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합의 어때요?” 뜻밖의 포르쉐 차주의 수리비 흥정

바로 사과했는데도 “잘못 시 사과는 매너고 인성”
글 작성자 “불법 정차, 경찰 허위 진술” 의혹 제기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전동킥보드가 옆으로 넘어지면서 옆에 있던 포르쉐 차량에 흠집이 생기자 수리비로 4000만원을 요구했던 포르쉐 차주가 갑자기 100만원으로 합의를 원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르쉐 차주가 나흘 만인 지난 7일, 갑작스레 3000~4000만원의 수리비를 요구했던 기존 입장을 바꾸면서 100만원에 합의가 어떠냐고 연락해온 것.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킥보드 툭 쓰러졌는데 4000만원을 말하네요’ 원글 작성자 A씨는 지난 8일 “많이들 관심 가져 주시고 궁금하실 텐데 일을 다니고 있어 바빴고, CCTV 확보하느라 조금 늦은 부분이 있어 양해 부탁드린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이번 글에는 생략됐던 (포르쉐 차주와의)전체 문자메시지 내역과 업데이트된 내용을 말하고자 한다”며 “사건 시작부터 모든 내용을 말하려 하기 때문에 중복되는 내용들이 있어도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2일 새벽 1시 반경, 술집 앞에서 친구들과 대화하러 나갔다가 고정돼있던 전동킥보드에 올랐다. 이때 킥보드가 균형을 잃고 옆으로 쓰러져 포르쉐 박스터 차량 앞휀더에 흠집을 냈다.

사고 후 A씨는 포르쉐 차주에게 사과하자 그는 “범퍼 다 갈아야 하는 거 아시죠?”라고 물었다. A씨는 흠집이 생긴 부분이 범퍼도 아니었고 당시에도 ‘교체할 정도는 아니겠다’고 생각됐다고 했다.

그는 “당시 포르쉐 차주는 출동한 경찰에게 ‘킥보드를 타고 와서 차에 갖다 던졌다’고 허위 진술했다”며 “절대 갖다 던지지 않았다. 해당 어플(킥고잉)도 없다고 말씀드렸고 경찰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찰분들이 진술이 다르다고 말했으나 차주와 원활한 소통이 되지 않아 그냥 돌아갔다. 이후로 차주 측 보험사 불러 다시 진술했는데 이 과정서 현장에 없던 차주 측 지인이 와서 사고와 관계 없는 다른 차 부위를 가리키며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이튿날 A씨는 포르쉐 차주에게 재차 사과와 함께 원만한 합의를 원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이미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사진과 함께 경찰서로 오라는 답을 받았다. 합의를 위해 경찰에 출석했지만 차주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

진술을 들은 경찰은 고의성이 없는 데다 킥보드를 운행한 상황이 아니라 형사는 힘들 것 같고 합의나 민사로 진행돼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경찰 출석 후 포르쉐 차주에게 전화했지만 거절하자 “경찰서 진술 후 먼저 귀가하셨다고 해서 연락드린다. 다시 한번 제 부주의로 사고를 일으킨 점 정말 죄송하다”며 “사고 당시 더 이야기해봤어야 했는데 저도 이런 일이 처음이라 어찌할 줄 몰랐던 것 같다”고 사과했다.

이어 “평생 운동만 해오다가 이제 사회에 나와 아직 많이 부족하고 제 상황도 많이 어려운 편이라 다시 한번 기회를 주셨으면 한다. 정말 죄송하다. 연락 기다리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러자 포르쉐 차주는 “운동하셨으면 아시겠지만 반칙하고 잘못하면 사과하시는 게 매너고 인성”이라며 “그걸 지금 제 시간과 돈을 써서 정성껏 알려드리는 것이다. 변호사가 연락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A씨가 “사고 직후 죄송하다고 사과드렸었고 지금도 죄송한 마음 갖고 있다. 어느 부분에서 제가 사과를 안했다고 하시는지 잘 모르겠다”며 “합의할 생각은 없으신 건가요?”라고 재차 묻자 “어떻게 합의보실 예정이냐? 정리해서 보내주시면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A씨는 “킥보드에 부딪혀 난 흠집에 3000~4000만원을 얘기하며 병원비도 청구하겠다는 차주분의 말을 듣고 무서운 마음에 많은 분들게 의견을 여쭙고자 ‘보배드림’에 글을 썼다”며 “댓글 반응이 엄청났고 기자분들이 기사화해 이슈가 되니 차주분에게 ‘왜 피해자 코스프레하느냐? 본인 차에 그렇게 재물손괴당하셨어도 그렇게 하실 거냐?’고 연락이 왔다”고 소개했다.

“저는 의견을 구하고자 글을 올렸고 차주분이 정당하게 요구한 게 맞다면 이렇게 이슈화가 되겠느냐?”는 A씨 물음에 포르쉐 차주는 “감정이 격해져 그랬던(과다비용 청구) 부분 인정한다. 센터 입고하면 200만원 넘게 나오는데 기사, 보배글 내리는 조건으로 100만원에 합의하시는 게 어떤가요?”라고 제안했다.

차주는 “정식 센터에 입고했고 수리는 한 달 걸린다고 한다. 오늘까지 연락 없으면 합의 안 하시는 것으로 알겠다. 동급차 렌트 포르쉐 박스터 하루 최소 30~50만원x30일 대차했다”며 “2일, 6일 이후로 차량 타지도 못하고 탁송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량 대차 비용만 900만원이다. 감당 가능하냐? 합의 수용 가능한 금액을 달라. 현재 수중 현금이나 가용 금액이 얼마냐?”라고 묻기도 했다.

A씨는 여러개의 문자 대화 내역 캡처 사진과 함께 본인이 알아낸 점들과 문제가 될만한 사안을 정리했다며 ▲차주 보험사와의 통화 ▲포르쉐 서비스센터 전화 통화 ▲CCTV 확인 등 7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대인 보험사분 말로는 저를 배제하고 본인 및 동승자 보험만 접수했다고 한다. 현재 동승자만 대인 접수됐고 실제로 병원에 다녀와 청구한 상태라고 한다”며 “차주는 보험계약상의 문제로 대인 접수가 불가한 상태라고 하는데 대물 보험사분 말로는 차주분이 보험 접수했다가 개인이 해결한다면서 취소한 상황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포르쉐 차주분은 지난 5일에 문자상으로 센터 입고 대기 중이라고 해서 견적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7일에 센터에 전화해보니 사고 차량은 입고 대기가 없으며, 포르쉐 차주분이 이날 입고됐다고 한다”며 “현재 분당 지점으로 이관 기다리고 있어 차 점검이 안 된 상태고 센터에선 대략적인 수리 기간을 한 달 정도로 알려드린 것 같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제가 킥보드를 운행하지 않은 점, 고의가 아닌 실수로 사고가 난 점, 사건 발생 10분 전부터 차량을 인도와 차도 사이의 황색 점선에 정차하고 있어 차주의 불법 정차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킥보드가 차량에 부딪혀 기스 난 일로 3000~4000만원이 나올 수 있고 대인 접수해 병원비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는 무리한 요구로 생각된다”며 “차를 내놓은 상태라며 감가도 언급했는데 사실일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도 정확한 견적서 등 근거자료 없이 30일 동안 수리 시간이니 최소 900만원 대차 비용이 발생한다고 문자를 받았다. 이 문자들을 받고 큰 정신적인 고통을 느끼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아울러 “사건 발생 후 최초로 현장에 오신 OOO파출소 경찰분들에게 ‘킥보드를 타다 내 차에 갖다 던졌다’는 진술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다만 ‘던졌다’인지 ‘박았다’인지는 제가 현장서 들었기 때문에 OO경찰서에 가서 민원접수 후 압구정파출소에 남아있는 진술서를 인계받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마무리했다. 

렌터카 비용에 대해 한 회원은 “차량이 운행 불가해야 수리 기간 동안 렌트비가 인정된다. 법원 소송 가도 당일 수리될 수 있는 수준이면 실질적으로 수리에 필요한 일수만 인정된다”며 “저 정도면 하루치에 대한 렌트비나 경우에 따라서는 교통비만 인정돼 차주 렌트 시 렌트 비용을 다 물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 회원은 “옛날에나 그랬지. 포르쉐 사고 나면 포르쉐 대차해주느냐? 동급 배기량의 국산 차량으로 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회원은 “4000만원? 휀더 판금하는 데 무슨 금 발랐느냐? 나도 수입차 타는데 1급 정비소 가도 저것보다 크게 깨졌는데 50만원에 감쪽같이 수리해주더라”며 “결정적으로 사진 보니 킥보드로 인한 상처로 안 보인다. 왜 두 줄의 상처가 생기냐? 서 있던 킥보드가 저렇게 큰 관성 에너지가 생기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앞서 실제로 쓰러졌던 킥보드 손잡이는 고무 재질로 돼있어 차량 표면에 흠집을 낸 게 아닌 원래 이전부터 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재경 소재의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보험 대차 서비스 시 외제차들은 동종의 외제 차량으로 대차가 나오는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해당 센터에 동종 차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을 경우 다른 급의 외제 차량으로 지급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예를 들면 수리 차량이 볼보 차라면 같은 모델의 볼보 차량이, 벤츠라면 동종의 벤츠 차량이 대차되는 식”이라며 “해당 차량이 나가서 없을 경우 같은 배기량의 BMW나 아우디 차량이 지급되는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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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 없는’ 민주-혁신 복잡한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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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고심 끝에 평택을에 출사표를 던졌다. 선거 전면에 등장하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또다시 경쟁 상대가 됐다. 그동안 두 당은 꾸준히 아군에서 적군으로, 적군에서 또다시 아군으로 돌아서길 반복했다. 이번에는 양보 없는 진검승부라는 점에서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간의 신경전이 예상된다. 지난 2월 합당 논의로 훈풍이 부나 싶더니 불과 두 달 만에 등을 돌렸다. 혁신당 조국 대표가 평택을에 출마를 선언하면서 지방선거 판도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평이 나온다. 그럼에도 살아남다 민주당과의 합당이 무산된 이후 혁신당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상처만 남은 합당 추진”이라는 꼬리표를 단 채 양쪽 진영의 파열음만 계속됐다. 합당 무산 이후 지난 3월, 양 당은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지금까지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당시 민주당은 “지금 전면적인 선거 연대를 위한 위원회로 규정하지는 않는다”며 지방선거 지역구 배분과 같은 구체적인 선거 협상 가능성에는 사실상 선을 그었다. 다시 독자 노선을 걷게 된 혁신당은 자강론에 힘을 실었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자릿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합당 논의가 오가던 중 혁신당의 실무는 ‘올스톱’이었다. 논의 시기는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었던 만큼 혁신당은 남들보다 반 발 늦게 선거 대열에 합류했다. 고심 끝에 조 대표 ‘국민의힘 제로(0)’와 ‘부패 제로(0)’ 실현을 앞세워 평택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평택을은 지난 1월 민주당 이병진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및 부동산 실명법 위반 혐의로 당선무효형인 벌금 700만을 받아 재보궐이 확정된 곳이다. 조 대표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혁신당의 13번째 국회의원이 돼 집권 민주당 소속 의원보다 더 뜨거운 마음으로 ‘내란 완전 종식, 진짜 개혁 완수’라는 시대적 과제를 책임지고 실천하겠다”며 “개혁의 강도가 약해지는 것을 막고 내란 이후 대한민국을 위한 입법과 정책으로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을 더 강력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조 대표의 출마지를 놓고 정치권에서는 저마다 추측에 나섰다. 그중에서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과 경기 평택을·안산갑, 부산 북구갑·해운대갑 등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그때마다 조 대표는 출마지를 묻는 질문에 “제가 가야 국민의힘이 당선될 수 없는 곳” “험지인 곳” 등 조건만 나열할 뿐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벼랑 끝 조국’ 스스로 올라간 시험대 사실상 마지막 기회...평택을 출사표 기자회견에서 조 대표는 평택을을 출마지로 택한 배경에 대해 “일찍부터 이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의 최상위 목표는 극우 내란 정치세력을 심판하고 국민의힘을 제로로 만드는 것임을 반복해 밝혀왔다”고 밝혔다. 이어 “동시에 국회의원 재선거가 이뤄지는 곳에는 귀책 사유가 있는 정당이 무공천을 해야 한다는 원칙 역시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며 “평택을 출마는 정치인이 된 후 줄기차게 역설해 온 이 같은 저의 비전과 가치, 그리고 원칙과 소신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자신이 평택에 연고가 없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그럼에도 평택을 도약시킬 비전과 정책, 실행할 능력만큼은 누구보다 앞선다고 감히 자부한다”며 “중앙정치에서 평택의 목소리를 키우겠다. 평택의 현안이 곧 국가적 과제가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평택 시민들께서 조국을 선택해주시면 반드시 큰 정치로 보답하겠다. 반드시 평택 시민들이 자랑스러워할 큰 정치인이 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조 대표의 출마 선언 이후 평택을은 단숨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이곳은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와 자유와혁신 황교안 대표가 출사표를 던진 곳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의동 의원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아직 후보를 내지 않았지만 민주당이 대열에 합류하면 최대 5파전으로 치러지게 된다. 일찌감치 이곳에서 터를 닦았던 김재연 상임대표는 곧바로 반발에 나섰다. 김 상임대표는 “오랜 고심 끝에 내놓은 답이 고작 제가 당의 명운을 걸고 뛰고 있는 이곳 평택인가”라며 “대의도 명분도 없는 평택 출마를 철회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며칠 전부터 언론인들이 사실 여부를 물어올 때마다, 저는 ‘절대로 그럴 일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는 그는 “조국이라는 정치인의 상식과 양당이 맺어온 신의를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제까지도 저는 조국 대표의 ‘동지애’를 의심하지 않으려 했다”며 “정치는 원래 이토록 비정하게 신의를 밟고 올라서는 아수라장이어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찢어지는 여당 표? 평택이 ‘험지 출마’라는 조 대표의 주장에 대해서도 “지금 평택을이 험지가 맞느냐”라며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민주·진보 단일후보가 범보수 후보를 52.5% 대 29.4%로 압도하는 곳”이라고 꼬집었다. 진보당을 비롯해 여권 내에서도 평택이 과연 험지가 맞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를 의식한 듯 조 대표는 “평택을은 19·20·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내리 승리한 곳으로 민주개혁 진영에게 험지 중 험지”라며 출마 명분 굳히기에 나섰다. 조 대표는 기자회견 당시 “평택에는 친윤(친 윤석열) 부정선거 음모론자이자 내란 피의자인 황교안씨가 깃발을 들었다. 그는 평택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앞에서 전한길씨가 주도한 극우 집회까지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당 같은 경우 후보난을 겪고 있다면 국민의힘은 후보가 각축하고 있다”며 “(평택을이) 국민의힘에는 평지고, 민주당 또는 다른 범민주 진보 진영엔 험지라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한 혁신당 관계자 역시 “(조 대표는) 평택, 안산, 군산 세 지역을 놓고 상당히 오랫동안 고심을 거듭했다”며 “귀책 사유로 보궐선거를 치르는 지역인 동시에 국민의힘이 당선될 가능성이 있고, 또 혁신당에게 험지가 아닌 지역을 추리다 보니 평택을이 최종 선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가 선거 대열에 합류하면서 여당인 민주당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조 대표는 또 평택을 재보선의 귀책 사유가 민주당에 있으므로 ‘무공천 원칙’이 지켜져야 할 곳이라고 강조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조 대표의 출마가 합당 무산에 대한 일종의 ‘위약금’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합당 무산으로 혁신당 의원들은 물론 당직자, 지지자들 까지 자존심이 많이 상했을 것”이라며 “그 이후에 선거 연대 이야기가 나왔지만 물밑 접촉도 미지근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민주당 반대에 부딪혀 합당이 무산된 그림이지 않았나. 조 대표 입장에서는 평택을 출마를 굽힐 이유가 없다”며 “따라서 혁신당은 민주당에게 당당히 무공천 원칙을 요구할 명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지는 마음의 빚 민주당도 ‘전 지역 공천’ 기조를 굽히지 않고 있다. 조 대표가 평택을 출마를 선언한 다음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말했다시피 재보선은 전략공천이 원칙이고 전 지역에서 공천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은 역시 “조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하며 민주당에 무공천을 요구했다”며 “돌아보면 조 대표가 22대 비례의원으로 (당선)됐다가 사임하고 그래서 비례를 다른 분이 승계했고 이번에 평택에서 출마하게 됐으니 어떻게 보면 굉장히 큰 귀책 사유 아니겠나”라고 직접 겨냥했다. 이 같은 발언은 2024년 12월 조 대표가 대법원에서 자녀 입시 비리 등 혐의로 실형이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가 지난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광복절에 특별사면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평택을을 둘러싼 신경전이 길어질수록 민주 진영의 분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이 조 대표의 대항마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내보낼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평택을이 ‘사법 리스크 공방’으로 번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문제는 ‘김용 평택을 카드’는 민주당에게도 갈등의 뇌관이다. 김 전 부원장에게 공천을 주지 않으면 민주당 내 친명(친 이재명)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다. 관련해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전 부원장은 안산 출마를 희망했지만 결국 당 지도부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다”며 “출마지를 놓고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조 대표의 출마는 울산시장 선거까지 영향을 미쳤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진보당 선거 연대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울산시장 후보는 민주당, 평택을 후보는 진보당으로 단일화한다는 관측이 우세했는데 조 대표가 선거 대열에 합류하면서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게다가 혁신당 황명필 의원이 울산시장에 출마를 선언한 만큼 이곳에서도 교통정리가 시급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진보당 김종훈 울산시장 후보는 민주당을 향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촉구했다. 김 후보는 “저와 진보당이 이번 지방선거에 임하는 가장 큰 목표는 내란 청산”이라며 “전국의 모든 민주, 진보, 개혁 후보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말한다. 내란 청산을 위해, 국민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 울산까지 부는 출마 후폭풍 골머리 앓는 범여권 지도부 회견에 배석한 진보당 윤종오 원내대표 역시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실질적으로 민주·진보 개혁 세력이 하나로 모여 총선 189석의 성과를 만들고 대선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며 “이번 지방선거도 똑같은 방식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선거 연대가 헝클어질 조짐이 보이자 민주당 김상욱 의원도 ‘후보자 주도 단일화’를 공개 요청했다. 김 의원은 김종훈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두 팔 벌려 환영한다”며 혁신당 황명필 울산시장 후보를 향해 단일화 동참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전국 최대 제조업 도시 울산에서, 노동자의 일자리와 삶의 터전을 지키며 미래산업으로의 전환을 이끄는 일은 어느 한 당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민주당과 진보당, 혁신당이 함께할 때, 울산은 그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 후보는 “3인이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출마 선언 당시 “제가 (민주·진보)진영의 후보 중 가장 큰 교집합을 담고 있고, 따라서 가장 강력한 합집합을 만들 수 있다”며 “더 나은 정책을 공유하고, 울산의 밝은 미래를 설계하는 단일화를 통해 본선에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한 혁신당 관계자는 ’조 대표의 평택을 출마가 민주당-진보당 선거 연대 계획을 꼬이게 했다‘는 지적에 대해 “유권자 입장에서 봤을 때 이미 짜놓은 판에 후보들끼리 연대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 야합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유권자들은 힘 있는 후보를 원한다. 그런 점에서 어디서든 진보당과 아름다운 경쟁을 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평택을 선거의 핵심은 단일화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조 대표와 체급이 맞는 후보를 내보내야 (단일화) 논의를 테이블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상황을 봐서는 조 대표의 완주 의지가 뚜렷해 보인다. 당 대표가 낙선하면 체면도 구겨지고 더 나아가 당이 존폐 위기까지 놓인다. 단일화 이야기를 꺼내기에 앞서 사활을 거는 조 대표를 설득할 만한 주자를 내세워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붙느냐 마느냐 이어 “민주당과 혁신당 간의 합당 논의가 없었으면 두 당이 조금 더 편하게 단일화를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 대표가 조금만 양보를 해주는 제스처를 보여도 민주당 지지자들이 반기를 들고 일어서니, 양쪽 모두 입장이 곤란하긴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일각에서는) ‘합당 논의를 성급하게 띄운 것도, 지지자를 설득하지 못해 (논의를) 깬 것도 정 대표’라는 불만이 있었다”며 “결국 조 대표만 독박을 썼다. 민주당이 평택을에 조 대표보다 체급이 약한 후보를 내보내 자연스럽게 교통정리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부산 피해 간 조국, 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자신의 고향이 부산 북갑 선거에 출마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조국 대 한동훈’ 구도를 피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또는 제게 직접 연락해 ‘부산은 선택 안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시장에서 박형준을 척결하고 쫓아내려면 (부산 북갑 선거에) 안 나가는 게 맞는다고 판단했다”며 “(민주당에서) 부산은 박형준 시장으로부터 뺏어와야 하는 지역구다. ‘박형준 대 전재수’ 구도가 중심이 돼야 하는데 제가 나가면 ‘조국 대 한동훈’으로 구도가 바뀌면서 부산시장 선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얘기하더라”고 전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의 주장에 공감했다. 그는 “박형준을 정말 그만 보고 싶은 부산 출신 사람으로서 그 말이 이해되더라”며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거론하며 “나가면 충분히 이기실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