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창당에 대해 국민 10명 중 절반가량은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이낙연 신당 창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여론조사 결과 46%가 ‘좋지 않게 본다’고 부정 응답했다.
34%는 ‘좋게 본다’고 긍정 답했으며, 20%는 의견을 유보했다.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는 긍정 21%, 부정 71%였던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54%가 긍정적, 무당층 및 중도층에서는 찬반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는 신당 창당 시 지지 의향을 묻는 것이 아닌, 신당 창당 자체에 대한 인식이란 점에 주의해야 한다.
즉, 이낙연 신당 창당은 민주당이나 진보진영의 분열 가능성을 의미하므로 오히려 여권서 반기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중심의 신당 창당 관련 여론조사에서도 소속 정당과 상대 정당의 반응이 달랐다. 당시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는 18%가 이준석 신당 창당을 좋게 봤고,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는 그 비율이 57%에 달했다.
이 전 대표는 최장수 국무총리로 재직 중이던 2019년 12월 당시 호감도가 50%에 달한 바 있으나, 2021년 여름 이후로는 30%를 밑돌며 가장 최근 조사(9월)에서는 23%였다(비호감 61%). 전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6월 인사청문회 전후 조사에서 ‘적합’ 의견 60%로 별 논란 없이 총리 취임했고, 2020년 1~7월 선호 장래 정치 지도자 단독 선두였다
지난 8월 초 총선 전 신당 창당에 대한 인식을 물었을 때는 28%가 긍정, 55%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그러나 신당을 창당하더라도 기존 정당과 경쟁할 만큼 성장 가능성 있다고 본 사람은 15%에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의 과거 경험서 비롯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정부 수립 이래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양대 정당이 번갈아 집권하는 이른바 거대 양당 경쟁체제가 주를 이뤘다. 제3정당이 없진 않았으나 더 크게 성장하지 못했고, 중도 정당이 성공한 사례도 전무하다.
신당 창당 시 지지도를 가늠하기란 쉽지 않다. 기존 정당들 중 지지하는 정당을 먼저 묻고, 신당을 포함한 미래 가상 구도로 재차 묻는 구조에서는 신당이 과다 지목될 여지가 있다. ‘기존 정당’(기성 정치)과 ‘신당 포함 새로운 정치’ 프레임으로 보게 되기 때문이다.
신당의 윤곽이 구체화되고 실제 창당 단계에 이르면 기존 정치 세력의 하나로 간주돼 새로운 정치 프리미엄이 상당 부분 소멸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평가에 대해선 31%가 긍정적으로, 62%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 거절 4%).
‘잘하고 있다’ 응답은 국민의힘 지지자(71%), 70대 이상(67%) 등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민주당 지지자(96%), 40대(80%) 등에서 많았다. 성향별 직무 긍정률은 보수층서 59%, 중도층 19%, 진보층 8%였다.
긍정 평가자에게 그 이유를 물은 결과(이하 ‘가중적용 사례 수’ 기준 311명, 자유응답) 외교(39%), 경제/민생(7%),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한다(6%), 전반적으로 잘한다, 결단력/추진력/뚝심(이상 5%), 국방/안보(4%) 순으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자는(618명, 자유응답) 경제/민생/물가(18%), 외교(14%), 전반적으로 잘못한다(9%), 독단적/일방적(6%), 소통 미흡(5%), 경험·자질 부족/무능함(4%), 통합·협치 부족, 인사(人事)(이상 3%) 등을 이유로 들었다.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6%, 민주당 34%, 정의당 3%, 기타 정당/단체 2%,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24%였다. 성향별로는 보수층의 69%가 국민의힘, 진보층의 68%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중도층에서는 국민의힘 23%, 민주당 36%,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가 35%에 달했다.
3·6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 양대 정당 비등한 구도가 지속돼왔다. 주간 단위로 보면 진폭이 커 보일 수도 있으나, 양당 격차나 추세는 통계적으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오차범위(최대 6%p) 내에서의 변동이다. 8월 말에 1%p 벗어나기도 했지만, 이내 되돌아왔다.
지난해 6월 이후 정당 지지도 변동은 주로 중도층서 비롯하는데, 대통령 직무 평가나 여러 현안 여론을 기준으로 볼 때 이들의 생각은 여당보다 야당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이통3사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의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서 표본오차는 ±3.1%p, 응답률은 13.2%였다(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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