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위동 재개발 막힌 진짜 이유

사랑제일교회 두고 치열한 신경전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서울 동대문구 장위10구역 주택 재개발정비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부지를 둘러싸고 조합원들 사이에 마찰이 생겨난 것. 처음 교회와 협의했던 금액은 156억원. 하지만 감정가인 82억원을 웃돈다는 이유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이후 사업적인 손실이 계속돼 150억원을 넘어선 상황. 처음 협의안을 거부했던 현 조합장에게 반발하는 조합원들이 생겨나고 있다.

장위10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조합에서는 2018년 3월부터 조합원 및 세입자(영업자 포함) 이주 개시 등의 사항을 공고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56억에 합의
“절대 안 돼”

통상의 도시정비사업(재개발, 재건축)에서는 관리처분 시기부터 이주 시점까지 종교시설 등과 협의를 진행해 보상 등의 절차를 진행한다. 이때 종교시설 등과 하는 협상에 포함되는 내용은 권리가액을 넘는 토지 및 건축물 에 보상액을 얼만큼 제시할 건지, 임시 예배 장소를 어디에 마련할 건지가 포함된다.  

이에 장위10구역도 사랑제일교회와 협상을 진행했다. 그 내용에는 156억원(토지수용위원회 감정 보상액은 82억원)을 보상하는 것으로 하며, 보상금에서 임시 예배 초소에 대한 부분이 포함됐다. 당시 조합장이 사임해 조합장 자리는 공석이었고, 직무대행 A씨 체제로 조합을 운영하며 해당 협상 내용을 임시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하지만 현 조합장인 B씨의 반대에 부딪히게 된다. A씨에 따르면 당시 B씨는 “사랑제일교회에 과다한 보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조합원들의 환심을 이끌어냈다.


또 B씨는 유튜브 등을 통해 상정된 안건 부결을 위한 설명 등을 진행했다. 그는 “명도집행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주장과 공약으로 해당 협상안을 진행되지 못하도록 했다. 이를 계기로 조합장으로까지 선출됐다. 

첫 협의 156억…반대한 조합장
8개월 흐르자 더 큰 손실 불러

이런 B씨의 주장으로 앞서 사랑제일교회와 협상한 비용이 부당한 것으로 조합원들은 인지하게 됐으며 현재의 대립구도가 발생하게 됐다. 

조합 측은 지난해 6월 2차례, 지난 11월 1차례의 명도집행을 시도했지만 교회 측의 강경한 대응으로 실패했다.

지난 4월에는 명도집행 진행을 앞두고 그대로 중단되는 사건도 있었다. 회당 2억원의 비용이 지출되는 것으로 알려진 명도집행이 계속 실패로 이어지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모든 비용에 대한 부담은 조합원의 몫이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해 10월 총회를 통해 협상안이 가결됐다면 11월에 이주 및 철거를 진행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합장 선거에서 낙선하더라도 조합을 위해선 교회 협상만은 꼭 가결시키고 싶었다”고 심정을 전했다.

이를 기준으로 지금까지 약 8개월이 흘렀고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가 계속되자 사업적인 손실도 이어지고 있다.


A씨에 따르면 토지수용위원회의 감정 보상액 82억원에 예상 손실액 76억원을 포함하면, 158억원으로 지난해 10월 총회 안건으로 상정한 금액보다도 더 많은 손실이 발생했다. 

시간은 흐르고
잇단 사업손실

이는 공사지연에 따라 발생되는 추가 비용과 늘어나는 이주비의 이자만큼 증가하는 사업비 등 세부사항을 적용하지 않은 것에 불과하다.

A씨는 “장위10구역 조합과 계약을 체결한 금융사, 시공사 등의 계약서를 면밀히 검토해 조합원에게 발생하는 피해를 따져봤을 때 지금까지 발생한 손실은 빙산의 일각일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지난 6월14일 서울고등법원은 장위10구역 조합과 사랑제일교회 간의 강제조정을 통해 147억원을 보상하는 것으로 결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 147억원의 경우 과거 A씨가 협상했던 156억원의 비용 중 임시 예배소의 비용 등을 제외한 금액으로 최초의 협의 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그 동안의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게 된 것을 뜻한다. 

또 이에 대한 내용을 가지고 장위10구역 주택재개발조합에서는 지난 6월16일 강제조정 147억원 책정 건을 가지고 임시총회를 진행해 큰 분란을 일으켰다.

A씨는 “이는 B씨가 기존의 협상안을 반대해 조합장으로 선출됐던 공약을 번복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합원들에게는 기존의 내용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이도록 속이는 행위”라고 말했다. 

현 조합장과는
절대 합의 불가

그러면서 “조합장 자신의 공약과 주장이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조합원에게 피해를 준 점에 대해 사과해야 마땅하지만 구렁이 담 넘듯 문제가 타인에게 있는 것처럼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제조정 절차에 대해 사랑제일교회는 불복하고 즉시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민사조정법에 따라 양측 모두 2주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효력이 발생한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판결 효력 발생 이후에 진행해도 되는 임시총회 개최 공고를 독단적인 판단으로 진행해 불필요한 지출을 지속적으로 발생시켰다. 이로 인해 조합원에게 금전적 피해와 사업 진행에 대한 근심을 심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A씨는 “현재도 사업 지연에 따른 조합원들의 금전적 피해와 이에 따라 발생하는 정신적인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조합에서는 지난 1월 3.8%대의 높은 금리를 책정한 금융회사를 선정하기도 했다. 또 최근에는 CM사(건설관리회사) 선정 공고를 하는 등의 사업진행을 하고 있다.

이 와중에 CM사 선정?…높은 금리 대출도
“현 조합장과 협상 불가”…조합장 묵묵부답

A씨는 “사업비 대출을 위해 금융사를 선정한 타 구역들과 비교해 약 1%정도의 높은 금리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선정 사유를 알 수 없는 CM사의 경우 사업 추진도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선정 사유도 알 수 없는 CM사 때문에 불필요한 지출이 많다. 이로 인한 조합원의 재산상 피해는 더 심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원의 재산을 한 푼이라도 아껴야 할 상황에서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해야 할 조합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지출을 늘리고 있다”며 B씨와 조합의 행태를 비판했다. 

현재 사랑제일교회에서는 기존의 요구를 철회하고 563억원 보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랑제일교회의 요구 금액과 사업 지연에 따른 손실액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현 조합장 B씨와의 협상은 없음’을 확고히 밝혔다. 사랑제일교회 관계자는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지는가 했지만 B씨 탓에 무산됐다”면서 “교회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예배 공간인데 이를 거부하니 협상 자체가 이뤄질 수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 교회만 ‘알박기’ 등으로 매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교회도 원만한 협상안을 제시하면 따를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조합장 입장
인터뷰 거부

A씨는 “조합장이 누가 되든지 조합원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사랑제일교회와도 협상이 제대로 진행돼 사업이 정상적으로 궤도에 올랐으면 한다”고 밝혔다. B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터뷰에 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생각해보고 연락주겠다”고 했다. 사랑제일교회와 A씨의 인터뷰 이후 재차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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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