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진 막냇동생 마취 사망? 끊이지 않는 기레기 논란, 왜?

지난 4일, 연예 매체서 SNS 인용 보도
과거 여러 차례 한자 표기 오류도 입길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언론인들을 비하하는 표현 중 가장 흔히 쓰이는 말 중에 ‘기레기’라는 말이 있다. 통상 ‘기자+쓰레기’의 합성어로 흔히 수준 이하의 기사를 쓰는 기자들을 통칭하는 신조어다. 단순히 수준이 떨어지는 기사를 쓰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많은 독자들의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발제를 낚시성으로 뽑거나 원래 단어와 다른 한자어를 사용하는 수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펌)가수 박서진 막내동생 마취사고로 사망’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게재됐다. 얼핏 제목만 봐서는 대중가수 박서진의 막냇동생이 병원서 마취 수술을 받다가 사망한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놀랍게도 해당 기사는 해당 가수의 막냇동생 사망 기사가 아니었다.

온라인 연예 매체 <텐OOO>는 지난 4일, ‘박서진 막내 동생, 마취 사고로 사망…“똑똑하고 애교많은 아이였는데”[TEN이슈]’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

매체는 ‘가수 박서진이 반려견을 떠나보냈다. 박서진은 3일 인스타그램에 “‘백설기’(반려견 이름), 하늘나라로 소풍갔다”며 “똑똑하고 애교많은 아이를 보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동물병원 수의사 선생님도 많이 미안해 하고 사과해줬다. 정말로 착하신 분이구나 설기에게 정말로 미안해하시고 계시구나, 설기를 보며 진심으로 우시길래”며 “더 이상 미안해 하지 않으셔도 된다. 괜찮다. 아무 것도 안해주셔도 된다. 좋게 마무리 지었다‘고 적었다”고 밝혔다.


이어 ‘박서진은 지난달 30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슬개골 탈출 수술 중 병원의 마취 실수로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며 “병원에서는 보상을 해주시겠다고 하지만 이미 무지개다리를 건넌 아이를 돌릴 수 없고 어떻게 보상한다는 말이냐”고 토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기사 말미엔 ‘한편 박서진은 2013년 싱글 앨범 ’꿈‘으로 데뷔했다. 또한 그는 KBS 1TV ’아침마당’, ‘전국노래자랑’, TV조선 ‘미스터트롯2’ 등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지난 3월에는 새 앨범 ‘춘몽’을 발매했다’고 소개했다.

보배 회원들은 “요즘 기자라는 사람들 수준이 딱 이 정도니 쓰레기라는 말을 듣는다. 텐OOO? 뭐하는 아시아인데? 여기도 언론 축에 들어가는 거냐?” “욕 나오네, 정말” “이런 건 박서진이 들고 일어나야 되는 거 아닌가요?” “기자 양반이 개요? 선은 지킵시다” 등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회원 ‘reOO’는 “박서진이 누군지도 모르겠지만 개 죽은 걸 동생이라고 하는 기레기는 도대체 뭐냐? 개 전용 신문이냐?”고 비판했다. 회원 ‘MrOOO’은 “박서진이 개라는 거니? 개가 사람이라는 거니? ‘이러니까 기레기란 소리를 듣지’란 댓글 먹어가며 클릭 장사 겁나 하시나 보다”라고 질타했다.

다른 회원들도 “참 가지가지한다. 기자가 낚시 하냐?” “미쳤네. 이딴 게 제목이라니…” “저 정도면 고소감 아닌가? 동생이 개도 아니고” “동생이라니…기자가 미쳤나?” “제목만 보면 사람인 줄 알겠네” “이제 개까지 기사에 나오냐? 죽던 말던 무슨 상관인데…막말로 진짜 막냇동생이라도 이게 기사감이냐고?” 등 비판에 동참하고 있다.

기사 댓글에도 ‘어이없다’는 분위기의 비판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SNS를 통해 로긴한 누리꾼들은 해당 기사에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기자라고 하지 않는 게…다른 기자님들 욕먹어요. 탈고하면서 아무런 생각이 안 들었다는 게 큰 문제인데 문제를 문제로 인식조차 못하니 대책이 없는 것”이라며 “그냥 어그로 끌려고 쓴 제목인가요?”라고 탄식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진짜 역겹네요. 제목” “류XX 류XX 류XX 류XX” “적당히 해라” 등의 어이없다는 댓글을 적었다(6일 오후 2시 기준).

6일, 사진 커뮤니티인 ‘SLR클럽’에도 ‘현직 욕먹는 기레기 상황이라네유’라는 제목으로 캡처 사진 한 장과 함께 동일 기사에 대한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에는 6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추천인기글에 올랐다.

해당 게시글에도 “커피 마시면서 내리다가 뿜었네요. 아오” “반전에 반전이네요” “그냥 참담합니다” “기레기들, 저런 기사 쓰고 돈 받나?” “저런 건 경고하고 몇 번 쌓이면 쫓아내야 한다” “어처구니없네” 등 참담하다는 반응 일색이다.

해당 기사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는 지점은 낚시성 제목과 맞춤법으로 요약된다.

‘박서진 막내 동생’이라는 제목만으로도 이미 많은 독자들은 ‘박서진이라는 사람의 막냇동생이 마취사고를 당해 사망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기사에선 그의 실제 동생이 아닌 반려견을 떠나보냈다고 보도했다. 정상적인 발제라면 ‘박서진 애완견’ ‘박서진 애완견 백설기’라고 발제했어야 한다는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맞춤법(띄어쓰기)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맞춤법상 매체가 뽑은 제목 중 ‘막내 동생’은 막냇동생으로 표기하는 게 맞고 ‘애교많은’도 ‘애교 많은’으로 써야 하며, ‘미안해 하고’는 띄어쓰기 맞춤법 상 ‘미안해하고’로 쓰는 게 맞다.

비판 댓글과 함께 해당 기사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지만 해당 매체는 기사에 대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

반면, 같은 날 다른 매체들은 ‘박서진, 의료사고로 사망한 반려견 추억 “우리집 막내딸”’(<매일경제>), 박서진 ‘박서진 “반려견, 병원 실수로 무지개다리 건너”’(<머니투데이>), ‘박서진 “병원 마취 실수로 반려견 떠나…좋게 마무리”’(JTBC), ‘박서진 “병원 마취 실수로 반려견 무지개다리 건넜다…의사 울며 사과”’(<뉴스1>), ‘박서진, 반려견 의료사고 마무리…“수의사 눈물로 사과”’(<스포츠경향>) 등으로 보도했다.

한자어를 다른 한자어로 표기해 망신을 당한 경우도 있었다.

앞서 <OO일보>는 지난달 13일, LG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기사를 ‘‘LG의 우승 韓 풀어준 명장’ 염경엽 감독 “우승 압박, 사실 많이 부담스러웠다”[승장 인터뷰]’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문맥상 한자어는 ‘韓’이 아닌 ‘恨’이 들어가야 했다.

당시 해당 기사를 접한 누리꾼들은 “아이고 기자야, 모르면 그냥 한글로 써라”라며 “아니며 기자의 심오한 뜻이 담겼나?” “수준 보소” “데스크 감수 안하고 노냐?” “기자는 잘 빨기만 하면 됨” 등 해당 매체와 기자를 싸잡아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매체는 한자를 恨으로 수정 조치했다.


지난달 15일에는 국영 통신 매체 <OO뉴스>서 광화문 새 현판 공개 소식을 보도하면서 ‘흰 바탕에 검은 ‘文化光’은 역사 속으로…새 현판 15일 공개’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냈다. 서울 종로구 소재의 광화문(光化門)을 전혀 다른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기존 현판은 흰 바탕에 검은 글씨의 ‘광화문’(한글)로 돼있었으나 새 현판은 검은 바탕에 금빛 글씨(한자)로 변경됐다. 통상 한글 현판은 좌측서 우측으로 쓰고 읽지만, 한자로 된 현판은 반대로 우측서 좌측으로 쓰고 읽는 게 관례다.

심지어 해당 기사는 동대문, 서대문, 남대문 등 문을 뜻하는 問이 아닌 글을 뜻하는 文으로 표기해 더 입길에 올랐다.

폭염, 위생 문제 등으로 구설에 올랐던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등 사회 여론에 대해 정반대의 기사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 

앞서 지난 8월, 국제적으로 망신을 당했던 세계잼버리대회를 두고 한 매체는 ‘“텐트 생활했던 새만금 그리워”서울 곳곳 즐기는 잼버리 참가자들[현장 르포]라는 기사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당 기사엔 “새만금 폭염으로 힘들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스카우트 대원들이 경복궁을 둘러보고 뮤지컬 관람까지 했다” “인천대학교 숙소가 크고 아름다웠다”는 이탈리아 대원의 소감과 함께 “텐트 생활했던 새만금이 그립다. 캠핑 경험을 많이 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보도했다.


간척지를 메워 빗물이 빠지지 않았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400여명이 발생하는가 하면, 조직위서 제공한 달걀서 곰팡이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 일부 남녀 공용 화장실과 샤워장 등 편의시설 문제와 함께 태국인 남성 지도자가 여성 샤워장에 들어갔다가 성범죄 논란도 불거졌다.

또 운영 과정서 전북도(도지사 김관영) 및 여성가족부(김현숙 장관), 행정안전부(이상민 장관) 등 수장들의 부적절한 대응이 도마에 오르며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언론사 간부 출신 인사는 “언론들이 자체적으로 자정 노력을 기울어야 하는데 기사 클릭 수가 많아질수록 광고비도 올라가기 때문에 유혹을 떨칠 수도 없는 게 현실”이라며 “가끔 눈살이 찌푸려지는 기사를 접할 때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매체 유입환경이 오프라인서 온라인, 온라인서 모바일로 급격히 변하면서 소비성 기사들이 많아지는 것도 문제”라며 “한국기자협회 등 각 매체사마다 가입돼있는 협회 강령 등을 제대로 준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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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