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송 기사가 신차 박살” 호소글…역풍 맞은 차량 구매자

보배 회원들 “렌트까지? 인수거부하면 될 텐데…” 지적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두 달 전, 신차 계약 후 탁송 과정서 탁송 기사의 실수로 뒷펌퍼가 파손돼 ‘범퍼 수리+현금 80만원’ 지급 제안을 받아 억울하다는 사연이 역풍을 맞고 있다.

글 작성자 A씨는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탁송 기사가 제 신차를 박살냈습니다’는 제목으로 “평소 눈팅만 하다가 최근 너무 황당한 일을 겪어 글을 쓴다”고 운을 뗐다.

그는 “9월 초중순에 아반떼 차량을 계약하고 지난 8일에 차량을 인수받기로 했다. 이날 아침 설레는 마음으로 아침에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있는데 카마스터로부터 전화가 왔다”고 회상했다.

이날 A씨는 “고객님, 죄송하지만 문제가 생겼다”며 카마스터에게 ‘탁송 기사가 시흥출고장서 차량을 내리다가 실수로 뒷범퍼가 파손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뜻밖의 사고였지만 A씨는 ‘차량 차체가 낮으니 아랫부분이 조금 긁혔겠지’ 하는 마음에 약간의 보상을 받고 인수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손상 부위의 사진을 받아보고는 한동안 말을 잇질 못했다.

그는 “차를 완전히 개박살을 내놨다. 일단 일은 벌어졌고, 어떻게 처리되느냐고 물었더니 탁송사 쪽에서 제시한 보상안은 범퍼 수리+현금 80만원(1주일 소요) 지급이나 계약 취소 후 무보상으로 차량 재계약(1달가량 소요)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정도로 박살내놓고 인수 여부를 물어보는데 탁송사는 무슨 생각인지 궁금해 직접 탁송사로 전화했다”며 “죄송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수리 후 인수 못 하시겠으면 자신들은 해줄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였다”고 주장했다.

A씨는 탁송사 과실로 사고차를 만들어놓고 겨우 80만원 보상해주면서 수리 후 인수하라는 게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아 인수 거부를 요청했다. 또 ‘탁송사 실수로 난 사고인 데다 지연된 한 달 동안 출퇴근할 렌터카라도 제공받아야겠다’는 생각에 A씨는 렌터카 제공도 요구했지만 ‘무조건 안 된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A씨는 현대자동차 고객센터에 해당 내용에 대해 문의를 넣었고 이튿날 탁송 담당자로부터 전화로 사과를 받을 수 있었다. 담당자는 해당 사고에 대해 회의가 예정돼있고 보상안도 마련해줄 테니 전날의 고객센터 문의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가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문의를 취소한 후 20분이 채 되지 않아 담당자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전 지금 아무 잘못 없이 100% 탁송사 잘못으로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한 것도 아니고 본인들이 잘못했으면 사과가 먼저 나와야 하는 거 아니냐”며 “원래 타고 있어야 할 차를 탁송사 때문에 못 타는 거니 렌터카를 요청하는 게 과한 요구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보상 마련하겠다고 할 때 차종까지 물어보길래 ‘상관없고 출퇴근만 할 거니 굴러만 가면 된다’고 봐주지 않아도 될 편의까지 봐줬다”며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어 여기에 올려본다”고 자문을 구했다.

해당 글에 대한 보배 회원들의 댓글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런 일은 흔해서 인수거부하고 끝이다. 원래 누구나 그렇게 한다” “다 좋은데 렌트는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범퍼가 뭐라고…” “범퍼 수리+현금 80만원이면 엄청난 것이다. 그 정도로 보상해주는 제조사 없다. 어쨌거나 선택권을 준 것인데 더 땡기고 싶으셨던 거냐?” “근데 웬 렌트?” 등 부정적인 댓글이 주를 이루고 있다.

뒷범퍼 파손에 대해 ‘사고 수리에 들어가지 않느냐?’는 의문에 회원 ‘볼터OOO’는 “맞다. 단순교환으로 분류돼 수리된 부분에 이색이나 오염이 없다면 중고차 매매 시 감가요인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사고차로 분류되지도 않는다”고 조언했다.

회원 ‘케O’는 “아무래도 새차다 보니 기분상 문제도 있지 않겠느냐. 단순 범퍼로만 보면 보상안이 나빠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고 다른 회원 ‘서태OO’는 “개박살보다는 범퍼 파손 정도로 보인다. 그냥 기다렸다가 받으면 된다”고 조언했다.

다른 회원도 “범퍼 좀 깨진 것 같은데 개박살 났다? 범퍼는 소모품이고 (수리 후)사고차로 남지도 않는다. 교환해주고 현금 80만원 받으면 훌륭한데 뭘 더 바라는 거냐”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할 수 있고 그냥 인수거절하면 될 텐데 갑자기 렌터카 타령까지? 신차 검수 중에 인수거부 되는 차량들은 많다. 이 사람들도 렌트 요구하느냐? 적당히 하셔라”며 “임판(임시번호판)이면 본인 차도 아니다”라고 직언했다.

반면, A씨를 옹호하는 댓글도 눈에 띈다.

회원 ‘아웃OOO’는 “당사자 입장에선 기분 나쁠 수밖에 없는데 렌터카 요구도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기분 좋게 신차 탈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리 범퍼라도 사고차라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자기들 일 아니라고 떠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회원 ‘바다OO’도 “뭐든지 받기로 한 날 못 받아서 손실이 발생하면 배상해주는 게 맞다”며 “차량 계약서도 도착지 인수 검증해서 문제 있을 시 제조사가 배상하도록 바꿔야 한다. 세상에 사고 파는 물건 중 공장서 직접 받아가는 물건이 있느냐”고 정곡을 찌르기도 했다.

현직에 종사 중이라고 밝힌 보배 회원은 “저 차는 인수거부 시 범퍼 교환 이력으로 할인받고 판매될 것”이라며 “다시 계약 넣으시면 우선순위 받아서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어 “렌트 같은 보상은 없다. 차량 탁송 사고는 흔한 케이스”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재경 소재의 한 업계 관계자는 “임시번호판이 있는 상태에선 차량 결함으로 인한 인수거부가 가능한 상태”라면서도 “정식 번호판 등록 이후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인수를 거부할 수가 없다”고 조언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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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