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인’ 맡긴 BMW 파손⋯차주 책임?

자주식 탁송 도중 엔진 멈춰
기술서는 ‘기계적 결함’ 판단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업체가 프로모션 등으로 주도한 서비스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 소재와 사후 대응은 소비자 신뢰와 직결되는 요소로 꼽힌다. 최근 한 수입차 딜러사의 리스 차량 트레이드 인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차량 파손 책임을 차주가 떠안게 됐다는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트레이드 인 서비스는 기존 차량을 딜러사에 매각하고, 그에 따른 할인이나 보상 혜택을 신차 구매와 연계하는 방식이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법인 사업체를 운영하는 차주 A(46)씨는 지난 2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회사 차량으로 BMW 신차를 계약하면서 기존에 5년가량 탄 X6M 모델을 딜러사 권유로 트레이드 인 서비스에 맡겼다”며 “당시엔 전시장에 차량과 키를 맡기면 절차가 끝나는 줄 알았다”고 토로했다.

A씨에 따르면 그의 차량은 지난 1월21일, B사가 외주 탁송 기사를 통해 수원의 BMW 중고차 인증센터(이하 BPS)로 보내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는 “사고 사실도 차량을 맡긴 지 이틀가량 지난 뒤에야 들었다”며 “BPS로 탁송한 뒤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야 명의 이전이 완료된다는 설명도 그때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사고 정리 과정에서 B사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A씨는 “처음 사고가 났을 때는 걱정하지 말고 기다려 달라는 취지로 설득하더니, 기술 분석 보고서가 나오고 나서는 ‘탁송업체와 민사로 해결하라’는 식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함께 제보한 통화 녹취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된다. B사 지점장은 지난달 27일 A씨와의 통화에서 “고객이 직접 운전한 것도 아니니 처리해 줘야 되지 않느냐고 상부에 얘기했다”면서도 “회사 측은 우리 책임이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쟁점은 결국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여부다. A씨는 차량과 키를 맡긴 이상, 이후 발생한 문제 역시 딜러사 측이 정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B사 측은 사고가 외주 탁송 과정에서 발생한 만큼 자사 책임과는 구분해야 한다는 취지로 선을 긋는 모양새다.

A씨는 “다른 수입사에 문의했을 때도 고가 차량을 외부 탁송 기사에게 맡기는 방식은 잘 하지 않는다고 들었다”며 “별다른 안내 없이 진행한 탁송 과정에서 사고가 났음에도, 책임을 떠넘기는 건 잘못된 처사 아니냐”고 되물었다.

실제로 BMW 타 딜러사 관계자는 이날 <일요시사>의 관련 질의에 “개인 기사를 통한 탁송은 위험 부담이 커 거의 하지 않는다”며 “고객이 직접 BPS로 차량을 가져가거나, 이동 거리 등 사정이 있을 경우 자사 차량 운반용 캐리어를 통해 상차한 뒤 이동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답변했다.

또 A씨는 면책 논리의 기초가 된 기술 판단에도 의문이 남는다는 입장이다.

기술 분석 보고서에선 사고 원인을 ‘차량 자체의 장기적인 노후화 및 윤활 불량에 기인한 기계적 결함’으로 판단했다. 근거로는 ▲윤활 시스템 기능 상실에 따른 내부 손상 가능성 ▲자동변속 제어 로직상 운전 미숙으로 엔진 과회전이 발생하기 어렵다는 분석 ▲15만7000km 주행에 따른 엔진 피로 수명 한계 등이 제시됐다.

이와 관련해 A씨는 “기술서엔 주행 속도나 RPM 등을 블랙박스를 통해 확인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면서도 “사고 당일부터 블랙박스 SD카드는 BPS 직원이 보관하고 있었던 데다, 확인 결과 기기 상태도 좋지 않아 지난 2024년 이후로 촬영된 내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탁송 기사가 차량 특성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채 주행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변속 셀렉터 레버 조작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스포츠 수동 모드에 진입했을 경우 자동변속 개입이 제한돼 고RPM 상태가 유지될 수 있는 만큼, 엔진에 무리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기술적으로 검토됐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BMW 공식 매뉴얼엔 2021년식 X6M 모델이 스포츠 주행 모드로 설정된 경우 해당 단계 최고 속도(최대 회전수 한계)에 도달하더라도 자동으로 변속되지 않는다고 명시돼있다.

이외에도 그는 “차량이 운행한 지 4년 반, 주행거리 약 15만km 수준에 불과한데도 이를 ‘장기적인 노후화’로 판단한 점도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한편, 당시 A씨의 차량을 감정했던 기술사는 3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차주 입장에서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는 점은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이번 사안은 외부 요인에 따른 사고라기보다, 오일 교환 불량이나 오일 라인 막힘 등으로 윤활에 문제가 생긴 차량 자체의 기계적 결함으로 봤다”고 밝혔다.

보험사로부터 전해 들은 당시 상황에 대해선 “탁송 기사가 2km 가량 주행하는 과정에서 차량에서 ‘우당탕탕’하는 소리가 났고, 어딘가 잘못 부딪혔다고 생각해 사고 접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보험 면책 사유에 해당할 수 있는 차량 자체 문제일 가능성이 있어 보험사 측이 당사에 감정을 의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 측이 제기한 고RPM 주행에 따른 파손 가능성에 대해선 “각 단수별 최고 회전 속도가 설정돼있어 그 이상으로는 올라가지 않는 구조”라며 “설령 변속이 제한되는 상황이라도 높은 RPM만으로 곧바로 엔진 내부 파손으로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제조사 공식 매뉴얼에도 문제 소지가 있는 부분은 별도 안내가 포함돼있다”며 “예를 들어 반자율 주행 기능 설명에 ‘핸들을 잡을 의무는 운전자에게 있다’는 문구가 함께 들어가는 식”이라고 부연했다.

이 기술사는 “정비 현장에서도 고객이 차량을 끌고 들어올 때까진 별다른 문제가 드러나지 않다가, 점검 과정에서 엔진 이상이 확인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일종의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 사안을 소비자 분쟁 조정 절차로 풀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A씨 차량이 법인 명의 리스 차량이고, 트레이드 인 역시 회사의 자산 처분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소비자원도 피해구제 대상에서 ‘영리 활동과 관련해 발생한 분쟁’이나 ‘소비자와 사업자 사이의 분쟁이 아닌 경우’ 등을 제외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사안을 단순히 탁송업체와의 분쟁으로만 볼 게 아니라, 딜러사 측의 책임 범위까지 함께 따져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차량 인도와 후속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면, 결국 명의자인 A씨와 트레이드 인 서비스를 주도한 B사 사이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민법 제680조에 따르면 위임은 계약 당사자 일방이 사무 처리를 위탁하고 상대방이 이를 승낙함으로써 효력이 발생한다. 같은 법 제682조는 수임인이 위임인의 승낙이나 부득이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위임 사무를 처리하게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별도 계약서가 없었더라도 절차 진행에 관한 의사 합치가 있었다면 법률상 위임 관계로 평가될 수도 있으며, A씨 주장대로 외주 업체 이용에 대한 사전 동의가 없었다면 B사 측이 차량 이동을 맡긴 경위 자체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다만 B사 측 역시 ‘알아서 처리해 달라’는 요청에 묵시적 승낙이 포함돼있었다거나 당시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다는 논리로 맞설 가능성은 있다.

<일요시사>는 이날 B사 해당 지점에 ▲최종 책임 판단의 근거 ▲서비스 제공 주체로서 자사 책임이 없다고 보는 이유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한 개선 계획 등을 묻고자 연락을 취했으나 “지점장이 현재 부재 중이며 연락처 제공은 어렵다”는 답변만 받았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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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