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황하나, 영장 신청 때마다 탈색·왁싱…수사망 피해 다녔다 

▲ 2015년 11월, 종로서 마약사건 수사 당시 황하나씨가 머리를 염색한 후 SNS에 올린 사진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가 그동안 마약 사건에 연루될 때마다 경찰 수사망을 조직적으로 피해온 정황이 포착됐다. 황씨는 2015년(서울 종로경찰서-대학생 조모씨와 마약 투약·공급 의혹)과 2018년(경기남부경찰청 - 마약 투약 의혹과 관련해 별건 수사) 두 차례 마약 투약 혐의 등으로 용의선상 올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황씨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지인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황씨는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를 때마다 탈색·염색과 왁싱 등을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또 장기간 휴대폰을 ‘비행기모드’로 전환해 외부 통신을 차단하며, 오피스텔과 지인 집에 머물렀다. 

황씨는 2015년 11월 마약 투약 혐의로 조씨 등 7명과 서울 종로경찰서에 불구속 입건됐다. 조씨는 같은 해 9월말 경찰 조사에서 ‘황씨가 마약 공급책’이라고 진술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경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피고인(조씨)이 황씨 등으로부터 필로폰을 구입하고, (황씨가) 지인들과 에칠론(향정신성의약품·일명 몰리)을 투약한 사실을 알고 있다는 취지로 참고인 진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씨는 조씨가 이 같은 진술을 한 이후 휴대폰을 ‘비행기모드’(전자기기의 통신을 차단하는 기능)로 전환하며, 와이파이가 가능한 곳에서 카카오톡만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황씨 카카오톡 대화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황씨는 마약 수사가 시작됐던 2015년10월∼2016년1월까지 지인들과 보이스톡만 사용했다. 황씨의 한 지인은 “이때 황씨 전화가 계속 꺼져 있어 연락하는 게 어려웠다. 간혹 발신제한으로 황씨한테 전화가 오기도 했으며, 한 동안 보이스톡으로만 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황씨가 경찰 수사를 피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 시기 황씨는 본가에 가지 않고, 밖에서 생활했다. 원래 황씨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서 부모님과 사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마약 사건 이후 집에서 쫓겨나 오피스텔이나 친구 집을 전전하며, 숙식을 해결했다는 게 황씨 지인들의 증언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2015년 12월 황씨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어디 있느냐”는 지인의 물음에 황씨는 “나 혼자 사는 집. 오피스텔”이라고 답했다. 

황씨는 마약 사건으로 경찰 수사선상에 오를 때마다 염색과 탈색 등을 수차례 반복했다. 탈색과 염색을 반복하면, 모발검사에서 마약 투약 흔적을 지울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종로서 마약 사건 당시 황씨는 쇼트커트 및 검은갈색으로 염색했다. 이후 또 다시 밝은  노란색으로 머리색을 바꾼 것으로 파악된다.
 

▲ 2019년 1월17일, 검찰이 경기남부청에 영장발부 여부를 결정하기 하루 전날 사진을 올린 황씨

황씨는 경기남부경찰청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할 당시에도 머리색을 수차례 바꾼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2월5일, 경기남부경찰청이 신청한 황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날 황씨는 SNS에 ‘탈색 2번과 염색을 했다’며 사진을 올렸다.

경기남부경찰청 측은 수사 보강 후 황씨의 영장을 다시 신청했다. 그런데 수사를 지휘했던 A검사는 해외 출장 등의 이유로 지난 1월18일까지 답을 주겠다며 영장 심사를 미룬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A검사가 영장 발부 여부를 확정 짓겠다던 날 이틀 전 즈음 황씨는 머리를 검은색으로 염색했다.


A검사는 “인사 발령으로 바쁘니 후임 검사에게 말을 하겠다”며 18일에 영장을 발부하지 않았다. 

지난 3월7일, 후임인 B검사 역시 경기남부경찰청 측의 두 번째 영장을 기각했다. 이날도 황씨는 SNS에 왁싱(제모)과 커트를 했다며 인증을 남겼다.

법조계에서는 황씨가 조직적으로 마약 수사에 대비한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 변호사는 “거처를 옮기거나 핸드폰을 비행기모드로 해놓은 것은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잠적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황씨가 마약 수사선상에 올랐던 시기에 염색·탈색 등을 한 거는 혹시나 모를 수사에 대비한 게 아닐까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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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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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