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품절’ 치솟는 계란값 민낯

한판 7000원 진실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최근 계란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매년 계란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는 모양이다. 업계에서는 가격 상승 원인으로 유통 과정에서의 거래 관행과 구조적 문제를 지목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특란 30개 기준 연평균 소비자가격을 보면 2021년 6949원에서 2022년 6629원으로 320원(약 4.6%) 하락했고, 2023년에는 6491원으로 다시 138원(약 2.1%) 떨어졌다. 이후 2024년에는 6560원으로 69원(약 1.1%) 상승하며 반등했고, 2025년에는 6787원으로 227원(약 3.5%) 올랐다. 이처럼 계란 한 판 가격은 최근 몇 년간 6000원대 중후반 수준에서 움직이며 등락을 반복해 왔다.

갈수록
오름세

다만 올해 들어 상승 폭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26년 현재 계란 소비자가격은 약 7045원 수준으로, 전년 평균 가격(6787원)과 비교해 약 258원(약 3.8%) 상승했다. 특히 1년 전 같은 시기(약 6041원)와 비교하면 1000원 이상 오른 수준으로, 상승률은 약 16%에 달한다.

계란은 대표적인 생활 필수 식품으로, 가정에서의 소비뿐 아니라 제과·제빵과 외식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만큼 가격 변동이 체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최근 외식 물가와 가공식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상황에서 계란값까지 오르며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

현재 계란값 상승의 주요 원인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공급 감소다. 겨울철을 중심으로 AI가 확산되면서 산란계 살처분 규모가 크게 늘었고, 이로 인해 계란 생산량이 감소했다. 계란은 생산과 소비가 거의 동시에 이뤄지는 신선식품 특성상 공급 변화에 따라 가격이 빠르게 움직이는 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에 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증가 등 생산비 부담도 영향을 미쳤다. 산란계 농가의 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산지 가격 역시 오름세를 보였고, 이는 소비자 가격에도 반영되고 있다.

봄철을 앞두고 외식과 가공식품 수요가 증가하는 계절적 요인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계란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줄어드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급 요인만으로는 산지 가격과 소비자 가격 사이의 격차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계란값은 단순히 생산량과 수요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가 아니다.

실제 유통 과정에서는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이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며 가격이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계란은 ‘농가, 집하·선별업체, 도매상, 소매(마트·시장)’로 이어지는 구조를 통해 유통된다.

이 과정에서 물류비와 선별·포장 비용, 파손 등에 따른 손실 비용이 더해지며 가격이 단계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다만 문제는 이런 비용이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계란은 신선식품 특성상 운송과 보관 과정에서 일정 비율의 파손이나 품질 저하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이를 반영해 유통 단계에서 비용이 붙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평균 10% 이상 손실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손실 규모와 비용 반영 방식은 거래 주체 간 협의에 따라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가격 형성 과정을 외부에서 확인하기 어렵다.

후장기·DC 등 거래 관행이 원인?
판매가 두고 ‘네 탓’ 엇갈린 주장

계란 거래는 일반적인 상품 거래 방식과 다르다. 대표적인 것이 ‘후장기’로 불리는 사후정산 방식이다. 이는 농가가 계란을 먼저 유통업자에게 넘긴 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정산을 받는 방식으로, 거래 시점에 가격이 확정되지 않는 구조다.

후장기 거래에서는 유통업자가 도매나 소매 단계에서 판매를 마친 이후, 판매 가격과 손실 등을 반영해 농가에 지급할 금액을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고시 가격이나 시세를 기준으로 일정 금액이 차감되며, 농가는 최종 정산 시점이 되어서야 실제 수취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거래 당시에는 수량과 품목만 기록되고 가격이 확정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기에 ‘DC(Discount,할인)’ 방식이 함께 작용한다. 유통업자는 고시된 산지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를 진행한 뒤 유통비, 손실 비용 등을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차감하고 농가에 지급한다.

이로 인해 고시 가격과 실제 농가 수취 가격 사이에는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일부 현장에서는 고시 가격 대비 상당한 수준의 차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같은 거래 방식은 가격 형성 과정에서 유통 단계의 영향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농가 입장에서는 납품 시점에 가격을 확정할 수 없기 때문에 협상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고, 유통 단계에서 가격이 조정되는 구조가 굳어진다.

또 계란 가격은 오랜 기간 생산자단체가 발표하는 산지 가격을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원래는 참고 지표 성격이었던 고시 가격이 실제 거래 기준으로 활용되면서, 가격 결정 구조가 일정한 틀 안에서 움직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유통 단계에서는 이 고시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이후 정산 과정에서 조정되는 방식이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결국 계란값은 생산 단계에서 결정된 가격이 그대로 소비자 가격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유통 단계에서의 비용 반영과 거래 방식, 가격 기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형성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중간에
마진은?

계란값 상승의 원인을 둘러싸고 생산자와 유통업계 간 입장은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가격이 오른 원인을 두고 각 주체가 서로 다른 배경을 지목하면서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산란계 농가 측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공급 감소를 계란값 상승의 원인으로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동절기 동안 수백만마리에서 많게는 1000만마리에 이르는 산란계가 살처분되면서 생산 기반이 크게 약화됐고, 이로 인해 계란 생산량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하루 약 5000만개 수준이던 계란 공급량이 수백만개 단위로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농가는 살처분 이후 곧바로 생산이 재개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공급 감소 영향이 장기간 이어진다는 점도 강조했다.

병아리를 다시 입식해 계란을 생산하기까지 최소 수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단기간에 수급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농가들은 생산비 상승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사료 가격이 국제 곡물가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크게 오른 데다 인건비와 전기료 등 운영 비용이 전반적으로 증가하면서 생산단가 자체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조사에서는 계란 1개당 생산원가가 170원대 후반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 산지 가격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내놨다.

이 때문에 농가 측에서는 현재 가격 수준을 두고 ‘폭등’이 아니라 ‘정상화 과정’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과거에는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가 많았고, 최근 가격 상승은 최소한의 비용을 반영한 결과라는 주장이다.

일부 농가에서는 연평균 수익률이 1%에도 미치지 못하거나 적자를 기록하는 사례도 있는 만큼, 가격 상승을 단순히 이익 확대와 연결 짓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정상화 과정?
진짜 이유는?

또 생산자단체의 가격 고시와 관련해서도 농가 측은 이를 강제성이 없는 참고 지표로 보고 있다. 실제 거래 가격은 개별 농가와 유통업자 간 협상을 통해 결정되는 만큼, 최근 가격 상승 역시 인위적인 조정이 아니라 공급 감소에 따른 시장 반응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유통업계는 다른 시각을 내놓고 있다. 일부 농가가 공급 부족을 이유로 기존 거래 가격에 더해 웃돈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유통 단계에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 기준가격에 더해 개당 10~20원 수준의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매입 단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비용 상승이 곧바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도 강조했다.

대형마트와 식자재마트 등 주요 판매처는 납품 단가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리는 데 제한이 있어, 상승한 매입 가격을 유통업체가 그대로 전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기준가격과 실제 거래 가격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고, 유통 단계에서 일정 부분 비용을 떠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또 계란이 소매 유통 과정에서 ‘미끼 상품’처럼 활용되는 점도 유통업체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부 식자재마트의 경우 소비자 유인을 위해 계란을 낮은 가격에 판매하면서 납품업체에 원가 수준 또는 그 이하의 가격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는 이 같은 관행이 지속되면서 정상적인 계란 가격 구조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계란이 갖는 특성상 발생하는 손실 비용도 유통업계가 떠안고 있다고 호소했다.

계란은 운송과 보관 과정에서 파손이나 품질 저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로 인한 손실과 선별·포장 비용, 물류비 등을 고려하면 실제 마진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는 결국 이 과정에서 가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기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커지는 업계 담합 의혹
정부 가격 체계 대수술

정부와 공정거래 당국은 생산자단체가 발표한 산지 가격이 시장에서 사실상 기준 가격이 되면서 경쟁을 제한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가격 고시 이후 일정 수준 이하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을 키웠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대한산란계협회가 지역별 산지 가격을 고시하고, 이 가격이 거래 기준처럼 활용되면서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제재 여부와 수위를 검토 중이다.

특히 가격 상승 시점과 관련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이전부터 가격이 상승한 점도 조사 대상이 되고 있다. 단순한 수급 변화 외에 가격 형성 과정에서 인위적인 요인이 작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도 계란 유통 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 작업에 나선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산지 가격을 공공기관이 조사·발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 가격 검증을 위한 별도의 위원회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처럼 민간 단체가 가격을 고시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가격 형성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거래 방식 역시 손질할 예정이다. 농가와 유통업자 간 거래에 표준계약서를 도입해 가격, 규격, 손실 반영 기준 등을 사전에 명시하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동안 사후정산 방식으로 이뤄지던 거래 관행을 개선해 가격 결정 시점을 앞당기고 분쟁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목적에서다.

수급 안정 대책도 병행되고 있다. 정부는 산란계 사육 기반을 확대하고, 계란 가공품을 비축했다가 가격이 상승할 경우 시장에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급이 줄어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계란뿐 아니라 돼지고기 등 다른 축산물 유통 구조에 대해서도 가격 담합과 재고 관리 문제를 점검하는 등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가격 형성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불투명한
유통 구조

한 유통업계 관계자 A씨는 “가격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단계별로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구조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싸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이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다 보니 문제가 매년 반복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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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