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광주 광천동 재개발 현주소

8년 동안 제자리…서막 오르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광주서 예산규모 1조원에 총 5600여세대가 들어서는 광천동 주택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2012년 시작된 이 사업은 전임 조합장과의 마찰, 비대위의 방해 공작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최근 재개발사업 시행계획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8년 넘게 속도를 내지 못했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 ▲ 최근 ‘광주시 서구가 인가한 광천동 주택재개발사업 시행계획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로 8년 동안 답보상태에 있다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광주 광천동 재개발 사업

광주시 서구 광천동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사업예산만 1조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이다. 2012년 시작됐지만 그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던 재개발사업이었다. 최근 ‘광주시 서구가 인가한 광천동 주택재개발사업 시행계획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이 재개발사업의 무효를 주장했던 일부 주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8년 넘게 속도를 내지 못했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된 것이다.

2012년 시작
숨통 트이나?

광주지법 행정 1부(부장판사 염기창)는 광천동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제기된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서 원고패소 판결을 했다. 광주방송 등 21명은 지난해 8월 ‘광천동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시행계획은 무효이고 해당 사업시행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로 소송을 냈다. 이들은 광천동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구역 내 이른바 ‘5단지 구역’ 토지 소유자들로, 크게 3가지를 주장하며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요약하면 1∼5단지 가운데 5단지 구역 내 노후·불량건축물 비율이 정비구역 지정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 해당 사업시행계획은 주택, 부대·복리시설 및 오피스텔만을 공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위법하다는 것이다. 소유 토지에 단순히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을 건축한다는 사업시행계획도 관련법과 재산권의 본질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재판부는 ‘이유 없다’며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선 ‘노후·불량 건축물 비율 충족 여부’의 경우 노후·불량건축물에 해당하는 건축물 수가 대상구역 안의 건축물 총수의 40% 이상이면 정비구역 지정요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는데, 해당 정비구역 전체를 기준으로 3067동 중 1834동(59.80%)이 노후·불량 건축물로 40% 이상에 해당해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주택, 부대·복리시설 및 오피스텔’만을 공급하도록 규정한 사업시행계획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도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일부 주민 ‘재개발사업 무효 소송’에 발목
법원 “재개발사업 적법하다”…본격화 물살

재판부는 ‘해당 정비사업의 경우 지난 2017년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적용하는데, 개정 규정의 취지가 공급할 수 있는 건축물을 주택, 부대·복리시설 및 오피스텔 등으로 그 종류를 한정하지 않겠다는 것일 뿐’이라며 ‘사업시행자가 주택, 복리시설 및 오피스텔 외 건축물도 반드시 포함해 건설·공급해야 한다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지구단위계획수립 지침에 위배되고 재산권 본질을 침해한다는 광주방송 등 토지소유자들의 주장도 “재개발사업은 소유자들의 개별적이고 구체적 이익 전부를 만족시킬 수 없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인가된 사업시행계획이 다소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로 재산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 광천동 배치도

조합 측은 법원 결정으로 사업 본격화에 호재를 맞았다고 반기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2012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점을 고려하면 8년 가까이 노후화된 주거지 개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의 탄력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만, 항소심·상고심 등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조합 측은 그러나 1심 판결을 계기로 올해 관리처분 인가를 받아낸 뒤 내년 말부터 이주를 시작, 이듬해 본격 착공하는 계획을 현실화하는 데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비대위의 주장
조합 측 “황당”


하지만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 비상대책위원회(조합장 해임총회 발의자, 이하 비대위)에선 현 조합장 직무대행 해임을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는 현 조합장 직무대행인 박모씨의 자격에 결격사유가 있다는 것.

비대위는 “박씨는 재개발사업구역에 자리한 한 교회의 장로로 교회 대표자로부터 대리권을 위임받아 조합의 이사 역할을 하다가, 지난 3월 조합장 자리가 공석이 되자 대의원 회의를 거쳐 직무대행으로 선출됐다”고 주장했다.

조합장 직무대행인 박씨에 대한 해임총회를 발의한 이모씨는 이와 관련해 “도시정비법은 조합원 및 조합의 임원이 되는 자는 조합원 자격이 있는 자여야만 하고 대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국토교통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비대위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박씨는 “지난해 9월부터 현 광천동에 소재한 빌라로 주민등록 거주지를 옮겼기 때문에 실제 광천동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조합정관 2조에 의해 법인인 교회서 장로들에게 추대됐으며, 임원회의서 정당한 절차를 걸쳐 직무대행으로 선출됐다”며 법적인 하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또 “시민아파트존치로 조합이 손해를 본다” “우리 조합은 이편한세상, 롯데캐슬, 아이파크, 어울림 같은 시공사 브랜드를 쓰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조합의 아파트 가치는 하락할 것”이라는 등의 주장들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집단
다시 먹으려고?

이에 대해 조합 측은 “조합은 사업시행인가를 취득한 후 광주시 서구청으로부터 시민아파트를 존치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가에 대해 검토해줄 것을 요청받은 바 있다”며 “이에 조합은 ▲기인가된 사업계획의 기본적인 사항이 변경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합의 일정이 지연되지 않으면서 ▲조합(원)의 이익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정비 계획 변경이나 설계변경안이 도출되고▲ 시민아파트소유조합원이 일반조합원으로서의 자격이나 권리가 변동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될 수 있고 ▲그 방안이 최종적으로 조합총회서 인준되는 경우에 한해 해당 방안을 정비계획변경(사업시행인가변경)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조합 측은 “만일 위 다섯 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면 조합서도 부득불 그 방안을 채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해당 관청은 이러한 조합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모든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방안서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 단 한 가지라도 충족되지 않는다면 조합은 시민아파트에 대해 기존 방식(시민아파트 존치 없이 전체를 철거 후 재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조합은 “조합 발목을 잡는 비대위는 조합장이 없는 틈을 타 외부 재개발전문반대세력(신가동재개발조합을 전복하려다 실패한 후 우리 광천동재개발조합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세력으로 추정)과 결탁해 현 조합과 현 조합임원 전체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선동하며 조합 흔들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전 조합 세력 방해공작 극심 
“굴하지 않겠다” 2026년 마무리 계획


조합 입장서 비대위도 골칫거리지만 전 조합장 박모씨도 광천동 재개발 조합을 방해하고 있다. 박씨는 대법원서 유죄판단으로 조합장 자격을 상실했다. 대법원은 유죄판단의 근거로 시공회사 선정 용역계약 10억원에 대해 조합원 총회의 의결 없이 계약을 체결하고 용역비를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박씨와 함께하고 있는 인물은 또 다른 박모씨와 서모씨. 박씨는 조합의 임원으로 있으면서 조합비리로 구속돼 보석금을 내고 석방돼 재판을 받고 있다. 조합에 따르면 박씨는 조합 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조합의 용역업체들에게 수억원에 달하는 금품을 수년간 지속적으로 편취했다. 보석으로 석방되고 나서도 조합에 다시 들어오고자 현 조합을 흔들고 있다.

현 조합 직무대행 박씨를 회유하기 위해 세 번이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박씨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비대위서 주장한 ‘현 조합장 직무대행에 대해 조합장 자격이 없다’는 주장을 그대로 이어받아 현 조합장 직무대행은 조합장 자격이 없으며 현재 진행된 조합장 입후보 등록 절차는 무효인 만큼, 다시 입후보등록절차를 진행해 조합장 자격이 없는 현 직무대행을 몰아내고 새로운 조합장 후보를 등록시켜야 한다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서씨는 조합 측이 지목한 가장 문제가 되는 인물이다. 서씨가 전 조합장 박씨와 전 임원 박씨를 설득해 일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씨는 H사의 대표로 광주지역 재개발 지역서 불법사항이 적발돼 집행유예를 받았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조직폭력배들도 개입해서 일을 방해하는 실정이다.

조합 측은 “이들의 속내는 7월에 있는 조합장 선거에 참여해 다시 조합을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굴하지 않고
2026년 마무리

조합 측은 어떤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천동 재개발사업은 광천동 일대 42만5984㎡에 5개 단지 총 5600여세대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다. 대림건설·롯데건설·현대산업개발·금호건설 등 프리미엄사업단이 시공사로 선정된 상태다. 조합 측은 올 상반기 조합원 분양을 하고 2021년 하반기께 일반 분양을 실시할 계획이고 2026년에는 사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ktikt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임동2구역 20억 먹으려다…

광주광역시 북구 임동2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은 임동로13 일대 3만6395.3㎡(1만2000여평)에 9개 동(지하 2층, 지상 24층) 654세대(조합원 분양 161, 일반분양 437, 임대 56) 규모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시공사는 중흥건설, 고운시티아이로 2006년 5월 조합설립준비위원회를 시작으로 재개발에 나서 2018년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분양을 완료하고 2021년 6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최근 임동2구역 재개발조합 및 일부 조합원들에 따르면 임동2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2월18일 조합원 정기총회를 개최해 재개발 시공비 예산서 발생한 잉여금 이른바 ‘성과급’ 20억원에 대해 조합장과 총무이사는 4억원 상당의 상가를, 이사 및 감사 6명에는 5800여만원을, 그리고 대의원 18명에게 각각 3500여만원을 배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당시 총회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이후 ‘조합재산 지킴이’를 구성해 임시총회를 통해 현 조합장 등 집행부에 대해 불신임을 의결한 데 이어 고소 고발 등과 함께 현 조합장 및 집행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문제의 ‘성과급 20억원’은 조합원 153명에게 각각 1500만∼2000만원을 공평하게 배분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며 백지화했다.

집행부는 급여와 상여금 규모가 적다”면서도 “지난 2월 28일 통과시킨 성과급 배분은 실수였고, 결론적으로 잘못했다”고 과오를 인정했다.

그러나 광주 북구 임동2구역 재개발 과정과 ‘성과급 20억원’을 통해 공개적으로 드러난 현 조합 집행부에 대한 불신여론은 현 조합장 등이 공개사과와 성과급 공평배분 등으로 가라앉은 듯 했으나 법적분쟁이라는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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