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담 제보했는데…” ‘부산 임산부 에스코트’ 해명글 역풍

SBS 단독 보도에 “경찰에 피해 원치 않아”
‘보배’ 등 온라인 커뮤니티서 논란 재확산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이른바 ‘부산 임산부 에스코트’ 사건으로 불리는 부산 경찰의 후송 거부가 임산부 측의 무리한 요구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일자 당사자가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해명글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상에서는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자신을 부산 임산부 에스코트 사건의 당사자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고마운 분들의 도움을 알리고 싶었고 경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내용을 전달했으나 아무 응답이 없어 방송사에 접수한 것”이라며 “부산 경찰의 미담을 제보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의 부탁을 경찰이 단칼에 자르기보다는 상황을 한 번 살펴보고 도울 방법을 모색해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라며 “수 차례 얘기했지만 경찰에게 어떤 피해도 가길 원치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어 “언론사에 제보한 이유는 고마운 경찰관들이 있으니 귀감 삼아달라고 전 과정을 담은 블랙박스를 보낸 것이 전부”라며 “다만 기자들 입장에선 시민의 도움 요청에 한 번쯤 내려서 확인할 법도 한데 말만 듣고 거절하는… 그것도 저출산시대에 임산부의 후송을 거절하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진 듯하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 말씀처럼 출산이 임박했으면 당연히 119를 불렀겠지, 왜 태아를 데리고 모험을 하겠느냐? 악성 댓글엔 별로 화가 안 난다. 사람들 입장에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인터뷰를 마치고 헤어지면서 혹시나 해서 아이 태어나는 좋은 날에 경찰관 판단에 작은 착오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방송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며 “부산 경찰의 미담을 알리고 싶어 제보했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A씨는 “오늘 아침 뒤늦게 SBS에 방영된 영상을 봤는데 포커스가 비판적인 시각에 맞춰 있었다. 당시 출산예정일이 약 일 주일가량 남아있어서 그리 급박한 상황이 아니었다”며 “명지로 이사온 지 몇 개월 안 됐고 그간 진료보던 곳이 센텀이었는데 최근 장평지하차도가 개통돼 전처럼 1시간씩 걸리는 거리가 아니라 자차로 이동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중간에 112에 한 번 더 연락한 건 차가 막히고 있어 바로 앞 장평지하차도 도로만 뚫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연락드린 거였다”며 “세 번째 저를 도와준 경찰관 말씀을 들어보니 그날 교통사고가 있어 나와 있었다고 들었다. 제가 운이 좋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가 블랙박스 자료 드리면서 입장을 명확히 했다. 왜 감사의 마음이 저렇게 편집돼 저희 가족을 돕지 않았던 경찰을 원망하는 기사가 돼있는지 모르겠다”며 “시청자 입정에선 제가 경찰관의 부당한 업무행태를 제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보의 원래 의도가 왜곡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의 이 같은 해명글은 논란을 더욱 키우는 모양새다.

해당 해명글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급속히 퍼졌고 부정적인 글들이 재확산되고 있다.

24일, 국내 최대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엔 ‘부산 임산부 에스코트 남편의 해명글’이라는 제목의 글에 게재됐다.

해당 글에는 “무슨 소리야. 포커스가 그 쪽이 아니라면서 복수, 업무행태로 슬쩍 슬쩍 (경찰을)까대고 있다. 복수할만큼의 업무 행태는 있었으나 미담에만 집중해줬으면 한다, 이건가요?” “나는 모르겠다, 발 빼는 건가?” “자기가 뭔데 장평지하차도를 뚫어달라, 에스코트해달라고 해” 등의 비판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외에도 “X소리를 참 길게도 써놨네” “정말이지 가지가지 한다. 본인이 뭔데 뚫어라 마라. 상식적으로 부산 사람이라면 저게 얼마나 무모한지 다 알지 않느냐. 별 것 아닌 일인 것처럼 인터뷰한 게 아니지 않느냐?” “아무리 봐도 그냥 변명이다. 무조건 가까운 병원으로 가는 게 현명했다” “왜, 미국까지 에스코트해달라고 하지” 등의 부정적 댓글도 달렸다.

앞서 지난 23일, SBS는 ‘임산부 위급한데…“관할 아냐” 연거푸 외면’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사건에 대해 단독 보도했다.

이날 SBS는 <8시뉴스>를 통해 ‘만삭의 아내를 차에 태우고 병원으로 향하던 남편이 교통체증이 예상돼 경찰에 두 차례나 도움을 요청했으나 “관할 지역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해당 경찰은 20km가량이나 떨어져 있는 해당 산부인과는 관할구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후송을 거절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1일, 부산 강서구 명지동서 출산 징후가 있던 아내를 자신의 차량에 태우고 해운대구에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으로 이동 중 아내가 진통을 호소하자 길가에 차를 세우고 근무 중인 경찰 순찰차로 다가가 도움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한 차례 더 후송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고 광안대교 인근서 끼어들기 차량을 단속 중인 경찰관의 도움으로 에스코트를 받아 원하는 산부인과로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hea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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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면 철퇴’ 대법정 417호의 저주

‘걸리면 철퇴’ 대법정 417호의 저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법원은 내란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통령에게 철퇴를 내렸다.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400여일 만이다. 이날 선고로 서울중앙지법 대법정 417호는 ‘전직 대통령의 무덤’이라는 악명을 이어가게 됐다. 5명의 전직 대통령에게 가해진 ‘대법정의 저주’를 <일요시사>가 살펴봤다. 지난달 19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운명의 날’이었다. 각종 혐의로 받는 재판 중에 가장 핵심 사안에 대한 법원의 첫 번째 판결이 이날 나왔다.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관련자들에 대한 판결이 나오는 족족 유죄였기에 반전이라고 할 만큼 놀라운 결과는 아니었다. 443일 걸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 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로 윤 전 대통령은 최고형을 피해갔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이 형법상 내란죄가 맞다고 판시했다. 지 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헌법상 권한 행사로서 내란죄에 해당할 수 없고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그 목적에 따라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비상계엄의 목적이 국회나 행정·사법의 본질적 기능을 침해했다면 내란죄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사실관계의 핵심으로 군을 국회로 보낸 점을 꼽았다. 지 판사는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를 제압해야겠다고 결심했기 때문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게 실체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결국 군을 국회로 보낸 행위 자체가 내란죄 성립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에 부합한다는 취지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국회에 군을 보내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하는 방법으로 국회 활동을 저지·마비시켜 국회가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하려는 목적을 내심으로 갖고 있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며 “군대를 보내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야당의 연이은 탄핵, 예산 삭감 등에 따른 국가 위기를 타개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비상계엄이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에는 “명분과 목적을 혼동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목에서 지 판사는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고도 언급했다. 전두환·노태우·박근혜·이명박 법정에 선 전직 대통령 5명 국가 위기 상황 타개는 명분에 불과할 뿐 본질은 헌법기관의 마비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에 대해서도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없다며 수사의 적법성을 문제 삼아 왔다. 재판부는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고 하더라도 검찰은 공수처 송부 기록 외 다른 증거들을 종합해 기소한 것으로 보이고 공수처가 수집한 증거를 다 빼더라도 피고인에 대해 유죄 판단을 할 증거가 충분하다”고 정리했다. 검찰과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이하 내란 특검)의 주장 중 윤 전 대통령이 장기 독재를 하기 위해 2023년께부터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를 제압할 의도로 내외적 여건을 조성했다는 공소 사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렇다고 보기엔 지나치게 준비가 허술했다는 것이다. 또 국회를 무력화할 계획 등에 관한 별다른 증거나 자료,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무기징역 선고 외에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종사죄가 인정돼 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은 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은 징역 12년, 김종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은 징역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최고형 피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고 닷새 만인 지난달 24일 항소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법정의 기록은 물론, 훗날 역사의 기록 앞에서도 이번 판단의 문제점을 분명히 남겨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검의 무리한 기소, 그 전제 위에서 이뤄진 1심의 모순된 판단과 그 정치적 배경에 대해 저희는 결코 침묵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중형을 선고받으면서 서울중앙지법 대법정 417호의 ‘저주’가 이번에도 나타났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법정 417호는 150석 규모의 형사 법정이다. 대법정 417호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곳에서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한 전직 대통령 5명이 재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의 ‘무덤’이라는 별칭이 생길만한 대목이다. 전두환씨, 노태우 전 대통령의 하늘색 반팔 수의 차림은 국민의 뇌리에 깊게 남아 있다. 최고 권력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법정에 서서 판결을 듣고 있는 모습 자체가 충격인 시대였다.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민주화항쟁 관련 내란 우두머리(당시 내란 수괴) 등 혐의로 넘겨진 전직 대통령은 대법정 417호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1996년 당시 검찰은 반란 및 내란 수괴 외에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 총 10개 죄목으로 전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노 전 대통령에게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9개 죄목으로 기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전 씨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됐고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노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징역 22년6개월, 2심에서 징역 17년, 이후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국정 농단 다스 재판 그로부터 30여년 뒤 윤 전 대통령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검찰 측 구형도 사형으로 같았다. 내란 특검은 지난 1월13일 “법률가로서 검찰총장까지 지낸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 누구보다 앞장서 헌법을 준수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헌법 질서 파괴로 나아간 점에서 비난받아 마땅하다”며 “피고인은 반성하지 않는다.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정해야 한다”고 구형 배경을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건의 1심 선고도 대법정 417호에서 이뤄졌다. 박 전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으로 지위를 잃고 구속 기소됐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등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국민의 공분이 하늘을 찌르던 시기였다. 2018년 4월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는 대기업 등으로부터 231억9427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대통령에게 징역 24년, 벌금 180억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2016년 10월 이후 불거진 국정 혼란의 장본인으로 박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박 전 대통령이 국정 농단 사태에 궁극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국정 혼란과 대통령 파면의 주된 책임은 피고인과 최순실에게 있다”며 “그럼에도 잘못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책임을 주변에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받던 18개 혐의 중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 16개를 유죄로 봤다. 150명 규모 방청석 역사적 재판의 현장 이명박 전 대통령도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자금을 횡령하고 삼성 등에서 거액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5일 1심 재판에서 징역 15년, 벌금 130억원을 선고받았다. 법원이 다스의 실소유주를 이 전 대통령으로 결론 내리면서 ‘다스는 누구 겁니까’라는 논란에 종지부가 찍힌 순간이었다. 당시 재판부는 “2007년 대통령선거 기간 내내 피고인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됐지만 피고인의 결백을 믿는 다수의 국민 덕분에 피고인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며 “피고인은 대통령으로서의 막강한 권한을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민 전체를 위해 행사해야 할 책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재판 결과 피고인이 친인척 명의를 빌려 다스를 설립해 실소유하면서 246억원가량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범행 기간이 길고 이득액이 상당하며 범행 당시 이미 국회의원, 서울시장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비판했다. 또 “의혹만 가득했던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대통령 재임 시절 저질렀던 다른 범행이 함께 드러남으로써 당시 피고인을 믿고 지지했던 국민은 물론 사회 전반에 큰 실망과 불신을 안겼다”며 “그런데도 친인척이나 측근이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는 등 책임을 전가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되풀이된 30년 역사 전직 대통령 관련 재판 등 사회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 대법정 417호에서 열리는 건 규모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이 방청을 원하기에 대형 법정에서 재판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5명의 전직 대통령은 방청석의 150여명과 실시간으로 중계된 재판을 본 국민 앞에서 단죄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