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선균·지드래곤 마약 스캔들’ 1% 룸살롱 사장의 하소연

“당신이 사장이면 뽕쟁이를 받겠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오혁진 기자 = 마약 투약 의혹을 받는 배우 이선균과 가수 지드래곤(권지용)이 형사 입건됐다. 특히, 이선균은 서울 강남의 G 유흥업소 여자 실장 김모씨와 대마를 흡연한 혐의로 공분을 샀다. 마약 투약 장소로 알려진 G 업소 관계자인 A씨는 이선균과 전혀 모르는 사이라는 입장이다. A씨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김씨가 2개월 전 가게를 관뒀고, 그 사이 가게 밖에서 발생한 사건이라 모르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선균과 권지용은 피의자로 전환되면서 정식 수사 대상이 됐다. 앞서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등의 혐의로 이선균 등 8명에 대한 내사(입건 전 조사 단계)를 진행했다. 

‘상위 1%’
회원제 운영?

지난 25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이선균과 권지용 사건은 별개로, 두 사람 사이의 연관성은 확인된 게 없다. 이선균이 출입한 것으로 알려진 G 업소와 관련한 기존 수사 대상자 8명에 권지용은 포함돼있지 않다는 의미다.

권지용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은 G 업소 여실장 김모씨 등을 조사하다가 권지용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9월경 서울 강남 유흥주점 관계자들이 마약을 한다는 첩보를 받아 수사하던 중 정황이 드러났다.

이선균과 권지용 등이 피의자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G 업소의 VIP 고객으로 자주 드나든 모습이 목격됐다는 등 추가 의혹이 제기되면서 충격을 안겼다. 이선균과 권지용의 소속사와 법률대리인은 실제 마약 투약을 한 것인지, 유흥업소를 자주 왕래했는지 등에 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먼저, 이선균의 소속사 호두앤유 엔터테인먼트 측은 “앞으로 진행될 수 있는 수사기관의 수사 등에도 진실한 자세로 성실히 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선균의 법률대리인 박성철 지평 변호사는 이선균의 피의자 전환 소식이 발표된 후 “보도들과 관련해선 사실과 다른 부분이 좀 많다”고 일축했다.

이선균에 이어 권지용이 마약 투약 혐의로 추가 입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YG엔터테인먼트 측은 “현재 당사 소속아티스트가 아니라 공식 대응이 어렵다”고 밝혔다. 권지용은 지난해를 끝으로 YG와의 계약을 종료하고,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았다.

강남 유흥업계를 중심으로 이들을 둘러싼 의혹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경찰은 마약 혐의를 받는 유흥업소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서 이선균이 김씨와 수차례 연락을 하다가 3억5000만원을 보낸 사실을 포착했다.

“구속된 새끼 마담 두 달 전 그만뒀다”
역삼 G업소 “집서 마약한 게 내 책임?”

G 업소 관계자 A씨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김씨와 그의 친구 B씨, 그리고 B씨의 남자친구 C씨가 이선균을 협박하기로 도모한 것으로 안다”며 “주로 C씨가 이선균을 협박했다”고 말했다.

A씨는 G 업소가 이선균의 마약 투약한 장소로 지목된 데 관해 “가게서 투약한 적 없다. 원하면 CCTV 자료도 줄 수 있다”며 “우리 가게 출신들이 밖에서 이선균과 마약한 것까지 내가 알 수 있었겠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면서 “이선균이 오래전에 방문했다는 것만 알고 있다. 이번 마약 사건과는 연관이 없고, 피의자들이 우리 가게 출신이라고 해서 주목받고 있다”며 “진실은 밝혀질 것이고, 오보 낸 언론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선균이 G 업소서 마약을 투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해당 업주에 처벌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경찰 측은 “이선균이 G 업소서 마약을 투약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란 사실상 어렵다”며 “해당 업주가 의도적으로 장소를 제공했다면 마약 투약 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명백한 증거가 없으면 밝혀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CCTV조차 없는 사실상 폐쇄된 공간서 무슨 짓을 했을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유흥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G 업소는 ‘1%’로 분류되는 룸살롱이다. 상위 1%에 해당하는 재계 고위층 인사, 연예인들이 주 고객이라는 의미다. 1% 업소의 3~4인 기준 술값은 100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여종업원이 가져가는 T/C(테이블 차지)는 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회원제라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문제의 소지가 있는 손님 외엔 받지 않겠다는 것이고, 금액대가 높다 보니 아무나 올 수 없게 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유흥업소 출신의 한 여종업원은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솔직히 외모는 텐프로(10%)나 1%나 거기서 거기”라며 “중요한 건 나이고, 1%에 아가씨들은 20대 초반만 일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텐프로’라는 은어는 여종업원이 가져가는 T/C가 10%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이선균을 협박한 김씨가 실장으로 일한 것과 관련해 부연했다. 이른바 ‘새끼 마담’ 역할에 관해 그는 “보통 유흥업소에 실장들은 접대부로 근무하다가 손님에게 초이스(지명)되지 않아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해 영업을 대신하는 역할”이라며 “손님이 원하지 않는 외모나 성격이지만, 굳이 일하고 싶은 여자들이 ‘새끼 마담’(실장)으로 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은 장사가 잘 안되기 때문에 일하는 사람도 많이 줄었다. 하지만 진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찾기에 술값이 비싸도 1% 업소는 장사가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G 업소 운영진은 최근 다른 가게를 차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G 업소가 있던 건물에는 M 업소가 들어섰다.

이번 사건과 관련, 경찰이 내사 중인 인물 가운데는 ‘재벌 3세’로 알려진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와 YG엔터테인먼트 가수 지망생 한서희 등도 포함됐다. 아직 두 사람은 이선균과 면식이 없고, 구체적인 범죄 혐의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둔 직원 일탈
“어떻게 알겠냐”

황하나, 한서희 등이 G 업소서 근무했다는 의혹에 관해 A씨는 “기사를 보고 처음 알았고, 그 사람들은 가게를 와도 받을 수가 없다”며 “워낙 이슈가 있는 사람은 문제되겠다 싶어 받지 않는다. 당신이 가게 사장이면 황하나를 고용하거나, 손님으로 받겠나”라고 되물었다.

실제로 G 업소는 인맥을 통해 출입이 가능한 가게다. 이선균도 지인의 소개로 G 업소의 여자 실장 김씨와 친분을 쌓았고, 이후 두 사람은 대마 등을 수차례 투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G 업소서 모 실장이 VIP들과 마약을 투약한다’는 제보를 입수한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김씨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이선균 등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서 “구속된 김씨는 10월23일 기준으로 G 업소를 그만둔 지 2개월 정도가 됐다”며 “그 2개월 사이에 생긴 일인 것이고, 이선균을 협박해 고소당한 김씨의 지인들은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밖에서 두 달 동안 있었던 일을 왜 우리 책임으로 몰고 있냐”며 “입증할 자료가 확실하다고 해도 일부 언론사들이 악의적으로 보도해서 억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 유흥업소 관계자는 “이선균이 예전에 G 업소에 자주 왔던 건 맞다”고 말했다. 다만 이선균이 뭘 했는지는 모른다는 그는 “방에서 무엇이 이뤄지는지 모르지만, 더 큰 게 터질 수도 있다”고 말해 의혹은 증폭됐다.

마약 투약한 장소로 지목
“억울하다” 법적대응 예고

반면, A씨는 “이선균은 실제로 G 업소에 온 적이 없다. 프리랜서인 김씨가 G 업소서 일했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가게서도 ‘G 업소 김마담’으로 불릴 뿐”이라며 “김씨가 다른 가게서 이선균을 만났는데, G 업소라고 소개하면서 생긴 오해”라고 설명했다. 

이선균 마약 투약 사건의 진상규명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선균이 마약 사건과 관련해 협박을 당해왔다는 사안을 두고 변호인은 “일단 2명을 피고소인으로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1명인지 2명인지는 알 수 없다. 피해 금액도 수억원이며 특정 금액을 쓰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내사를 받아온 인물은 총 8명으로, 이선균 등 3명을 정식으로 형사 입건했다. 나머지 5명은 여전히 내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선균의 마약 투약 사건에 연루돼 입건 전 조사(내사)를 받는 인물들의 실체는 속속 드러나고 있다. 내사자 중에는 황하나, 한서희를 포함해 작곡가 정다은(개명 후 이태균) 등 마약 투약 전과가 있는 이들도 포함됐다. 

정다은은 같은 혐의로 내사받는 가수 한서희와 한때 연인으로 알려졌다. 정다은은 2009년 케이블 TV 프로그램인 <얼짱시대>에 출연했다. 당시 그는 ‘강동원 닮은꼴’로 소개되며 인기를 끌었다.

“CCTV 자료
 깔 수 있다”

방송 이후 정다은은 작곡가 등으로 활동했다. 이후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았으며 이태균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했다. 정다은은 2018년 빅뱅 출신 탑과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적발된 한서희와 2019년 공개 열애를 해 대중의 관심을 끈 바 있다.

한서희는 지난 3월 징역 6개월을 확정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한서희는 지난해 7월에도 소변서 메스암페타민 양성 반응이 나와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정다은은 2016년과 2021년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복역했다. 현재 필로폰 투약 혐의로 재차 구속된 상태서 경찰 내사를 받는 중이다. 

이선균은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 혐의로 입건된 데 이어 향정 혐의까지 추가됐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는 이선균에게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이하 향정) 투약 혐의를 추가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향정신성 물질들은 의료용 목적으로 사용되는 마취제, 수면제 등이다. 

경찰은 이선균이 수면제 성분의 마약류를 투약했다고 보고 관련 혐의를 추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선균이 방문했다는 G 업소 측은 “이선균이 김씨와 만나면서 수면제를 받았는데 이를 빌미로 협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관해 이선균은 측근을 통해 김씨와 만난 건 사실이지만 사적인 관계를 맺은 적이 없고, 마약류를 복용한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은 “출석 시기를 특정할 수 없지만, 조속히 진행하겠다”고 언급했다. 당사자인 이선균에게 혐의 또는 범죄 사실을 확인하지 못해 조심스럽게 보강수사를 벌이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피의사실 공표, 명예훼손 등 여러 법률적 문제가 있다”며 “동시에 내사 중인 본인 범죄 이외 사적인 부분이나 관계도 알려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인천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이영창 부장검사)은 해당 사건을 지난 23일 인천경찰청에 이송했다. 마약 사건을 조사 중인 경찰이 같이 수사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사건을 이송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배우 이선균은 그동안 억대 출연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그는 SBS 드라마 <법쩐> 촬영 당시 회당 2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과 한국방송실연자권리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연기자 임금제도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이선균은 <법쩐>의 주연을 맡으며 회당 2억원을 받았다.

<법쩐>의 단역 연기자는 회당 10만원을 수령, 주연 배우와 몸값 차이가 2000배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선균의 차기작 흥행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그는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됐던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영화 <행복한 나라> 개봉을 앞두고 있었다. 여기에 OTT 영화 <노 웨이 아웃>과 <닥터 브레인> 시즌2 촬영 역시 예정돼있었다.

이선균이 하차 의사를 전한 <노 웨이 아웃>을 제외한 모든 작품은 마약 논란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이선균은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서 작품상을 거머쥔 <기생충>에 주인공으로 최정상급 인기를 누려왔다. 최근에도 여러 영화에 출연하며 왕성하게 활동한 데다 반듯한 인상으로 대중에게 알려져 팬들의 실망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지난 25일 불구속 입건된 권지용의 마약 범행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1년 5월 일본에서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 경찰은 권지용과 관련된 마약 범죄 사안에 관해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권지용이 재차 마약 투약 혐의로 추가 입건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YG엔터테인먼트 측은 “현재 당사 소속아티스트가 아니라 공식 대응이 어렵다”고 일축했다.

특히, 주가가 하락하면서 수습에 나선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종목 게시판을 통해 “투자자 여러분, 권지용은 YG를 퇴사했다. 이번 마약 사태와 주가는 상관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이날 오전 9시20분 전날보다 4% 내린 5만2300원에 거래됐다.

내사자서
피의자로

컴백을 앞둔 권지용의 행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앞서 권지용은 워너뮤직 레코드 이적설까지 나와 솔로 컴백을 시사했다. 지난 9월 그는 SNS에 “WELCOMES G-DRAGON(권지용 환영)”이라고 적힌 미국 워너뮤직 레코드 로스앤젤레스 사무실 앞 전광판 사진을 게재했다. 이마저도 그의 마약 혐의 입건으로 차질이 예상된다.

<smk1@ilyosisa.co.kr>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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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