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지 취재> 국내 유입 루트 ‘마약 성지’를 가다

코리아타운 슬럼가서 퍼지는 ‘샤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내 마약은 대부분 동남아서 유통된다. 최악의 생산지대를 ‘골든 트라이앵글’이라고 부른다. 태국, 미얀마, 라오스 접경지역에 한정됐던 영역은 캄보디아와 필리핀, 베트남 등지로까지 넓혀졌다. 필리핀 슬럼가와 코리아타운에까지 퍼져 일반인이 순식간에 유통책과 투약자가 될 수 있는 ‘셋업 범죄’도 심각하다. <일요시사>는 지난달 말부터 필리핀 현지 마약 사건과 범죄인 인도조약 문제, 유명 한국인 범죄자들의 상황을 들여다봤다.

필리핀 코리아타운은 여러 곳에 있다. 정부 차원서 공식적으로 지정된 곳은 한 곳이지만 수도인 마닐라 안에 마카티, 말라테, 클락 앙헬레스 등 번화가에 코리아타운이 몰려있다.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극빈층 수십만명이 살고 있다. 이들은 필로폰의 일종인 ‘샤부(Shabu)’라는 각성제를 판매하기도 한다. 문제는 아이들마저 살기 위한 수단으로 마약 소비·판매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살기 위한
수단으로

필리핀은 연간 약 500t의 필로폰과 1500t의 헤로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이 2016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지역 경찰과 마약 조직의 유착으로 제대로 규제되지 않았다. 헤르난디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취임 후 마약 조직과 연루된 혐의로 체포된 경찰 고위직만 수십명에 달한다.

이들 중 일부는 경찰서 내에서 마약을 판매하기도 했다.

실제 필리핀 국가 경찰은 지난해 말 마닐라 톤도서 67억페소(약 1632억원) 상당의 필로폰 990kg을 압수했다. 수사 과정서 사건에 연루된 마약 단속반 소속 정보요원의 개인 소지품, 신분증 등도 발견됐다. 이 사건은 최근 필리핀 경찰이 압수한 필로폰 양 중 ‘역대급’으로 꼽힌다.


당시 경찰은 마약 구매자로 위장해 판매자와 거래를 시도하는 수법으로 범인에게 접근해 대량의 마약을 숨겨둔 건물을 습격했다. 경찰은 현장서 50세 남성을 체포하고, 현장에 남겨진 공범의 신분증 등을 발견했다.

아주린 주니어 필리핀 경찰청장은 당시 “더 많은 경찰관이 마약 거래에 연루돼있으며, 이번에 적발된 경찰관은 ‘작은 선수’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부패 행위를 저지른 경찰관은 공정한 심판을 받을 것이며, 필리핀 경찰은 직급을 막론하고 어떠한 잘못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벤허 아발로스 내무장관은 지난달 이와 관련해 “50명의 용의자 중 48명이 CCTV 영상에 등장했으며, 추가로 2명의 경찰관이 공모 혐의로 기소됐다”고 말했다.

또 “이들을 상대로 국가경찰위원회가 형사소송 외에도 행정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행정소송서 공식적으로 기소될 수 있는 혐의에는 중대한 위법 행위와 중대한 직무태만이 포함되고, 유죄가 입증되면 해임, 수당 몰수, 공직 자격 박탈 등의 처벌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사실 필리핀 고위직 경찰 간부가 마약 매매에 연루된 경우는 하루 이틀이 아니다. 2019년에도 필리핀 국가 경찰국장이었던 오스카 알바얄데 장군이 100kg이 넘는 필로폰을 판매한 경찰관들을 보호했다는 혐의로 사임했다.

법무부는 그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사건을 취하했다. 필리핀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서 1년에 발견되는 필로폰만 1t이 넘는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필로폰은 더 많다. 발견되지 않은 마약 중 일부가 슬럼가나 번화가로 뿌려진다”고 주장했다.

1년에 필로폰·헤로인 500~1000t씩 생산 전 세계로
‘골든 트라이앵글’ 핵심 지대…“골든타임 놓쳤다”


필리핀 경찰이 필로폰을 압수한 지역 톤도는 극빈층이 밀집된 ‘슬럼가’로 알려져 있다. 일부 NGO 단체가 꾸준히 봉사활동을 할 정도다. 슬럼가 아이들은 마닐라서도 손꼽히는 부촌인 보니파시오 글로벌시티와 마카티의 고층 빌딩을 보고 자란다.

한 필리핀 교민 단체 관계자는 “한국 청소년들은 어려서부터 성공하려면 공부해야 한다고 배우지만 필리핀 슬럼가 아이들은 마약 유통 방법이나 인신·성매매를 배운다”며 “손쉽게 돈 버는 방법으로 인식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톤도를 포함한 슬럼가서 자란 아이들은 각성제(필로폰의 한 종류)인 샤부를 들고 다닌다. <일요시사>와 만난 두 명의 현지 아이도 “샤부! 샤부!”라며 마약을 사달라거나 여러 차례 판매하려 했다.

초등학생으로 추정됐던 소피아라는 이름의 한 아이는 한쪽 팔을 제대로 들지 못했다.

이 아이 팔에는 여러 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보였다. 소피아는 “샤부 1g을 팔면 일주일을 먹고살 수 있다”며 “2000~3000페소 정도만 벌면 된다. 더 많이 팔면 저 빌딩으로 이사할 수 있다고 어른들이 말했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마약 판매가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된 것이다.

수년간 마약 판매의 삶을 이어온 것은 소피아뿐만이 아니다.

NGO 단체 관계자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슬럼가에 거주하는 필리핀 주민 대부분이 일시적 기억상실, 심장 두근거림, 호흡기 질환 등을 달고 산다. 증상이 수은 중독, 미나마타병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역대급
압수물

수은은 신경계를 공격하고 평생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어린이에게 매우 해로운 독성이 강한 금속으로 고용량에서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 필리핀 슬럼가에 흐르는 하천에는 기준치 이상의 필로폰과 코카인이 검출되는 경우가 많다.

금 가공공장서 나온 수은으로 오염된 찌꺼기가 아이들이 목욕하고 일하는 강으로 곧장 흘러 들어오기도 한다.

코리아타운이 위치한 앙헬레스의 상황도 심각하다. 앙헬레스는 과거 미군의 세계 최대 공군 기지가 위치해 한때 중산층이 밀집돼있던 지역이었지만 1991년 피나투보 화산 폭발을 계기로 기지가 폐쇄되면서 명성이 뒤집혔다.

이른바 홍등가로 알려진 워킹 스트리트 ‘필즈 애비뉴’(Fields Avenue)에는 성매매하려는 남성들이 대거 몰린다. 이곳에는 바, KTV(노래방), 비키니바(호스티스바), 마사지바 등이 즐비해 있으며 여기서 성매매도 성행한다.


길거리에 서 있는 여성들이 성매매를 제안하기도 한다. 이들은 때론 마약을 사고팔거나 전달하기도 한다. <일요시사>와 만난 한 필리핀 여성은 “매일 성매매 일을 할 순 없다. 다른 돈벌이로는 마약을 전달해 받는 수수료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여성도 “10명 중 절반은 마약 전달 경험을 해봤을 거다. 공급을 하다가 검거되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인생”이라고 했다.

성매매 종사자 중 일부는 마약 판매 행위로도 삶이 유지되지 않으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셋업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셋업 범죄란 경찰을 포섭한 이후 죄가 없는 사람에게 함정을 마련해 고소하거나 신고해서 뇌물을 요구하는 기획 범죄를 뜻한다.

비극의
대물림

관광객을 협박해 돈을 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경우가 대다수다. 강제추행 또는 마약 신고 무마의 대가로 수억원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한 외사 경찰관은 “태국, 캄보디아 등지서도 셋업 범죄가 종종 발생하긴 하나 필리핀에 비할 바는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공권력이 범죄의 주체다 보니 한 번 걸려들면 빠져나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필리핀서 성매매는 불법이다. 특히 18세 미만 성매매는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피해자 입장에선 ‘대사관에 알려져 한국서 미성년자 성매매로 처벌받고 사회적으로 매장되느니 돈 주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외교부 관계자는 “셋업에 가담한 경찰은 범죄가 들통나면 처벌받기 때문에 끝까지 유죄를 주장할 것”이라며 “또 이역만리 타국서 증거를 모아 무죄를 받아내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금전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리핀 관광청에 따르면 매년 500만명이 넘는 외국인들이 필리핀을 방문하고, 이 중 120만명이 혼자 오는 남성들이다. 이들 대다수의 국적이 한국, 미국, 중국, 호주로 알려져 있다.

앙헬레스 슬럼가는 톤도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아이들이 마약을 팔거나 성매매를 하는 점에서 같지만 다양한 인종으로 이뤄져 있다. 흰 피부, 검은 피부뿐 아니라 한국인의 특징을 갖고 있는 아이들도 있다. 아이들의 아버지는 대부분 ‘섹스 투어리스트’(성매매를 하러 온 관광객)다.

필리핀서 성매매가 불법이지만 강력한 단속이 없이 암묵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1억원이 넘는 필리핀 인구 중 100만명 가까이 성매매 산업에 종사하고 있을 정도다. 추산치지만 실제로 근접할 것이라고 보는 게 현지 교민들의 이야기다.

환각 관광 아지트서 무슨 일이…
10대 아이들 유통책으로 돈벌이

2012년 미 국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6위 아동 성매매 관광객 송출 국가다. 엑팟(ECPAT) 등 국제 아동 성매매 관광 근절 단체는 “한국 관광객의 아동 성매매는 소아성애를 갖고 있다기보다는 아동성매매가 용인되는 상황서 이를 저지르는 이른바 상황적(situational) 구매자”라고 분석했다.

필리핀 당국도 인신매매법을 제정하는 등 성매매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는 있지만 유보적이다. 국제노동기구(ILO),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섹스 투어는 필리핀 국내 총생산(GDP)의 2~14%를 차지할 만큼 충격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앙헬레스에 종착하는 많은 여성은 주변의 빈곤 농촌 지역인 사마르, 레이테, 비사야 등지서 온다. 이 여성들은 도시서 돈을 벌어 부모와 형제자매를 먹여 살리겠다는 생각 하나로 도시로 이동한다. 하지만 도시에도 그들을 위한 일자리는 거의 없다. 어쩔 수 없이 유흥업으로 빠지게 되지만 생활비 마련을 위해 ‘빚쟁이’로 전락한다.

빚을 갚기 위해 성매매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게 마약 유통이라고 한다.

마약 유통 과정서 인신매매 협박을 당하기도 한다. 앙헬레스서 인신매매업자는 여성에게 과도한 수수료 등을 부과하고 신분증을 압수해 사기성 계약을 작성한다. 여성이 성매매 굴레서 빠져나갈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들도 협박의 굴레에 갇히는 건 마찬가지다. 필리핀 마닐라 북부 팡판가주의 한 호텔서 14세 어린 소녀 20명이 구출된 일화도 있다. 이들은 부모와 떨어져 있었으며 이들을 중개하는 업자는 거리서 아이들을 거래해 성매매에 이용했다.

얼마나
한국으로?

부모들도 아이를 돈벌이에 이용하기도 한다. 영국 BBC 다큐멘터리 <스테이시 둘리 인베스티게이츠>는 2017년 필리핀서 엄마들이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자녀들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영상을 찍어 팔거나, 성매매를 주선하는 장면을 보도하기도 했다.

성매매 경험이 있다는 한 10대는 “한 번의 성매매로 돈을 버는 것보다 샤부 1~10g 판매해 돈을 버는 게 더 쉽다”며 “유통책만 잘 알고 있으면 하루에 마약 판매로 1만페소도 벌 수 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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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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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