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킹덤’ 사건 연루 글래머 모델 법정구속 내막

다시 나온 연예계 마약 스캔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강남권 클럽 ‘버닝썬·아레나 게이트’의 중심에 있던 인물 남양유업 외손녀 황하나. 그는 지난해 실형을 선고받고 감옥살이 중이다. 황씨는 2020년에도 수도권 마약 총책으로 알려진 ‘바티칸 킹덤’과 수차례 만났고 그 과정에는 맥심 모델 출신인 A씨와 B씨가 있었다.

A씨는 최근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A씨가 초범이지만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확실하다고 보고 이례적인 판결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미스 맥심’ 출신인 A씨는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부장판사 박설아)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혐의 부인에도…

재판부는 이번 1심 판결에서 A씨에게 실형을 선고하며 “피고인이 상습적으로 케타민을 투약한 걸로 보이는 정황이 있는데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을 하면서 범행을 부인했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피의자들이 실형을 선고받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분석한다.


한 마약사건 전문 변호사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확실하다고 본 것 같다”며 “경찰 수사 과정에서 A씨의 마약 투약 정황이 수차례 드러났던 만큼 법원도 그 부분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수도권 마약 공급 총책 ‘바티칸 킹덤’을 수사한 경찰은 2020년 12월 A씨가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경찰은 A씨가 바티칸 킹덤 이모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했는지와 이씨를 어떻게 알게 됐는지 등을 수사했다. 또 경찰은 바티칸으로부터 A씨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A씨와 바티칸과 같이 있었던 CCTV 자료까지 확보했다.

초범 불구 실형 선고
“증거 확실하다” 판단

A씨가 2020년 10월23일과 27일에 바티칸과 같이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23일 A씨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R 호텔에서 다른 모델 B씨와 남모씨, 바티칸과 같이 있었다. 바티칸 본인은 필로폰을 투약했고, A씨는 케타민을 남씨는 허브(대마의 일종)를 흡입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바 있다.

27일 A씨와 바티칸은 서울에 위치한 S 호텔에 있었다. A씨는 바티칸에게 “케타민 있느냐”고 묻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은 바티칸이 경찰에 체포된 날이기도 하다. A씨는 남양유업 창업주 손녀 황하나씨의 지인인 남씨의 오랜 친구기도 하다.

케타민은 환각 증상을 유발하는 해리성 마취제다. 정맥 또는 근육으로 투여되는 진통효과가 있는 전신 마취제의 일종으로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국내에서 케타민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2조제3호나목 및 다목에 해당하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돼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창원지검 공소장에 따르면 2020년 10월27일 바티칸은 향정신성의약품인 케타민 1g을 14만원, MDMA 1정을 5만원에 구매했다.

대금은 추후 마약류를 판매한 후 지급하기로 하고, 동업자인 C씨로부터 마약류가 보관된 장소(일명 ‘좌표’)를 텔레그램으로 전송받았다. 바티칸은 이날 오전 3시28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상호 불상의 세탁소 1층에서 C씨가 숨겨둔 케타민 970g 및 MDMA 970정을 수거했다. 총 1억8430만원 상당 마약류를 매수한 것이다.

남양가 황하나와 수차례 만나
호텔서 케타민 투약 정황 인정

특히 바티칸은 같은 날 새벽 5시경 서울 S 호텔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메트암페타민(일명 ‘필로폰’) 불상량을 투약했다.

해당 장소에는 필로폰 0.2㎖가 들어 있는 1회용 주사기, 필로폰 5.02g이 들어있는 유리병, 향정신성의약품인 케타민 0.3g이 들어 있는 비닐팩, 향정신성의약품인 합성대마(JWH-018 및 그 유사체) 1㎖이 들어 있는 카트리지 등이 있었다.

당시 상황에 밝은 한 제보자는 “A씨가 바티칸 킹덤과 연인관계였다”며 “바티칸이 구속된 후 정말 힘들어했다. 법정구속이 된 것에 대해 억울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씨는 과거 본지 기자와의 만남에서 바티칸과의 관계를 인정했다. 그는 바티칸의 정체를 알고 난 후 “이용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바티칸이 A씨의 연예계 인맥을 통해 마약을 공급하려 했을 가능성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용만 당했다?

경찰 출신 한 변호사는 “바티칸이 수십억원대의 마약을 판매했고 수도권을 관리한만큼 돈 많은 인물들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가 황씨에게 이용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보자는 “황하나씨와 A씨가 수차례 만난 사실이 있고 바티칸이 황씨와 짜고 A씨를 통해 마약을 공급하려 했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hounder@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같이 투약했는데” 플리 바게닝 논란


미스 맥심 출신 A씨와 같이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B씨는 A씨와는 다르게 경찰의 마약류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

앞서 B씨는 2020년 10월23일 서울 강남구 R 호텔 14XX호에서 바티칸 킹덤 이모씨와 남모씨, 같은 미스 맥심 출신인 A씨 등을 만났다.

바티칸은 이날 본인은 필로폰을 투약했고, A씨는 케타민을 남씨는 허브(대마의 일종)를 흡입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검찰의 편파 수사가 국내 형사법에 도입되지 않은 ‘플리 바게닝’이라고 비판한다.

검사가 기소재량권을 이용해 불기소 또는 축소 기소 등으로 타인의 범행을 불게 하는 수사 관행이 ‘허위진술’이 내제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A씨 측은 검찰이 연예인이라는 점을 거론하면서 ‘케타민 투약을 인정하라’는 취지로 압박했다고 주장한다.


B씨의 허위 진술로 인해 재판을 받게 된 것은 억울하다는 게 A씨 측 입장이다.

마약사건 전문 변호사는 통화에서 “플리 바게닝이 주로 재벌과 마약 사건에서 많이 이뤄진다”며 “형사법에 도입돼 있지도 않은데 재량권이랍시고 휘두르는 행위가 직권남용과 뭐가 다르냐”고 비판했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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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