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비자금 유입?’ 동아시아문화센터 실체

“6공 검은돈 굴리는 핵심 기지”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군사정권범죄수익국고환수위원회는 15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씨가 운영 중인 동아시아문화센터가 노태우 비자금을 굴리고 있는 핵심 기지”라며 동아시아문화센터를 국세청에 고발했다.

지난 15일, 군사정권범죄수익국고환수위원회(이하 환수위)는 “노태우 전 대통령 추모를 명분으로 설립된 동아시아문화센터가 노태우 일가의 불법 비자금 세탁 창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최근 1년 사이 새롭게 제기됐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전부터 군사정권 비자금을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만큼 이번 정부의 새 국세청장이 이 고발건을 적극적으로 조사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불법 자금
세탁 창구“

환수위는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수차례 언론 보도로, 특히 재단 공금 10억원 횡령 의혹이 노 원장 스스로 국세청에 제출한 내부 서류에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고발장에는 ‘노태우 일가가 노태우 추모를 명분으로 설립한 공익재단을 비자금 세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동아시아문화센터 대표를 맡고 있는 노씨는 모친 김옥숙 여사가 지난 2016년부터 노태우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돈을 재단에 낼 때마다 부동산 구입, 보수 및 새 건물 증축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는 내용이 적시됐다.

이들은 “노씨는 현재 서울시 종로구 청운동과 종로구 사직동에 2채의 건물을 매입했는데, 이를 통해 노태우 비자금은 철저히 세탁됐다”며 “또 노태우 비자금 중 일부는 단기금융상품 및 주식투자 등 비자금 불리기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환수위는 “동아시아문화센터의 자금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이 센터의 자금을 추적해야 노태우 비자금의 실체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아시아문화센터는 지난 2012년 재단법인 한중문화센터로 출범한 뒤 지난 2019년 재단법인 동아시아문화센터로 이름을 바꾼 노태우 추모 공익법인이다. 2012년 출범 때부터 2019년까지는 채현종씨가 대표를 맡았고, 2020년부터 현재까지는 아들 노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김옥숙 여사(147억원)와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5억원)의 출연금으로 설립됐다.

동아시아문화센터가 움직인 수상한 자금 중에는 김 여사가 출연한 2016년 10억원, 2017년 10억원, 2018년 12억원, 2020년 95억원, 2021년 20억원 등 총 147억원이 있다.

노 전 대통령 아들 노재헌 운영 중
김옥숙 여사 부동산 구입 등 지원?

환수위는 “김 여사가 평생 직업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본인 스스로 이 같은 돈을 모은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동아시아문화센터에 들어간 이 돈은 노태우 비자금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들이 동아시아문화센터 결산 서류 및 부동산 등기부등본 등을 추적한 결과, 이 재단은 현재 서울시 종로구 청운동 65번지 부동산과 서울시 종로구 사직동 1-35번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고 이 부동산의 장부가는 약 92억여원, 시가는 100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노태우 비자금이 2채의 부동산 매입에 투입돼 불려졌다”고 강조했다.

또 “노씨 일가가 노태우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돈을 이 재단에 낸 것은 바로 비자금을 부동산으로 바꾸기 위해 자금을 세탁한 것”이라며 “노씨는 김 여사가 2016년 10억원, 2017년 10억원 등 20억원을 기부하자, 2017년 10월11일 재단 명의로 서울시 종로구 청운동 65번지, 지하 1층~지상 3층짜리 건물을 14억6000만원에 매입하고, 같은 해 11월22일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환수위는 “노태우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돈이 투입되자마자 곧바로 이 돈이 부동산 매입에 사용된 것”이라며 “이 부동산은 지난 1989년 5월8일 허가를 받아, 건축공사를 한 뒤 1991년 4월26일 사용 승인을 받은 건물로, 대지면적 190제곱미터며, 처음에는 지하 1층 지상 3층짜리 건물로, 1층은 근린생활시설, 2·3층은 주택으로 허가됐다”고 부연했다.

환수위에 따르면 그 뒤 노씨가 이 건물을 매입한 뒤 3층 건평을 약 25제곱미터 더 늘리고, 1개 층을 더 올려 지하 1층~지상 4층짜리 건물로 증축하고, 이 증축 사실을 2019년 3월26일 등기했다. 증축 후 지하 1층은 사무실, 지상 1층은 음식점, 2층부터 4층까지 3개 층은 사무실 용도로 허가됐다.

평생 주부가
무슨 돈으로?

특히 김 여사가 2018년에 추가로 기부한 돈 12억원이 바로 이 건물의 증축 비용으로 사용됐다. 재단은 2018년 증축 공사 비용으로 에스앤씨건설이라는 건축 회사에 1억4530만원, 1억2500만원, 1억1000만원, 1억6800만원, 1억520만원 등 5차례에 걸쳐 약 6억6000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재산세로 325만원, 건축 설계비로 2차례 3600만원, 해체 공사비로 1170만원, 증축 설계 인허가 비용으로 450만원 등을 지출했다.

또 2018년에 이 공익법인의 지출액 10억9000만원 중 95%가량이 청운동 부동산 증축 및 수리비로 지출됐고, 장학금 등 공익사업에 투입된 돈은 5315만원에 불과했다.

환수위에 따르면 노씨는 노태우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돈으로 서울 시내 요지에 2채의 부동산을 매입하고, 1채는 수리 및 증축하고 1채는 아예 부수고 새 건물을 지었다. 2023년 기준 해당 법인의 전체 자산은 224억원이며, 부채 5억원을 빼면 순자산이 217억 6000만원이다.

자산 중 유동자산이 52억원, 비유동자산이 170억원 상당이며 이 중 유동자산 52억원 중 단기투자자산이 32억원, 단기매매증권이 18억원에 달했다. 노씨가 재단 재산 중 50억원 상당을 금융 상품과 주식투자에 활용한 것이다.

또 비유동자산은 부동산이 92억원 상당, 미술품이 5억원 정도였고, 나머지 70억여원은 ‘기타비유동자산’으로 신고됐으나, 과연 이 비유동자산은 무엇인지 제대로 밝혀야 한다는 게 환수위의 주장이다.

환수위가 밝힌 내용대로라면 김 여사가 출연한 노태우 비자금 147억원은 부동산 2채 95억원 상당으로 돈세탁됐고, 나머지 약 52억원 중, 50억원은 금융 상품, 주식투자 등으로 언제나 사용이 가능한 유동자산 형태로 은닉됐을 가능성이 크다.

유동 자산
은닉 가능성

환수위는 고발장에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24일 국정감사에서 노태우 일가 관련 부동산 업체 네오트라이톤 존재를 밝힌 바 있다”며 “이 법인은 기존 서울 청담동과 동빙고동 부동산 외에 서울 가회동에 위치한 이른바 ‘정명훈 빌딩’을 매입했는데, 이는 사실상 노재헌 측에 넘어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오트라이톤의 법인 등기부 등을 살펴보면 노씨가 이 법인의 임원으로 등재돼있으며, 대표이사는 네오트라이톤의 공동소유자였던 채현종씨다. 이는 노씨가 이 법인의 실질적 오너라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이 법인 종속회사인 티케인베스트 대표이사와 부동산회사 네오트라이톤 이사의 이름이 일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오트라이톤이 사실상 노씨 소유며 따라서 정명훈 빌딩 역시 사실상 노씨 소유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 환수위의 설명이다.

김 의원은 “이 회사의 2016년 감사보고서에 노재헌이 지분의 40%, 채현종이 60%의 지분을 보유했고 2017년 감사보고서에는 노재헌의 지분이 60%, 채현종 및 육상근의 지분이 각각 20%로 기재돼있다”고 주장했다. 즉, 노씨가 이 부동산 업체의 최대주주인 것이다.

환수위는 “노씨는 동아시아문화센터의 유동자산 52억원 중 상당액을 자신의 회사인 티케인베스트먼트에 맡겼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따라서 노태우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김 여사 출연금 147억원은 서울 청운동 및 사직동의 부동산 2채에 95억원, 그리고 티케인베스트먼트에 52억원을 은닉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환수위는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 출신인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공익재단이 돈세탁 수단으로 전락”
청운동 및 사직동건물 매입 의혹도


임 후보자는 행정고시 38회 출신으로 국세청 조사국, 서울청·중부청 조사국장, 서울청장, 국세청 차장을 역임한 정통 세무관료로,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노 관장에 의해 수면 위로 부상한 노태우 비자금 조사에 대한 필요성을 강력히 피력해 온 인물이다.

환수위는 “임 후보자는 대기업·정재계 고위층의 탈세 적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조사통’이라는 점에서 노소영·노재헌 등이 숨겨온 노태우 비자금을 반드시 찾아내 국고로 환수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임 후보자는 윤석열정부 때 강민수 국세청장을 상대로 “300억원이 노태우 대통령의 차명 재산이거나 받아야 하는 유효한 채권이었다고 하면, 2021년에 사망한 노태우 대통령의 상속재산에 포함됐어야 한다”고 지적해 주목받았던 바 있다.

임 후보자는 “상속세 누락 혐의가 나왔는데 이를 방치해 조세채권이 소멸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노 관장이 이혼소송 과정에서 제출한 ‘김옥숙 메모’와 300억 약속어음을 근거로 서울청 조사4국의 즉각적인 조사 착수를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

환수위는 “국세청은 즉각 전방위적 세무조사에 착수해야 하며, 횡령·배임 여부 및 자금 흐름, 증여세·법인세 탈루 여부 등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며 “해외 페이퍼컴퍼니 설립 경위와 자금 출처를 포함한 자금 세탁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세청
나설까

그러면서 “국세청이 조사에 미온적일 경우, 공개 집회 개최 및 국민·국회 대상 진정을 추진하겠다. 관련 자금 흐름 실질 관리자 등 추가 고발 대상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고발은 단순 고소가 아닌, 국가 차원의 자금 세탁 및 탈세 척결 의지 표명”이라며 “동아시아문화센터 및 노재헌 이사장의 자금 운영 실태에 대한 국세청의 조속한 개입과 철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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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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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