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강운지 기자 = 최근 ‘백종원 사망설’ 가짜 뉴스에 일반인 사진을 무단 사용한 유튜버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앞서 해당 유튜버는 ‘백종원이 100억원의 빚을 남기고 사망했다’는 콘텐츠를 제작해 유포했다. 사진 무단도용 피해자는 “법망의 교묘한 맹점 안에 있는 탓에 처벌하기 쉽지 않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ㅂㅈㅇ님 가짜 뉴스에 저희 가족의 얼굴이 사용되고 있다’는 글이 게재됐다. 글 작성자 A씨는 “어제(22일) 개인적으로 동영상 검색을 하다가 익숙한 사진을 봤다”며 “너무 당황스럽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해당 사진은 A씨와 가족들이 11년 전 순직한 A씨 부친 장례식장에서 오열하는 모습으로, 요리 연구가 백종원씨와 그의 자녀 사진과 함께 유튜버 B씨의 영상 썸네일(대표 사진)로 사용됐다.
A씨는 “아버지의 사망이 매스컴에서 많이 보도됐기 때문에 보도된 기사에서 사진을 퍼온 듯하다”며 “총 4개의 동영상에 사진이 사용됐는데, 앞으로도 또 이용될지 모른다”고 불안해했다.
이어 “해당 영상의 썸네일을 몇몇 뉴스 기사에서 그대로 사용해 가족사진이 재배포되고 있다. B씨에게도 삭제 요청을 하고 싶지만 연락할 방도가 없다”고 호소했다. 지난 16일 게재된 해당 영상은 23일 기준 약 52만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도용에 대해 B씨를 법적 처벌하는 데 있어 현행법의 맹점도 드러났다.
이날 오전, A씨는 23일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사진을 사용했을 뿐, 영상 내용이 A씨 가족과 관련된 내용이 아니기 때문에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고소장을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어 “직접 촬영한 사진이 아니기에 저작권법 위반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경찰에 따르면 심지어 설사 죄가 성립된다고 하더라도, 유튜브 본사가 미국에 있기 때문에 유튜버 B씨의 자료를 본사 측으로부터 넘겨받기도 쉽지 않다.
A씨는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에 이용돼야 하냐”면서 “남의 슬픔을 악용해 관심을 끌고 수익을 창출하는 B씨를 용서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게다가 유튜브는 유선 고객센터를 따로 운영하고 있지 않아 A씨가 직접 영상 삭제 요청을 하기도 쉽지 않다.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이 같은 일부 유튜버들의 영향력에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허술한 법체계에, 누리꾼들은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백종원 사망설은 지난 16일 한 유튜버에 의해 다뤄졌고, 이후 다수 유튜버들이 ‘안타까운 소식’ ‘남편 시신 옆에서 우는 소유진’ ‘우리 아빠 데려가지 마’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유포했다. 그러나 백종원이 개인 유튜브 채널에 19일 ‘님아 그 시장을 가오’ 영상을 올리는 등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여전히 방송활동 중인 만큼 해당 콘텐츠들은 모두 자연스레 가짜 뉴스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