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자충수 ‘노태우 비자금’ 수사로 번지나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9.23 09:49:40
  • 호수 14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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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자료 더 받으려다 집안 쑥대밭 만들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 노소영의 이혼소송 과정서 나온 이른바 ‘김옥숙 메모’와 관련해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가족이 스스로 범죄 행위로 축적한 것으로 추정되는 재산의 증거를 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노 전 대통령의 은닉 비자금 환수 필요성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을 언급하며 “결국 범죄로 은닉한 비자금이 계속 형성돼있던 것이고, 검찰이 추징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 폭발

정 위원장은 지난 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서 열린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서 이같이 말했다. 최근 최 회장과 노 관장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아내 김옥숙 여사가 지난 1998년경 작성한 해당 메모를 증거로 인정해 ‘300억원이 SK 성장에 쓰였다’고 보고, 1조3808억원 상당의 재산분할을 선고한 바 있다.

정 위원장은 “(은닉에)성공한 비자금은 환수할 수 없는가”라며 “법적 개념으로 보면 소급 적용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있지만, 정의를 세우는 문제와도 충돌한다. 불법 비자금은 환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 변호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동아시아문화센터로 유입된 150억원도 비자금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현행법에 의해 처벌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심 후보자는 “취임하면 정확히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도 비자금에 대한 재수사 및 환수 필요성을 촉구했다.

송 의원은 “2018년 문재인정부서 (노 전 대통령 일가의)해외 은닉재산 환수를 위한 합동조사단을 구성했고, 2020년에는 검찰서 노 전 대통령 일가의 탈세 혐의 (조사)에 대한 움직임이 있었다”며 “검찰총장이 된다면 이런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국민 의혹을 해소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심 후보자는 “검찰총장이 되면 판단하겠다”며 조사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비자금 세금포탈에 대해 조만간 법무부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6일 국회에 따르면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서 박 장관은 ‘노태우 비자금 논란’과 관련해 형사 처벌 가능성을 언급했다.

박성재 장관, 수사·처벌 가능성 언급 
여야 막론 정치권 쿠데타 검은돈 비판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이날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중 법원에 증거로 채택된 ‘김옥숙 메모’를 제시했다. 메모에는 구체적인 실명과 904억원의 자금 흐름이 적혀 있다.

박 장관은 ‘904억원이 노동소득을 통해서 만들어졌을지, 상식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관해 “메모를 지금 처음 보는 것이라서 평가할 입장에 있지 않다”면서도 “세금포탈이 되는지부터 정확하게 알아야겠지만, 포탈이 되면 수사·처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옥숙 메모’에 이어, 김 여사가 아들 노재헌이 운영하는 동아시아문화센터에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147억원을 출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노 전 대통령 비자금 논란이 증폭됐다. 김 여사는 경북대 사범대를 중퇴하고 노 전 대통령과 혼인한 이후, 전업주부로서 딱히 경제활동을 한 적이 없다.

‘김옥숙 메모’의 904억5000만원이 ‘노동소득’을 통해 만들어졌겠느냐는 질의는 이를 겨냥한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27일 ‘김옥숙 메모’ 등을 근거로 국세청에 탈세 제보서를 제출하고 불법 정치자금에 대한 탈세 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강민수 국세청장 또한 후보자 시절인 지난 7월16일 국회 인사청문회서 “불법 정치자금 시효가 남아 있고 또 확인된다면 당연히 과세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김 의원은 박 장관에게 5·18민주화운동 특별법과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몰수에 관해 중대한 공익상의 사유가 있다면 소급 적용이 가능하다는 헌법재판소 판례를 제시했다.

전두환씨 및 노 전 대통령 비자금 등은 당사자들의 사망과 시효 만료로 현행법으로 환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를 몰수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장경태 의원은 지난 2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헌정질서 파괴 범죄’가 사망해 공소제기가 어려운 경우에도 범죄 수익을 모두 몰수하고 추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장 의원은 “노태우씨의 추가 비자금 904억원이 기재된 메모가 공개됐다”며 “전두환과 마찬가지로 노태우 또한 비자금이 더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두환씨에 대해 법원이 선고한 추징금 2205억원 중 867억원은 여전히 환수되지 못하고 있다”며 “손자 전우원씨는 비자금이 더 남아 있을 것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불법 비자금 모두 환수해야”
시효 만료로 환수 어렵다고?

그는 “과거 법원은 전두환, 노태우씨에게 유죄를 내리며 추징을 선고했으나 그들이 축적한 막대한 금액의 비자금 중 일부는 여전히 파악도, 환수도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혼소송 2심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노 관장 측이 제시한 모친의 비자금 메모가 결과적으로 노씨 일가의 비리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는 기폭제가 됐다는 분위기다. 앞서 법원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추징금 2628억원을 선고했다.

그간 노 전 대통령 측은 이 추징금을 모두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추가 은닉자산이 더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SK에 건넨 돈이 아니라, 노 전 대통령 측이 SK에 요구한 돈으로 판단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현재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은 최 회장 측이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함에 따라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있다.


실제로 비자금 300억원을 놓고 “노 전 대통령 측이 SK에 요구한 노후자금”이라는 증언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취재해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비자금 300억원이 노 전 대통령의 ‘노후자금’이라고 밝혔다.

‘SK 2인자’ 손길승 명예회장도 앞서 진술서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심부름을 하던 이원조 경제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지낼 거처와 생활비 등을 요구해 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전달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여사의 메모가 ‘받았다’는 의미가 아닌 ‘주겠다’로 재해석이 되더라도 노씨 일가를 향한 질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 은닉자산 의혹 자체는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선경 300억’ 외에도 여러 실명이 적혀 있는 등 김 여사의 메모는 그간 출처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도 과거 비자금 수사서 자신이 약 46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진술했다.

한편, 최근 노 관장은 횡령 등의 범죄를 저질러 구속 수감된 전 비서 이모씨에 대해 선처나 합의 없이 엄벌에 처해줄 것을 재판부에 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노 전 대통령이 부정 축적한 은닉재산을 챙기려는 노 관장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칼 빼들다

지난달 30일 검찰은 노 관장의 비서로 일하며 21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이씨는 2019년 아트센터 나비에 입사해 노 관장 명의로 4억3800만원 상당을 대출받고, 노 관장 명의 계좌에 입금돼있던 예금 11억9400만원 상당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해 사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노 관장을 사칭하며 아트센터 직원을 속여 소송 자금 명목으로 5억원을 송금하도록 하는 등 총 21억3200만원을 빼돌렸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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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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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