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모텔 침대서 진드기·빈대 득실” 위생 논란 도마

일주일 투숙객 보배드림에 피해 호소글
업주 “치료비는 지급…방값 환불 어렵다”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서울시 금천구 소재의 한 모텔서 베드버그로 인해 한 투숙객이 두드러기 피해로 고생 중이라는 호소글이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심지어 해당 모텔에 일주일을 묵었다는 피해자는 모텔 업주로부터 방값을 환불받지 못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국내 최대의 자동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현장직이라 자주 모텔을 숙소로 사용하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서울시 금천구 소재의 모텔서 대량의 진드기와 빈대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글 작성자 A씨는 ‘진드기 가득한 숙박업소 환불문제…답답하네요’라는 제목으로 “겉보기에는 멀쩡했다. 놀라서 모서리 다른 부분의 린넨(침대 커버)을 당겨보니 유충에 번데기에…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끼친다”며 “온몸에 두드러기가 엄청 올라와서 가려워 미치겠다. 응급실도 한 번 다녀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부 사진을 올리고 싶은데 너무 혐이라 문제될까 봐 자제하겠다. 전신에 두드러기가 올라와 있다”면서도 “문제는 모텔 사장의 태도다. ‘병원비까지는 주겠다’지만 ‘방값 환불은 해줘본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A씨에 따르면 해당 모텔 업주는 운영 약관도 없고 “평생 이런 일은 처음 겪어본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했다.

앞서 몸에 두드러기가 생긴 후 A씨는 모텔 업주에게 “두드러기가 나서 그러는데 침구 바꾸느냐? 청소는 하는 거냐? 빨래는 어떤 세제로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는데 “손님 오시기 전에 침구를 바꿨다” “당연히 청소한다” “세제는 보통 물빨래할 때 쓰는 세제를 쓴다”는 답을 들었다.


그는 “호실까지 정확하게 얘기했으니 결론적으로 청소하고 침구 갈았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유충이나 번데기 및 대량의 배설물들이 그렇게 쌓여있다는 건 오랫동안 교체하지 않았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단 소비자보호원과 구청에는 신고해놨지만 참 답답하다. 온몸의 두드러기로 인해 흉질지도 모르는데 스테로이드제 약 먹으면서 하루 종일 간지러움을 버티고 있다”며 “사장의 태도에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겠느냐”고 물었다.

글과 함께 첨부된 약 40초가량의 동영상에는 침대 커버 아래로 수십여 마리의 벌레와 알로 보이는 알갱이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모습이 담겼다. 심지어 벌레들은 살아 활발히 움직이고 있었고 영상 말미에는 A씨의 손등 및 팔목에 두드러기들이 나 있다.

두드러기 증상에 대해서는 “가만히 있어도 온몸이 미칠 듯이 가렵다. 긁다 보니 물만 닿으면 따끔거려서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OO’ 회원은 “모텔 방값이 문제가 아니다. 완치될 때까지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입원 기간 휴업 손해비용 위자료 청구해야 한다”며 “가려움으로 인한 흉이 생길 경우 피부과 흉터 제거 시술 비용까지 추가로 받으면 된다”고 제언했다.

이어 “모텔서 이 돈을 못 주겠다고 하면 민사로 진행하면 된다. 수백만원을 물어줘도 모자랄 판에 방값을 못주겠다고 있는 걸 보면 모텔 주인이 사회경험이 많이 부족한 듯싶다”고 지적했다.

‘돈을 좀 더 주고 잘만한 곳을 가시지… 여인숙 같은 오래된 숙소를 잡은 게 아니냐’는 한 회원의 지적에 대해 A씨는 “오해다. 구축인 것은 맞지만 유명 숙박 중개앱에도 광고 중인 모텔”이라고 답했다.


현직이라는 한 업계 관계자는 “베드버그로 해당 객실만의 문제가 아니라 양쪽 옆 객실, 위아래층까지 전체방역을 해야 한다”며 “매트리스, 시트 커버류 전체 폐기, 전문업체 집중 방역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베드버그들은 전기 콘센트 구멍으로도 이동하며, 문틈이나 천장으로도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렇게 조치하고 보험처리를 통해 의료실비와 도의적 배상 책임이 추가돼야 한다”며 “빈대가 초가삼간 태운다는 옛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모텔 업주가 위생이나 조치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는 것 같다. 참고로 호텔 진드기, 호텔 베드버그를 검색해보시면 더 많은 정보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1일,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A씨는 “지난 2일, 금천구 가산동 소재의 OOO파크 입실 후 며칠이 지나면서 몸에 두드러기가 한두 개씩 생기기 시작했는데, 그냥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다”며 “금요일쯤 되자 허리와 손목을 중심으로 두드러기가 점점 올라왔고 토요일에는 온몸에 번질 기세로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까지도 면역력이 좋지 않아서 그런 것으로 판단해 약국서 항히스타민제를 사먹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했다”며 “토요일 밤이 되자 두드러기가 목을 타고 얼굴까지 올라왔고 허리 상단, 엉덩이 밑, 다리 쪽 전신으로 두드러기가 퍼졌다”고 언급했다.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한 A씨는 지난 9일, 서울 대림동 소재의 대림 성모병원 응급실에 방문했는데 ‘수포도 있고(물린 자국) 두드러기가(번지는 방향도) 특이하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었다.

대학병원이나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가라는 진단을 받은 그는 “이때부터 (모텔)진드기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일단 링겔과 주사를 맞고 약을 받아서 돌아왔다”며 “다시 방에 들어와서 약간 붓기가 진정되나 싶었는데 시간이 지난 후 방에만 들어오면 붓기가 심해지면서 더 간지럽고, 옷을 입은 부분 외에 두드러기가 몰려있는 것을 보고 진드기로 확신하고 이불에서 진드기를 찾아봤다”고 설명했다.

이날 A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침대 모서리 부분의 침대 커버를 잡아당겼는데 그 사이에서 진드기 같은 것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일부 벌레들은 기어다니기까지 했다.

그는 “직장동료를 불러 온몸 환부 사진과 벌레들이 기어다니는 곳을 모두 파악했다. 그후 모텔 사장을 불러서 현장서 보여줬더니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평생 이런 적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사장이 적반하장식으로 자기도 정말 몰랐다면서 고압적인 태도를 보여 언쟁이 있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피해 보상에 대해선 “치료비 외의 다른 부분(여분의 짐, 옷가지, 일을 못하게 될 경우에 그 보상, 객실 환불 등)은 계속 말을 돌리면서 ‘잘 모르겠다. 객실 비용은 환불 안 된다’ ‘자기도 황당하다’ ‘평생 이래본 적 없다’며 질질 끄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피해 보상에 관한 대화가 오가는 중에도 모텔 업주는 계속해서 말꼬투리를 잡으며 A씨를 어르다가도 자신에게 불리한 말이 나오면 또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A씨는 “지금은 해당 모텔을 나와 다른 모텔서 숙박 중이며 온몸에 환부가 너무 가려워 잠도 못자고 있는 데다 병원에 다니느라 일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며 “방에 놔뒀던 짐들은 살려볼 수 있는 것은 살렸고 나머지는 그냥 버리려고 한다”고 아쉬워했다.


해당 업체는 숙박앱 ‘여기어때’에 만족지수 8.1을 기록하고 있으며, 유명 온라인 숙박 소개 사이트인 ‘호텔스닷컴’에도 소개돼있다.

베드버그는 ‘침대서 나오는 벌레’를 통칭하는 말로 노린재목 빈대과의 곤충을 일컫는 말로, 특히 유럽 등 외국의 숙박업소서 주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누리꾼들 사이에선 “유럽 자유여행 갔다가 베드버그에 물려서 엄청 고생했다” “두바이 호텔서 베드버그 물린 후기 올린다” 등의 SNS 관련글들이 넘치고 있다.

국내에선 자취를 감췄지만 일부 해외여행객들이 캐리어를 통해 국내로 전파돼 한국의 숙박업소에 퍼졌다는 게 학계 정설로 통한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베드버그에 물렸을 경우 전신에 두드러기가 동반되며 반드시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돼 긁는 과정에서 피부 손상으로 인한 흉터가 발생할 수도 있다. 

외국은 한국과는 달리 보통 바닥에 카페트를 깔고 생활하는 데다 밖에서 신었던 신발을 벗지 않고 그대로 생활하는 탓에 베드버그의 위험에 쉽게 노출돼있다. 게다가 맨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 옷이나 신발, 가방에 들러붙어도 인지할 수가 없어 피해를 입기 전까지는 현실적으로 번식을 예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베드버그에 물리게 되면 바로 가렵지 않고 약 10~15시간 후, 경우에 따라서는 24시간이나 48시간 이후에 가려움을 느낀다. 주로 팔 정강이, 어깨, 발목, 다리 아랫 부분, 엉덩이 바깥쪽 등의 부위에 모기에 물린 것처럼 두드러기 형태로 발현된다. 개인 차이가 있겠지만 심할 경우 발진이 올라오고 진물이 나오기도 한다.


한편, 금천구 소재의 일부 숙박업소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을 상대로 장기 투숙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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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 무죄’ 이재명 “사필귀정⋯재판부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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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사법 리스크를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는 이날 2심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사필귀정”이라며 “진실과 정의에 기반해 제대로 된 판결을 해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검찰을 향해선 “이 당연한 일들을 이끌어내는 데 이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국가 역량이 소진된 것에 대해 참으로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검찰과 이 정권이 이재명을 잡기 위해서 증거를 조작하고, 사건을 조작하느라 썼던 그 역량을 우리 산불 예방이나 국민 삶을 개선하는 데 썼더라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됐겠냐”고 되물었다. 이어 “지금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서울고법에) 모여 있는데 이 순간에도 산불은 번져가고, 누군가는 죽어가고, 경제는 망가지고 있지 않느냐”며 “이제 검찰도 자신들의 행위를 좀 되돌아보고 더 이상 이런 국력 낭비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2심 무죄 선고로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과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의문을 가졌던 중도층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최은정·이예슬·정재오)는 이날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1심에선 이 대표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바 있다. 이는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대선행이 좌절되는 만큼, 이 대표에게 있어 매우 치명적인 판결이었다. 그러나 이날 2심서 법원이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제1처장에 대한 ‘골프 발언’ 및 백현동 관련 ‘국토교통부 협박 발언’이 모두 공직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 내리면서 향후 이 대표의 대권 가도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아직 대법원 상고심의 판단이 남아있지만, 통상 항소심 판결 이후 대법원의 확정 판결까지 수 개월이 걸리는 만큼,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인용 시 이 대표의 조기 대선 출마에는 걸림돌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이 대표에 대한 원심이 뒤집어지면서 민주당은 법원 판단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히며 “위대한 국민 승리의 날”이라고 자축했다. 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장인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의 정적 제거에 부역한 내란공범 정치검찰의 조작 수사, 억지 기소였음이 판명 났다”고 환영했다. 그는 “정의가 승리한 사필귀정 판결”이라며 “위법부당한 법 해석을 적용해 내란 수괴 윤석열의 구속 취소에 대해 사상 초유의 즉시항고 포기로 탈옥시킨 검찰은 이재명 대표에게도 공정하게 상고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에 막말과 저주를 퍼부어 온 국민의힘은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하라”며 “검찰과 국민의힘은 국민 심판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명심하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조국혁신당도 입장문을 통해 “원칙과 상식의 승리, 정치 검찰의 완패다. 법원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선민 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우리 당은 윤석열 검찰독재정권의 정치 탄압을 이겨낸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원, 지지자들게 응원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이 대표 무죄 판결은 검찰 권력을 향한 파면 선고로 검찰은 저강도 쿠데타로 윤석열정권을 세운 뒤, 조국 전 (혁신당)대표와 이 대표를 비롯해 시민사회, 비판 언론을 끊임없이 수사하고 기소했다”며 “법원은 오늘 검찰의 수사와 기소가 정치 보복, 사법 살인 시도였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여권에선 “유감스럽다”는 반응이 나오며 희비가 엇갈렸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대전서 열린 이공계 현장간담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 무죄 사유는 인지하지 못했다”면서도 “1심서 유죄가 나왔는데 항소심서 무죄가 나온 건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허위 사실 공표로 수많은 정치인이 정치 생명을 잃었는데 어떻게 이재명(대표)는 같은 사안에도 불구하고 무죄를 선고할 수 있는지 법조인으로서 봐도, 아무리 봐도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검찰이 상고할 것이고, 대법원서 이 부분이 허위인지 아닌지 판단을 내려서 논란을 종식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항소심 선고 직후 국회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재판 결과는 당으로선 유감스럽다”며 “앞으로 대법원서 신속하게 ‘6·3·3 원칙’(선거법 위반 사건의 1심 재판은 6개월 이내, 2심과 3심은 각각 3개월 이내 마무리)에 따라 재판해서 정의가 바로잡히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전 대표도 법원이 정치인에게 ‘거짓말 면허증’을 내줬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SNS에 “이 대표에게 거짓말 면허증 내준 서울고법 판결을 대법원이 신속히 바로잡아야 한다”며 “오늘 서울고법 형사6부의 이 대표 선거법 위반 무죄 판결은 법에도 반하고, 진실에도 반하며 국민 상식에도 반하는 판결”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힘 있는 사람에게는 ‘거짓말’이 ‘의견’이 돼 유죄가 무죄로 뒤집힌다면 정의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판결대로면 대한민국의 모든 선거에서 어떤 거짓말도 죄가 되지 않는다. 이 판결은 정치인에게 주는 ‘거짓말 면허증’”이라며 “정의가 바로 서고 민주주의가 바로 서도록 대법원이 잘못된 판결을 신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