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아인 마약’ 조폭 상선 추적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9.30 10:59:34
  • 호수 14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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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판매책, 양은이파 출신?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과거 전국을 뒤흔든 폭력조직 ‘양은이파’ 관계자가 배우 유아인 등에게 마약을 유통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양은이파 간부급인 20대 H씨는 이태원 등지서 동성애자를 상대로 마약을 판매한 악명 높은 인물이다. 최근 경기 북부권서 필로폰 300g을 유통하다가 적발된 폭력조직원의 증언을 토대로 H의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유아인은 지난달 3일, 프로포폴 등 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로 기소돼 1심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본인과 검찰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그는 지난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프로포폴과 미다졸람, 케타민, 대마, 코카인, 졸피뎀 등 다수의 마약을 181회 상습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해 1월 공범인 지인과 함께 미국서 대마를 흡연하고 다른 이에게 흡연을 교사한 혐의도 있다.

H씨 누구?

현재까지 유아인 등에게 마약을 유통한 공급책은 드러난 바 없다. 양은이파 출신 H씨를 비롯한 이른바, ‘마약 상선’으로 분류되는 마약 도매업자들의 유통 방식은 경찰의 수사망을 손쉽게 비껴간다. 상선은 보안 유지를 주력으로 삼는 텔레그램에 마약 판매 채널을 개설해 ‘드라퍼’(운반책)를 모집하고, 필로폰 등을 산속에 숨겨두는 치밀함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 4월 30대 김모씨, 최모씨, 유모씨, 정모씨 등은 텔레그램 ‘K’ 마약 채널서 H씨의 지시를 받아 필로폰 300g(6000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을 유통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을 수사한 전북경찰청 마약수사대 등에 따르면, 전주 출신 1995년생 김씨는 현재 경기도 구리서 활동하는 ‘구리식구파’ 조직원이다. 김씨는 마약 유통에 가담한 고향 친구 4명을 구리식구파에 가입시켜 함께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구리식구파 간부들은 전북 전주서 활동한 ‘월드컵파’ 출신 40~50대들로 구성됐다. 


구리식구파 부두목 이모씨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김씨가)전주에 친구 4명을 데리고 올라와 열심히 활동하는 야무진 친구”라며 “요즘 누가 식구 생활(조폭 활동)하려고 뛰어들겠나. 사고는 치고 다녀도 마약 팔았다는 얘긴 처음 듣는다. 조폭이 마약 팔았다고 하면 이 바닥서 끝인데…”라고 잘라 말했다.

구리식구파 부두목의 주장과 달리 김씨의 마약 유통 혐의는 명확하게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에 거주하는 김씨는 지난 4월27일 오후 9시경 H씨가 텔레그램을 통해 알려준 충남 천안시 천안대로 부근 산책로 수로를 찾아가 땅속에 묻혀있던 필로폰 300g을 수거해 판매할 목적으로 소지했다. 

이 밖에 김씨는 H씨가 알려주는 장소로 가서 마약을 수거한 뒤 은밀한 장소에 다시 숨기는 역할도 했고, 그 대가로 건당 일정액을 받기도 했다. 김씨는 지인들로 구성된 판매책과 함께 불특정 다수의 매수자들에게 마약류를 판매하기로 공모했다.

통상 100g당 1000만~2000만원의 수익금을 상선으로부터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컵파 간부 “마약 손댄 조폭은 끝” 
약 팔다 걸린 구리식구파 조직원 망신

지난 5월 체포영장을 받은 김씨는 앞서 붙잡힌 최모씨, 유모씨, 정모씨 등의 증언을 토대로 덜미가 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300g 중 100g을 빼돌려 판매하지 않고 은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2019년 2월 의정부지검서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 외 범죄경력이 총 14건이 있는 중범죄자에 해당한다.

체포영장 압수 물건 목록에는 김씨가 보관한 것으로 추정된 마약류와 텔레그램 메신저 대화, 동영상 자료, 마약 매매 관련 장부, 범죄수익금 연관 통장, 김씨가 스스로 인정하는 운행 차량(렌트카, 대포 차량, 오토바이)의 내비게이션 메모리카드에 저장된 범죄사실 관련 전자정보 등이다.


압수 품목의 기록만 들여다봐도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경찰이 김씨의 범죄 혐의를 특정한 근거는 ‘K’ 마약 채널 운영자들의 증언도 뒷받침됐다. H씨 등이 운영하는 K 채널은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앞서 <일요시사>가 지난달 9일 보도한 ‘<단독>회원 2만명 ‘K’ 마약 채팅방 추적’서 설명한 바 있다.

회원 수 2만여명을 보유한 K 채널은 마약 구매, 운반책 모집 등에 이용된 곳으로 국내 마약 산업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필리핀에 필로폰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한인 범죄자들도 수출 과정서 이를 활용한다.

필리핀 외국인 교도소에 수감됐던 한 제보자는 “필리핀 범죄자들이 한국으로 마약을 수출하는 데 이용하는 곳”이라며 취재진에 K 채널을 처음 소개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K 채널의 운영자는 당초 10여명 정도였으나, 절반 이상 경찰에 붙잡힌 것으로 드러났다. 체포된 운영진들은 조사 과정서 형량을 낮추기 위해 김씨를 비롯한 드라퍼들의 신상 정보를 경찰에 넘긴 것이다.

상선 H씨의 정체를 알고 있다는 한 제보자는 “원래 H씨는 조양은의 총애를 받던 양은이파 식구”라며 “마약 밀수 혐의가 있는 조양은과 깊게 연루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H씨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양은이파서 파문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H씨는 이태원에 동성애자 등 연예인들과 어울렸고, 유아인과 만나 함께 마약을 했다고 자랑하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동성애자를 상대로 마약을 판매하는 H씨는 영업 능력을 인정받아 마약 유통업자들에게 수많은 제안을 받았지만, 과거 마약 유통 혐의로 실형을 살고 나온 뒤 최근엔 경찰에 적발된 바 없다. 자신은 마약을 투약하지 않을뿐더러 양은이파 출신이라는 이유로 마약 조직이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야산에 묻은 필로폰 300g 꿀꺽
경기 북부권 유통 조직원 증언

실제로 경찰 관계자는 취재진과 인터뷰서 “H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이태원에 동성애자를 상대로 마약을 팔았다는 주장에 대해선 혐의를 적용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평범한 일상을 누리고 사는 일반인으로 보인다는 게 가장 위험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H씨와 연인 관계였던 한 여성은 취재진에게 “H씨는 박왕열이 아니라 본인이 진짜 마약왕이라고 주장했다”며 “마약 도매업자들 사이서 H씨와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엔 마약 판매를 수치스럽게 생각한 조폭들이 경제력을 상실하는 과정서 대놓고 팔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아인에게 마약을 팔았다고 광고하는 H씨를 비롯한 상선들이 조폭들의 자금줄로 변모한 셈이다.

과거 한국 사회서 마약은 일부만이 사용하는 마약청정국으로 불렸으나, 갈수록 관련 범죄자들이 범람하는 추세다.


대검찰청 집계에 따르면, 국내 마약류 사범은 2022년 1만8395명서 2023년 2만7611명으로 증가해 1년 만에 50% 급증했다. 특히, 전체 마약류 사범 중 청소년을 포함한 30대 이하 젊은 층의 비율은 60%에 달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세대가 마약에 직접 노출돼있다는 얘기다.

외국인은 3153명으로 전체 마약류 사범 가운데 11%를 차지하는데, 이는 2013년의 393명서 10년 만에 8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한국도 세계 최대 마약 카르텔이 판치는 콜롬비아의 수순을 밟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2월 해양경찰청은 주한콜롬비아 대사관 대리대사 프란시스코 알베르토 곤잘레스 일행과 면담하고, 해양경찰청의 해양주권 수호 등 업무 소개와 더불어 해상으로 유통되는 마약 범죄 척결에 관한 업무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당시 프란시스코 알베르토 곤잘레스 대사대리는 해양경찰청을 첫 방문했다. 최근 몇 년간 콜롬비아 코카인 검거 사례를 통해 해상으로 불법 밀반입되는 마약의 심각성을 인식하며 해상 유통경로 차단을 위한 국제공조가 절실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견을 함께했다.

진짜 마약왕?

프란시스코 대사는 “현 콜롬비아 대통령은 마약의 유통경로와 현금 흐름을 차단하는 등 지능적이고 종합적인 대응 방안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한국과 콜롬비아 양국의 해상 마약 유통경로 차단을 위해 우호 관계 유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사당국은 마약 유통 지능화에 악용되는 텔레그램에 대해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할 전망이다. 앞서 프랑스 정부도 텔레그램 창업자 겸 CEO인 파벨 두로프를 온라인 성범죄, 마약 유통 등 각종 범죄를 방조 및 공모한 혐의로 예비 기소한 바 있다. 보안성을 앞세워 수사에 비협조적인 텔레그램에 수사기관들도 강력히 대응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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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