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좌초 위기 금촌에 무슨 일이⋯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06.05 15:08:07
  • 호수 15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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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사람들 쪽쪽 빨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파주 금촌2동 제2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이 정비기반시설 업체와 독단적인 계약을 맺어 13억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 공공지원민간임대(옛 뉴스테이) 연계형 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해당 조합은 2022년 착공에 돌입했다. 앞서 지난 2010년 7월 조합 설립을 인가받은 후 약 12년 만의 일이다.

수십년 만에 첫 삽을 떴음에도 주민들은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조합은 현재 수익 감소와 지출 증가로 23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할 것을 전망하고 있다. 현재 상가 73호실 중 조합원분 10실, 일반분양 2실 등 12실만 분양 완료됐다. 상가 미분양 시 200억원의 추가 분담금이 발생할 예정인데도 불구하고 기반시설 공사비 약 13억원을 과다 계상해 조합원에게 추가 분담을 유도하고 있다. 

영세한 조합원

일각에선 해당 지역 조합원들은 재산이 거의 없어 추가 분담금을 납부할 여력도 없다고 한다.

금촌2동 제2지구는 지하철 경의중앙선 금촌역과 인접해 있는 역세권 구역일 뿐만 아니라 유치원과 금촌초등학교를 품고 있는 ‘초품아’ 구역의 입지를 자랑한다. 문산·금릉중학교와 금촌·문산제일고등학교 등 중·고등학교와 가깝고,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파주시청 등과도 가까워 생활 여건도 빠지지 않는다.

오랜 사업 기간이 말해주듯 금촌2동 제2지구 재개발사업의 진행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조합 설립 인가 직후 대형 건설사를 시공자로 맞이하며 탄력적인 사업 진행을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사업성 저하로 5년여간 방치됐다.


그러던 중 금촌2동 제2지구 재개발사업이 박근혜정부가 추진했던 ‘뉴스테이’ 사업으로 전향했다. 이후 사업은 정권교체 과정서 지금의 공공지원민간임대사업으로 명칭이 변경됐고, 금촌2동 제2지구는 여전히 공공지원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장으로 남아 2018년 7월 사업시행 인가, 2020년 4월 관리처분 인가 등을 거쳐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

그러나 현재는 공공지원민간임대 연계형 정비사업의 태생적인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비 상승과 세계적인 금리인상 추세로 인한 금융비용 상승 등 사업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리츠(공공지원민간임대사업자)의 일반분양분 매입가격이 인근 시세 대비 턱없이 낮게 책정된 상태로 고정돼있어 그 피해를 조합원이 감수해야하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몇 년 전 정한 가격을 변경 없이 그대로 적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및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기준 탓도 지적한다.

이는 금촌2동 제2지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든 사업장에 해당하는 문제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많은 사업장들이 공공지원민간임대 연계 방식을 포기하거나 착공 시점을 잡지 못해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시공사가 10억 이상 싸게 한다는데…”
조합과 기반시설 업체 수상한 계약

조합 측이 스스로 자처한 문제도 존재한다. 수익 감소와 지출 증가로 23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원인은 조합 관계자가 2013년부터 계약을 맺은 정비기반시설 공사업체 G사와의 유착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합은 2013년 11월 G사와 33억원에 사업을 계약했다.

이후 2차 변경 계약을 통해 2018년 2월 27억5000만원, 3차 변경 계약 2021년 4월 31억1000만원, 4차 변경 계약 2025년 4월 45억9000만원으로 갈수록 늘었다.


현재 시공을 맡은 A건설 측은 정비기반시설 공사업체와 약 32억원의 계약을 진행하겠다고 조합에 알렸지만, 조합은 G사와 계약을 유지하겠다고 버티고 있다. 그로 인해 조합은 13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할 지경이다.

지난 2021년 12월 A건설과 조합은 총공사비 1269억원 규모의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A건설 측은 당시 “공공지원 민간임대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높은 공공성과 우수한 상품성을 갖춘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포부로 시작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조합에 돌려받지 못한 공사비만 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촌2동 제2지구 조합 측은 “사업에 참여하는 전국 31개 조합들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함을 강조한 바 있지만, 변화 없이 명목만 유지하다가 이제는 사실상 버려진 사업이 돼 마침내 문제가 크게 불거지고 있다”며 “막대한 금융비용을 부담하면서 언제까지 여건이 변하길 기다리고만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인 탓에 시공자인 A건설의 협조로 먼저 착공에 돌입하게 됐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제반 문제의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건설의 협조로 착공에 돌입했지만, 시공사와 불필요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1200억 공사···밀린 공사비만 400억
지금 다 팔아도 230억 손해 계산서

조합이 기반시설 업체를 교체하지 못할 이유도 없다. 2010년 7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고, 2016년 2월 정비사업연계 뉴스테이로 지정된 이후 신동아종합건설이 최초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후 2018년 10월 경남기업으로 시공사를 교체했으나, 2021년 11월 경남기업과 계약 해지 후 A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그해 12월 도급계약을 진행하고 철거까지 진행, 2022년 10월 착공에 들어갔다. A건설은 올해 10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서 처음 재개발사업 이야기가 나온 지 약 18년 만에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으나, 여전히 숙제가 남아있다.

또 다른 조합 관계자는 “1269억원의 도급계약을 체결했으나, 400억원이 미지급된 상태고 손실은 230억원이 넘는다”며 “이런 상황서 기반시설 업체와의 알 수 없는 계약으로 추가 분담금이 요구되면 사실상 남는 게 없다. 조합의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 파주시 금촌동 337-15번지 일대 3만5772㎡를 대상으로 재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금촌2동 제2지구는 건폐율 24.9261%, 용적률 297.10% 등을 적용한 지하 3층~지상 29층 규모 공동주택 1055세대 및 부대 복리시설이 지어질 예정인 정비사업지다.

공동주택은 전용면적별로 26㎡형 450세대, 46㎡형 211세대, 59㎡형 369세대, 74㎡형 25세대 등으로 계획됐다. 조합원분을 제외한 850세대는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로, 53세대는 공공임대아파트로 공급된다.

금촌2동 제2지구는 그동안 조합 운영진 조합원들이 뭉쳐 단합된 모습으로 사업을 진행해 왔다.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대부분의 사업장서 흔히 보이는 ‘비대위’가 한번도 활동한 적이 없는 것만 봐도 금촌2동 제2지구는 하나된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조합 설립 12년 만에 착공했고, 우려되는 부분이 추가로 발생한 상황이다.


조합은 국토부와 파주시청 등 관련 기관을 찾아 조합원들의 현실을 강조하고 개선을 강력하게 요구해 왔다. 최근에만 해도 주민들의 바람을 담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구역의 현실을 담은 문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같은 사업 방식을 택한 조합과 함께 국토부를 찾아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조합 측 “현재 조합서 주장하고 있는 것은 무리하게 주택 매입가격을 올려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그저 사업 추진에 긴 시간이 필요한 정비사업의 특성을 감안하고, 시세를 반영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조합원들에게 가혹한 부담이 전가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막대한 손실

그러면서 “착공식을 진행한다는 소식에 조합원들이 한목소리로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도 부담금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오랜 기간 조합을 믿고 신뢰를 보내준 조합원들을 위해, 또 재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후회 없이 활동해 온 지난 14년에 앞으로 후회가 더해지기 않기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움직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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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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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