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학 마약 동아리 사건 수사 막힌 진짜 이유

신도림 아지트 압색도 안 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마약 동아리 사건이 잠잠해졌다. 검찰이 추가 수사를 통해 발본색원하겠다고 강조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텔레그램 마약 딜러’ 추적 역시 감감무소식이다. 마약만 문제가 아니다. 2년간 성폭력과 불법 촬영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수사기관에 신고하려 했으나 동아리 회장 염모씨의 보복이 두려워 쉽게 나서는 이가 없었다. 피해자들은 사건 장소로 지목된 아지트에 대해 압수수색이 진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도림 T 아파트가 아지트다. 밤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회장단과 친한 사람이 아니면 잘 모른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전 마약 동아리 운영진 출신 관계자의 말이다. 해당 아파트에는 방마다 CCTV가 설치됐다고 한다. 술 또는 마약에 취해 정신을 잃은 사람이 성폭력을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보인다.

간부들 성착취
영상 유포 의혹

마약 동아리라는 오명을 쓴 ‘깐부’는 지난 2021년 동아리 회장 염모씨가 창설했다. 대학생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고가 외제차나 고급 호텔 및 식당 등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세를 불려 나갔다. 이런 방식으로 이 마약 동아리는 300명에 달하는 회원을 모집했다.

다만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전국서 두 번째로 큰 규모라는 건 사실이 아니다.

이 동아리에 합격하려면 외모와 학벌이 좋아야 한다는 것도 과장된 말이다.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명문대 학생들이 회원으로 활동했고, 그중에는 의대나 약대 재입학 준비생, 로스쿨 진학 준비생 등도 포함됐으나 대다수가 그렇지는 않았다.


회장인 염씨는 연세대를 졸업한 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에 진학한 인물이었다.

염씨의 범죄는 지난 2022년 초부터 시작됐다. 그해 11월부터 범죄가 시작됐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일부 운영진이 그전부터 마약을 투약했다는 것이다. 염씨와 임원진은 참여율이 높은 회원들을 선별해 따로 클럽 등에 초대해 술을 마신 뒤 참석자들의 경계심이 흐트러진 틈을 이용해 액상대마를 권했고, 이후 필로폰이나 LSD같은 더 다양한 마약을 투약하게 했다.

남성 회원들과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을 고급 호텔 스위트룸에 초대해 집단으로 마약을 투약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 과정서 염씨와 일부 운영진은 여성들에게 몰래 마약을 투약한 후 협박을 일삼기도 했다.

염씨와 운영진이 가장 많이 투약한 마약은 LSD다. 이들은 ‘유명인들도 즐겨 투약하고 우울증 등에 효과가 있다’는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퍼트리면서 마약 투약 공범으로 끌어들였다. 염씨는 마약 유통으로 수익을 거두기도 했는데, 지난해 1200만원 이상을 마약 대금으로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모·학벌 중심?…“일부 와전된 얘기”
성범죄 장소 T 아파트 출입자 수십명

이 사건은 염씨가 다른 마약 투약 건으로 수사를 받으면서 덜미가 잡혔다. 이 사건의 재판을 진행하던 공판검사가 수상한 거래 내역을 포착, 염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면서 마약 동아리의 실체가 드러났다. 결국 염씨를 포함해 동아리서 마약을 유통 및 투약한 14명이 적발됐고, 3명은 구속, 2명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염씨는 지난해 4월, 전 연인이 다른 남성 회원과 어울렸다는 이유로 폭행하고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협박한 사실로 입건됐다. 같은 해 12월에는 서울 시내 호텔서 여자친구와 마약을 투약하고 난동을 부리다가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강남의 한 고급 호텔 창고서 와인과 샴페인 등을 훔치다 발각되기도 했다.


염씨는 3개월에 한 번씩 새로운 동아리원 수십명을 받고 마음에 드는 인원을 T 아파트로 불렀다. 나이까지 속이며 2년간 회장직을 유지해 온 염씨는 자신의 과장된 재력과 언변으로 회장단(운영진)을 관리해 왔다. 마약과 성폭력이라는 범죄 행위가 바깥으로 새 나가지 않도록 단속했다.

폭로 낌새가 보이는 동아리원에게는 ‘법적 조치’나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겠다’는 식의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깐부 운영진이던 A씨는 “안에서 벌어진 범죄 행위를 모든 사람이 아는 건 아니다. 회장단과 깊은 친분을 유지한 사람만 안다. 솔직히 지금 재판에 넘겨진 사람들만 잘못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영진 B씨도 “서로 입을 맞춰 ‘조용히 하기만 하면 된다’ ‘누가 언론에 제보했냐’는 식으로 지금도 입막음이 진행 중”이라고 털어놨다.

성폭력을 당했다는 C씨도 “염씨 말고도 성폭력을 일삼은 인물은 더 있다. 폭로하려 할 때마다 ‘고문 변호사’라는 사람을 언급하며 압박해 왔다”며 “염씨와 친분이 있던 다른 운영진들도 ‘동아리 망가지면 안 된다’며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보복 두려워
신고 못 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깐부 출신 관계자들은 검찰이 추가 수사를 통해 T 아파트를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마다 설치된 CCTV와 전자기기를 확보해 염씨를 포함한 일부 운영진이 불법 촬영물을 텔레그램 또는 딥웹에 유포했는지를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A씨는 “홍모씨는 성착취 영상을 제작해 실형을 선고받았고 구속되기 전까지 비슷한 행위를 해왔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홍씨는 지난 2019년 8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제작·배포 등),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의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3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을 제한받았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정종관)에 따르면 그는 2017년 1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서울 시내 모텔, 동대문구 거주지 등에서 17~18세 아동·청소년 피해자 4명과 성관계를 해 음란물 17개를 제작하고, 사귀던 연상의 여성과의 성관계 영상 19개를 제작한 혐의를 받았다. 또 이 동영상을 피해자들 의사에 반해 판매해 460만원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고등학생인 피해자는 주변에 신원이 노출되고, 또 다른 피해자는 피고인과의 성관계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된 것이 이후 결혼한 남편에게 알려져 그 정신적 고통이 매우 극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홍씨는 1심서 징역 3년 등을 선고받았으나 ‘자수했으므로 형을 감경해야 한다’ ‘원심 선고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취지로 항소, 형량을 깎았다. 이후 대법원에 상고하진 않았다.


조용한
수사기관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모든 의혹에 대해 들여다볼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염씨에게 마약을 제공한 딜러는 아직 추적 중”이라며 “불법 촬영물을 유포했는지도 수사 방향에 포함돼있다. 디지털 포렌식 과정을 거쳐 모든 의혹을 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경지검 한 검사도 “남부지검이 이례적으로 ‘범죄조직 단체죄’ 적용을 검토하겠다는 강도 높은 발언을 했다. 지켜봐야겠지만 수사 의지는 제대로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며 “의혹의 장소로 지목된 아파트든 주거지 등 필요하다면 압수수색을 진행하지 않겠냐”고 했다.

불법 촬영물 등 피해 영상물을 추적·삭제 지원 업체 라바웨이브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업체가 집계한 피해 영상물 삭제 문의는 500건이 넘는다. 업체는 올해 최종 삭제 문의 건수가 지난해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6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도 불법촬영물 등의 처리에 관한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사업자들은 총 14만4814건의 불법 촬영물과 성적 허위 영상물,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등을 신고받고 이 중 약 8만건을 삭제하기도 했다.


전체적인 불법 촬영물 업로드 수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으나 유포되는 영상물의 수는 좀처럼 감소하지 않고 있다. 영상물을 삭제하는 속도보다 유포되는 속도가 더욱 빠르기 때문이다.

불법 촬영물은 경찰과 검찰서도 어려움을 겪는 수사다. 온라인 플랫폼에 유통되는 불법 촬영물의 경우 해당 영상물을 업로드한 유포자를 찾기 어렵다. 용의자가 특정되면 영장 청구를 통해 용의자 신상과 업로드 내용 등을 플랫폼 측에 요구하는 등 강제수사가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외국계 회사가 상당하다.

한 경찰 관계자는 “국제 공조 과정부터 어렵다. 피의자를 특정한다 해도 외국에 있을 때 국내로 송환하는 과정도 시간이 수개월 소요된다”고 말했다.

회장 협박에 대응 못한 피해자 수두룩
검 “사실 모르는 피해자 존재할 수도”

깐부 동아리 사건 외에도 최근 인하대 특정 동아리 소속 여성들이 대규모 딥페이크 범죄의 피해자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여학생들의 얼굴을 나체 사진에 합성한 뒤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공유한 일당을 수사 중이다. 이 대화방의 참가자는 무려 1200명에 달한다.

지난 2020년부터 운영된 이 대화방에선 학내 유명 동아리 소속 여성들의 얼굴에 나체 사진이 합성된 딥페이크물이 공유됐다. 특히 피해자 목소리로 ‘노예’ ‘주인님’ 등 성적인 단어를 말하도록 음성 파일을 입히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성물 외에 피해자 연락처 등 개인정보까지 공유되면서, 피해자 일부는 하루에도 수십통씩 협박 전화를 받았다. 이런 식으로 피해를 입은 여성들은 약 3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염씨와 친분을 유지했던 운영진은 여전히 동아리원들을 압박하는 분위기다. 이들은 대부분 남성 운영진들의 협박과 성폭력을 방관하거나 협조했다. 일부는 몰래 마약을 투약당했다는 이른바 ‘몰래뽕’ 피해를 호소했으나 검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지금도 카톡으로 서로 조용히 있자고 하고 있다. 검찰 수사 과정서 자수하자고 설득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방관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는 것 때문인지 나서지 않는 사람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추가 검찰 수사로 침묵하는 사람들이 실질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당했던 사람들에게 미안하다고 해야 하지 않나. ‘인간 혐오’가 생긴다”고 했다.

홍씨를 제외하고 염씨와 이모씨는 재판부에 반성문조차 제출하지 않고 있다.

단체 대화방
1200명 달해

한편 검찰은 현금으로 마약을 산 다른 회원들도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 중이다. 이에 따라 적발되는 대학생 마약사범들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자수하는 게 맞다. 이미 재판에 넘겨진 이들이 누가 마약을 투약하고 공유했는지 진술 중”이라며 “자수하지 않더라도 경찰서 소환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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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민희진·뉴진스 어두운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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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 여론은 한쪽으로 급격하게 쏠렸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가 힘을 실어주면서다. 하지만 무대가 법정으로 옮겨간 이후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동시에 여론도 뒤집혔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2024년 4월 연예기획사 하이브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상대로 내부 감사에 착수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해 어도어를 독립시키려 한 정황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당시 어도어 소속 가수는 아이돌 뉴진스가 유일했기에 분쟁의 크기는 순식간에 커졌다. 상처 입은 톱 아이돌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분쟁, 이른바 ‘민-하 대전’이 2년째로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민 전 대표가 전면에서 하이브와 이른바 ‘맞다이’를 벌였지만 이후 뉴진스가 직접 판에 뛰어들면서 새 국면을 맞이했다. 동시에 빌리프랩 등 하이브의 다른 레이블, 어도어의 전 직원, 광고 제작사 돌고래유괴단 등이 전선에 합류했다. 민-하 대전에서 여론은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처음 민 전 대표에 대한 감사 소식이 전해진 이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민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은 민 전 대표를 옹호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민 전 대표는 ‘선’, 하이브는 ‘악’이라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뉴진스는 2024년 11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민-하 대전이 시작된 지 7개월 만에 뉴진스가 전면에 나서면서 파장이 커졌다. 뉴진스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연말마다 발표하는 ‘올해를 빛낸 가수’ 순위에서 2023년과 2024년 연달아 1위를 기록할 만큼 대중성이 높다. 그런 가수가 소속사와 정면 대결을 선택하자 연예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뉴진스가 소송 대신 구두로 계약 해지를 선언한 방식이 합당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랐다’ ‘소속사 간 다툼에 아티스트를 끌어들이면 안 된다’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하면서 갈등의 무대는 정치권으로까지 넓어졌다. 하이브와 뉴진스, 민 전 대표 간의 갈등 양상을 비롯해 연예인의 노동자성까지 화두로 떠올랐다. 뉴진스 상대 전속계약 유지 인정 해인 혜린 하니 복귀 다니엘 해지 일각에서는 뉴진스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한 시점을 국감 때로 보기도 한다. 연예계 갈등을 국정감사에서 다루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민 전 대표와 뉴진스에 대해 여론은 나름 호의적이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미국에서 여성 BJ와 만났다는 내용의 사생활 이슈 등이 도마 위에 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SNS나 기자회견 등 민 전 대표와 뉴진스가 이른바 여론전을 위해 올랐던 무대가 법정으로 바뀌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하이브와 어도어, 민 전 대표와 뉴진스 등이 연루된 소송은 10여개에 이른다. 소속사와 아티스트 간 전속계약, 민 전 대표가 하이브와 맺은 풋옵션 계약, 민 전 대표와 어도어 전 직원 간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 표절 논쟁에서 시작된 민 전 대표와 빌리프랩 간의 손해배상 소송, 지식재산권 침해와 관련한 어도어와 돌고래유괴단의 손해배상 소송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흥미로운 대목은 여론과 법원 판결의 괴리다. 특히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여론까지 뒤집을 정도로 ‘원사이드’ 판결로 이어졌다. 뉴진스 측이 제시한 전속계약 해지 이유를 법원은 단 한 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도어의 전속계약 유효 소송에 법원이 연이어 ‘인용’ 판결을 내리면서 뉴진스는 벼랑 끝까지 몰렸다. 뉴진스는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 어도어로는 절대로 돌아갈 수 없다며 ‘끝까지 싸우겠다’던 뉴진스의 태도가 누그러진 것도 이 시기다. 독자 활동이 완벽하게 막혔고 활동을 위해서는 어도어에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도 나왔다. 연예계에서는 뉴진스가 복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여론도 뒤바뀌어 실제 뉴진스는 복귀했다. 멤버 5명 모두가 함께 어도어로 돌아가는 ‘완전체’ 복귀는 아니었기에 각종 설이 흘러나왔다. 연예계에서는 판결을 기점으로 멤버들 사이가 갈라진 것 같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준 만큼 향후 발생할 손해배상, 위약벌 등이 천문학적 금액에 이를 수 있다는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난해 11월 뉴진스 멤버 해린과 혜인이 먼저 복귀했다. 어도어는 두 멤버의 복귀를 발표하면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세 멤버(하니, 다니엘, 민지)와도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후 하니 복귀, 다니엘 계약 해지라는 결론이 나왔다. 민지는 논의 중인 상황이다. 어도어는 완전체를 깨더라도 다니엘과는 함께 갈 수 없다고 했다. 실제 어도어는 다니엘과 그의 가족 1인,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다니엘 등에게 이번 사태와 관련한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이다. 어도어가 다니엘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액은 총 431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다니엘에게 청구된 소송 액수는 331억원으로 이중 300억원은 위약벌, 31억원은 활동 중단과 광고 촬영 미이행 등에 따른 손해배상이다. 그외 100억원은 민 전 대표와 다니엘의 모친에게 뉴진스 이탈과 복귀 지연 등으로 인한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청구액으로 알려졌다. 다니엘은 지난 12일 어도어로부터의 피소 이후 첫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심경을 전했다. 9분간 이어진 라이브 방송에서 다니엘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수백억원대의 소송에 휘말려 있는 상황에서 한마디, 한마디가 불리한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재판 간 연쇄 반응 뉴진스와의 소송전에서 압승을 거둔 어도어는 이제 급할 게 없는 상황이다. 뉴진스가 이미지 훼손, 금전적 손해 등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반면, 어도어는 뉴진스라는 이름을 지켜냈다. 특히 다니엘 등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그간의 사정이 드러나면 여론 자체가 급격하게 기울 가능성도 보인다. 한때 ‘뉴진스의 엄마’로 불렸던 민 전 대표도 코너에 몰렸다. 최근 민 전 대표가 증인으로 나섰던 돌고래유괴단 관련 소송에서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준 것도 현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15년 설립된 돌고래유괴단은 지난해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홍보 영상 ‘주차장에서 생긴 일’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는 어도어가 돌고래유괴단과 그 대표인 신우석 감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돌고래유괴단이 어도어에 10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신 감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어도어 측은 “돌고래유괴단 측을 상대로 낸 소송액 11억원 중 법인의 계약 위반 10억원이 인정됐고, 명예훼손으로 별도로 제기한 1억원은 기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돌고래유괴단은 뉴진스의 곡 ‘디토’ ‘OMG’ ‘ETA’ 등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2024년 8월 ETA 뮤직비디오를 ‘디렉터스컷(감독판)’으로 제작해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일이다. 어도어는 “당시 광고주로부터 해당 영상에 대한 컴플레인을 접수했다”며 “뉴진스 관련 영상 소유권은 어도어에 있고 계약서에 명시된 사전 동의 절차가 없었으므로 영상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돌고래유괴단 10억원 배상 판결 주주 간 계약 해지&풋옵션 쟁점 그러자 돌고래유괴단은 ETA 감독판은 물론 자신들이 운영하던 비공식 뉴진스 팬덤 유튜브 채널인 ‘반희수’에 게시돼있던 뉴진스 관련 영상을 전부 삭제했다. 어도어는 ETA 감독판 영상에 대한 게시 중단을 요청했을 뿐 뉴진스 관련 모든 영상 삭제는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 문제는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민 전 대표는 증인으로 출석해 감독판 영상을 별도로 게시하는 것에 대한 구두 협의가 있었으며 어도어 측 주장에 “바보 같고 어이없다”고 말한 바 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번 판결이 민 전 대표의 소송에 미칠 영향이다. 민 전 대표는 현재 하이브와 주주 간 계약 및 풋옵션(주식매수 청구권) 행사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뉴진스와 어도어가 벌인 전속계약 관련 소송 등도 판결이 나왔을 당시 민 전 대표와 하이브 사이의 재판에 끼칠 영향을 두고 법조계의 의견이 분분했다.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 등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과 민 전 대표 등 3명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 행사 관련 주식 매매대금 청구 소송의 마지막 변론기일 재판을 열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시도했다고 주장하며 주주 간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민 전 대표와 전 어도어 이사진은 풋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 매매대금 지급을 청구한 게 골자다. 이날 하이브는 데뷔도 하지 않은 뉴진스를 위해 어도어에 210억원을 투자하는 등 민 전 대표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도 민 전 대표가 신뢰 관계를 파괴하고 하이브에 타격을 주는 언론플레이를 하는 등 고의로 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어도어를 탈취할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았고 투자자를 만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2월이면 결론 난다 법적 흐름은 민 전 대표에게 단연 불리한 상황이다. 모든 소송이 민-하 대전에서 파생된 만큼 각각 재판에 미칠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주 간 계약 해지 및 풋옵션 행사 관련 소송이 향후 어도어가 다니엘과 그 모친, 민 전 대표에게 제기한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주주 간 계약 해지 및 풋옵션 행사 관련 소송의 선고기일은 다음 달 12일로 예정돼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