, 국민의힘은 23%의 지지율을 얻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민주당도 대구·경북 공략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등 지도부는 지난달 28일 대구 2·28 민주화운동 기념탑을 참배한 후 2·28 민주화운동 기념회관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 후보로서 대구시장에 출마할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020년 총선 당시 대구 수성갑에 출마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상대로 승리해 대구에 민주당의 깃발을 꽂는 성과를 얻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대구·부산 중 한 곳을 정해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면, 장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다양한 압력에 직면한다. 친한계가 한 전 대표를 뒷받침하면, 당력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 보수 매체들은 이미 장 대표에 대한 강한 비판을 제기한 지 오래다.

지지율 17%? 민주당도 대구 공략 시동?
가긴 갔는데…보수 적자 입증 방법은?

장 대표가 전씨·고성국씨 등 일부 유튜버로 대표되는 강경 보수 세력만으로 이 모든 압력에 맞서긴 힘들다. 천하의 명장도 극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포위 공격엔 답이 없다.

제2차 포에니 전쟁을 일으킨 고대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 바르카스도 포위 공격은 이겨낼 수 없었다. 당시 공화정 로마는 파비우스의 지구전 전략을 대전략으로 채택한 후 ▲스키피오 가문의 에스파냐 공략 ▲마르켈루스의 시라쿠사 공략 등 전선을 광범위하게 확장하면서 보급로 차단에 주력해 한니발을 물리쳤다.

이런 상황을 물리친 전례로는 56만명 규모의 반 항우 연합군을 불과 3만명의 군대만으로 물리친 항우의 팽성 전투 승리 사례가 있다. 하지만 항우는 불멸의 야전 사령관이었고, 연합군은 팽성 함락 후 기강이 매우 해이했단 사실을 참작해야 한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공략의 한 축이 돼 재보궐선거에서 이겨 금배지를 다는 전술적 승리를 거두면, 전략적 승리까지 함께 거둘 수 있다.

<손자병법> 허실편엔 ‘공기소필구’란 문구가 나온다. “적이 반드시 구하러 올 수밖에 없는 곳을 공격하라”는 의미를 가진 표현이다. 국민의힘으로선 한 전 대표의 대구·부산 방문을 절대로 좌시할 수 없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단 것은 한 전 대표의 전술적 선택이 통했단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한 전 대표의 대구·부산 방문 그 자체가 전략적 승리는 아니다. 하지만 판을 흔들어 전술·전략적 승리를 위한 교두보로 삼을 수 있다. 항우가 유방과 맞서는 사이 꾸준히 항우의 근거지 팽성을 습격하면서 보급로를 끊고 후방을 교란했던 군벌은 팽월이었다. 팽월은 게릴라전의 명수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한 전 대표가 궁극적으로 거두려는 승리는 프랑스 나폴레옹 1세의 이탈리아 원정 성과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나폴레옹 1세는 오스트리아군·영국군의 해상 보급 차단에 맞서 알프스산맥을 넘었다.

이어 오스트리아를 돕던 사르데냐 왕국·밀라노 공국을 연결하는 산악지대를 점령한 후 오스트리아군과 이들의 연결을 끊었다. 이어 아르콜 다리 전투·리볼리 전투 등을 치르면서 연이어 오스트리아군을 격파해 이탈리아반도 북부를 장악했다.

이후 나폴레옹 1세는 브뤼메르 18일의 쿠데타를 성공적으로 이끈 후 종신통령을 거쳐 황제에 즉위했다.

두 가지
성공 조건

한 전 대표로선 대구 상륙작전 성공을 위해선 소규모 유격전 성공과 대규모 포위망 돌파를 모두 이뤄내야 한다고 인식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아직은 전장을 구체적으로 정하진 않았지만 이에 대비한 상륙작전은 치렀다. 한 전 대표의 본가 입성·적자 입증은 성공할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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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