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 윤석열 못 버리는 이유

팽 시키면 따 당한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쉽지 않다. 마냥 상명하복하기에는 뱉어온 말이 있고, 등을 돌려버리면 바로 망할 처지다. 현재 상황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대통령을 버릴 경우 오히려 위험하다. 당내 주류에게 수많은 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노선을 걷고 싶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일단 빼먹으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릴 때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갈등 양상이 일시 중지됐다. 7·23 전당대회 이후 두 인물이 만나면서 관계에 걸림돌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도 했다. 그러나 갈등 양상은 여전히 뚜렷하다. 지도부의 인선을 두고서 바로 드러난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물밑에서 
알력 다툼

아직까지는 휴전 상태인 셈이다. 친윤(친 윤석열)과 친한(친 한동훈)이 공개적으로 부딪힐 일도 여전히 많이 남았다. 일단 지도부 인적 구성에 관해서는 친윤계가 한발 물러났다. 앞으로 또다시 충돌한다면 두 세력이 관계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작도 전에 갈등이 수면으로 떠올랐지만 일단은 한 대표가 국민의힘의 키를 잡았고 본격적인 그의 시대가 열렸다. 관건은 당정 관계다. 그동안 국민의힘의 수많은 지도부는 대통령실과 수직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그동안 수없이 바뀌었다.

임기를 제대로 채운 때가 거의 없었으며,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의 국민의힘 대표 당선 후 친윤 세력을 비롯해 당내서 다방면으로 공격을 받다가 사퇴했던 바 있다. 


쉽게 물러나지 않는 이 의원의 특성상 절대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려 했지만, 수장에 올랐다가 자기 정치, 내부 총질을 한다는 이유로 당선 두 달 만에 사실상 쫓겨났다. 이후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로 돌입했다. 권성동 의원의 직무대행 체제가 시작됐고, 이후 주호영 의원과 정진석 의원(현 대통령비서실장)을 필두로 비대위 체제가 탄생했다. 기간이 길지 않았지만 이 시기까지는 친윤이 대세임을 입증했다. 

정 비서실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은 기간은 6개월인데, 이때부터 친윤에 대한 불만이 점차 터져 나오던 시기였다. 이후 열린 전당대회를 두고서도 많은 말들이 나왔다. 당시 꼴찌를 기록하던 김기현 후보가 친윤인 장제원 의원과 대통령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당 대표로 선출됐다.

함께 출마했던 안철수 의원은 대통령실로부터 친윤이 아니라는 소리를 들으며 추락했고, 잠재적 당권주자로 분류됐던 나경원 의원은 연판장까지 돌며 결국 전당대회 출마를 포기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수직적 당정관계는 더욱 많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다방면으로 불만과 우려가 표출됐다.

사실상 국민의힘은 아직도 분란이 끊기지 않고 있다. 때가 되면 새로운 세력이 등장해 친윤과 갈등을 겪어왔다. 이런 와중에 국민의힘은 한 대표의 이미지를 자주 빌려썼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견제할 신선한 인물이 필요했다.

한 대표가 본격적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시기는 총선 정국이다. 국민의힘의 총선 패배는 예견돼있었는데 당이 완전히 추락하는 것을 막았다. 

대안들 제시하면서 다른 노선
불편해도 서로 공생할 수밖에

하지만 문제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총선이 끝날 무렵부터 두 인물 간 갈등이 표출됐다. 그는 수직적 당정관계를 유지할 생각이 없었다. 수직적 당정관계 시 한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로 크기 힘들다. 당원들의 지지세도 압도적인 편인 만큼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 순간이 올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대통령실을 압도하면서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우선 채 상병 특검법을 두고서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 선언 당시 제3자에 의한 특검법을 언급했다. 현재는 별다른 압박이 없지만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요구 중이라 결국 언젠가는 답해야할 사안이다.

한 대표가 민주당 요구를 지속적으로 무시할 수도 없다. 또 어떤 대답을 내놓느냐에 따라서 당정관계가 재정립될 수도 있다. 

이번 특검법에는 김건희 여사도 타깃이 됐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수석부대표는 “2차 발의 때와 달리 수사 대상을 확대했다”며 “블랙펄인베스트 이종호 전 대표도 추가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특검법은 점점 더 진화된 형태를 띨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가 이제는 빨리 답할 차례인데, 어떤 대답을 내놓느냐에 따라 윤 대통령과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

김 여사 특검법도 문제다. 앞서 한 대표는 “국민이 우려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한 적 있었는데, 지난달 말 갑자기 “김 여사 특검법은 필요없다”며 말을 바꿨다.

한 대표는 야당의 ‘특검’ 제안을 받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야당의 특검을 받을 경우 즉시 배신자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관계 설정
주요 의제

안 의원은 채 상병 특검법에 찬성했다는 이유로 윤리위에 회부됐고, 공식적으로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살아남으려면 한 대표가 조속히 답해야 할 게 많은데 윤 대통령의 완강한 거부 기조에 반기를 든다면 갈등을 다시 봉합하기는 어려워진다.

친윤의 거센 반발은 물론, 비윤계에게도 정권의 붕괴를 우려해 미운털이 박히는 게 자명하다.

다만 한 대표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을 패싱하거나 버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두 인물이 추구하는 방향이 완벽히 같다고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등을 돌려버리면 양측이 모두 흔들릴 수밖에 없다. 

과거 박근혜정부 시절 여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외면했고 이내 탄핵정국으로 돌입했다. 여당의 입지는 상당히 쪼그라들었고, 탄핵의 여파는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간신히 문재인정부서 윤석열정부로 정권이 교체됐지만 힘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윤 대통령 탄핵 주장이 야권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보수정권의 대통령들이 잇따라 탄핵에 휩싸일 경우, 회복 불가한 궤멸 수준의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 다른 길을 걸어도 완전히 등을 돌린다면 함께 죽자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결국 두 사람은 ‘불편한 동거’로 당과 보수의 붕괴를 막을 수 있다. 

문제는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반사이익을 얻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윤 대통령이 작아질수록 한 대표의 존재감과 영향력은 커진다. 정권교체보다는 정권 재창출에 더욱 힘을 실을 수 있다.


이런 탓에 윤 대통령도 한 대표를 아직까지는 가만히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책위의장 등 새 지도부 인선에서도 용산의 압박은 거세지 않았다. 일단 한동훈호와 호흡을 맞추는 모양새를 보였다. 최근 금융투자세 폐지와 관련해 대통령실과 한 대표가 모처럼 입을 맞춰 폐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직까진
세력 부족

민생에 관해서는 온도 차를 보인다.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1호 법안’으로 제시한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에 관해 윤 대통령은 효과가 적고 위헌적이라는 이유로 강경하게 반대 입장을 냈던 바 있다.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한 대표는 “무조건 반대만 할 게 아니라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다른 답을 내놨다. 채 상병 특검법부터 ‘다른 대안’을 강조하면서 미묘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또 다른 문제는 정치적 사안이다. 한 대표 입장에서는 본인만의 독자적인 노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세력을 만들어내야 한다. 결국 지도부의 인선을 통해 대부분을 친한계로 심는 데 성공했지만 당내  협조는 필수다. 

친한계는 대부분 초선 의원들과 비례연합으로 꾸려졌다. 일단 친한계의 결집력이 최근 커졌다.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장동혁 의원을 비롯해 박정하, 서범수, 배현진, 진종오, 김예지, 박정훈 의원 등이 대표적인 친한계 의원으로 불린다. 중진 중에서는 최근 조경태 의원이 범친한계 의원으로 분류된다.


직전 원내대표를 맡았던 윤재옥 의원, 한기호 의원 등도 꼽힌다. 계파 간 갈등이 불거질 경우, 국민의힘은 다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기 쉽다. 이미 친윤계와 비윤계는 많은 내분을 겪었던 바 있다.

더 이상의 내분은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잠잠한 가운데, 한 대표도 당분간은 대통령실의 비위를 맞춰가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점령군이 된 듯 마음대로 하려 한다면, 대통령실서도 가만히 있을 리 없다. 다만 아직까지는 당내 주류 세력이 여전히 친윤계인 만큼 한 대표 체제가 탄탄하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

먼저 빚지는 인물이 지는 싸움
앞서거나 뒤처지지 않고 나란히

대통령실을 비롯한 주요 부처에는 윤 대통령 세력들로 가득 차 있다. 최근 윤 대통령은 보수 성향의 인물을 택했다. 얼마 전 임명된 이들을 보면 대부분 극우에 가까운 이들로 분류돼 야권과는 최악의 연으로 꼽히는 인물이 많다. 

반면 한 대표에게는 민주당서 넘어온 세력들도 많다. 이 때문에 한 대표의 정체성을 의심하는 세력도 있었다.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한 대표 입장서 무조건적인 우클릭은 쉽지 않다. 윤 대통령의 지지세를 뺏어오는 격이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서 승리를 거뒀지만, 지난해 보궐선거서 패배하면서 수세에 몰린 형국이다. 국민의힘의 현행 당헌당규상 한 대표(임기 2년)는 대선 출마 1년6개월 이전에 사퇴해야 한다. 한 대표가 지선 전에 사퇴할지 대표 직을 유지할지는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2026년 6월로 예정된 지선 승리가 절실하다. 지선마저 패배할 경우, 이듬해 3월의 22대 대선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2대 총선 당시 친한계와 친윤계는 공천을 두고서도 설전을 벌였다. 당시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공천받으면서 많은 말들이 오갔다. 

그는 대통령실을 향해 각을 세우기만 할 수 없다. 대신 거리두기를 통해 함께 공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먼저 상대방에게 빚을 져야만 하는 상당히 불편한 동행이다. 이제는 과거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는 윤석열정부의 2인자로 불렸으며 검사 시절엔 영혼의 단짝으로도 불렸다. 

그동안 쌓아온 신뢰 관계가 있었던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비율을 맞춰야 한 대표도 윤 대통령도 힘을 받을 수 있다. 앞으로의 관계 설정은 리더십 문제와도 직결된다. 

현 정부가 남은 조직이라도 지키자는 쪽으로 항로를 설정하면서 한 대표도 자신의 세력만을 구축할 지, 보수를 지킬 지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선택의 기로에 섰다. 한 대표가 전국민의 지지를 받으면서 확고부동한 차기 권력으로 떠오른다면, 아무도 건들 수가 없다. 하지만 아직은 관망해야 할 시기라고 보는 시각이 강하다. 

속도 조절
일단 함께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친윤 인사들은 성격상 권력을 뺏기는 것을 두려워한다. 한 대표는 지금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윤 대통령을 버린다고 한 대표가 마냥 유리해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약간 거리두기를 하면서 앞서 나가지도, 뒤쳐지지도 않게 함께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여의도연구원장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여의도 연구원장 유임과 교체를 두고 상당 시간 고민하는 모양새다.

대변인직, 재해대책위원장 등은 인선이 완료됐지만 당의 싱크탱크로 불리는 여의도연구원장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최근 열린 최고위서도 논의가 없었다고 전해진다.

현재 해당 직은 홍영림 원장이 맡고 있다. 홍 원장은 정치권 인물이 아니다.

일각에서는 임기를 보장해줘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한 대표가 변화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빠르게 새 인물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과 총선 패배 당시 여의도연구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결국 홍 원장의 사퇴로 가닥이 잡혔다. 이에 따라 지도부서 조만간 새 인물을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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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