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벼락 때문에? 사라진 군 기록부 미스터리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2.10.24 11:31:34
  • 호수 13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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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 맞아 서류 다 없어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남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모두 군대를 간다. 군사력 증진을 위한 의도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로 포장된다. 하지만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의 입장은 다르다. 군대에서 훈련 중 생긴 부상을 군대가 외면하고 있다. 그것이 평생 남아 한 사람의 삶을 괴롭혀도 방법은 없다.

대한민국 헌법 제39조에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나와 있다. 대한민국 병역법 제3조에는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헌법과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 여성은 지원에 의해 현역 및 예비역으로만 복무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은 국방의 의무 중 하나인 병역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항상 귀마개
불면·불안증

대한민국 만 18세 이상 남성 국민 중 심신과 건강 수준을 충족한 국민은 현역 대상이 된다. 이들은 1년6개월 간 대한민국 육군에 현역병으로 입대해 군인으로 복무해야 한다.

국방의 의무는 공법상 의무 중 하나다. 공법이란 개인과 국가 간 또는 국가기관 간의 공적인 생활 관계를 규율하는 법이다. 세금, 선거 등이 이에 해당된다. 

군 입대를 위해서는 과별로 전신을 검사한다. 성인 남성 기준으로 ▲145㎝ 이하의 왜소증 ▲간 이식 ▲중풍 ▲중증 심장판막증 ▲폐인급 정신질환 등의 중증 질환이나 중증장애 등이 있으면 면제 사유가 된다.


현역병으로 입대하면 ‘육군훈련소’에 가게 된다. 이곳에서 신병은 신병교육인 정신전력 교육과 제식훈련 등을 받게 된다. 군인이 되는 첫 시작이다.  

육군훈련소 홈페이지에서 육군훈련소 훈련소장은 “훈련병들이 오직 교육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인권과 복지 여건을 증진시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국가는 군인의 인권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군대에서 훈련 중 당한 부상으로 힘든 사람이 있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마찬가지다. 이들에게 가장 힘든 것은 국가가 자신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2009년 3월24일에 강원도 A 사단에 입대해 2011년 1월25일에 병장으로 제대한 이재준(33)씨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이씨는 군대에서 생긴 이명 때문에 전신불안장애를 겪어 치료를 받고 있다. 

이명은 군대 사격훈련으로 발생했다. 이씨는 특급중대로 사격을 위주로 훈련했는데, 주특기가 ‘81㎜ 박격포’였다. 간단하게 소총 총성과 비교하면 일반 소총 총성은 약 150㏈로 뱃고동 소리를 바로 옆에서 듣는 것 같은 큰 소리다. 81㎜ 박격포는 포격 위력과 총성도 크지만, 빠른 탄환 속도로 총성이 더 크게 느껴진다.

당연히 사격 훈련에서 귀마개를 사용하지 않으면 이명이 생긴다. 그러나 이씨가 근무하던 시기에 A 사단은 훈련병에게 귀마개를 지급하지 않았다. 귀마개 지급이 100% 안 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지급되지 않았다. 

애당초 훈련 중 의사소통을 계속해야 해서 개인 귀마개가 있어도 낄 수 없는 실정이었다. 이런 환경으로 당시 함께 군 복무하던 동료는 모두 이명 증상을 겪었다. 


박격포 주특기 훈련 반복…평생 이명으로 고생
국가유공자 신청 위해 진단서 요청했더니 “없다”

다만 개인 차는 있었다. 이씨의 경우는 훈련이 끝나면 바로 귀에서 ‘삐~’하는 소리가 들렸다. 적막한 밤에는 삐 소리가 고음으로 들렸고, 가끔은 소리가 아예 들리지 않은 적도 있었다. 

이명이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더 많았지만, 사격 훈련을 한 뒤 대화를 할 때는 이명 소리로 대화 자체가 불가능할 때도 있었다. 이들 중에서 이명을 장기간 겪은 사람은 이씨와 이씨의 후임 정도다.

사격 훈련이 계속되니 당연한 일이지만, 이명 증상은 점점 심해졌다. 이명으로 인한 수면장애도 발생했다. 일상생활에서는 소음으로 이명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잠을 잘 때는 달랐다. 평소 6~7시간 잤던 수면 시간은 평균 1시간에서 1시간30분으로 줄었다.

이씨는 이명을 해결하기 위해 2009년 9월경 국군 B 병원에 방문했다. 함께 갔던 동료들도 주로 이명 증상 때문에 병원을 방문했다. 이씨는 B 병원 군의관에게 증상을 말했다. 군의관은 튜닝 포크(U자형 발굽)로 이씨의 양쪽 귀 뒤에서 두드리며 간단한 청력 테스트를 했다.

군의관은 “이명은 낫는 병”이라는 말과 일주일 치 약을 줬다. 

이씨의 실수가 있다면 군의관의 말을 믿은 것일까. 군대를 제대한 후에도 이씨는 병원을 가지 않았다. 증상이 심해질 때면, 이씨는 군의관이 말했듯 약국에서 약을 사 먹는 정도로 대처했다.

2년6개월이 지날 때 쯤, 이씨는 직장 관련 행사를 참석했다. 강사가 입장하면서 70명가량 관객의 큰 박수갈채가 나왔다. 그때 강하게 삐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일상생활에서 큰 소음에 노출되면 무조건 이명 소리가 들렸고 통증까지 동반됐다.

이씨는 병원에 방문했다. 정확한 병명은 ‘이명 및 돌발성 난청’으로 나을 수 없는 병이란 진단을 받았다. 2013년 7월1일이었다.

부실한 관리 
낙뢰 탓으로?

이씨의 일상은 귀마개와 함께였다. 외국에서 사무직으로 일할 때도 항상 귀마개를 하고 지냈다. 불면, 불안증은 계속됐다. 한국에 귀국해 대학원에 진학해서는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병원을 내원해야 했다. 정신과에서 정신불안장애 진단도 추가로 받았다. 일상이 무너졌다.

이명으로 국가유공자 신청을 했다. 이씨는 국가유공자 신청을 하기 위해 군인이었을 당시 내원했던 국군 B 병원과 A 사단에 ‘이명 진단서’와 ‘개인생활기록부’를 요청했다. 하지만 A 사단은 이 자료가 모두 없다는 답을 줬다.


우선 국군 B 병원은 이씨의 이명 진단서 자체가 없다고 대답했다. 반면 ▲손가락 염좌 ▲감기 ▲요통 ▲비골 골절에 관한 진단서는 있었다. 

B 병원은 “의무 기록이 없는 것은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거나, 진료를 하지 않았을 경우다. 현재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예비 전산 구축은 현재 주 서버와 각 부대에서 수시로 저장해 기록을 유지하나, 그 당시 주 서버와 예비로 저장하고 있는 컴퓨터 모두 피해를 봐 자료가 없는 상태다. 당시 함께 근무한 간부의 자료 또한 컴퓨터 피해로 자료가 없다”고 답했다.

이씨는 이 일에 대해서 “지금 생각해 보면 농구하다가 다쳐서 병원을 갔을 때는 군의관이 내가 하는 말을 컴퓨터에 기록했다. 그런데 이명으로 치료를 받을 때는 컴퓨터로 기록하지 않아 당시에도 의문이 있었다. 그런데 정말 기록이 없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군대 개인 생활기록부의 법적 보관 기간은 5년이다. 이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군대에 문의를 했을 때는 4년이 지난 시점인 2015년이다. 

국민신문고는 “전자화한 개인생활기록부는 2014년 9월5일 오전에 발생한 낙뢰로 본체 하드디스크가 손상돼 연대 및 대대에 정비를 의뢰했다. 하지만 하드디스크가 복원되지 않아 컴퓨터를 교체해 자료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수기로 작성한 개인 생활기록부는 해당 부대에서 분실했으며, 그 분실 사유에 대해 A 사단 감찰부는 ‘알 수 없음’이라고 답변을 받았다”고 회신을 보내왔다.

과실 인정
“방법 없어”


기상청의 ‘2014 낙뢰 연보’에는 낙뢰 정보가 있다. 2014년 낙뢰 연보에 따르면 A 사단의 강원도 ○○군은 2014년 9월에 낙뢰가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었다. 낙뢰는 5월, 6월, 7월에 떨어졌다는 기록이 남아있을 뿐이다. 

이씨에게 남은 자료는 10대 시절 청력에 문제가 없었다는 학생기록부와 군 제대 후 병원에서 받은 의료기록뿐이다. A 사단은 이씨에 관한 어떤 자료도 제공하지 않았다. 결국 이씨는 국가유공자 신청에서 떨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군대에서 이씨의 자료를 누락시켰기 때문이다.

자료가 누락되기만 한 게 아니다. 다르게 기록된 자료도 있었다. 바로 군대 사격 일자다. 이씨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2009년 8월13일부터 12월까지 사격(81㎜ 박격포 및 개인화기)을 다수 실시했다. 그런데 사격 내역이 없는 것으로 나온다. 이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민신문고는 “민원인이 근무한 부대의 사격훈련 기록 확인을 위해 부대일지, 전자기록을 확인한 결과 2009년 8월부터 12월까지 사격훈련에 대한 기록은 없다. 또한 육군 규정에 따라 탄약 보급 및 소모 거래 문서, 불출증 등은 5년간 유지, 의거 탄약고 출입일지는 3년간 보관 후 폐기해 민원인이 요구한 자료는 현재 부대 내 부존재한다”고 답했다.

결국 이씨가 군대에서 받을 수 있었던 자료는 ‘중대장 확인서’ 뿐이다. 이 자료는 특급중대에서 사격을 많이 했다는 확인서다. 하지만 이 기록조차도 국민신문고 답변과 어긋난다.

이씨가 군 복무 시기에 작성했던 일기에는 사격 일자가 기록돼있다. 이를 제출해 당시 사격한 사격 발수·훈련 기록·불교 군종병으로 활동한 병사 상담 내용을 제출한 것도 증거로 사용되지 않았다.

이명이 심했던 이씨의 후임은 이씨를 위해 사실확인서를 써줬다. 그러나 이 역시 심사 내용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사단 “낙뢰로 자료 소실됐다”
‘낙뢰 연보’엔 낙뢰 기록 0건”

사실확인서에는 “본인 역시 이씨와 마찬가지로 군 복무 시 이명으로 고통받았고, 제대 후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을 했으나 등급 미달 판정을 받았다. 본인은 군 복무 시 이명과 관련해 병원에 여러 차례 내원했는데, 당시 이씨 역시 함께 내원한 사실이 있다. 이씨가 이명으로 고통받았다는 것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지만, 당시 이명으로 병원을 간 것이라는 정확한 기억은 없다”고 명기됐다.

이어 “당시 우리 중대는 연대에서 ‘특급전사’ 대회를 나가는 중대로 타 부대보다 사격 훈련이 훨씬 많았다. 또 박격포 중대로 그 소음 또한 어마어마 해서 큰 소음에 자주 노출돼 이명 증상을 보였던 전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돼있다.

이씨 후임의 증언은 있었지만 ‘이명으로 병원을 간 것이라는 정확한 기억은 없다’는 말로, 증언은 효력이 없었다. 이후 이씨는 국가유공자 심사를 한 번 더 실시하고 행정소송을 진행했다. 

행정소송에는 “이 사건은 군 상이와 군 직무수행 등과의 상당 인과관계가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자료로 입증돼야 한다. 그러나 군 병원 진료기록지상 이 사건과 관련해 진단 및 진료받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객관적인 수상 경위 및 원인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출된 소속 중대장의 확인서, 해당 부대의 훈련 일지 및 실탄 소모 출입일지 기록 등을 통해 이씨가 군 복무 중 사격훈련을 실시했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이씨가 주장하는 수상 당시의 진료기록 및 구체적인 진단명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의무기록지 등의 작성 및 보관에 관한 책임이 군 병원에 있어 이 사건 처분이 위법·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군 병원 또는 행정청에서 그 등록 요건과 관련된 자료를 의도적으로 폐기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덧붙였다.

즉 이씨 후임의 증언이 있었지만 ‘이명으로 병원을 간 것이라는 정확한 기억은 없다’는 말로, 증언은 효력이 없었다. 사라진 이명 진단서와 A 사단의 개인 생활기록지 소실은 ‘의도적인 것’이라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책임 소재를 논할 수조차 없다.

현재 이씨에게 남은 건 이명 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이씨는 귀마개 없이 사격 훈련을 해서 이명이 생겼다고 말하지만, A 사단은 모든 자료가 없다고 답할 뿐이다. <일요시사>는 A 사단과 B 병원에 연락해 사라진 자료에 대해 문의했다. B 병원은 “개인 정보라 답할 수 없다”고 답했다. 

A 사단에는 ▲개인 생활기록부가 낙뢰로 소실됐다는데, 해당 날짜에는 기상청 낙뢰 정보가 없다. 어떻게 된 일인지 ▲수기 자료는 어떤 사유로 분실됐는지 ▲정보 분실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A 사단의 잘못으로 서류가 유실됐다. 이에 대한 어떤 대책이 있는지 ▲개인 자료 분실 관련 책임 소재는 어떻게 되는지에 관해 질문했다.

A 사단 관계자는 “자료는 낙뢰를 맞아서 사라졌다. 세부적인 원인은 제한된 상황이다. 너무 오래됐고, 웬만한 건 기한이 지나서 상세 원인이 제한됐다”며 “최대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확인했다. 책임 소재는 당시 문제 제기가 됐더라면 확인해서 조사했을 텐데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군병원·부대
서로 나몰라라

이씨는 “A 사단 감찰부로부터 같은 중대 다른 소대 인원에서도 의료기록이 없어져 중대장 확인서를 받아 간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이런 피해자가 되고 있는 것”이라며 “가장 화가 나는 것은 군의관이다. 이게 근본적인 문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명이 낫는다면 제일 좋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 그냥 군대에서 인정하고 보상을 해줬으면 좋겠다.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내팽개쳐진 것이다. 지금 군 생활하는 사람들은 나 같은 문제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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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