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판 돌려차기? ‘당사자 등판’ 속 무차별 폭행의 반전

“언론보도 및 커뮤니티 글 내용 사실과 다르다”
“경찰서 CCTV 확보…오히려 우린 피해자” 주장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무차별 대전판 돌려차기’로 논란이 됐던 폭행 사건이 피해자가 지난 13일, 직접 “일방적인 폭행사건이라는 언론 보도와 커뮤니티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주장이 제기돼 새 국면을 맞는 모양새다.

이날 대전경찰청도 “관련자들의 상호 말다툼이 있었고 시비가 있어 보여 전원 수사가 진행돼야 가‧피해자가 가려질 사안”이라고 밝히면서 반전 주장에 힘이 실린다.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자신을 대전 봉명동 폭행 사건에 함께 있었던 여성 피해자라고 밝힌 글 작성자 A씨는 “해당 사건에 관한 커뮤니티 글과 기사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특히, 피해자를 무차별적으로 폭행 및 기절하게 만든 상태서 도망갔다는 부분은 사실이 아님을 간곡히 말씀드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방적인 폭행 사건이 아닌 경찰서 쌍방과실로 조사 중에 있다. 모든 정황을 상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거짓없이 경찰 조사받은 내용대로 간략이 말씀드리겠다”며 “당시 상황 CCTV가 증거물로 수집됐으니 거짓으로 호소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 8일, 대전 봉명동서 밖에서 담배를 피우던 여성 3명이 A씨 일행의 남성에게 ‘쳐다봤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면서 시비가 붙었다. 남성이 ‘쳐다보지 않았다. 다른 곳을 본 것’이라며 실랑이를 벌이던 도중 여성 2명이 A씨 머리채를 잡고 폭행을 시작했다.

A씨는 “폭행당하는 모습을 보고 남편이 개입해 말리던 도중 몸싸움이 일어난 쌍방 사건”이라며 “여성도 남편 얼굴을 가격했으며 주변분들이 말렸는데도 계속 달려들어 제 머리채를 잡고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여성 세 분에게 단체로 폭행을 당해 저도 병원서 치료받고 있는 중이며 진단서 및 진료기록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건 당일 출동했던 경찰에게 상황 설명 및 연락처, 인적사항 등을 말씀드리고 귀가했다. 눈이라도 한 번 더 마주쳐 일이 더 커질까 봐 먼저 자리를 피했던 것”이라며 “도망 간 게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는 일방적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며 폭력은 어떤 이유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부산 돌려차기남’, 무차별 묻지마 폭행 후 도망친 것처럼 글 올리고 정확한 사실 확인 없이 자극적 제목으로 기사 작성하신 기자님들과 방송국 관계자분들에 대해 큰 유감”이라고 토로했다.

아울러 “남자 2명이 단체로 여성 한 명을 폭행한 것처럼 기사화됐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일행의 남성분은 말리기만 했다. 이로 인한 무분별한 억측들, 악플들로 인해 당사자들 모두 상처를 받고 있다”며 “피해를 보신 당시 주변분들, 가게 관계자분들 및 피해를 드린 분들게 죄송하다. 더 이상의 억측은 자제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해당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대전경찰청도 이날 “사건 발생 당일, 신고를 받고 출동해 관련자 전원에 대한 인적사항을 확인했다”면서도 “CCTV상 관련자들이 상호 말다툼을 하다가 몸싸움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시비가 있어 보이는 만큼 전원 수사가 진행돼야 가해자 및 피해자가 가려질 사안”이라고 밝혔다.

‘쌍방이면 양쪽이 알아서 하지, 보배에 서로 잘했네 잘못했네 뭐하자는 거냐’는 한 회원의 댓글에 A씨는 “죄송하다. 당연히 조용히 처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먼저 팩트가 아닌 글로 전국 뉴스에 도배되도록 만들어 어쩔 수 없이 반박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며 “글 쓰기 전에 수없이 고민했지만 기자님들이 뉴스를 재생산해내고 있어서 반박은 해야 했다”고 답했다.

앞서 자신을 피해자의 부친이라고 밝힌 회원 B씨는 해당 글에 “왜 당신이 피해자인지 모르겠다. 아이들이 시비 걸었다고 하는데 그날 당신의 행동을 처음부터 보신 증인들이 있다”며 “누구든 걸레, 창녀 소리 듣고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댓글에는 “그런 욕설을 한 적이 없다. 같은 자리에 친구 와이프가 있는데 여성 비하 발언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해당 댓글에 “누가 선빵 때린 건가요?” “도움을 받으려면 누가 먼저 터치했는지만 알려주시면 된다”는 댓글에는 A씨가 ”피해자라고 주장하시는 따님께서 친구 2명과 함께 먼저 제 머리채를 잡고 폭행했다“고 답했으며 B씨는 답댓글을 달지 않았다. 

이날 게시글에는 “피해자 A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가해자가 피해자 행세한 거 아니냐. 확실한 거 아니면 중립이어야 한다” “점점 보배드림이 혼란스러워진다. 이제는 풀 영상이나 사진 등 확실한 물증이 없으면 호소문은 걸러야 할 듯” “다 필요 없고 원본 영상이 필요하다” “글 내용이 사실이라면 입가 찢어진 여성이 맞을 짓 한 거 아닌가? 이래서 양쪽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한다” 등의 댓글이 달리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보배드림에는 ‘제 딸이 폭행을 당했다’며 가해자들의 엄벌을 호소하는 글이 게재됐던 바 있다. B씨는 20대 딸을 홀로 키우고 있다며 전날(9일) 새벽, 대전 유성구 봉명동서 발생했던 폭행 사건에 대해 술회했다.

B씨는 “딸이 편의점 앞 테이블에 혼자 앉아 있었는데 옆 테이블 남성이 욕을 하며 ‘왜 쳐다보느냐’고 시비를 걸었다며 전화가 왔다. 말대꾸하지 말고 친구들 오면 자리를 피하라고 했는데 결국 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이어 “30대 중반 남성 2명과 여성 한 명이 딸에게 시비를 걸었고 무리 중 여성이 먼저 폭행을 시작하자 남성 한 명이 무자비한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너무 맞다보니 정신을 잃었고 눈을 떠보니 영화처럼 주위로 사람들이 다 모여서 보고 있었다’고 했다. 정신적 충격이 엄청났고 부산 돌려차기남이 생각났다”며 “머리와 얼굴을 발로 차고 의자를 들어 때리려고도 했는데 주변에 젊은 남자들이 말리자 그들까지 폭행하고 도망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동영상 등 증거가 될만한 것을 갖고 있는 분은 연락 부탁드린다”며 “제 딸을 내리치려 할 때 대신 막아서 맞아주신 분이 계시다고 들었는데 꼭 찾아 감사 인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14일, 유성경찰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해당 사건은 현재 조사 중인 사안으로 상황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앞서 대전경찰청을 통해 이미 해당 내용에 대해 보도자료로 밝힌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로 지목된 두 사람도 무차별 폭행 글이 퍼진 것을 보고 경찰서에 자진 출석해서 조사받은 게 사실이냐’는 기자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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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이 자랑이라고···노소영 카드에 국민들 화났다

비자금이 자랑이라고···노소영 카드에 국민들 화났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전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이 노태우정권의 비자금 논란으로 번졌다.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조사해 과세해달라’고 강민수 국세청장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수십년간 숨겨온 노씨 일가의 ‘안방 비자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노소영 전 나비 관장은 ‘노태우 비자금이 SK그룹을 성장시켰고, 늘어난 자산의 상당 부분을 나눠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두 사람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맡은 재판부도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가운데 300억원이 SK에 유입된 것으로 인정했다. 문제는 300억원의 출처와 성격이다. 자기 돈도 아니면서··· 노 전 관장 측은 항소심서 아버지인 노 전 대통령의 아내 김옥숙 여사가 1998~1999년 사이 작성한 비자금 메모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해당 메모에는 ‘선경(SK 전신) 300억원’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노 전 관장 측은 최태원 회장의 아버지인 최종현 전 선경 회장에게 비자금 300억원을 주고받은 것이라며, 지난 1991년 선경건설 명의의 50억원짜리 약속어음 6장에 대한 사진 등도 제출했다. 일각에선 노 전 대통령의 ‘폭력적 불법 비자금’이 노 전 관장에 의해 소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재계 인사는 “불법 비자금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조차 없이 자랑스럽게 노태우 비자금을 언급하는 노 전 관장은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고 인식되기에 충분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퇴임할 때도 ‘재산이 5억’이라며 ‘그 정도면 족하다’고 먼저 얘기했던 사람이다. 실제론 임기 동안 선경에게 불법 비자금을 거둬들이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였으니 비판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SK 2인자’ 손길승 명예회장도 같은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먼저 노태우정부 시절 경제수석 등을 지낸 김 전 비대위원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측에서 퇴임 이후에도 이게 과연 제대로 줄 것이냐 이런 부분에 대한 의문이 있어 이를 확약하는 증표로서 일단 뭘 좀 주라고 해서 어음 자체를 준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어음 발행일은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틀 전인 지난 1992년 12월로 알려졌다. 선경건설이 당시 발행한 50억짜리 약속어음 실물 4장은 1995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자금 수사와 재판에선 드러나지 않았다가 이번 이혼소송 과정서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다. 일각선 “죽은 아버지 부관참시 꼴” 지적 국민들은 “그 아버지에 그 딸” 비웃음도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과 정혁진 변호사도 지난달 9일 방송된 <어벤저스 전략회의>서 김 여사가 보관해 온 선경건설 명의의 약속어음은 노 전 대통령의 노후 자금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후광’이나 ‘비자금’이 SK의 성장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판결했다. 노 전 관장 측 역시 같은 맥락의 주장이었다. 재판부는 노 전 관장 측의 기여도가 크다고 보고, 최 회장이 1조3808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최 회장 측은 항소심 판결에 즉각 반발했고, 최근 상고심 시작에 앞서 500여쪽에 달하는 상고이유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상고이유서에 따르면 다양한 쟁점 가운데 핵심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및 후광 등은 SK그룹의 성장 과정에 오히려 손해가 됐다는 주장이다. 즉, SK가 국내 재계 2위까지 발돋움할 수 있던 배경에 노 전 관장 측의 큰 도움이 없어 재산분할 금액이 축소돼야 한다는 얘기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자금이 당시 태평양증권(현 SK증권) 인수 등에 쓰였다고 판단했으나, ‘SK 2인자’ 손길승 명예회장은 반박했다. 되로 주고 말로 받다 손 명예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심부름을 하던 이원조 경제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지낼 거처와 생활비 등을 요구해 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전달했다”며 “정권 말이 되니 퇴임 후에도 지속 제공하겠다는 증표를 달라고 요구해 어음으로 준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관장 측의 “300억원이 태평양증권 인수 자금 등으로 쓰여 SK 성장에 기여했다”는 주장에 전면 반박한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 과정서 SK 측은 300억원을 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받은 적이 없고, 퇴임 후 그에 상당하는 돈을 노 전 대통령에게 주기로 약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전 관장 측이 제기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은 은닉재산마저 들춰냈다.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조성했다가 추징된 2628억원과 별도로 부인 김 여사가 관리해 온 드러나지 않은 돈이 있다는 ‘안방 비자금’ 의혹이다. 이혼소송서 제출한 904억원의 내역이 적힌 ‘김옥숙 메모’ 외에 노 전 대통령 일가서 또 다른 자금흐름이 포착된 것이다. 먼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가 원장(이사장)을 맡고 있는 동아시아문화센터에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김 여사 명의로 출연금 147억원이 입금됐다. 김 여사는 지난 2016년과 2017년 각각 현금 10억원, 2018년 예적금 12억원, 2020년 예적금 95억원, 2021년 예적금 20억원을 출연했다. 특히 아들 재헌씨가 원장으로 취임한 지난 2020년 출연금 규모(95억원)가 두드러진다. 재헌씨는 2019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등 부친을 대신해 사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병세로 재헌씨가 대외 활동에 나선 시점과 자금 출연 시점이 맞물린다. 동아시아문화센터는 지난 2012년 설립된 한중문화센터서 시작된 재단으로 동아시아국가 상호 간 전략문화 협력과 청년 교류를 주요 사업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실제론 북방정책 평가사업 등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정책 기념사업이 대부분인 사실상의 노씨 일가 재단에 불과하다. 또 다른 ‘안방 비자금’ 포착 김옥숙 여사 ‘돈세탁’ 의혹 법인결산 공시서 지난 2021년 기준 총 사업비용 3억5000만원 중 공익목적 사업비로 분류한 2억6000여만원의 쓰임새도 눈길을 끈다. 이는 노 전 대통령 치적으로 평가받는 한중수교 30주년 기념사업과 정치적 기반이었던 대구지역 학생 장학금 등 ‘노태우 기념’ 용도로 쓰였다. 센터 자산도 대부분 김 여사의 출연금으로 이뤄졌다. 지난 2021년 기준 총 자산가액 153억원 가운데 그의 출연금(147억원)이 96%에 달한다. 재단이 지출하는 연간 사업비용은 김 여사 기부금의 이자 수준인 1~2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결론이다. 지난해 기준 연간 총사업비용은 1억9000만원이고 이 중 공익목적 사업은 5000여만원이다. 2022년도에는 총 2억4700만원 중의 사업수행 비용 중 공익목적은 1억3000만원이다. 사무실 주소는 노 전 대통령이 살았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건물이다. 이 건물은 노 전 대통령 별세 이후 부인인 김 여사가 상속받았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가 5차례에 걸쳐 출연한 거액의 자금 출처를 두고 의혹이 나온다. 김 여사가 출처 불문의 거액과 노 전 대통령의 집권 시절 조성한 비자금을 아들이 운영하는 재단에 출연하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 여사는 280여억원을 미납 중이던 2010년, 모교인 경북여고에 5000만원을 기부해 사회적 지탄을 받은 바 있다. 김 여사가 만약 비자금으로 아들이 운영하는 재단에 기부했다면 정당성과 절차 모두 문제될 여지가 있다. 특히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에 따른 출연자 명세서에 이사장인 노재헌 원장과 기부자인 김 여사의 관계에는 모자지간임에도 ‘해당없음’으로 기재됐다. 뻔뻔히 꺼내다 이는 과세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여사가 영부인이던 시절 청와대서 대기업 총수 부인이나 여성 기업인들과 수시로 면담하면서 현금을 받았다는 의혹은 전두환·노태우정부 비자금 수사가 한창이던 1995년에도 제기됐다. 당시 민주당 비자금 진상조사위원장이었던 고 강창성 의원은 국회서 “김옥숙 여사 친·인척이 관리하는 것은 전혀 노출되지 않는데 이 문제까지 이번에 조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씨 일가는 46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지난 1997년 4월 대법원서 징역 17년에 추징금 2628억9600만원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3년 이를 완납했으며, 이 과정서 추징금 낼 돈이 없다며 노 전 대통령의 동생인 노재우씨와 아들 재헌씨의 처가인 신동방 측과도 소송전을 벌였다. 법조계 한 인사는 “노 전 대통령 일가가 2013년 추징금을 완납하는 과정서 돈이 없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동생 재우씨와 아들 재헌씨의 장인이었던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과 재산 환수 소송까지 벌였던 것을 되짚어보면 재단 출연금의 출처가 더 석연치 않다”며 “연간 사업비가 2억~3억원 수준인 재단에 100억원이 넘는 돈을 출연한 것 자체가 출처가 불명확한 자금을 편법 증여해 세탁하는 용도로 활용한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에 따른 출연자 명세서에 ‘이사장(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해당없음’이라고 적시한 것을 두고도 과세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차남 노재헌에 흘러간 수백억원? 정치권 “철저히 조사해 환수해야” 노씨 일가의 은닉재산 논란에 대한 국세청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국회서도 잇따른다. 국세청은 상속세 등을 부과할 수 있는지 등을 두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지난달 27일 기재위 전체회의서 노 전 대통령의 불법 정치자금에 대해 과세해달라는 내용의 탈세 제보서를 강민수 국세청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과정서 김 여사가 작성한 비자금 메모가 증거로 인용됐다는 점을 토대로 비자금에 대해 과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김 의원은 “김 여사의 메모에 기록된 904억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은 노 전 대통령이 오랜 기간 은닉하다가 가족들에게 사전 증여했거나, 사망 후 상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이혼소송서 쟁점이 된 300억원은 그 일부로, 상속세 부과 제척 기간이 남아 있어 과세에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이혼소송서 드러난 300억원뿐 아니라 메모 속 기록된 채권, 금고 등에 숨겨둔 904억원의 은닉재산을 철저히 조사해 반드시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서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김 여사가 만약 부정 축적한 ‘안방 비자금’을 숨겨왔다가 아들이 운영하는 재단에 출연한 것이라면 과세 여부 문제를 넘어 법적 정당성과 안정성 측면서 모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조계에선 재판부가 재산분할과 위자료 등을 포함해 ‘1조3803억원과 20억원을 노 전 관장에게 주라’고 판결한 것을 두고 법무법인 평안 이상원 변호사의 역할이 컸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노태우정권서 황태자로 불렸고 노태우 대통령 부인인 김 여사의 이종사촌 동생인 박철언 전 장관의 사위다. 히든카드가 국회 이슈로 박 전 장관은 노태우정권 당시 정무 장관, 체육청소년부 장관을 지냈다. 이상원 변호사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변호해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이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법 행정권 남용 사태로 재판을 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1심 변호인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노 전 관장이 불법 비자금임을 알면서도 당당히 300억 카드를 꺼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믿는 구석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