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하고 먹지도 못했는데…” ‘환불 거부’한 울산 대게집 공분

“당일 자리 만석으로 다른 식당 발길”
업주 측 “대게 죽어서…벌금 내겠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예약돼있던 울산 소재의 한 대게 음식점을 찾았다가 만석으로 앉지도 못하고 카드결제 취소를 거부당했다는 사연이 공분을 사고 있다. 심지어 해당 음식점 측은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무조건 예약 손님에게 이해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3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식당의 환불 거부 어디서 도움받을 수 있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보배 회원 A씨는 “지난 2일이 장모님 칠순이라 동서 형님 내외, 처남 내외 등 어른 7명, 아이 2명 총 9명이서 지난해 12월30일에 거제도 여행을 떠났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30일 숙박 후 31일엔 울산 정자항 인근 음식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으며, 음식점은 출발 7일 전인 12월25일에 전화 예약이 돼있었다.

A씨는 “연말이라 사람들이 많을 것 같고 칠순잔치니 가족끼리 조용히 보내고 싶어 룸이 있는 방으로 예약했고, 당연히 사장님도 ‘룸으로 예약해놓겠다’고 말했다”며 “거제 여행 중이던 30일에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31일, 거제도 여행 일정을 마치고 예약 시간보다 조금 일찍 음식점에 도착한 A씨 일행은 “선결제해야 하고, 대게를 고르고 올라가면 된다”는 음식점 측의 안내를 들고 체크카드로 결제했다.

그는 “선결제도 그렇고 여사장님이 손님 대하는 태도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데다, 대게 가격도 썩 내키진 않았지만 ‘이쪽은 원래 선결제 방식이구나’ 생각하고 75만원을 결제한 뒤 2층 식당가로 올라갔다”고 부연했다. 일행은 모두가 정자항은 처음 방문이라 인지하지 못했는데 해당 지역은 아래서 대게를 고른 뒤, 위층 식당으로 이동해 이른바 ‘자릿세’를 내고 식사를 하는 시스템이었다고 한다.

2층은 이미 만석이었고 다시 3층으로 올라갔지만 역시나 빈자리는 보이지 않았다.

A씨는 “1층에서 ‘룸이 있다고 예약 확인하고 올라가라고 해서 올라왔다’고 하니 직원이 ‘자리가 없다’며 9명 예약조차 모르는 눈치였다”고 주장했다.

경남 거제서 칠순잔치를 위해 2시간을 달려 예약했던 식당을 찾은 A씨 일행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직원들이 예약돼있는 상황조차 모르는 것 같았고 언제 자리가 날지조차 모르는 상황이라고 판단한 A씨는 음식점 측에 결제 취소를 요청했다.

그러자 여사장은 “대게가 죽어서 환불 안 된다”는 귀를 의심할만한 말을 했다. 게다가 당시 A씨 일행은 음식을 먹기는커녕, 의자에 앉아보지도 못했다. 

A씨는 “결제 후 올라갔다가 내려온 시간이 대략 5분~10분 정도고 예약한 룸은 물론, 홀에 앉을 자리도 없고 룸은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이라 계속 기다릴 수도 없어 다른 곳에 가겠다고 하는데 절대 카드 취소는 안 된다고 했다”고 한탄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남성 사장은 “그럼 저 대게는 우리 보고 어떻게 하라는 건데요”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다시 차근차근 상황을 설명했지만 “결제 취소는 무조건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서로 간 언성이 높아졌다. 당시 옆에 다른 한 팀도 예약 후 자리가 없어서 항의 중이었다고 한다.

음식점 측은 “자리 마련해줄 테니 기다리고, 아니면 대게 포장해가서 먹으면 되잖아” 등의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A씨는 “(음식점서)‘결제할 때 위층 상황을 잘 확인하지 못한 점은 잘못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신들은 조금의 손해도 보기 싫고, 무조건 우리 보고 이해하라는 식으로 카드 취소는 안 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여사장님은 ‘위층에 룸은 없고 언제 나올지도 모르니 홀에서 먹고 가라’며 이미 결제했는데, 어쩔 수 있겠냐는 듯한 태도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홀에서 먹을 것 같았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고 분명 일주일 전에 룸으로 예약하고 온 건데 카드 취소는 해주기 싫고, 먹고 가던지 갖고 가라는 식으로 나오길래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여사장은 ‘경찰이 개입할 문제는 아닌 것 같으니 우리가 해결하고, 나중에 벌금 나오면 내겠다’며 자리를 떴다.

A씨는 “오히려 출동하신 경찰분이 칠순잔치인데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고 위로하면서 구청 위생과에 도움을 요청해라고 조언해주시고 떠나셨다”며 “경찰이 출동했는데도 귀담아 듣지 않으며 별 일 아닌 듯 카드 취소는 안 되겠다 싶어 기분만 상해 다른 곳으로 가서 늦은 저녁식사를 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음식을 먹지도 않았는데 취소가 되지 않아 장모님께서도 ‘나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 같다’면서 다른 식당으로 이동하는데 눈물을 글썽이시면서 속상해하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아울러 “이런 경우 결제한 금액 돌려받으려면 민사소송 밖에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이냐? 어떻게 저렇게 뻔뻔하게 장사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는다”며 “예약 손님과의 약속을 못 지켰으면 본인들이 그 손해를 감수해야지, 아무 잘못 없는 손님에게 이해하라면서 손해보라고 하는 건 제 상식으론 납득하기 어렵다”고 마무리했다.

추천 수가 가장 많은 베플에는 “이건 다툼의 여지없이 무조건 식당의 잘못이다. 무조건 환불받아야 한다” “많은 분들 보시라고 추천드린다. 능력자 형님들 나와 주세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이 외에도 “이렇게 하는데도 장사 잘되는 거 보면 참 씁쓸하다” “구청 위생과에 계속해서 민원 접수해야 한다” “장사 참 더럽게 하네. 부디 이름이 알려져서 망해야 할 듯” “울산 사람들은 정자항 가지 않는다. 물치기, 저울치기 하는 맛집” “착한 가게 아닌가? 돈줄 내주고 싶은데 상호 좀 알려 달라. 저차가 울산이라 자주 간다” 등의 비토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한 회원은 “식당 찾을 수 있는 힌트를 달라. 그런 식당이라면 건축물 등 불법 찾을 거 많이 나올 것”이라며 “현금영수증 발행, 세금신고 이행 여부 등 끊임없이 신고하면 구청 공무원들은 움직이게 돼있다”고 제언했다.

회원들의 상호 공개 요청에 대해 A씨는 “정말 몇 번이나 생각하고 글을 썼다. 그분들도 생계가 있는데 나중에 후회될 것 같다. 단지 현실적으로 민사소송 외에 다른 방법이 있으면 그 방법을 알고 싶다”며 조언을 구했다.

통상 음식점은 여러 명의 단체 예약을 받을 경우, 해당 테이블에 ‘예약석’ 또는 ‘예약 완비’라는 안내판을 세워놓고 해당 룸이나 테이블에는 손님을 받지 않는 식으로 운영한다.

한 회원도 “두 번이나 예약 전화를 했다면 누군가는 예약판에 적어놨을 텐데 연말이라 예약이 아니더라도 손님들 들이닥치는 거 놓치기 싫어 다 받은 거 아니냐”며 “절대 예약석이라고 세팅도 하지 않았을 것 같다. 어차피 바쁠 때라 예약 전화 받고 오거나 말거나 생각했을 듯”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다른 건 몰라도 저런 대형 식당서 선결제하는 건 평생 처음 들어본다. 상호를 공개하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며 주작을 의심하는 댓글도, “일단 중립이 맞지 않을까?”라는 중립 의견도 달렸다.

이는 A씨가 보배 회원들이 경계하는 이른바 ‘당가(당일 가입)’가 아니긴 하지만, 보통 억울한 글을 올릴 때 첨부하는 결제영수증이나 현장 사진이 단 한 장도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4일 <일요시사>는 사실관계 확인 및 취재를 위해 A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5일엔 해당 음식점으로 추정되는 인근 대게 전문점 두 곳과 통화를 시도했으나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해당 업주 측은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통화서 “방을 잡아두긴 했는데 앞서 이용하던 손님이 오랜 시간 이용해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홀에 자리를 마련해주고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포장도 권유했지만 손님이 막무가내로 환불만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A씨가 결제했던 대게는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으며 법에 따라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업주 측 주장에 A씨는 “예약은 오후 7시였고 연말이라 차가 막힐까 봐 30분 정도 일찍 도착했다”며 “8시 가까이 가게서 자리를 떠난 것 같은데 그때까지 룸이 생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지난해 연말, 강원도 속초 대게집을 찾았던 한 보배 회원이 곰팡이가 피어 있는 듯한 대게를 받았다고 폭로 글을 올리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튿날인 3일, 해당 업주로 추정되는 회원이 직접 사과문을 게재했다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다수의 비판 댓글로 되레 역풍을 맞았다. 

<haewoong@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왕의 남자’ 김용 카드 딜레마

‘왕의 남자’ 김용 카드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번 6·3 재보궐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 역시 “기회가 되면 보궐선거에 출마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더불어민주당 전역에 김용 대세론이 퍼지면서 지도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 ‘김용 카드’는 신의 한 수일까? 자충수일까?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소개되곤 한다. 제6·7대 성남시의회 의원을 지냈으며 경기도지사 인수위원회 대변인, 경기도청 대변인, 선대위 총괄 부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당시 직접 X(구 트위터)에 “김용 시의원님 역시 달라요” 등 공개적으로 칭찬하거나 “김용 정도는 돼야 측근”이라고 말한 일화도 유명하다. 돌아온 찐찐명 김 전 부원장의 발목을 잡은 건 대장동 사건이다. 그는 2021년 이 대통령의 대선 경선캠프 총괄본부장이던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6억원을 전달받은 혐의와 2013년 성남시의원 시절 약 7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1심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선고를 받으며 구속 수감됐다. 김 전 부원장이 보석 석방된 건 지난해 8월이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가 김 전 부원장을 ‘보증금 5000만원’ ‘주거 제한’ 조건으로 풀어준 것이다. 김 전 부원장의 보석 청구가 받아들여진 건 이번이 세 번째로 지난 1·2심에서도 보석 청구가 인용돼 풀려났었다. 보석 당일 김 전 부원장은 “2022년도 10월에 체포돼 서울구치소에 들어간 게 벌써 3년 전이다. 들어가서 ‘아, 검찰이 창작 소설을 썼구나. 금방 나오겠구나’고 확신하고 재판 과정에서 희망을 품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3년 동안 세 번의 구속, 세 번의 보석을 겪었다. 지금 나온 것도 무죄 판결 확정이 아니라 보석으로 나온 것이다. 여러 가지 억울한 것은 남아있다”면서도 “하지만 진실이 밝혀지고 검찰의 민낯이 윤석열 검찰 정권으로 드러난 것처럼 주변에 함께 싸운 동지들의 억울함과 무고함도 조만간 밝혀질 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김 전 부원장이 정치 기소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치검찰 조작기소대응특별위원회(이하 특위)는 “매우 상식적인 결정을 내린 재판부의 판단을 환영한다”며 입장문을 냈다. 특위는 “이 당연한 결정이 이렇게까지 늦어진 것은 유감스럽다”며 “오랜 기간 구금 상태에서 재판받아야 했던 김용 전 부원장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모든 것이 하나씩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며 “우리 특위는 정치검찰의 억지 수사와 조작 기소로 억울하게 구금되고 재판을 받아야 했던 우리 동지들의 결백함을 끝까지 증명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보석으로 풀려난 김 전 부원장의 행보는 거침없다. 지난 2월 국회에서 출판 기념 토크콘서트를 여는가 하면 각종 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정부를 적극 호위하기도 했다. 행동반경 넓히는 김, 여의도 곳곳 출몰 이대로 배지 달고 ‘친명’ 구심점 될까 저서 <대통령의 쓸모> 출판 기념 토크콘서트에 여당 주요 인사가 총출동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이날 현장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민주당 정청래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 이언주 최고위원, 박찬대 전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자리했다. 이 밖에도 송영길 전 대표, 박주민·박지원 의원 등 50여명의 현역 의원이 함께했다. 강단에 선 김 전 부원장은 “이 대통령 고비의 순간들이 너무 가슴이 아파 제발 버텨달라고 했는데 여러분 덕분에 이 대통령이 탄생해서 저도 영광스럽게 이 자리에 섰다”며 “이 대통령의 쓸모는 제가 보니까 국민의 행복과 비례한다. 민의를 대신해 국회의원이 쓸모를 하듯이 우리 모두 대통령의 쓸모에 동참해서 우리의 뜻을 이어가는 쓸모의 주역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축사를 통해 “이 대통령을 옆에서 지키고 또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고생을 많이 했다. 감옥도 들어갔다가 나왔는데 참 꿈 같은 세월”이라며 “김용이 옹이를 박아가면서 꿋꿋히 버텨왔는데 앞으로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함께한 의원들 역시 입 모아 김 전 부원장의 무죄를 주장했다. 날개를 단 듯했지만 아직 완전한 자유의 몸은 아니다. 보석인 만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으며 대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김 전 부원장은 소환을 받으면 반드시 출석해야 하며 3일 이상 여행을 하거나 출국할 경우 미리 법원에 신고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국민의힘은 김 전 부원장을 향해 날을 세웠다. 부산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전재수 의원과 출소 이후 인천 계양을 출마가 점쳐진 송영길 전 대표 등과 한데 묶어 ‘범죄 3종 세트’로 규정하는가 하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들을 겨냥해 “범죄자 전성시대”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도덕성 논란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민주당 역시 범죄자 프레임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김 전 부원장에게 여의도로 향하는 발판이 마련됐다. 민주당 양문석 전 의원이 공석이 된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해 달라며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 양 전 의원은 편법 대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는데, 김 전 부원장을 향해 그의 지역구인 경기 안산갑에 와달라며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첫 스텝 어디로? 양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도움이 될지 안 될지 두렵지만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께서 안산 갑의 지역위원장을 맡아주시길 간절히 바란다”며 조심스레 운을 띄웠다. 양 전 의원은 “누구보다 경기도를 잘 알고 정치검찰의 조작 사냥에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던, 김용 대변인의 복귀를 원하는 많은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김용 대변인이 안산시 갑 지역구를 맡아주면, 어쩔 수 없이 떠나면서도 여전히 무거운, 안산시민께, 상록구민께 제가 진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양문석에게 조금이라도 남은 애정이 있는 분들께 호소한다”며 “김용 대변인이 안산에서, 윤석열에 의해 수년간 정지됐던 정치활동을 재개하여, 시민들의 도구가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양 전 의원은 김 전 부원장의 출마설에 불을 붙였을뿐더러 안산갑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받을 수 있는 명분과 기회를 깔아줬다. 당초 김 전 부원장은 성남시의회 의원, 경기도청 대변인 등을 지낸 만큼 경기 평택을 출마설이 돌았지만 양 전 의원의 공개 메시지로 안산을 지역구가 유력하게 부상했다. 이후 김 전 부원장이 민주당 한준호 의원과 안산의 한 교회를 찾아 예배하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본격 출마론에 힘이 실렸다. 김 전 부원장은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CBS라디오에 출연해 “기회가 되면 보궐선거에 출마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며 속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의 뇌물 등 혐의에 대한 재판이 미확정 상태인 점에 대해선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도 2심에서 유죄를 받고 비례로 당선이 됐다”며 “출마 자격에 제한이 있는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라디오를 통해서는 ‘당헌·당규상 2심에서 실형을 받으면 공천에서 배제된다는 규정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규정은 없다”고 말했다. 확정 판결 조건이 있으나 이는 3심을 뜻하는 것으로 그전까지는 미결 상태인 만큼 출마하는 데 제한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쩌면 꽃놀이패? 남은 건 정청래 지도부의 선택이다. 앞서 민주당은 재보궐선거와 관련해 “물리적 준비 시간이 많지 않아 전략공천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힌 만큼 김 전 부원장의 출마 여부는 당의 손에 달려있다. 정 대표는 김 부원장이 “이재명 죽이기 과정에서 희생된 사람”이라면서도 전략공천에 대해서는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무엇보다 당내 교통정리가 첫 번째 난관이다. 정치권에서는 안산갑 후보로 전해철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민주당 김남국 대변인을 유력하게 거론하고 있다. 전 전 장관은 친문(친 문재인)계로 분류되는 만큼 친명(친 이재명)계 지지자들은 김 전 부원장의 출마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김 대변인과의 ‘친명 VS 친명’ 구도로, 집안싸움 프레임에 갇히는 상황이다. 김 대변인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누가 적임자인가’가 아닌, 안산 시민들께서 우리 당에 보내주시는 기대와 막중한 책임을 겸허히 경청하는 일”이라며 “누군가의 ‘추천’이 아닌 안산 현장에서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신뢰를 쌓아온 ‘실력과 책임감’으로만 (선거를) 완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하는 안산 시민과 존경하는 당원 동지, 그리고 당이 현명한 결정을 해주실 것을 전적으로 믿고 묵묵히 제 할 일을 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 전 부원장이 원내에 진입에 성공할 경우 그를 중심으로 친명계가 다시 뭉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일찌감치 ‘친명 마케팅’에 나섰고, 이 대통령의 복심인 김 전 부원장이 선거판 한가운데로 뛰어들면서 빠르게 줄을 댔다. 각종 강연, 축사는 물론 지방선거 후원회장 요청이 쏟아졌다. 현재 김 전 부원장은 현근택 용인시장 예비후보, 이인화 성동구청장 예비후보, 정명근 화성시장 예비후보 등 11명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을 후원회장으로 둔 후보들은 저마다 보도자료를 내고 ‘찐명 핵심’ ‘이재명 측근’ 등 명심을 강조했다. “안산갑 오셔라” 샤라웃에 ‘술렁’ “대법원 판결 아직” 불안한 시선도 친명계는 김 전 부원장의 출마를 재촉했다. 한준호 의원은 양 전 의원의 게시글을 언급하며 “지역에서 쌓아온 시간과 애정, 쉽게 내려놓을 수 있는게 아니라는 걸 잘 알아서 더 깊이 존중한다”며 “양문석 선배님을 믿고 응원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제 김용 선배님의 몫이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 그래야 오늘의 결단이 제대로 이어진다”며 김 전 부원장의 출마를 독려했다. 강성 친명 그룹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역시 김 전 부원장 출마에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부원장이 친명계의 힘으로 원내 입성한다면 현 민주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견제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반대로 김 전 부원장에게 공천을 주지 않는다면 상황은 또다시 계파 갈등으로 몰릴 위험이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김 전 부원장이 친명계의 새로운 구심점이 된다면 민주당에 두 개의 태양이 뜬 것 처럼 보일 것”이라며 “지금도 자칭 타칭 친명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김 전 부원장 이름을 필승 카드로 쓰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이 원내에 들어오면 본격적으로 줄 세우기가 시작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다만 “김 전 부원장은 보석으로 풀려난 것이지 무죄가 아니”라며 “만일 대법원에서 유죄가 나오고, 이로 인해 지역구가 또다시 공석이 된다면 지도부도 김 전 부원장도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안산갑 재보궐도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치러지는 선거인데, 민주당 후보가 연달아 날아가면 민심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처럼 김 전 부원장은 친명계의 기대주로 자리 잡았지만 당내 일각에서 우려가 나오면서 출마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부원장의) 평택 출마설이 돌 때부터 당에서도 반신반의했다”며 “보석으로 풀려난 후보가 공천을 받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마를 말려야 하는 게 아니냐’는 기류가 있었지만 이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면전에서 반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자충수가 될 수 있어 당에서도 고심이 깊은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알아서 자중해야” 핵심 친명계로 통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도 우려를 표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김 전 부원장이 정치검찰로 대장동 수사 등 많은 부분에서 억울한 조작 기소를 당해서 재판받았고, 2심에서 유죄를 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라면서도 “그 상황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것이 타당하냐 아니냐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작 기소(를 당했다는 점에서)의 억울함은 있지만 2심에서 유죄를 받은 상황이고 대법원 판결이 예고된 상황에서 국회의원 후보자로 나가는 것이 타당하느냐”며 “(이제까지) 민주당은 국민과 당원의 눈높이에 맞게끔 판단해서 재판 중인 사람을 후보자로 추천한 일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내가 당해봤다” 정치검찰 겨누는 김용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검찰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검사의 녹취록을 겨냥하며 “정치검찰의 집단 범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부원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정치검찰의 집단 범죄, 전혀 새롭지 않다”며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썼다. 이어 “정치검찰의 만행은 20대 대선 이후 이재명 대통령 사냥을 위해 벌인 행각들에 대해 저는 4년 전 구속 직후부터 얘기했다”며 “법정에서 싸웠지만 검찰의 의견서만을 신봉한 법원에 의해 1, 2심 법정 구속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부원장은 박상용 검사를 “불법, 조작에 무감각한 괴물 같은 정치검찰의 상징 자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조사를 통해 정적 사냥을 위해 윤석열-한동훈 사단이 벌였던 만행이 낱낱이 밝혀져 그에 합당한 처벌과 단죄가 검찰개혁, 검찰 해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