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로에 트랙터로 길막” 제천 숯공장 업주의 하소연

보배드림에 “25년 전에 지었는데…”
“악성 민원제기에 영업방해 중” 호소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김포공항 옆으로 이사 가서 ‘비행기 때문에 시끄럽다고 폐쇄해달라’고 하면 공항을 폐쇄하나요?”

지방서 숯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누리꾼이 주민 민원으로 운영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하소연 글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6일,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 자유게시판에는 ‘제발 공론화 좀 시켜주세요. 진짜 억울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면서부터다.

자신을 ‘숯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보배 회원 A씨는 “25년 전, 공장을 지을 당시엔 마을도 없었고, 근처엔 딱 한 집이 있었다”며 “서명도 받고 (지자체)허가도 받고 해서 숯공장을 짓고 운영해왔다”고 운을 뗐다.

A씨 주장에 따르면 한 주민이 2~3년 전, 이사를 와서 ‘숯공장 연기 때문에 못 살겠다. 공장을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해당 주민은 관할 시청에 지난해부터 악성 민원으로 공장 운영을 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트랙터로 진입로를 막아 영업을 방해해오고 있다.

A씨가 하소연 글과 함께 첨부한 사진에는 숯공장 입구로 보이는 진입로에 트랙터가 세워져 있다. 다른 사진에는 트랙터 2대가 더 정차돼있는 모습도 담겼다.

다른 사진에는 이날 오후 1시13분에 촬영된 ‘주민 건강 해치는 숯가마 완전 폐쇄’ ‘싸장님! 촌놈들이라 우습게 보이지요이?’ ‘주민 생명 위협하는 숯가마를 폐쇄하라!’ 등의 내용이 들어가 있는 플래카드들이 다수 걸려 있다.


그는 “주민이라니요? 마을 자체가 아예 없었다. 여기 사진 보시면 촌놈이라 우습게 보이냐는데 오히려 저희가 먼저 이사왔다”며 “저희가 촌놈인데 (민원인은)이사온 지 몇 년 되지도 않았으면서…”라고 말을 아꼈다.

이어 “시청 환경과서 나와서 (환경)검사도 하고 법에 맞춰 진행했으며 이사 오라고 광고한 것도 아니고 뻔히 있는 숯공장 옆으로 이사 와서 못 살겠다고 한다”면서도 “제가 김포공항 옆으로 이사 가서 비행기 때문에 시끄럽다고 폐쇄해달라고 하면 공항을 폐쇄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거기 이사 간 제가 이상한 거 아니냐? 누가 봐도 그렇지 않느냐? 우리가 불법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나라에서 하라는 법은 다 지키면서 운영하고 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는데 진짜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심지어 이들은 이사올 때 숯공장이 있는 걸 뻔히 알았던 데다 공장에 전화해 ‘연기 많이 나느냐’고 물었다가 이제와서 ‘못 살겠다’는 입장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A씨는 해당 위치에 25년 전에 숯공장을 지었으며 최근 숯 제조를 위해 나무를 받아 올해부터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장 진입로가 트랙터로 통행 자체가 막히면서 당장 운영에 차질을 빚게 됐다.

그는 “경찰에 고발했는데 민사건이 아닌 형사건이라면서 자체적으로 고소들어간다고 했지만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당장 운영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심지어 공장서 발생하는 연기가 옆마을까지 가지도 않는다”며 “폐암 걸려서 이사 와서 우리 연기 때문에 폐암에 걸렸다고 거짓말까지 하고 있다. 거의 20년 연기를 맡아왔던 우리는 진작에 폐암에 걸려야 정상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해당 호소글에는 “어이없다. 이기시라고 추천드린다” “많이들 보시라고 추천” “기찻길 옆에 아파트 지어놓고 기차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못 살겠다고 시위하는 것도 봤다. 힘내시라” 등 A씨를 응원하는 댓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이건 엄연한 영업방해 아닌가? 고소감이다” “그날 그날 영업방해로 손해본 것까지 자료 모아뒀다가 고발 후 처벌받으면 민사로 따로 조치하셔라” “숯연기 몸에 좋다고 홍보하셔라” “웬만하면 로그인 안하고 읽기만 하는데 세상이 참 무섭군요. 추천드린다” “사장님도 가셔서 그 집구석 앞을 막아버리셔라. 똑같이 해줘야 정신차린다. 말로 안 되는 사람들이 있다” “먼저 공장있던 게 우선이다. 법대로 하시고 손해보신 건 청구하셔라” 등의 조언 댓글도 달렸다.

이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숯공장 업주 최모씨는 “공장 지을 때 마을이 있으면 주민들이 반대하고 못 짓게 될까 봐 아예 마을도 없고 사람이 없는 곳에 지었던 것”이라며 “갑자기 여기저기서 이사 와서는 ‘연기 때문에 못 살겠다’고 악성 민원을 넣고 공장 입구까지 막아놔서 아예 운영을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부터 나무를 받기 시작해서 1년 동안 공장을 돌려야 하는데 아예 운영을 못하게 됐다”며 “공장 인근 지도를 보면 아시겠지만 (마을이)아예 없고 딱 한 분만 사셨으며 그 분도 공장 짓는 데 동의하셨다. 너무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취재 결과, 해당 업체는 충북 제천 소재의 OO참숯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공장 인근에 걸린 플래카드의 경우 일대 주민 및 부녀회서 제작한 것으로 확인된다.

지난 2021년 2월에 촬영된 해당 업체의 네이버 지도에 따르면 현재 인근에는 4곳의 펜션들이 위치해 있으며 직선거리로 최소 80m부터 200m 떨어져 있다.

제천시청 관계자는 이날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지난해 1, 2월, 12월에 해당 숯공장 인근 주민으로부터 민원 제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현지 실사 결과 현행법을 위반하는 요소는 찾을 수 없었다. 민원이 제기됐으니 현장에 나가 환경 관련 법을 어겼는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숯공장에는 연기를 내뿜는 숯가마가 설치되는데 100㎥ 이하의 경우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해당 업체는 방지시설 운영이 불필요하며 ▲대기환경보존법 ▲약취방지법에도 해당되지 않았다. 또 해당 지역은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지도 않아 관리 대상이 아니라고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장이 지어졌을 무렵에는 민가가 2채 정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공장 건립 후)펜션 등이 들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래 원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은 직선거리로 약 600여m 떨어져 있는데 그것도 중간중간에 있는 산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네이버 블로거 ‘BIG OOOO’은 “현재 해당 업체 앞에는 충북 제천시 OO1리와 OO2리의 주민 및 부녀회서 불법으로 부착한 현수막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업체 인근에는 3~4곳의 펜션과 준OOO라는 회사가 하나 운영되고 있는데 이들이 가담하거나 동조했다면 상업활동을 하는 사람들로서 순수한 의도를 갖고 업체를 압박한다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만약 해당 업체가 25년가량 운영한 게 정확하다면 인근의 건축물 및 펜션 등은 2000년대 이후에 건축됐다고 생각될 정도로 대부분 오래된 시골집 느낌은 아니기에 억울한 사정에 처해 있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주민들은 신속히 불법 점거 및 권력행사의 중단 및 업체의 영업권을 방해하는 행위를 중단하기 바란다”며 “당신들이 아프지 않다는 게 아니다. 만약 매연으로 생명권 및 주거권의 침해를 받고 있다면 정정당당히 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다만 당신들이 건축물을 짓기 훨씬 이전부터 해당 공간서 합법적으로 영업해온 게 사실이라면 생존권만큼이나 업체(숯공장)의 생업권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회원은 보배 가입일이 지난 2013년 9월4일로 ‘당일가입 논란’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만큼 회원들도 이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해당 글은 10만명이 넘는 회원들이 조회했으며 추천 수 2961명, 댓글도 450개를 넘기는 등 ‘실시간 인기글 1위’에 랭크돼있다(오후 2시40분 기준).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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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