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지 취재> 국내 유입 루트 ‘마약 성지’를 가다

코리아타운 슬럼가서 퍼지는 ‘샤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국내 마약은 대부분 동남아서 유통된다. 최악의 생산지대를 ‘골든 트라이앵글’이라고 부른다. 태국, 미얀마, 라오스 접경지역에 한정됐던 영역은 캄보디아와 필리핀, 베트남 등지로까지 넓혀졌다. 필리핀 슬럼가와 코리아타운에까지 퍼져 일반인이 순식간에 유통책과 투약자가 될 수 있는 ‘셋업 범죄’도 심각하다. <일요시사>는 지난달 말부터 필리핀 현지 마약 사건과 범죄인 인도조약 문제, 유명 한국인 범죄자들의 상황을 들여다봤다.

필리핀 코리아타운은 여러 곳에 있다. 정부 차원서 공식적으로 지정된 곳은 한 곳이지만 수도인 마닐라 안에 마카티, 말라테, 클락 앙헬레스 등 번화가에 코리아타운이 몰려있다.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극빈층 수십만명이 살고 있다. 이들은 필로폰의 일종인 ‘샤부(Shabu)’라는 각성제를 판매하기도 한다. 문제는 아이들마저 살기 위한 수단으로 마약 소비·판매 행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살기 위한
수단으로

필리핀은 연간 약 500t의 필로폰과 1500t의 헤로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이 2016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지역 경찰과 마약 조직의 유착으로 제대로 규제되지 않았다. 헤르난디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취임 후 마약 조직과 연루된 혐의로 체포된 경찰 고위직만 수십명에 달한다.

이들 중 일부는 경찰서 내에서 마약을 판매하기도 했다.

실제 필리핀 국가 경찰은 지난해 말 마닐라 톤도서 67억페소(약 1632억원) 상당의 필로폰 990kg을 압수했다. 수사 과정서 사건에 연루된 마약 단속반 소속 정보요원의 개인 소지품, 신분증 등도 발견됐다. 이 사건은 최근 필리핀 경찰이 압수한 필로폰 양 중 ‘역대급’으로 꼽힌다.


당시 경찰은 마약 구매자로 위장해 판매자와 거래를 시도하는 수법으로 범인에게 접근해 대량의 마약을 숨겨둔 건물을 습격했다. 경찰은 현장서 50세 남성을 체포하고, 현장에 남겨진 공범의 신분증 등을 발견했다.

아주린 주니어 필리핀 경찰청장은 당시 “더 많은 경찰관이 마약 거래에 연루돼있으며, 이번에 적발된 경찰관은 ‘작은 선수’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부패 행위를 저지른 경찰관은 공정한 심판을 받을 것이며, 필리핀 경찰은 직급을 막론하고 어떠한 잘못도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벤허 아발로스 내무장관은 지난달 이와 관련해 “50명의 용의자 중 48명이 CCTV 영상에 등장했으며, 추가로 2명의 경찰관이 공모 혐의로 기소됐다”고 말했다.

또 “이들을 상대로 국가경찰위원회가 형사소송 외에도 행정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행정소송서 공식적으로 기소될 수 있는 혐의에는 중대한 위법 행위와 중대한 직무태만이 포함되고, 유죄가 입증되면 해임, 수당 몰수, 공직 자격 박탈 등의 처벌을 받게 된다”고 강조했다.

사실 필리핀 고위직 경찰 간부가 마약 매매에 연루된 경우는 하루 이틀이 아니다. 2019년에도 필리핀 국가 경찰국장이었던 오스카 알바얄데 장군이 100kg이 넘는 필로폰을 판매한 경찰관들을 보호했다는 혐의로 사임했다.

법무부는 그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사건을 취하했다. 필리핀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서 1년에 발견되는 필로폰만 1t이 넘는다. 아직 발견되지 않은 필로폰은 더 많다. 발견되지 않은 마약 중 일부가 슬럼가나 번화가로 뿌려진다”고 주장했다.

1년에 필로폰·헤로인 500~1000t씩 생산 전 세계로
‘골든 트라이앵글’ 핵심 지대…“골든타임 놓쳤다”


필리핀 경찰이 필로폰을 압수한 지역 톤도는 극빈층이 밀집된 ‘슬럼가’로 알려져 있다. 일부 NGO 단체가 꾸준히 봉사활동을 할 정도다. 슬럼가 아이들은 마닐라서도 손꼽히는 부촌인 보니파시오 글로벌시티와 마카티의 고층 빌딩을 보고 자란다.

한 필리핀 교민 단체 관계자는 “한국 청소년들은 어려서부터 성공하려면 공부해야 한다고 배우지만 필리핀 슬럼가 아이들은 마약 유통 방법이나 인신·성매매를 배운다”며 “손쉽게 돈 버는 방법으로 인식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톤도를 포함한 슬럼가서 자란 아이들은 각성제(필로폰의 한 종류)인 샤부를 들고 다닌다. <일요시사>와 만난 두 명의 현지 아이도 “샤부! 샤부!”라며 마약을 사달라거나 여러 차례 판매하려 했다.

초등학생으로 추정됐던 소피아라는 이름의 한 아이는 한쪽 팔을 제대로 들지 못했다.

이 아이 팔에는 여러 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보였다. 소피아는 “샤부 1g을 팔면 일주일을 먹고살 수 있다”며 “2000~3000페소 정도만 벌면 된다. 더 많이 팔면 저 빌딩으로 이사할 수 있다고 어른들이 말했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마약 판매가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된 것이다.

수년간 마약 판매의 삶을 이어온 것은 소피아뿐만이 아니다.

NGO 단체 관계자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슬럼가에 거주하는 필리핀 주민 대부분이 일시적 기억상실, 심장 두근거림, 호흡기 질환 등을 달고 산다. 증상이 수은 중독, 미나마타병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역대급
압수물

수은은 신경계를 공격하고 평생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어린이에게 매우 해로운 독성이 강한 금속으로 고용량에서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실제 필리핀 슬럼가에 흐르는 하천에는 기준치 이상의 필로폰과 코카인이 검출되는 경우가 많다.

금 가공공장서 나온 수은으로 오염된 찌꺼기가 아이들이 목욕하고 일하는 강으로 곧장 흘러 들어오기도 한다.

코리아타운이 위치한 앙헬레스의 상황도 심각하다. 앙헬레스는 과거 미군의 세계 최대 공군 기지가 위치해 한때 중산층이 밀집돼있던 지역이었지만 1991년 피나투보 화산 폭발을 계기로 기지가 폐쇄되면서 명성이 뒤집혔다.

이른바 홍등가로 알려진 워킹 스트리트 ‘필즈 애비뉴’(Fields Avenue)에는 성매매하려는 남성들이 대거 몰린다. 이곳에는 바, KTV(노래방), 비키니바(호스티스바), 마사지바 등이 즐비해 있으며 여기서 성매매도 성행한다.


길거리에 서 있는 여성들이 성매매를 제안하기도 한다. 이들은 때론 마약을 사고팔거나 전달하기도 한다. <일요시사>와 만난 한 필리핀 여성은 “매일 성매매 일을 할 순 없다. 다른 돈벌이로는 마약을 전달해 받는 수수료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여성도 “10명 중 절반은 마약 전달 경험을 해봤을 거다. 공급을 하다가 검거되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인생”이라고 했다.

성매매 종사자 중 일부는 마약 판매 행위로도 삶이 유지되지 않으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셋업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셋업 범죄란 경찰을 포섭한 이후 죄가 없는 사람에게 함정을 마련해 고소하거나 신고해서 뇌물을 요구하는 기획 범죄를 뜻한다.

비극의
대물림

관광객을 협박해 돈을 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경우가 대다수다. 강제추행 또는 마약 신고 무마의 대가로 수억원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 한 외사 경찰관은 “태국, 캄보디아 등지서도 셋업 범죄가 종종 발생하긴 하나 필리핀에 비할 바는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공권력이 범죄의 주체다 보니 한 번 걸려들면 빠져나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필리핀서 성매매는 불법이다. 특히 18세 미만 성매매는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피해자 입장에선 ‘대사관에 알려져 한국서 미성년자 성매매로 처벌받고 사회적으로 매장되느니 돈 주는 게 낫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외교부 관계자는 “셋업에 가담한 경찰은 범죄가 들통나면 처벌받기 때문에 끝까지 유죄를 주장할 것”이라며 “또 이역만리 타국서 증거를 모아 무죄를 받아내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금전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리핀 관광청에 따르면 매년 500만명이 넘는 외국인들이 필리핀을 방문하고, 이 중 120만명이 혼자 오는 남성들이다. 이들 대다수의 국적이 한국, 미국, 중국, 호주로 알려져 있다.

앙헬레스 슬럼가는 톤도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아이들이 마약을 팔거나 성매매를 하는 점에서 같지만 다양한 인종으로 이뤄져 있다. 흰 피부, 검은 피부뿐 아니라 한국인의 특징을 갖고 있는 아이들도 있다. 아이들의 아버지는 대부분 ‘섹스 투어리스트’(성매매를 하러 온 관광객)다.

필리핀서 성매매가 불법이지만 강력한 단속이 없이 암묵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1억원이 넘는 필리핀 인구 중 100만명 가까이 성매매 산업에 종사하고 있을 정도다. 추산치지만 실제로 근접할 것이라고 보는 게 현지 교민들의 이야기다.

환각 관광 아지트서 무슨 일이…
10대 아이들 유통책으로 돈벌이

2012년 미 국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6위 아동 성매매 관광객 송출 국가다. 엑팟(ECPAT) 등 국제 아동 성매매 관광 근절 단체는 “한국 관광객의 아동 성매매는 소아성애를 갖고 있다기보다는 아동성매매가 용인되는 상황서 이를 저지르는 이른바 상황적(situational) 구매자”라고 분석했다.

필리핀 당국도 인신매매법을 제정하는 등 성매매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는 있지만 유보적이다. 국제노동기구(ILO),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따르면 섹스 투어는 필리핀 국내 총생산(GDP)의 2~14%를 차지할 만큼 충격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

앙헬레스에 종착하는 많은 여성은 주변의 빈곤 농촌 지역인 사마르, 레이테, 비사야 등지서 온다. 이 여성들은 도시서 돈을 벌어 부모와 형제자매를 먹여 살리겠다는 생각 하나로 도시로 이동한다. 하지만 도시에도 그들을 위한 일자리는 거의 없다. 어쩔 수 없이 유흥업으로 빠지게 되지만 생활비 마련을 위해 ‘빚쟁이’로 전락한다.

빚을 갚기 위해 성매매보다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게 마약 유통이라고 한다.

마약 유통 과정서 인신매매 협박을 당하기도 한다. 앙헬레스서 인신매매업자는 여성에게 과도한 수수료 등을 부과하고 신분증을 압수해 사기성 계약을 작성한다. 여성이 성매매 굴레서 빠져나갈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들도 협박의 굴레에 갇히는 건 마찬가지다. 필리핀 마닐라 북부 팡판가주의 한 호텔서 14세 어린 소녀 20명이 구출된 일화도 있다. 이들은 부모와 떨어져 있었으며 이들을 중개하는 업자는 거리서 아이들을 거래해 성매매에 이용했다.

얼마나
한국으로?

부모들도 아이를 돈벌이에 이용하기도 한다. 영국 BBC 다큐멘터리 <스테이시 둘리 인베스티게이츠>는 2017년 필리핀서 엄마들이 돈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자녀들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영상을 찍어 팔거나, 성매매를 주선하는 장면을 보도하기도 했다.

성매매 경험이 있다는 한 10대는 “한 번의 성매매로 돈을 버는 것보다 샤부 1~10g 판매해 돈을 버는 게 더 쉽다”며 “유통책만 잘 알고 있으면 하루에 마약 판매로 1만페소도 벌 수 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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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단독] ‘MC몽 불륜설’ 제보자-원희룡 부적절한 만남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이른바 ‘MC몽 불륜설’ 제보자인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공직자들에게 수천만원에 달하는 술과 식사를 접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차 회장은 가수 겸 배우 김민종과 함께 지난 2023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행사에 참석했다. 이들은 당시 원 전 장관과 10여명의 공무원들에게 고가의 식사와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 등을 제공했다는 관계자 증언이 나오고 있다. 당시 공무원들은 김영란법 위반을 피하려는 듯 일부 소액을 카드로 결제해 ‘개인 결제처럼 보이게 하는’ 방식이 동원됐다는 정황도 전해진다. 이 접대 자리에는 배우 김민종도 함께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송도 ‘K-팝 시티’ 사업과 직결되는 주요 고리로 지목된다. 원희룡 유착관계 부적절한 만남의 시작은 메타버스 기반 K-팝 콘텐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했던 차준영, 김민종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K-팝 시티 구상이었다. SM·JYP·FNC 등 대형 기획사가 참여했던 초기 계획은 공연시설 없이도 인천경제자유구역 전체를 K-팝 무대로 활용하는 첨단 콘텐츠 사업이었다. 그러나 2022년 9월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이 부임한 이후 사업 방향은 급격히 바뀌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023년 1월과 2월 두 차례 미국 출장을 다녀온 직후, 송도 8공구 R2 블록에 오피스텔을 건설해 개발수익을 활용하겠다는 ‘개발 중심’의 K-팝 시티 구상이 내부에서 논의되기 시작했다. 관계자 A씨에 따르면 “메타버스 콘텐츠 계획은 사실상 사라지고, 김진용 취임 이후 곧바로 개발사업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었다”고 증언했다. 2023년 1월 출장 당시 김진용 청장은 라스베거스 CES 2023 등에서 차준영을 직접 만난 사실을 인정했다. 그해 2월 출장 또한 “차준영을 다시 만나기 위해 급히 잡은 일정”이라는 증언이 나온다. 당시 차준영이 접대한 자리에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했다는 다수의 증언도 나왔다. 차준영이 접대에서 제공한 크리스탈 로제 샴페인의 소비자가는 약 160만원으로, 라스베이거스 호텔에선 1병당 5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일요시사>는 원 전 장관에게 직접 접대 의혹에 관해 질문했지만, 어떤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원 전 장관은 2023년 1월6일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3에 참석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원 전 장관은 국토부 내 도심항공교통(UAM)과 자율주행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정책을 담당하는 직원들과 함께 CES 2023에 참석했다. 관계자는 “김진용 청장은 1월 출장 내내 이들과 동행했고 2월 출장에서도 이틀간 연속으로 만나 협의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진용 청장이 2월 인천시의회 출석을 하루 전 급하게 불출석 처리하고 곧바로 미국으로 떠난 점도 의혹을 키웠다. 이후 2023년 4월 인천경제청에 제출된 K-팝 시티 제안서는 김진용 청장이 7월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한 구상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내부에서는 “차준영 라인이 실질적으로 참여해 만든 제안서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제안서 검토 회의에는 차준영 측이 직접 참여했다는 증언도 나온다. 결국 제안서는 정책현안조정회의에서 과반 반대로 부결됐지만, 형성된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회사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같은 해 10월26일 김민종 KC컨텐츠 공동대표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감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 8공구 R2·B1·B2블록(총 21만㎡)에 건설을 추진했다가 KC컨텐츠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백지화 결정된 'K팝 콘텐츠 시티' 사업과 관련해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것이다. 조카 불륜설 제보한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 목적은 지분 탈취? MC몽 겁박한 정황 포착 의혹을 제기한 정 의원에 따르면, 김민종은 2023년 7월18일 KC컨텐츠의 사내이사로 들어온 뒤 바로 공동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약 일주일 뒤인 26일 KC컨텐츠는 인천경제청에 총사업비 6조8000억원에 달하는 ‘K-콘텐츠 시티’ 사업을 제안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는 인천경제청장이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 출장을 다녀왔는데, 해당 장소에서 김민종과 차준영, 이수만 전 SM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져 비리 의혹이 제기됐다. 이후 국내에 KC컨텐츠라는 회사가 설립됐는데 이 회사가 사실상 페이퍼컴퍼니라는 것이 정 의원의 주장이다. 정 의원은 “김 대표(김민종)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천경제청장과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뒤 KC컨텐츠가 설립됐고, 김 대표가 KC컨텐츠의 대표가 됐으며, 이 사업 주체가 KC컨텐츠로 바뀌었다”며 “사업 부지도 1만5000평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당시 사업은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다가 특혜 논란이 불거지니 백지화됐다. 사업이 지연돼 주민들이 어려워졌는데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민종은 “어떤 것에 대한 사과를 드려야 하는지를 잘 모르겠다. 다른 지자체에서 이 프로젝트를 우리 지역에서 하자라는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제가 아직 그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SM엔터테인먼트, JYP, FNC, 드라마·영화 제작사 등 기업 유치를 내가 직접 뛰어다니며 받아왔다”며 “회사 내부에서도 이제 이 사업을 원하는 다른 지자체로 가자고 얘기하지만 아직은 내가 그렇게 못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민종은 2023년 국감에서 “사과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지만, 김진용의 미국 출장-차준영 접대-사업 구상 변화-KC컨텐츠 등장이라는 일련의 흐름 속에서 KC컨텐츠는 차준영 라인의 확장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차준영 접대 의혹은 과거 원 전 장관이 업무추진비를 비정상 집행했다는 의혹과 결합되며 더욱 파문을 키우고 있다. 당시 식사자리에 참석한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 접대에서도 원 전 장관과 동행한 공무원들은 본인들이 접대를 받지 않은 것처럼 카드로 소액을 결제를 했다”고 주장했다. 과거 원 전 장관이 제주도지사 재직 시절 고급 오마카세 식당과 호텔에서의 식사비가 1인당 6만2만원만 카드로 결제해 ‘개인적으로 부담한 것처럼 조작했다’는 정황과 똑같은 패턴이다. 라스베이거스 업무추진비? K-팝 시티의 방향 전환, 미국 출장의 기묘한 일정, 제출된 제안서의 동일성, KC컨텐츠의 돌연 등장, 고급 만찬 접대 의혹까지 모두 차준영이 중심에 자리한다. 송도 개발 방향이 콘텐츠에서 부동산개발로 바뀌기 시작한 시기와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루어진 접대의 타이밍은 공교롭게 맞물린다. 송도 8공구 R2 블록을 둘러싼 특혜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패가 아니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 다이닝에서 일어난 ‘보이지 않는 협업’의 결과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차준영은 가수 MC몽과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의 불륜 의혹을 언론사 <더팩트>에 지난해 12월 제보했다. 그는 조카인 차가원 회장의 불륜 의혹을 제기하기 전,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MC몽으로부터 빼앗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실상 조카의 회사를 빼앗기 위해 불륜설을 제기한 셈이다. 차 회장이 운영하는 원헌드레드는 지난해 12월24일 공식입장을 통해 “(MC몽과 차가원 회장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기사 내용과 카톡 대화는 모두 사실이 아니었다”라고 밝히고 “이는 MC몽이 차가원 회장의 친인척인 차준영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조작해서 보낸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시 차준영은 빅플래닛메이드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MC몽에게 강제적으로 주식을 매도하게 협박했으며 이 과정에서 MC몽의 조작된 카톡이 전달된 것”이라며 “이 카톡 내용을 차준영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에 전달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헌드레드는 “MC몽은 보도를 확인한 후 회사 측에 미안하다고 연락했고, 당사는 차준영 씨와 최초 보도한 매체를 상대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아티스트와 경영진을 향한 악의적인 모함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선처 없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근거 없는 추측성 보도와 비방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MC몽은 이날 장문의 글을 통해 차가원 회장 등과 관련한 여러 내용을 폭로했다. 그는 “6월30일 회사를 가로채려는 차가원 작은 아버지에게 제가 조작해서 보내 문자”라며 “첫번째는 차가원 삼촌이 저애게 2대 주주를 유지시켜줄 테니 함께 뺏어보자며 보낸 가짜 서류고, 저에게 지분을 넘기자고 한 주주명부와 주식양도 매매 계약서, 자필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자신과 관련한 보도에 대해 “범죄자와 손을 잡았고 저희 카톡에도 없는 문자를 짜깁기가 아니라 새롭게 만들었다. 저희 집에 와서 물건을 던지고 뺨을 때리고 건달처럼 협박하며 만들어진 계약서에 도장을 찍게 하고 전 회사를 차가원 회장으로써 지키고 싶은 마음로 떠난 것”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그 근처 무리에 매니저가 제 카톡에도 없는 문자, 그리고 제가 방어하기 위해 속이기 위해 만든 문자들은 다시 재해석하고 그 문자를 또 짜깁기해서 기사화시켰다”며 “다시 맹세코 그런 부적절한 관계을 맺은 적도 없으며 전 그 사람 가족 같은 지금도 120억 소송 관계가 아니라 당연히 채무를 이행할 관계다. 그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 전했다. MC몽은 “비피엠과 원헌드레드를 지켜내고 싶었다. 저란 이미지가 회사에 악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차가원 친구인 관계를 제가 조작하고 절 협박하고 자기 조카에 회사를 뺏으려는 자에게서 지켜내고 싶었다”며 “모든 카톡이 조작인데 제가 뭐가 두렵겠습니까? 전 매일 매일 왜이렇게 잡음이 많은 걸까요? 전 그래서 이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뒤에선 공직자 접촉으로 업력 쌓아 이수만-김민종 동원된 화려한 작전 앞서 지난 12월18일 <더팩트>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은 원헌드레드를 공동 설립한 MC몽을 상대로 대여금 반환 청구 법적 절차를 진행해 지난달 무려 120억원에 달하는 액수의 지급명령 결정을 받았다. 채무자인 MC몽이 법정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서 해당 지급명령은 확정됐다. 매체 보도에 따르면 차 회장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을 처음 제기한 것이 지난 6월이다. 이 시기는 MC몽의 업무 배제됐던 시점과 겹친다. 당시 원헌드레드는 “MC몽이 개인 사정으로 인해 현재 회사 업무에서 배제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업무에서 배제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한편, 차준영은 언론사와 경찰을 동원해 차가원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복수의 증언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차준영 회장은 조카 차가원 회장의 흠집내기 제보를 국가수사본부 등 수사 당국에 하고 있지만, 수사가 어려운 집안싸움 내용”이라며 “차준영은 언론사 <더팩트>를 동원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현재 차준영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고급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친형 차대영의 금융계좌를 활용해 30억원대의 분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행사 대표인 차준영과 A 신탁 직원이 공모해 계약 명의자 차대영의 동의 없이 금융계좌를 도용한 혐의로 고소된 상태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가원 회장의 아버지인 차대영은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친동생 차준영 넥스플랜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에테르노압구정은 현재 건설 중인 고급 공동주택으로 축구선수 손흥민이 분양 받아 유명세를 탔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차대영은 “동생 차준영이 2024년 10월초 본인명의의 금융계좌가 압류돼 사용할 수 없어 생활비 통장으로 쓰겠다며 내 명의의 모 은행 계좌를 빌려갔다”며 “생활비 통장으로 사용한다는 것과 달리 해당 통장을 이용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계약서를 위조했다. 이 과정에서 넥스플랜과 A 신탁 직원들도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씨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 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 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언론사 동원 경찰 제보 이번 사건과 관련해 A 신탁 관계자는 “신탁사는 일체의 공모, 방조 및 해당 범죄 행위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수사 진행시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넥스플랜 측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