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예인 마약 스캔들’ 최초 신고자 만나보니…

“5개월 전 제보…처음엔 뭉갰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성민 기자 = 인천경찰청의 ‘이선균 마약 의혹’ 수사가 미궁에 빠졌다. 내사자로 거론됐던 인물 모두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지 못했다. 2명이 추가됐으나 객관적 물증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천청이 자충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마약 사건은 신고 및 첩보 사실관계 확인 이후 내사(입건 전 조사)에 들어간다. 정식 수사 단계가 아닌 만큼 언론에 ‘내사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경우는 손에 꼽힌다. ‘이선균 마약 의혹’ 내사 사실이 드러난 건 자칫 경찰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과정서 경찰이 언론에 드러나지 않은 인물과의 ‘플리바게닝’을 활용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판 키워서…
수사 경쟁

‘이선균 마약 의혹’ 사건은 지난달 19일 <경기신문> 단독 보도로 알려졌다. 2주가 지난 현재까지 피내사자와 입건된 인물을 포함하면 총 10명으로 이선균, 권지용,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정다은, 한서희, 유흥업소 여 실장 김모씨, 의사 A씨, B씨, C씨, D씨 등이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일부 피내사자들에 관한 조사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달 21일 구속된 김씨의 진술을 기반으로 조사를 진행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한 까닭이다.

이선균의 혐의 입증을 위한 주요 ‘키맨’이기도 한 김씨는 친분이 있던 의사로부터 마약을 공급받아 이선균과 권지용 등에게 전달하거나 이선균에게 자신의 집을 마약 투약 장소로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과거에도 마약 범죄로 수차례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출소 후에도 범행을 이어갔다.


김씨는 현재 일부 혐의에 관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필로폰 투약 및 이선균과 수차례 통화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제 3자에게 협박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앞서 김씨는 경찰의 수사 압박이 시작되자 이선균을 협박하기 시작했다. 3억5000만원을 요구한 김씨는 지난달 20일, 공갈 혐의로 인천지검에 고소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면서도 “공갈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가 이뤄지고 있어, 자세한 사항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선균은 김씨 외에 이름을 알 수 없는 인물도 공갈 혐의로 고소했다. 이선균 측은 김씨가 또 다른 인물과 짜고 자신을 협박했다고 의심 중이다. 그러나 김씨는 본인도 SNS서 접근한 또 다른 인물에게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 중이다.

그는 “나와 이선균 사이를 의심한 인물에게 SNS를 통해 나도 협박을 당했다”며 “협박한 인물이 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른다. 이선균이 피해금으로 주장한 3억5000만원 중 나머지 5000만원은 받지 않았다”고 했다.

이선균은 본래 피내사자였다. 경찰은 김씨의 진술을 토대로 이선균이 투약한 마약의 종류와 객관적 증거가 될 수 있는 장소 및 시기를 파악해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경찰은 지난달 말 이선균을 1차 소환하고 간이 시약검사를 집행했으나,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이선균으로부터 채취한 모발과 소변에 대해 신속한 결과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긴급 감정’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수사가 속도전에 들어선 건 이선균 마약 의혹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탓이 있지만 인천청이 강남 라인 관할지역 사건을 수사 중인 이유도 언급된다.


한 마약수사계 팀장은 “본래 강남서에서 수사하려 인천청에 이관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천청이 첩보를 먼저 입수한 건 맞다. 절차대로라면 강남서가 수사를 하는 게 맞지만 인천청도 ‘성과 욕심’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했나 
못 했나

다른 마약수사대 경찰도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는 국과수의 판단이 중요하다. 향정과 대마가 음성이 나오면 경찰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사실 유통책이나 ‘마약왕’급 이슈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도 인천청의 수사가 성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내사 단계서부터 언론에 알려져 부담감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물증을 확보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마약법 위반 혐의 중 가장 처벌이 약한 대마이기에 양성이 나왔다고 해도 검찰의 역할이 중요하게 됐다”며 “현재까지의 수사 상황을 놓고 보면 재판에 넘기기엔 어렵다”고 봤다. 

이선균의 마약 투약 양성 여부는 11월 중순 정도에 나올 전망이다. 통상 수사기관이 국과수에 긴급 감정을 의뢰하면 2주 안에 결과가 나온다. 국과수서도 음성이 나온다면 경찰은 김씨의 진술이라는 간접·정황 증거로 법리구성을 할 수밖에 없다. 

6월 성동서에 접수
“물적 증거가 없다”
소극 수사 결국 접어

권지용이 본인의 마약 투약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권지용이 이선균 마약 의혹 사건과 연관이 없다던 발표도 경찰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특히 경찰은 권지용의 통신내역을 받아내지 못했다.

인천지법 관계자는 “혐의점과 범죄 사실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사실상 수사가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천청 관계자는 “지금은 권지용이 자진해서 조사를 받겠다고 해서 영장을 재신청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비협조적이라면 신청할 것”이라며 “조사 이후 마약을 공급한 의사, 김씨와의 관계 등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선균과 권지용의 혐의는 같지만 투약한 마약류의 종류는 다르다. 마약류관리법은 마약류의 사용·재배·소지·매매 등 행위를 금지하며 종류를 크게 마약·향정신성의약품(향정)·대마 등 3가지로 크게 나눈다. 오용·중독 위험성 등에 따라 세부적으로도 항목을 구분해 투약자에 대한 처벌 수위도 제각각이다.

먼저 대마에는 대마초·수지(대마초의 털을 분리해 생산한 분발·점액)와 이를 원료로 제조된 제품이 포함된다. 향정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물질로 대마보다 범위가 넓어 법률에는 가목서 마목까지 열거돼있다. 필로폰(메스암페타민)·프로포폴·케타민·졸피뎀 등이 포함된다.


이선균이 대마와 향정 혐의를 받는다는 것은 2개 종류 이상의 마약류를 흡입·투약했다고 볼 수 있다. 권지용에게 적용된 ‘마약’에는 양귀비·아편·코카잎과 이를 함유하는 각종 혼합물도 범위에 들어간다. 시약 검사 결과에 따라 다른 마약류가 검출된다면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 수도 있다.

자수자
쏟아져

황하나와 정다은, 한서희에 관한 혐의 입증도 난관이다. 경찰은 최근까지 김씨를 찾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지만 정다은과 한서희를 찾아 조사하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선균과 권지용에 관한 수사를 마무리 짓고 추가 수사에 나설 수 있지만, 수습하기엔 판이 커져 버렸다는 뒷말이 인천청 내부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정다은과 한서희도 황하나와 마찬가지로 혐의를 전면 부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요시사>는 최근 ‘이선균 마약 의혹’ 사건을 처음 신고한 제보자 신모씨를 만나 현재 수사 상황을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이 사건을 맨 처음 인천청이 아닌 6월경 성동경찰서에 신고했으나 소극적 행보를 보였다는 게 신씨의 주장이다.

신씨는 “물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수사가 지체되자 약 두 달 전에 인천에 신고하게 됐다”며 “인천청이 한 달 반 전에 사건을 인지하게 됐다는 게 그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신씨는 신고 이유와 관련해 “가족 같던 사람이 이 사건에 연루됐다. 소중하게 여겼으나 현재 구속된 김씨와 황하나로 인해 일상이 파괴됐다”고 주장했다. 

인천청 성급한 수사 왜?
내사자 10명으로 늘어나

경찰이 아직 황하나와 정다은에 관한 수사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는 질문에 관해서는 “이달부터 피크가 될 것”이라며 “현재 두 사람에 관한 제보와 경찰에 자수하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선균과 권지용에 관한 수사를 보강한 이후 정다은과 황하나를 조사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구속된 상태인 정다은과 일상생활 중인 황하나를 찾아가 조사하거나 증거 확보 차원의 피의자 신분 전환 가능성도 언급된다.

다만 권지용에 관한 영장이 기각된 것처럼 경찰이 확보한 증거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씨는 “‘황하나가 마약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등의 모호한 신고가 많지만 핵심 내용을 알고 있는 건 이선균도 아닌 김씨다”며 “김씨가 입을 열어야 하는데 황하나를 보호해주는 것 같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신씨는 경찰 수사가 미흡하다고도 했다. 그는 “김씨에 관한 영장이 원래 기각될 뻔했다. 영장실질 담당 판사가 굉장히 오랜 시간 고민을 했고 간이 시약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 신병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씨의 통신내역과 위치 등 간접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으면 사건이 묻힐 뻔했다”고 했다. 

신씨는 이선균과 권지용이 이 사건의 핵심이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신씨는 “연예인이기에 그 사람들에게 이목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사건의 핵심 인물들은 따로 있다. 경찰이 황하나와 정다은에 관한 조사 이후 김씨의 진술과 비교하는 여러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유통책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현재 자수자에 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고 있다. 자수자 대부분은 황하나의 마약 의혹과 아직 수사 대상에 오르지 않은 이들의 투약 사실을 진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내사 단계서… 
역풍 우려도

피내사자들은 현재 ‘옥중 편지’를 통해 입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과 수사기관 대응 방향 등 플리바게닝까지 계획 중이라는 설명이다. 

신씨는 “수사기관이 아무리 자수자라고 해도 형량 거래가 아닌 구속을 통해 압박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자수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가 원칙이라는 암묵적 관행이 오히려 범죄를 키우고 있다. 피내사자들이 옥중 편지로 증거인멸을 준비하고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다”고 토로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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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