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고양이가 우선?” ‘난리 난’ 비비탄 발사 입길

아파트 입주민 여성과 수면 방해받은 입주민
개인정보 알려준 경비원도 관련법 위반 입길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어떻게 동물에게 비비탄을 쏠 수 있느냐?” VS “오죽했으면 동물에게 비비탄을 쐈겠나?” 아파트 단지서 서식 중인 고양이들이 새벽마다 싸우면서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로 한 입주민이 비비탄을 쏘자, 다른 입주민이 피해 보상을 요구해 입길에 올랐다.

지난 14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고양이한테 비비탄을 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아파트에 고양이가 한두마리씩 나타나더니 서로 싸우고 난리도 아니다. 새벽마다 지들끼리 싸우는데 심지어 소름마저 끼쳤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진짜 힘들었다. 새벽마다 아기 울음소리 내면서 싸우는 거 참다 참다 폭발해버렸다”고 토로했다.

‘수면을 방해당하고 있다’는 생각에 그는 고양이들에게 비비탄을 쏴서 쫓아냈고 이후 숙면을 취할 수 있었다.문제는 며칠 뒤에 발생했다.

A씨에 따르면 이후 해당 아파트 경비실로부터 ‘고양이에게 비비탄을 쐈느냐’는 질문과 함께 단지의 한 여성 B씨로부터 “어떻게 동물한테 비비탄을 쏠 수 있냐?”며 비난을 들었다. A씨도 “오죽했으면 동물한테 비비싼을 쐈겠냐? 사람이 먼저 아니냐”고 지지 않았다.

A씨는 “본인이 키우는 고양이도 아니고 자꾸 사료를 주니 고양이가 나타나는 거 아니냐”고 반박했지만 B씨는 “그렇다고 고양이에게 비비탄을 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지지 않았다.


A씨가 “고양이들의 싸우는 울음소리 때문에 자꾸 새벽마다 깨고 있다”고 호소했지만 B씨는 “그거 좀 참아줄 수 있지. 그렇다고 고양이한테 비비탄을 쏘면 되겠느냐”며 50만원을 요구했다.

그는 “어느 정도는 일단락이 됐는데 B씨가 고양이 병원비 및 정신적 피해보상을 청구한다고 하는데 제가 잘못한 게 있나요?”라며 “그냥 ‘법대로 하세요’ 하면 될까요?”라고 자문했다.

회원들의 갑론을박 댓글이 나오는 가운데 “그 아줌마가 고양이 주인인가요? 아니면 캣맘인가요? 어지럽다. 총(비비탄)을 쏜 건 잘못한 거지만 새벽에 얼마나 시끄러웠으면 쐈겠느냐”며 “밤에 자다가 수시로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깼다면 엄청 화났을 것 같다. 솔직히 이건 당해보기 전까지는 누가 잘못했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A씨를 옹호 댓글이 베스트 댓글 1위에 올랐다.

두 번째 베플에는 “저는 캣맘 아님, 고양이, 개 안 키움. 하지만 하신 행동은 법적 처분 대상”이라는 댓글이, 세 번째 베플엔 “싸이코패스도 아니고 고양이가 싸운다고 왜 비비탄을 쏘느냐?”가 자리했다.

대체적으로 댓글은 ‘고양이 VS 사람’의 우선순위를 두고 갈리는 분위기다. 고양이 입장에선 동물학대가 될 수 있지만, 새벽 시간에 숙면을 취해야 하는 사람 입장에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A씨를 옹호하는 회원들은 “그럼 님이 입은 정신적인 피해 보상을 요구하면 된다” “캣맘인 듯…그냥 무시하시라. 비비탄은 고양이가 아니라 그 근처에 쐈다고 하면 끝” “쏠만 했네, 이건 인정” “고양이 주인이면 물어주고 아니라고 하면 정신적 피해보상 청구하면 된다” “고양이가 싸우면서 새벽까지 소리 낸다면 나라도 비비탄이나 새총으로 쐈을 것 같다” 등의 댓글로 옹호했다.

반면 “길 고양이가 문제긴 하지만 그런 행동은 엄연히 동물학대다” “법대로 하면 처벌받지 않겠나. 저도 같은 경험을 했는데 그렇다고 비비탄을 쏘는 건 옳지 않다. 그냥 피곤한 이웃 하나 뒀다고 생각하고 감수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 “그래도 살아있는 생명에게 비비탄 쏜 건 잘못한 것” 등의 부정적인 댓글도 상당수 달렸다.


회원들의 비난 화살은 해당 아파트 경비원을 향해서도 날아갔다.

회원 ‘C0OO’은 “비비탄 발사와는 별개로 왜 관리실서 임의로 글쓴이 정보를 제공한 것이냐? 이 부분에 대해 강력히 항의해야 한다”며 “만약 나쁜 의도로 물었을 때도 다 알려준다는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해선 지적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회원도 “개인정보를 그렇게 함부로 알려주면 안 되는데…알려준 사람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 같다”고 거들었다.

또 “새벽까지 울어대는 고양이도 잘못됐고 비비탄 쏜 것도 잘못됐고 차량번호, 동·호수 알려준 경비도 잘못됐다. 피해보상 청구한다는 아주머니도 잘못됐다”며 A·B씨 및 아파트 경비원 모두를 비난하는 댓글도 달렸다.

A씨에 따르면 해당 고양이들은 아파트 주민이 기르는 애완묘가 아닌 길고양이며, B씨는 아파트 입주민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을 ‘고양이 2마리 키우는 애묘인’이라고 밝힌 한 회원은 “길 고양이들에게 잘 쏘셨다. 캣맘에게는 법대로 하라고 하셔라. 걸릴 거 없다”고 훈수하기도 했다.

270여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자 A씨는 “동물학대한 점은 깊이 반성하고 있다. 고양이가 무슨 죄가 있겠느냐. 저의 잘못된 판단인 것 같다. 동물학대 관련법으로 처벌받겠다”면서도 “사료 주는 캣맘에게는 합의금 주지 않아도 되느냐? 주기 싫다”고 하소연했다.

소유주가 없는 길고양이라고 해도 학대 시엔 동물보호법 제8조2항(학대 행위의 금지)에 따라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2항에는 ▲도구·약물 등 물리적·화학적 방법을 사용해 상해를 입히는 행위 ▲살아있는 상태서 동물의 신체를 손상하거나 체액의 채취, 체액을 채취하기 위한 장치의 설치 등이 명시돼있다.

다만, 길고양이를 학대했다고 무조건 동물보호법을 위반했다고 해석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제8조2항의 네 번째 ‘수의학적 처치 필요 및 동물로 인한 사람의 생명·신체·재산의 피해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조항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동물로 인한 사람의 신체 및 재산 피해가 발생 시 등의 정당한 사유가 존재할 때는 예외로 하고 있는 것이다.

캣맘이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행위는 장소에 따라 주거침입죄가 성립될 수도 있다.

형법 제319조에 따르면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이나 선박, 항공 또는 점유 방실에 침입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주거침입죄는 ‘사실상의 주거 평온’을 보호하는 법령으로 침입 행위의 객체인 ‘건조물’은 보호법익에 비춰 엄격한 의미의 건조물뿐만이 아닌, 그에 부속하는 모든 장치를 포함다고 있다는 내용이 적시돼있다.

결국 해당 대법원 판례는 ‘사실상의 주거 평온’에 해당하는 공동주택 내 계단, 복도 또는 아파트 주차장 등지서 캣맘이 밥을 주는 경우, 입주민들의 주거 평온을 해쳐 주거침입죄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셈이다.

아파트 단지 내 주인 없는 유기 동물이나 길고양이가 수면을 방해한다거나 차량 보닛 위에 배뇨 등으로 피해가 발생할 경우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https://www.animal.go.kr/)이나 각 관할 지자체의 동물복지팀에 신고하면 된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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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