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GOP 사망’ 이병 부친 “사고 내용 그대로 밝혀라”

유족 제기 익명 제보 “신빙성 없다”더니…
현장검증 후 브리핑서 돌연 ‘총기오발사고’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극단적 선택’으로 언론에 보도됐던 강원도 인제 소재의 육군 12사단 GOP(일반전초) 이병 총상 사망사고가 ‘은폐 의혹’의 새 국면을 맞고 있다.

A 이병의 부친은 지난 12일, 부대 현장검증 후 브리핑에서 귀를 의심할만한 말을 들었다. 그는 23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고 초기에는 원인 불상이라고 했는데 부대 수사대장이 랜턴을 줍다가 발생한 총기오발사고라며 갑자기 입장을 바꿨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군은 사고 당시 현장을 찾았던 하사관으로부 랜턴을 줍다가 총기오발사고가 났다는 최초 보고를 받고서도 언론에는 극단적 선택이라고 했다가 이후 언론 취재가 들어가자 슬쩍 말을 바꿨다.

이날 부친은 “최초 상황보고 때 ‘우의를 착용한 상태서 랜턴을 줍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가 총기오발사고가 발생했다’고 하사관에게 보고한 것으로 돼있다“며 ”왜 갑자기 군에서 원인 불상으로 발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대 브리핑에 따르면 지역 특성상 기온이 낮은 데다 비까지 내려 쌀쌀했던 사고 당일, 선임이었던 일병은 초소 안에서, A 이병은 판쵸 우의 차림으로 초소 밖에서 근무를 섰다. 추웠던 탓에 문을 닫고 북쪽을 응시하며 경계근무 중이던 일병은 밖에서 쇠 마찰음 소리가 들려 문을 열었는데 A 이병이 난간에 서서 총구를 가슴 쪽으로 겨누고 있었다.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격발을 제지하지 못했고 총상으로 쓰러진 A 이병에게 다가가 심폐소생술을 5회 실시했다. 이때 소요된 시간이 15초가량이었으며 이는 일병이 CCTV에서 잠시 사라졌던 시간과 일치한다. 당시 A 이병의 K2 소총은 오른쪽에 놓여 있었다.


그는 심폐소생술 후 맥을 짚어봤지만 맥박이 뛰지 않자 초소 전화로 바로 상황보고를 했다.

이후 부대 하사관이 해당 초소를 찾아 현장 파악 후 총기오발사고가 발생했다고 최초 보고했다. 그는 일병의 증언과는 다르게 총기가 고인의 몸 위에 올려져 있었다고 했다.

보고를 받고 현장을 찾은 부대 선임하사는 당시 K2 총기는 탄창이 분리된 상황이었고 탄창에는 13발이 남아있었다고 증언했다. 총 15발을 지급하는데 한 발만 발사됐으니 나머지 한 발이 사라진 것이었다. 그는 일병과 함께 주변을 수색한 끝에 실탄 1발을 찾아냈다.

문제는 해당 실탄을 현장 그대로 보관하지 않고 탄창에 집어넣었다는 부분이다. 당시 선임하사가 왜 주변에 떨어져 있던 실탄을 탄창에 넣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사건사고 현장은 보존이 원칙인 만큼 훼손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부친은 “왜 임의로 사건현장의 증거들을 마음대로 조치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군이 자꾸 이번 사고를 숨기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K2 소총에 유탄발사기까지 장착돼있는 총기에서 발사됐는데 (총기가)아들 옆이나 가슴 위에 놓여 있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아마 격발 반동으로 인해 총기는 초소 밖으로 튕겨져 나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총기 위치에 대해서도 “(A 이병의)오른쪽에 가지런히 놓여있었다”는 일병 증언과 “(A 이병의)가슴 위에 놓여있었다”는 하사관의 증언이 엇갈리고 있다. 접고 펼 수 있게 돼있는 총기 개머리판에 대한 부분도 병사마다 “접혀 있었다” “펴져 있었다” 등 다른 증언이 나왔다.

그는 “아무래도 부대서 사건을 조작하거나 은폐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있는 그대로 밝혀달라. 억지로 만들려 하지 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께 경계근무를 섰던 일병이나 하사관 최초 보고 내용 등이 일치하지 않는 부분에 대한 지적이었다.


그에 따르면 이날 ‘왜 갑자기 부대 입장이 바뀌었느냐’고 물음에 수사대장은 ‘하사관이 잘못 보고했다’ ‘잘못 들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14일, 부친은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11월28일 총상 사망한 이병 아빠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같이 근무했던 병사의 재현도 의혹투성이에 모든 재현 상황이 모순덩어리였다”며 “재현으로 일말의 의혹이라도 풀릴까 기대했지만 분노만 더 커진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걸 제게 믿으라고 말할 게 아니라 군부대나 수사 관계자분 자신의 일이라면 수긍할지 궁금하다”며 “조금의 차이로 모든 게 바뀌는데 K2 개머리판 접힌 것과 펴진 것의 차이를 모르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모든 검증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고 부대 측의 병사 관리도 엉망인 체 뭘 어쩌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이번 검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군대는 안 변한다. 감추고 숨기기 급급한 집단으로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떻게 그리 똑같은지…”라며 “오늘은 제가 울고 있지만 내일은 여러분 일이 될 수도 있기에 바쁜 시간이지만 관심을 바란다”고 맺었다.

지난 5일, <일요시사>는 강원도 인제 육군 12사단 GOP서 발생했던 A 이병의 총상사고에서 극단적 선택의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부친은 인터뷰서 “수사기관이 고인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극단적 선택이 의심되는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는 “사고 후 사흘 째인 지난 1일, 경계근무 중 랜턴을 떨어뜨려 주우려다가 총상 사고가 났을지도 모른다는 익명의 제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제보는 총기사고가 발생했던 해당 초소의 정확한 명칭과 층수까지 명시했던 만큼 신빙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도 설명했다.

총기오발사고일 것이라는 익명의 제보가 정확히 맞았던 셈이다.

이날 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총상으로 사망했다는 것 외에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밝힐 수 있는 게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사건이 최초로 언론에 보도된 것은 사고 발생 당일이었던 지난달 28일, <강원일보>의 ‘강원 인제 부대서 이병, 총상 입은 채 사망…극단적 선택 추정’ 제목의 기사였다. 당시 매체는 강원지역 육군 전방부대서 병사 1명이 총상을 입은 채 숨져 군 당국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후 다수의 매체들은 ‘극단 선택’을 암시하는 제목의 기사들을 쏟아냈다. 

군은 지난 12일, 수사관과 함께 부친을 대동해 해당 GOP 초소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통상 현장검증은 사고 당일에 인근에 있었던 병사 등 최소한의 인력으로 진행하기 마련이지만 이날 20명이 넘는 대인원이 투입됐다. 필요 이상의 인력들이 좁디좁은 초소에 밀집되다 보니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검증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는 “담당 변호사를 통해 부대 측에 사건 현장검증을 다시 하자고 요청해둔 상태”라며 “한 번 하더라도 제대로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부대 입장이 돌연 바뀐 부분에 대해선 “군대가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수학공식처럼 복잡한 내용을 보고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원인 불상과 총기오발사고는 전혀 다른 사안이고 사람이 죽었다. 단순히 ‘잘못 들었다’는 해명을 어느 부모가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단순 총기오발사고를 부대서 최대한 책임지려고 하지 않기 위해 처음엔 원인 불상으로 입을 맞췄다가 관계자들의 증언이 나오면서 스텝이 꼬이면서 입장을 바꾼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병사들의 증언이 일치하지 않고 있고 민간 경찰도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긴 싸움이 될 것 같지만 끝까지 가보겠다”고 덧붙였다.

검찰 부검 결과 총탄은 고인의 왼쪽 가슴 쪽으로 수평 발사돼 심장과 대동맥을 관통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각에선 부대에 투입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이병을 일병과 함께 투입시켰던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일병이 아닌 최소한 선임급인 상병이 투입됐어야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민간인통제구역이고 북한과 인접해있는 경계근무지 특성상 반드시 ‘투입 전 평가’ 및 총기 확인을 실시하게 돼있는데 이조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해당 GOP서 복무했다고 밝힌 한 인사는 “실탄을 장전해 투입되는 경계근무 특성상 투입 전에 반드시 총기 안전검사를 수행한다”며 “이 과정에서 ‘조정간 안전’, 격발 방지를 위한 ‘안전목’, 탄알 분실 방지를 위한 탄알집 분실방지 캡 착용 상태를 상황간부가 반드시 직접 확인하도록 돼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처럼 정상적으로 투입됐다면 절대로 실수로 총을 떨어뜨리거나 조정간이 단발로 돌려져 오발사고가 날 수 없다”며 “근무자가 임의로 총기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거나 총을 난간에 걸치는 행위 등도 엄연히 못하게 돼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인이 재학 중이었던 한국외대 학생들은 지난 22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유가족과 함께 이번 인제 GOP 사망사고에 대해 사건 경위 및 원인을 소상히 밝혀 달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 사건은 단순히 A 이병만의 일이 아닌 한국외대생의 일, 나아가 우리 모두의 일이기에 국방부는 유가족에게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소명하고 청춘을 깎다 사망한 국가의 아들을 제대로 대우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haewoong@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